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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전설 75화

무료소설 패왕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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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패왕전설 75화

 75화

 

“혹시 주모님이 어디에 잡혀 있는지 아십니까? 이곳에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군요.”

“응? 그게 무슨 말인가? 우리가 잡혀 온 이후로 이곳에 새로 들어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네.”

“그렇습니까? 그거 이상하군요. 정보가 잘못되었나? 일단 이곳을 빠져나가시죠.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그러지.”

막평이 그렇게 말하며 앞장서서 가자 나머지 사람들이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그곳을 벗어나자 복도가 끝나면서 조금 넓은 공간이 나왔는데 그곳에는 10여 명의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모두 감옥을 지키던 자들이었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두 명의 패왕마전대원들이 막평이 사람들을 무사히 구해 오는 것을 보고 곧 먼저 앞장서서 가기 시작했다. 이에 막평과 나머지 사람들이 그 뒤를 따랐다.

가는 동안에 마홍은 여기저기 사람들이 많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이보게, 부대주.”

마홍이 여전히 빠르게 걸음을 놀리며 막평을 부르자 막평이 마홍을 바라봤다.

“네?”

“아까 대주님의 명령으로 왔다고 했는데, 유 대주님이 돌아가셨다면 도대체 누가 지금 대주로 있단 말인가?”

“아! 모르고 계셨습니까? 마 어르신이 키운 인물이니 잘 아실 텐데요.”

“뭐? 설마…….”

막평의 말에 마홍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자 그 뒤를 따르던 12조원들도 모두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자 어쩔 수 없이 막평도 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그렇습니다. 지금은 강무진, 그가 대주입니다!”

“허… 허허……. 그렇단 말이지……. 대공자님이 살아 있단 말이지? 자네들, 지금 한 말 들었나? 우리 대공자님이 무사히 살아서 패왕마전대의 대주님이 되었다고 하는군.”

마홍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뒤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흘흘. 그러게 내가 뭐랬소, 조장. 대공자는 그렇게 쉽게 죽을 인물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소?”

염전상이 그렇게 말하자 초사영도 기쁜 얼굴을 하며 말했다.

“크큭. 암! 그렇지. 그가 누군데 그렇게 쉽게 죽겠습니까?”

사실 모두들 강무진이 죽은 줄 알고 있었다. 항주에 있는 패왕마전대는 모두 전멸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강무진이 멀쩡하니 살아 있는데다가 패왕마전대의 대주가 되어 있다고 하자 모두들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을 느꼈다.

마홍은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고 있었다.

“지금은 시간이 없습니다. 대주님도 이곳에 와 있으니 곧 만나실 수가 있을 겁니다.”

막평의 말에 마홍이 조원들을 보면서 말했다.

“허! 그런가? 뭣들 하는 게야? 어서 이곳을 나가야지.”

“어이구, 우리 조장님이 이제야 힘이 좀 나시나 보네. 클클클.”

“그러게나 말입니다.”

그렇게 일행들이 지하 감옥을 벗어나 지상으로 올라오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달무와 세 명의 대원들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무사했군요. 반갑습니다, 선배님들.”

강달무가 그렇게 말하며 마홍 등을 보고 인사를 하자 막평이 그것을 말리면서 말했다.

“인사는 나중에 이곳을 벗어나서 해도 된다.”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군요.”

“뭐가?”

“경계가 너무 허술합니다. 안은 어땠습니까?”

“안도 마찬가지였어.”

“거 참, 우리가 없는 사이에 이렇게 수준이 떨어졌나?”

강달무가 그렇게 말하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쨌든 모두가 무사하면 된 거지. 빨리 이곳을 벗어나 북문으로 가자.”

“네.”

막평이 그렇게 말하며 앞장서자 나머지 사람들이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이 그렇게 자리를 뜨고 나자 웬 사내 한 명이 그 자리에 나타났다.

“클클, 곧 죽을 줄도 모르고 열심이군.”

그 사내는 늘 도백광의 옆에 그림자처럼 붙어 있던 여사악이란 자였다.

