패왕전설 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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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822회 작성일소설 읽기 : 패왕전설 41화
41화
흑마련 사람들은 뒤쪽에서 뿌옇게 이는 연기 때문에 콜록 거리다가 순간 미친 듯이 질주해 오는 수레를 보면서 헛바람을 들이켰다.
“헉!”
불이 붙은 두 대의 수레가 마부도 없이 좁은 협곡 안으로 달려들어 오고 있었던 것이다.
두두두두두!
“피해!”
“피해라!”
수레를 끄는 말은 수레에 붙은 불 때문에 미친 듯이 달리고 있었다. 이에 흑마련 사람들이 놀라서 그 수레를 피하려고 했으나 이 좁은 협곡 안에서 피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에 몇몇 사람들이 그대로 말과 수레에 치여 죽기도 했고 몸에 불이 붙어 땅을 뒹굴기도 했다. 그리고 간신히 협곡의 벽을 타고 올라 피해낸 사람들은 땅에 내려서자마자 뒤이어 달려오는 수레를 피해 또 뛰어올라야 했다.
슈욱!
“컥!”
그때 뒤쪽에서 화살이 하나 날아와 협곡의 벽으로 몸을 피하던 흑마련 사람의 가슴을 뚫었다.
슈슈슉!
“크아아악!”
“헉!”
“크으윽! 적이다!”
뒤이어 이번에는 세 대의 화살이 날아와 정확히 흑마련 사람들의 몸을 뚫어버렸다.
“길을 열지 마라!”
“적이 있다!”
흑마련 사람들이 그렇게 외치면서 우왕좌왕하는데 다시 좁은 협곡 안으로 두 대의 불붙은 수레가 달려왔다.
“피해라!”
그것을 보고 흑마련 사람들이 외치면서 협곡의 벽을 타고 올라 간신히 달려오는 수레들을 피했다.
그러나 수레는 피했을망정 뒤이어 날아오는 화살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퍼퍼퍽!
“크아악!”
“으악!”
화살을 맞은 흑마련 사람들이 벽에서 그대로 꼬꾸라져 내렸다.
패왕마전대도 갑자기 달려드는 불붙은 수레에 놀라서 그것을 피하느라 이리저리 뛰어올랐다. 부상이 심한 사람들이나 상황이 안 좋아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흑마련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말과 수레에 치여 다치기도 했고 죽기도 했다.
‘누군가 우리를 돕고 있다!’
막평이 그런 생각을 하며 내공을 실어 크게 외쳤다.
“길이 뚫렸다! 전속력으로 달려 나간다!”
그러자 막평의 외침을 듣고 힘을 얻은 패왕마전대가 필사적으로 길을 뚫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선두에 선 것은 당연히 막평과 강달무, 그리고 황삼위였다.
그렇게 그들이 협곡을 달려 나가는데 아까 사라졌던 흑마삼귀가 다시 나타났다.
“흥! 어딜 가려고!”
그러나 그 순간 다시 두 대의 불붙은 수레가 협곡 안으로 질주해 오자 흑마삼귀도 어쩔 수 없이 협곡의 벽을 타고 오르며 피해야 했다.
그런 흑마삼귀를 향해 어디에선가 화살이 날았다.
“감힛!”
까까까깡!
그것을 쳐낸 흑마삼귀가 땅으로 내려서면서 선두에 서 있는 세 사람을 공격해 갔다. 이에 막평과 강달무, 황삼위가 빠르게 그들과 맞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또다시 협곡의 길목이 막히면서 패왕마전대가 안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송편이 잡고 있던 말의 고삐를 놓으면서 말의 엉덩이를 힘껏 후려쳤다. 그러자 말이 불붙은 수레를 끌고 미친 듯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수고했어! 자리 지키고 있어!”
강무진이 그렇게 말하며 불이 활활 타오르는 수레를 따라 달려가 그 위에 올라탔다. 다른 사람 같으면 뜨거워서 그렇게 수레에 타고 있지 못하겠지만 강무진은 금강불괴신공 때문에 뜨거운 것을 거의 못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강무진은 수레를 타고 가면서 적들을 향해 쉬지 않고 화살을 날렸다.
퍼퍼퍽!
“크아악!”
“으악!”
흑마련 사람들이 수레를 피해 몸을 날릴 때마다 무진의 화살이 그들을 꿰뚫었다.
