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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전설 100화

무료소설 패왕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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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패왕전설 100화

 100화

 

그런데 이제 서른도 안 되어 보이는 강무진이 그러한 무공을 익히고 있다면 도대체 그의 내공이 얼마나 깊다는 말인가?

그러나 사실 금종조는 금강불괴신공보다 한 단계 아래의 무공이었다. 금강불괴신공을 익히는 사람이 없으니 금종조가 지금은 소림사 최고의 호신기공으로 알려져 있었던 것이다.

“예전에 금종조를 쓰는 놈과 겨루어본 적이 있는데, 네놈과 똑같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노인이 금종조라고 묻기는 했지만 약간 자신감이 없는지 말을 조금 끌었다. 이에 강무진이 웃으면서 노인에게 물었다.

“그래서 이겼습니까?”

“그, 그건… 당연한 것 아니냐? 내가 달리 검성이라 불리는 줄 아느냐?”

“헛!”

“거, 검성?”

사람들은 노인이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 모두들 충격을 받았다. 강호의 최고수 중의 한 명을 보고도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때 검성 부형승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그 땡중 놈의 금종조를 깨느라고 내가 가진 힘의 구 할을 소비했다. 그래서 금종조를 깨기는 했지만 그뿐이었지. 그저 그 땡중 놈의 호신기공을 깬 것뿐이었어. 나는 내 힘의 구 할이나 썼지만 놈은 그저 금종조만 못 쓰게 되었을 뿐 멀쩡했지. 그래서 그 땡중 놈이 지가 이겼다고 우기는 게야. 쯧쯧. 만약 내가 가진 힘을 모두 사용했다면 그놈의 금종조를 깨고 그놈의 몸도 만신창이로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을 몰랐던 게지. 하지만 내가 말을 안 했어. 그놈 중질을 하고는 있지만 성질이 지랄 같거든.”

부형승은 묻지도 않은 것을 줄줄 이야기했다. 이에 그것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살짝 의구심이 들었다. 이겼으면 이긴 것이지 저렇게 말이 길어지는 것을 보니, 검성이 마치 변명을 하는 것 같아 다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험! 험! 네놈이 익힌 것이 금종조가 맞느냐?”

“아닙니다. 제가 익힌 것은 금강불괴신공입니다.”

“뭐?”

강무진의 말에 부형승이 생각지도 못한 듯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근 백 년 이래로 아무도 익힌 적이 없다는 그 괴상한 무공을 네가 익혔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아니, 소림사에서조차 거들떠보지도 않는 무공을 네가 어찌 익혔단 말이냐? 혹시… 공지 그 땡중 놈의 제자냐?”

공지 대사는 현재 소림사에서 배분이 가장 높은 사람으로 그 수행이 깊고 깨달음이 대단해서 세인들에게 생불(生佛), 즉 살아 있는 부처라고 불리고 있었다. 또한 검성 부형승과 마찬가지로 강호의 최고수 중 한 사람이며, 불성(佛星)이라고도 불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공지라는 법호에서 당장에 그런 공지 대사를 떠올리고는 설마 하는 생각으로 강무진을 바라봤다.

“아닙니다. 전 패왕마전대의 대주입니다. 금강불괴신공은 책을 보고 배웠습니다.”

“뭐야? 책을 보고 익혀?”

“네. 운이 좋아 역대의 선배 중 한 명이 금강불괴신공을 해석해 놓은 책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허 참……. 이거 공지 그 땡중 놈이 알면 뒤로 넘어갈 일이로군.”

혀를 차며 기가 찬다는 듯, 할 말을 잃고 있던 부형승이 갑자기 뭐가 생각났는지 한쪽 눈을 살짝 눌러서 치켜뜨며 강무진을 바라봤다.

“음, 어느 정도더냐?”

“네?”

“금강불괴신공의 경지가 어느 정도냐 말이다. 내 공격을 그리 맞고도 멀쩡한 것을 보니 적어도 오성 이상은 익혔을 테고……. 설마 완전히 다 익힌 것은 아니겠지?”

