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학사 131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39회 작성일소설 읽기 : 무당학사 131화
“하긴 그 말이 맞군.”
남궁무진이 자리에 가 앉자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은 남궁무진은 호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당학사라……. 무공까지 저리 대단할 줄은 몰랐군.’
무당학사라는 존재에 대한 욕심이 든 남궁무진이 호현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무당학사가 속해 있는 조직이나 세력이 없다 하였지? 그럼 무주공산인가?’
속으로 중얼거린 남궁무진이 호현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이름이 호현이라 하였나?”
남궁무진의 말에 호현이 그를 바라보았다.
“저를 아십니까?”
“방헌학관에 우리 집 가솔이 신세를 지고 있지.”
방헌학관이라는 말에 호현의 얼굴에 의문이 어렸다.
“저희 학관을 아십니까?”
“알다마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우리 집 아이들이 그곳에 있다니까.”
남궁무진의 말에 호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동생(童生)들 입시 준비로 번 돈이 아직 학관에 남아 있을 테니 스승님께서 생도들을 다시 받지는 않았을 텐데…….’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이 물었다.
“저희 학관에는 왜……?”
호현이 아무것도 모르는 듯하자 남궁무진이 미소를 지었다.
‘팽문과 같이 있으면서 본가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졌을 것인데…… 잘 됐군.’
속으로 중얼거린 남궁무진이 입을 열었다.
“자네 아직 모르나 보군.”
“무엇을 말입니까?”
“방헌학관에 강도가 들었네.”
강도라는 말에 호현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도독도 아니고 강도라니?’
“그래서 학관 사람이 다쳤습니까? 아니 저희 스승님은? 스승님은 어찌 되셨습니까?”
죽대선생에 대한 걱정에 호현이 다급히 묻자 남궁무진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걱정하지 마시게. 당시 우연히 그곳에 있던 본가의 아이들이 강도들을 제압했다고 하니……. 죽대선생께서도 무사하실 것이네.”
“아…….”
‘너무 상황을 쉽게 생각하면 본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줄어들겠지. 조금 상황을 포장해야겠군.’
호현이 안도를 하는 것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린 남궁무진이 말을 이었다.
“나도 전해들은 것이라 상황은 잘 모르지만…….”
“상황이 심각했습니까?”
“심각한 편이었지. 야밤에 복면을 쓴 강도떼가 학관의 담을 넘었으니 말이야.”
“강도떼? 강도들이 떼로 담을 넘었다는 말입니까?”
“그렇게 들었네. 그것도 보통 강도들이 아니라 무공까지 익힌 자들이었다고 하니 상황이 참으로 심각했다고 하더군. 게다가 사람들도 많이 죽고 말이야.”
“헉! 사람들이 죽었다는 말입니까?”
사람이 죽었다는 말에 깜짝 놀라는 호현을 보며 남궁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하지만 걱정은 하지 마시게. 다행이 때를 맞추어 본가 아이들이 그곳에 도착을 해 학관 사람들 중에는 다치거나 죽은 사람이 없다고 하네.”
“하아!”
학관 사람들은 무사하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쉬던 호현이 급히 물었다.
“그럼 죽은 사람들은……?”
“강도들이 많이 죽었다고 하더군.”
남궁무진의 말에 호현이 다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 정중히 포권을 하며 고개를 숙여보였다.
“남궁세가의 도움으로 방헌학관이 큰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호현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 정중한 모습에 남궁무진이 미소를 지었다.
“아니네. 평소 죽대선생의 인품과 학식을 존경하였는데 이렇게라도 도움이 되니 내가 더 기분이 좋군.”
웃으며 말을 한 남궁무진이 슬며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감사의 인사를 받을 사람은 내가 아니라 본가의 남궁현강이라는 아이네. 그 아이가 직접 강도들과 싸운 아이이니 말이야.”
“아!”
“나중에 안휘에 올 일이 있으면 자네가 직접 감사의 인사를 하시게.”
“알겠습니다.”
팽문의 일 때문에 남궁세가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기는 하지만, 방헌학관을 구해 주었다고 하니 감사의 인사는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무공이 정말 대단하던데…… 죽대선생께서 무공을 익히고 계셨던가?”
“스승님께서는 무공을 할 줄 모르십니다.”