그렇게 협곡 안으로 조금 들어가자 협곡을 막고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저런 멍청한 새끼들, 저렇게 좁은 데서 뭐 하자는 거야?’
강무진은 길을 막고 싸우고 있는 세 사람을 보자 속으로 욕부터 나왔다. 이이책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어떻게든 뚫고 나갈 때이지 저렇게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란 것을 한눈에 파악한 것이다.
이에 마음이 급한 강무진은 온몸에 두르고 있던 묵갑을 빠르게 풀어버리기 시작했다.
막평과 강달무, 황삼위는 흑마삼귀와 싸우다가 앞에서 또다시 불붙은 수레 두 대가 달려오자 몸을 빼며 위로 날아올랐다. 그러자 그 뒤를 흑마삼귀가 놓칠세라 따라 올랐다.
그 순간 그들의 발아래를 통과하던 불붙은 수레에서 강무진이 흑마삼귀 중 도귀를 향해 있는 힘껏 뛰어올랐다.
그것을 보고 도귀가 놀라서 먼저 뛰어올랐던 강달무를 향해 휘두르던 도를 회수해서 자신에게 날아오는 강무진을 향해 휘둘렀다.
까앙!
“헉!”
도귀는 분명 상대의 어깨를 베었건만 마치 바위를 친 것 같이 손이 짜르르 울리는 바람에 하마터면 도를 놓칠 뻔했다.
그 틈에 강무진이 도귀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힘껏 당기자 두 사람이 서로 엉키면서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쿠앙!
그렇게 두 사람이 동시에 땅에 떨어져 내리자 먼지가 자욱이 일었다.
“커헉!”
도귀는 강무진과 떨어지면서 강무진을 밑에 두고 깔아뭉개려 했다.
그것이 실수였다. 차라리 강무진을 깔아뭉개려 하지 말고 쳐서 떨쳐냈으면 그렇게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 손에 도를 쥐고 있었기 때문에 한 손만으로 강무진을 잡아 돌리려고 했으니 두 손을 다 쓸 수 있는데다가 힘이라면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 강무진이 그대로 당할 리가 없었다.
결국 도귀는 겨우 반 바퀴만을 돌렸을 뿐이고,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본 상태에서 어깨부터 지면에 떨어졌다.
도귀는 어깨가 빠지면서 그 고통으로 인해 바로 일어서지를 못했지만 강무진은 도귀를 그대로 놔두고 옆으로 한 바퀴 구르면서 재빨리 일어났다. 그리고 황삼위에게 덤벼드는 창귀를 향해 달려가면서 강달무를 보고 소리쳤다.
“빨리 빠져나가!”
그러나 강달무는 바로 빠져나가지 않고 뒤쪽에서 달려 나오는 패왕마전대를 보고 외쳤다.
“빨리! 이쪽이다! 뒤는 우리가 맡을 테니 빨리 뛰어!”
그사이에 강무진은 창귀가 찔러오는 창을 어깨 위로 흘리면서 창귀에게 바짝 접근했다.
“감힛! 물러나라!”
그러자 창귀가 외치면서 찌르던 창을 회수함과 동시에 한 바퀴 돌려서 횡으로 휘두르자 강무진이 그대로 옆구리를 맞고 옆으로 나가떨어졌다.
“대주!”
그것을 보고 황삼위가 놀라서 미친 듯이 도끼를 휘두르며 창귀를 공격해 들어갔다.
그러나 창귀가 자세를 바로잡고 순식간에 창을 세 번이나 찔러 넣자 황삼위가 그 기세에 뒤로 밀려났다.
그때 누군가 자신의 뒤로 접근해 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창귀가 창을 뒤로 쭉 빼며 찔러 넣었다.
퍼어억!
“헉!”
그 순간 창을 잡고 있던 창귀의 손이 죽 밀리며 손바닥이 후끈했다.
창귀는 상대가 당연히 피할 줄 알았지 이렇게 몸으로 버텨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게다가 마치 바위를 친 듯이 창을 잡고 있던 손이 밀리자 놀라서 잠시 틈을 보이고 말았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상대가 창귀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그리고 뒤로 확 당기더니 주먹으로 그의 얼굴을 힘껏 내려쳤다.
퍼억!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쉬지 않고 계속 창귀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워낙 창졸간의 일이라 창귀는 그대로 얻어맞으면서 얼굴이 엉망이 되고 있었다.
퍼어억!
