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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전설 155화

무료소설 패왕전설: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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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패왕전설 155화

 155화

 

-누구세요?

-내가… 네 아비다.

 

-패, 패왕마전대(覇王魔戰隊) 소속, 12조 조장 마홍이 대공자님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귀엽게 생겼네. 아침부터 열심이구나. 아함.

-죽고 싶으냐? 감히 본녀가 누군지 알고…….

 

‘뭐지? 이것들은 뭐…….’

“크윽!”

 

-여자는 먼저 누르는 사람이 임자다. 아직 안 눌렀으면 네 것이 아니다.

-네?

 

-받아……. 네가… 이제… 패왕마전대… 대주다.

 

털썩!

강무진의 몸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강무진은 눈을 뜬 채로 그 상태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그런 강무진의 머릿속에 그간에 잃었던 기억들이 뒤죽박죽으로 엉키면서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패왕마전대의 대주가 되어 흑마련과 싸웠던 일, 보타문의 유빙화를 비롯한 절강삼화를 만났던 일, 초연을 보내야 했던 일, 흑룡문에서 관옥상을 만났던 일, 그리고 마지막에 도백광과 싸웠던 일까지 그 많은 일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강무진의 머릿속에서 겹겹이 쌓였다.

‘이것은……. 내 기억들……. 내 기억…….’

“안 돼!”

누군가의 외침이 들렸다. 누군가가 울고 있었다. 얼굴에 차가운 뭔가 떨어져 내렸다.

‘누가 우는가?’

하은연은 강무진을 안고 눈물을 흘렸다.

사람들은 북리단천의 공격을 받고 쓰러진 강무진이 여태처럼 다시 일어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북리단천은 내리고 있던 도를 가만히 거둬들였다. 끝이라는 이야기였다.

“그, 그런…….”

진 것이다. 패왕이라 불리던 전설의 사내가 진 것이다. 단순히 진 것이 아니라 죽었다. 눈을 뜬 채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강무진을 보며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 하은연이 눈물을 흘리며 강무진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털썩 주저앉아 그를 안아 들었다. 심장이, 심장이 뛰지를 않는다.

“안 돼!”

짧은 만남이었다. 강무진에게 목적을 가지고 접근했지만 그 짧은 만남 동안 그에게 흠뻑 빠져버렸다. 매사에 어수룩한 강무진을 보며 자신이 돌봐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런데, 죽어버렸다.

“크흑!”

하은연은 눈물을 흘리면서 양손을 강무진의 심장에 대고 충격을 주기 시작했다.

‘죽으면 안 돼! 일어나! 일어나란 말이야!’

하은연이 그렇게 필사적으로 강무진의 심장을 마사지하고 있을 때 황보란과 황보린이 달려왔다. 황보린은 손으로 입을 막고 울고 있었다.

그리고 뒤이어 제갈무용과 왕이후가 부상당한 몸으로 달려와 북리단천의 앞을 막아섰다. 그들은 이미 죽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

상대는 천하제일고수라 불리는 북리단천이다. 자신들로서는 10초식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는 고수다. 그러나 목을 내놓고 덤벼든다면 죽이지는 못해도 팔 하나는 가져갈 자신이 있었다.

그거면 된다. 그러면 나머지는 나중에 누군가가 해줄 것이다. 그런 생각에 투지를 불태웠다. 강한 살기를 뿜어냈다.

그런 두 사람을 가만히 보고 있던 북리단천이 천천히 도를 빼 들다가 멈칫했다.

“일어나! 일어나!”

하은연이 절규하면서 힘껏 강무진의 가슴을 때렸을 때였다.

“컥!”

강무진이 고개를 젖힌 채로 들썩하며 숨을 뱉어내었다.

“아!”

그것을 보고 하은연이 기쁜 표정을 지었다. 제갈무용과 왕이후는 북리단천이 도를 빼다 말고 멈추는 순간 뒤에서 하은연의 기쁨에 찬 목소리가 들려오자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강무진이 숨을 쉬며 컥컥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치잇! 사람 가슴 조이게 하고 있어.’