부형승의 말에 강무진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이책과 마홍을 한 번씩 바라봤다. 그러자 이이책은 단번에 그런 강무진의 눈빛에서 그가 금강불괴신공을 완성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리고 마홍 역시 그걸 깨닫고는 기쁜 마음에 강무진에게 달려가서 말했다.

“완성을 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대공자님. 허허.”

“뭐? 완성? 설마 금강불괴신공을 완성시켰단 말이냐?”

마홍의 말에 아무 말도 없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강무진의 모습을 보고 부형승이 놀라서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놀라서 소리를 지르시고 그러세요?”

그때 송편이 적영령이 앉아 있는 바퀴 달린 의자를 뒤에서 밀며 대청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부형승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지더니 어느새 적영령의 앞에 나타났다. 사람들은 그런 부형승의 신법에 또 한 번 혀를 내둘렀다.

“허! 너도 방금 들었잖느냐? 금강불괴신공이라는 것이 소림사의 땡중들이 외면해서 그렇지 절대로 금종조의 밑이 아니다. 그걸 완성했으니 이 할아비가 전력을 다해야 저놈을 혼쭐낼 수 있다는 말 아니냐? 나중에 너랑 같이 살게 되면 네가 걷지를 못한다고 너를 어여뻐하지 않으면 내가 그때마다 저놈과 전력으로 겨뤄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많은데도 그들은 전혀 안중에도 없는 듯이 강무진과의 관계를 부형승이 그렇게 말하자 순간 적영령의 얼굴이 붉어졌다.

단순한 강무진은 부형승이 자신이 적영령과 같이 산다는 말을 그저 오빠와 동생으로서 같이 지내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비록 적영령이 걷지를 못하지만 검성의 손녀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녀와 혼인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설 일이었다. 더구나 적영령의 미모는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그러니 그녀가 걷지 못해도, 검성의 손녀가 아니라 해도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원했을 일이었다.

관평대는 검성의 말을 들으면서 속으로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강무진에게 갚을 수 없는 커다란 은혜를 입은 관평대였다. 이에 급한 일이 해결되면 자신의 딸인 관여지와 엮어줄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생각에 관여지를 슬쩍 바라보는데, 그런 관평대 말고도 또 한 사람 그와 같은 생각을 하며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관여지의 오라비인 관옥상이었다.

관여지가 그런 두 사람의 시선을 느꼈는지 그들과 눈이 마주치자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에 관평대와 관옥상이 동시에 속으로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리다가 둘의 눈이 마주쳤다. 그러고는 서로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미소를 지었다.

“자자, 그런 중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이야기를 해주십시오, 어르신.”

이이책이 그렇게 말하며 관여지에게 물었다.

“어떻소, 소저? 이 정도면 소저가 지적한 두 가지 문제점이 해결된 것 같소만.”

그랬다. 검성이 나선다는 것은 흑룡문 같은 문파 수십 개가 나서는 것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 일이었다.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강호 최고수 중의 하나가 아니던가?

더구나 강무진이 그런 검성의 공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내는데다 검성의 말을 들어보니 검성과 같이 강호 최고수로 불리는 불성 공지 대사와 비견될 정도라니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총명한 관여지가 그러니 다른 사람들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군요.”

관여지가 대답을 하며 인정을 하자 이이책이 미소를 지었다.

“그럼 아까 마 선배님이 하시던 이야기를 제가 계속하겠습니다.”

“잠깐. 그 전에 소개해 줄 사람이 있어.”

“……?”

강무진의 말에 이이책이 의아해하며 강무진을 바라봤다. 그러자 강무진이 아무도 없는 허공에 대고 예를 갖추며 말했다.