마지막으로 그가 있는 힘껏 내갈기자 잡고 있던 머리카락이 우두둑 소리를 내며 뜯겨졌고, 창귀는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혀 버렸다. 잠시 틈을 내준 결과치고는 대가가 너무 컸다.
그것을 보고 잠시 넋을 놓고 있던 황삼위는 강무진의 외침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뭘 보고 있어! 당장 여길 빠져나가!”
“헛! 하지만 아직 대원들이 다 빠져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이책도 아직 나오지 않았고…….”
황삼위가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강무진이 답답하다는 듯이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닥치고 빨리 빠져나가서 입구를 지켜!”
“네?”
“강달무하고 나가서 입구를 지켜야 나갈 거 아냐? 적들이 또 그쪽에서 밀고 들어오면 어떻게 할 거야?”
“헛! 알겠습니다.”
그제야 강무진의 말귀를 알아들은 황삼위가 협곡 밖으로 빠르게 달려 나갔다. 그러자 멀리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강달무가 그 뒤를 따라 달려 나갔다.
검귀는 막평과 정신없이 싸우고 있다가 갑자기 누가 온몸으로 덮쳐오자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검을 찔러 넣었다.
깡!
“헉!”
그러나 오히려 검이 튕겨 나오자 놀란 눈을 하고 있는 사이에 강무진이 검귀를 두 손으로 꽉 안고 그대로 협곡의 벽까지 밀어붙였다.
“크윽! 뭐냐? 넌?”
“뭐긴? 나지. 하압!”
강무진이 그렇게 말하며 주먹을 휘둘러 검귀의 얼굴을 후려쳤다. 그러자 검귀가 머리를 뒤로 젖히며 강무진의 주먹을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의 뒤에 벽이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한 행동이었다. 이에 그만 벽에 뒤통수를 찧고 말았다.
“큭!”
그 순간 강무진의 주먹이 검귀의 얼굴을 제대로 날려버렸다.
퍼억!
그러자 검귀의 몸이 순간 옆으로 휘청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강무진이 다시 주먹을 휘둘렀지만 두 번 당할 검귀가 아니었다. 재빨리 옆으로 몸을 날려 피해냈던 것이다.
그러면서 강무진을 향해 소리치는 순간이었다.
“이 자식이 정말……. 크악!”
갑자기 검귀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검귀의 어깨와 다리에는 십여 개의 암기가 박혀 있었다.
강무진이 어느새 천변결을 펼친 것이었는데 거리가 워낙에 가까운데다 그 시기가 너무나 적절해 검귀가 미처 파악해 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검귀마저 쓰러트린 강무진이 멍하니 서 있는 막평을 보며 소리쳤다.
“뭘 멍하니 있어? 빨리 여길 빠져나가!”
막평은 설마 자신들을 구하러 온 것이 강무진일 줄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이에 잠시 멍하니 강무진을 보고 있다가 뒤늦게 정신을 챙기며 말했다.
“그럴 수는 없소. 아직 대원들이 모두 빠져나오…….”
강무진은 막평이 부대주씩이나 되면서도 저렇게 상황 파악을 못 하자 답답해하며 외쳤다.
“닥쳐! 적들이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곧 다시 따라 붙을 거야.”
“아직 대원들이 안에 남아 있소.”
“누가 몰라서 그래! 멍청아! 일단 빠져나가 있어.”
강무진이 신경질적으로 외치면서 협곡 안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협곡 안쪽에 있던 패왕마전대 사람들이 빠르게 협곡을 벗어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빠져나갈 수 있게 뒤를 막아주고 있던 이이책과 몇몇 대원들도 이제는 적들을 막기보다는 빠르게 물러서고 있었다.
“헛! 대주!”
그때 이이책이 강무진을 보고 반가워하며 부르자 강무진이 이이책을 보며 소리쳤다.
“이대로 빠져나가! 협곡을 무너트릴 거야!”
그리고는 이이책의 뒤를 따라오는 적들을 향해 달려갔다.
‘응? 협곡을 무슨 수로 무너트린단 말인가? 벽력탄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설마?’
이이책은 강무진이 벽력탄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저런 협곡을 어떻게 무너트린단 말인가?
이이책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강무진은 벌써 이이책의 뒤를 쫓던 흑마련 사람들과 부딪쳐가고 있었다. 그걸 보고 이이책이 놀란 눈을 했다.
“무,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