왕이후와 제갈무용이 동시에 같은 생각을 하며 다시 북리단천을 바라봤다. 그러자 북리단천이 도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다행히 죽지는 않은 것 같군.”

“훗! 그러게나 말입니다.”

왕이후가 여전히 도를 겨눈 채 그렇게 말하자 북리단천이 그의 어깨 너머로 강무진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

“물러나라. 우리는 아이만 데려가면 된다.”

“하려면…….”

왕이후가 그렇게 말하자 옆에 있던 제갈무용이 말을 이었다.

“우릴 죽여야 할 겁니다.”

뜻이 맞는 두 사람이었다. 그때 두 사람의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물러나.”

“에?”

이에 두 사람이 뒤를 돌아보자 강무진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대사형!”

“괜찮아. 뒤로 물러나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강무진의 모습이 왕이후는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뭔가 친숙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뭐야? 설마…….’

“일단 고맙다는 인사부터 해야겠군요.”

강무진이 북리단천의 앞에 서서 똑바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뭐가 고맙다는 건가?”

“덕분에, 아주 소중한 것을 되찾았습니다.”

강무진의 말을 듣는 순간 왕이후는 자신의 직감이 맞았음을 깨달았다.

‘역시! 대사형은 기억을 되찾은 거야.’

그랬다. 북리단천의 도가 강무진의 머리를 치면서 강무진은 그간에 잃어버렸던 기억이 돌아왔다. 그러나 동시에 그 아찔한 충격 때문에 강무진의 심장이 멎어버렸다. 그 정도의 충격이었기에 그의 기억이 돌아올 수가 있었던 것이다.

북리단천은 강무진의 여유 있는 모습에 속으로 은근히 당황이 되었다. 자신의 그 같은 공격에도 죽지 않고 살아난 것도 대단하건만 저 여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더구나 소중한 것이라니?

“이미 승부는 났네. 그냥 물러나게.”

“아닙니다. 승부는 지금부터입니다.”

강무진이 그렇게 말하면서 화기를 일으키자 그의 몸에서 뜨거운 열기가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놈. 아직도 저 정도의 힘이 남아 있었나?’

북리단천이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도를 뽑았다. 그리고 강무진을 향해 겨누자 그의 몸에서도 폭풍과 같은 기세가 뻗어 나왔다.

“모두 물러서 있어.”

강무진의 말에 그가 염려되어 달려왔던 사람들이 급히 뒤로 물러났다.

“지금부터 제가 왜 패왕이라고 불리게 되었는지 보여 드리겠습니다.”

“기대하지.”

북리단천이 그렇게 말하자 강무진이 천천히 북리단천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북리단천은 강무진에게 도를 겨눈 채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서로 간에 뿜어내는 기세가 뒤엉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거리가 서로 두 걸음 정도가 되었을 때 강무진이 멈춰 섰다. 그런 강무진을 보며 북리단천이 속으로 생각했다.

‘저 여유는 뭐지? 아까와는 뭔가 다르다.’

“흠!”

그때 강무진이 짧은 기합을 내며 장을 뻗었다. 북리단천이 그것을 피하며 도를 휘두르자 강무진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거꾸로 서서 북리단천의 머리를 노리고 다시 장을 휘둘렀다. 그러자 북리단천이 재빨리 고개를 숙이면서 몸을 틀어 강무진이 뻗은 손을 베어갔다.

그러건 말건 강무진은 공중에서 거꾸로 선 자세에서 하체를 당겨와 북리단천의 어깨를 발로 찼다.

북리단천은 설마 강무진이 이런 식으로 공격을 해올 줄은 생각도 못 하고 있다가 휘두르던 도를 회수하며 다른 손으로 땅을 짚고 몸을 회전시켜 그곳을 벗어났다. 그러자 간발의 차이로 강무진의 발이 그곳을 차고 지나갔다.

숨 한 번 내쉴 시간에 그렇게 공방을 주고받은 두 사람이 사사삭 뒤로 물러나 서로를 노려봤다.

‘공격이 날카롭다. 아까와는 완전히 달라.’

‘역시 보통 공격은 안 통하는군.’