 

 

<모두가 만나다>

 

한편 적영령을 업고 북문으로 향하던 이이책은 북문 근처에 거의 다다르자 운이 좋게도 마홍 등을 구해서 오던 막평과 만날 수가 있었다.

이에 이이책이 반가운 마음에 막평을 불렀다.

“부대주!”

“무사했구나.”

“네. 오랜만에 뵙습니다, 선배님들.”

이이책이 막평과 같이 있는 마홍 등을 보며 인사를 건네자 마홍이 이이책을 보며 말했다.

“그래. 그런데 대공자님은 어디에 계신가?”

“네? 아! 대주님 말이군요. 그는…….”

이이책이 강무진에 대해서 말하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북문이 열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나왔다. 그것을 보고 당황한 일행들이 뒤쪽을 바라보자 뒤쪽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그들을 순식간에 포위했다.

“뭐야? 이거?”

이이책이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며 말하자 강달무가 작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에휴, 어쩐지 너무 쉽게 일이 풀린다 했지. 어떻게 합니까, 부대주?”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내성이라도 빠져나간 상태라면 어떻게 해볼 수 있어도 내성 안에서 이렇게 포위된 이상 살아 나가긴 어렵다고 봐야 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막평은 침착하게 강달무를 보며 말했다.

“어떻게 하긴? 뚫고 나가야지. 이런 경우 한두 번 당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런 막평의 말에 강달무가 웃으며 여유를 부렸다.

“킥킥. 그건 그렇죠.”

“선배님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패왕진(覇王陳)을 펼칠 생각이니 모두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막평이 이이책과 이이책의 등에 업혀 있는 적영령을 슬쩍 보며 그렇게 말하자 마홍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게. 우리가 비록 나이는 먹었으나 패왕진은 눈 감고도 펼칠 수 있다네.”

마홍이 그렇게 자신감 있게 말하자 옆에 있던 염전상도 막평과 대원들을 보며 말했다.

“흘흘! 누가 누구를 걱정하는가? 후배들 앞가림이나 잘하시게나.”

“훗!”

그러자 그런 염전상의 말에 모두가 미소를 지었다.

실로 오랜만에 패왕마전대가 이렇게 모여 같이 싸우게 되니 상황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모두들 지금을 즐기려 하고 있었다. 여태까지 수많은 난관을 헤쳐 온 패왕마전대이기 때문에 이런 여유가 가능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내 저 녀석들 코흘리개 때부터 봐왔는데 말입니다. 패왕진은 정말 오랜만이로군요. 방위를 까먹지나 말았어야 하는데……. 그런데 패왕진으로 버티기만 할 텐가?”

초사영이 염전상의 말을 받으며 이야기하다가 막평을 보고 묻자 막평이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적들을 보며 말했다.

“저들은 애초부터 우리의 계획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이곳을 살아서 나가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다행히 북문 바로 앞이니 이곳에서 버티다가 기회를 봐서 예정대로 저곳을 뚫고 나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음.”

그렇게 일행들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을 때 그들을 포위하고 있던 사람들이 양쪽으로 갈라서더니 그 속에서 누군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는 늘 도백광 옆에 붙어 있던 바로 그 사내, 여사악이었다.

“이렇게 모두 모여 있으니 처리하기가 수월하겠군.”

여사악이 미소를 지으며 하는 말에 막평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패왕마전대를 우습게보지 마라. 우릴 처리하려면 네놈 팔 두 개는 내놓아야 할 것이다.”

“크큭. 그대가 패왕마전대의 부대주인 막평이로군.”

“못 보던 얼굴인 걸로 봐서 도백광이 데리고 온 개로군.”

막평의 도발에 여사악의 얼굴이 일순 꿈틀했다. 그러나 곧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훗! 입이 거칠군. 마지막 발악이라 생각하지.”

“하나만 물어보지. 도대체 우리가 이곳으로 온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나?”

“글쎄. 어떻게 알았을까? 크큭! 그러니 항상 계집은 조심을 해야지. 계집을 믿고 일을 벌이면 늘 탈이 생기는 법이다.”

“……!”

‘설마! 그녀가?’