“어르신, 잠시만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강무진의 말이 끝나자 아무도 없던 강무진의 옆에 어느새 노인이 한 명 서 있었다. 이에 대청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라서 서로를 바라봤다. 그 노인의 기척은 물론이고, 그 노인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심지어 검성조차도 노인이 모습을 드러내려고 했을 때야 비로소 그의 존재를 눈치 챌 수가 있었다.

‘허, 대단하군. 보아하니 살수인 것 같은데 내 이목을 속이고 숨어 있을 정도라니.’

“귀찮게 하는구나.”

“죄송합니다, 어르신. 하지만 모두들 뜻을 같이할 사람들이니 한 번쯤 모습을 보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번거롭게 했습니다.”

“흠.”

노극부가 수긍의 뜻으로 말없이 그저 고개만 한 번 끄덕였다.

“이분은 패왕성 패왕비영대의 대주이시며 무영살검(無影殺劒)이라 불리는 노극부 어르신이십니다.”

“……!”

강무진의 말에 흑룡문 사람들은 물론이고 마홍이나 이이책 등도 놀란 얼굴을 했다. 무영살검이란 이름은 살수계의 전설이었다. 살수의 길을 걷는 사람치고 무영살검을 목표로 하지 않는 자가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흔히들 말하기를 황제의 목이라도 그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세인들은 어느 날 갑자기 멀쩡하던 사람이 죽거나 하면 무영살수가 왔다 간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하곤 했다.

그는 살아 있는 전설이었던 것이다.

마홍이나 이이책 등은 노극부가 죽은 줄 알고 있다가 이렇게 나타나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더구나 노극부는 성주인 적상군의 최측근 중의 한 명이었다. 비록 패왕비영대가 모두 돌아섰다지만 그건 부대주에 의해 결정된 일이었다. 만약 노극부가 모습을 드러내고 한마디만 한다면 패왕성은 물론이고 호남성을 비롯한 패왕성의 영향력이 미치는 네 개의 성 곳곳에 숨어 있던 살수들이 움직일 것이다.

그만큼 지금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강무진이 어떻게 그를 찾아내고 이곳으로 함께 올 수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으나, 지금으로서는 정말 크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흠, 그렇군. 그래서 내가 그의 기척을 잡아내지 못했군.’

검성 부형승조차도 속으로는 무영살검 노극부를 인정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놀랍다는 얼굴로 모두 자신을 바라보자 그런 시선이 익숙하지 않은 노극부가 한마디 하며 모습을 다시 감추었다.

“이 정도면 됐다.”

사람들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눈앞에 있던 노극부가 갑자기 사라지자 마치 귀신에 홀린 듯했다. 어떻게 그렇게 순식간에 모습을 감출 수가 있단 말인가?

더구나 모습을 감추었어도 아직 자신들의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기척을 잡아낼 수가 없었다. 그런 그가 자신들을 죽이려고 마음먹는다면 정말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쉬운 일일 것이다. 모두 그가 살수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검성인 부형승도 그가 사라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그가 어디에 숨었는지 알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모습을 감추는 것을 보고 위치를 알아내기는 했으나 그가 완전히 숨어버리자 기척이 없어져 버렸던 것이다. 이에 정말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지조차 의심이 들었다.

‘대단하군, 대단해. 살수라는 것들을 우습게볼 일이 아니야.’

한때 자신의 무공에 대해 자신하며 살수들을 우습게 여겼던 검성이었다. 모습을 숨기고 암습이나 가해야 상대를 죽일 수 있는 그들이 대단하게 보일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노극부를 눈앞에서 대하게 되자 그런 생각이 완전히 바뀌는 부형승이었다.

“휴……. 정말 대단한 분을 모시고 왔군요.”

이이책이 잠시 긴장을 했던지 크게 숨을 내쉬면서 강무진에게 말하자 강무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도백광과 한 번 해볼 만하지? 세세한 계획을 모두에게 말해줘.”

“물론입니다. 하하하.”

그때부터 시작된 회의는 몇 시진이나 이어졌다. 이야기는 주로 이이책이 했으며, 가끔 물어오는 질문에 상세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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