서로 그런 생각을 잠시 한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땅을 박차고 맞부딪쳤다.

파파팍!

북리단천은 강무진이 아까와 비해 완전히 다른 사람같이 느껴졌다. 아까는 공격이 단조로웠고 틈도 많았다. 그런 것을 몸의 단단함을 이용해 억지로 이기려는 싸움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 강무진은 북리단천이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예리하고 날카로운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만큼 초식을 복잡하고 교묘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뿐이 아니었다. 강무진은 방어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북리단천이 공격하면 그대로 받았다.

그러나 아까처럼 밀리거나 튕겨 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리단천의 공격을 튕겨내고 있었다. 아무리 천하제일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인 공격 정도는 충분히 튕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아까는 기억을 잃어 그러한 방법을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상황이 이러자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북리단천이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다. 이에 북리단천은 아까와 같은 방법으로 초식을 펼치는 한편 내공을 있는 대로 끌어올려 자신이 아는 가장 강한 위력의 초식을 쓰려고 했다.

그때 강무진이 뒤로 몸을 날리며 내공을 모두 쏟아 부어 열화마염풍을 펼쳤다. 그러자 뜨거운 화룡이 그의 몸을 타고 나가 북리단천을 덮쳐갔다.

그것을 북리단천이 여태까지 끌어올렸던 내공을 이용해 최강의 초식을 펼치며 맞받아쳤다.

화아아아아!

콰콰콰쾅!

두 사람이 그렇게 충돌하자 엄청난 소리와 함께 주위로 기의 폭풍이 휘몰아쳐 나가며 흙먼지가 일었다. 그 안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뒤로 무려 3장이나 튕겨 나갔다.

북리단천은 방금 격돌한 충격으로 인해 속이 진탕되었다. 이런 상태에서 다시 초식을 펼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강무진 역시 가진 내공을 모두 써버린 상태였으나 북리단천과는 상황이 달랐다. 그에게는 지금이 아수라패왕권을 펼치기에 최고로 좋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아직이다! 흐아아압!”

강무진이 크게 외치면서 주먹을 뒤로 당겼다. 그러자 주먹이 윙윙거리며 진동하기 시작했고, 곧 그 진동은 북리단천에게 다가가고 있는 그의 전신으로 퍼져갔다.

“뭐?”

북리단천은 놀람으로 인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보통 서로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이 큰 초식을 맞부딪치면 너 나 할 것 없이 속이 진탕되어 곧바로 공격을 펼치지 못한다. 그렇지 않고 이렇게 바로 연이은 초식을 펼칠 경우는 고수가 하수를 상대할 때뿐이었다. 큰 초식을 사용해도 아직 여유가 있기 때문에 또다시 초식을 펼칠 수가 있는 것이다.

강무진이 내공이 거의 바닥난 상태에서만 아수라패왕권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북리단천으로서는 강무진에게 아직 그만한 여유가 있다는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콰콰콰콰쾅!

아수라패왕권이 작렬을 했다. 그러자 그 위력에 모두들 놀라서 입을 쩍 벌렸다. 아무리 위력이 강하기로서니 어떻게 저럴 수가 있단 말인가?

강무진은 북리단천을 향해 뻗어내던 주먹을 방향을 틀어 그대로 바닥으로 내리꽂았다. 그러자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북리단천이 서 있던 곳은 물론이고 강무진의 발밑에 있던 땅이 좌우로 밀려서 움푹 꺼져버렸다.

둥근 반원형으로 땅이 파인 그 크기가 무려 3장이 넘었고, 그 깊이는 북리단천의 가슴에 달했다. 이곳의 땅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관도이고 그래서 매일 땅이 다져진 것을 생각한다면 정말 어마어마한 위력이 아닐 수 없었다.

“헉! 헉!”

강무진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북리단천을 바라봤다.

북리단천은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눈을 하고 있었다. 서로 위력이 강한 초식을 주고받았을 때만 해도 아직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속이 진탕되어 다시 움직이지 못하는데 강무진은 곧바로 짓쳐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이것만 잘 막아내거나 피해내면 다시 기회가 있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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