여사악의 말에 막평은 쉽게 감을 잡지 못했으나 뒤에서 듣고 있던 이이책은 곧바로 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이 되었다.

“이제 패왕성 제일이라는 패왕마전대의 실력을 한 번 볼까? 전에 성에 남아 있던 패왕마전대는 너무 일찍 끝나 버려서 재미가 없었네. 이번에는 좀 재미있게 버텨보도록.”

“네놈 팔 걱정이나 해라.”

“흥!”

여사악이 그렇게 코웃음 치며 손짓을 하자 패왕마전대를 포위하고 있던 적들이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다.

“공격!”

“와아아아아!”

“죽여라!”

그때였다. 갑자기 막평이 검을 뽑음과 동시에 여사악의 목을 노리고 그어갔다. 한눈에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고 빠른 발검술(拔劍術)이었다.

여사악은 뒤로 빠질 줄 알았던 막평이 이렇게 기습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순간 당황을 했다.

그러나 여사악 역시 상당한 경지에 오른 고수였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막평의 검이 아슬아슬하게 여사악의 목 바로 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여사악의 등 뒤로 식은땀이 맺혔다. 조금만 늦게 반응했으면 목이 날아갈 뻔했던 것이다.

“이노옴! 감히!”

여사악이 분한 마음에 막평을 공격하려고 했으나, 막평은 이미 몸을 빼 일행들 틈에 섞이고 있었다. 이에 여사악은 더 분한 마음이 들었다.

“패왕진!”

그때 막평이 내공을 실어 크게 외치자 패왕마전대가 일사불란하게 방위를 밟으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사이에 적들이 밀어닥치자 격전이 시작되었다. 적들의 수가 몇 갑절이나 많음에도 오히려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은 그들이었다. 그것은 패왕마전대가 뭉쳐서 펼치는 패왕진 때문이었다.

패왕마전대는 패왕진을 펼쳐 물샐틈없이 방어를 하며 적들의 공격을 모두 튕겨내다가 어느 순간 강력하게 공격하며 밀고 나갔다. 이에 비록 적들의 수는 많았지만 그들을 쉽게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현재 패왕마전대는 비록 1개조에도 못 미치는 인원들이었지만 조장이 네 명이나 있었고, 노련한 12조원들이 섞여 있었기 때문에 패왕진이 제 위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었다.

“뭐 하는 거야? 겨우 10여 명밖에 안 되는 놈들한테 저 많은 사람들이 고전하는 건가?”

어느새 싸움이 한창인 곳에 나타난 호지가 싸움을 지켜보면서 그렇게 말하자 옆에 있던 왕이후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흥! 패왕마전대를 우습게보지 않는 게 좋을걸. 저들이 패왕진을 펼친 이상 쉽게 저들을 죽일 순 없을 거다.”

“웃기는군. 저깟 진이 그렇게 대단한가?”

여전히 패왕진을 무시하는 호지를 보며 왕이후가 속으로 생각했다.

‘멍청한 놈. 패왕마전대가 패왕성 최강이라 불리는 이유가 패왕진 때문이라는 걸 모르나 보군.’

사실 왕이후는 호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서생 같은 외모도 그렇고 하는 짓도 그랬다. 더구나 자신의 사부를 죽인 도백광의 제자라는 것 때문에 더욱이 그랬다.

그러나 그건 호지도 마찬가지였다. 호지 역시 왕이후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위에서 잠시 소란을 피워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두라는 명령이 내려오자 이때다 싶어 왕이후에게 시비를 건 것이었다.

처음에는 대충 하다가 끝낼 생각이었으나 왕이후와 겨루는 동안 그의 무공이 제법 경지에 오른 것을 알고는 쉽게 끝내지 못할 것을 깨달았다. 더구나 두 사람 다 서로를 싫어하는 감정 때문에 살수가 오갔고 점점 싸움이 치열해졌었다.

그때 만약 좌호법인 주양악이 와서 말리지 않았다면 둘 중 하나는 죽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까 강무진이 북문 쪽으로 오면서 스쳐 지나갔던 사내가 바로 주양악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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