“그렇군. 그럼 어느 분께 사사를 받았는지…….”
“무당쌍선께서 무공을 전수해 주셨습니다.”
“아! 무당쌍선께…….”
무당쌍선이라는 말에 남궁무진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무당쌍선이라면 그로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니었다.
‘무당쌍선에게 무공을 배웠다면…….’
“그럼 호현 학사는…….”
무언가 물으려던 남궁무진이 고개를 돌렸다. 그의 기감에 빠르게 다가오는 사람들의 기척이 느껴진 것이다.
남궁무진이 고개를 돌리는 것과 함께 팽승과 팽극 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도 기척을 느낀 것이다.
그들이 몸을 일으키는 것과 함께 연무장의 문을 통해 일단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바로 백호단원과 미축, 그리고 팽문이었다.
성큼! 성큼!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온 팽문이 비무대 앞에서 멈추었다.
“명을 받아 자객을 잡아 왔습니다.”
팽문의 말에 팽극과 팽승이 비무대 밑으로 뛰어 내렸다.
타탓!
그 모습에 남궁무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비무대 밑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남궁무진의 얼굴이 작게 일그러졌다.
백호단원들에게 붙들려 있는 중년인을 본 것이다.
‘뇌영 일호…… 이게 대체 무슨?’
다른 자들은 몰라도 뇌영 일호는 남궁세가에서도 손에 꼽히는 고수다. 그런 자가 저렇게 제압을 당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뇌영들은 임무 중 잡히게 될 경우 자결을 하게 돼 있었다. 그런데 뇌영 일호가 붙잡혔다는 것은 그가 자결을 할 틈도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어찌 된 것이냐?
남궁무진의 전음에 뇌영 일호가 작게 고개를 저었다.
- 금제를 당한 것이더냐?
뇌영 일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궁무진이 다시 전음을 보냈다.
- 입을 열었더냐?
다행이 뇌영 일호가 고개를 젓는 것에 남궁무진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남궁무진의 마음에 불안함이 들기 시작했다.
‘하북팽가 놈들이 워낙 무식하니…… 어떤 방법을 쓸지 알 수가 없구나.’
남궁무진이 속으로 중얼거릴 때 뇌영 일호에게 팽극과 팽승이 다가갔다.
“이 놈이더냐.”
팽극의 말에 팽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객 하나가 더 있었는데 그 자는 자결을 하였습니다.”
팽문의 말에 팽유철이 송구한 듯 고개를 숙였다.
“제 불찰로 사로잡지 못하였습니다.”
팽유철의 말에 팽극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들어야 할 내용은 하나이고, 그것을 답할 입도 하나이니 번거롭지 않아 오히려 좋군.”
말과 함께 팽극이 팽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심문은 하였느냐?”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심문을 할 시간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강기성화 고수입니다.”
강기성화라는 말에 팽문의 얼굴에 놀람이 어렸다. 일개 자객의 무위가 강기성화라는 것에 놀란 것이다.
‘한 지역의 패주가 되기에 족한 강기성화 고수가 자객질을 하고 있다?’
자객을 유심히 보던 팽극이 입을 열었다.
“호가전에 의제들이 있을 것이다. 자객을 잡아 왔다 전하거라.”
“존명!”
팽극의 말에 백호단원 중 한 명이 호가전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그 모습을 보던 남궁무진이 팽극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래, 이 자들이 남궁세가의 사주를 받아 팽문을 암살하려고 한 자들인가?”
남궁무진의 의미심장한 말에 팽극이 그를 바라보았다.
“아직은 모릅니다.”
“아직이라…….”
작게 중얼거린 남궁무진이 뇌영 일호를 바라보았다.
“너희들이 남궁세가의 사주를 받고 팽문을 암살하려 하였느냐?”
“나는 자객이 아니다.”
뇌영 일호의 말에 남궁무진이 팽극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자객이 아니라는군.”
“확인하면 알게 되겠지요.”
말과 함께 팽극이 손을 들어 뇌영 일호의 양 어깨에 가져다댔다.
자신의 팔을 주무르는 팽극의 모습에 뇌영 일호가 무슨 짓이냐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무슨…….”
“근육을 보니…… 오른손잡이군. 검을 쓰나?”
팽극의 말에 뇌영 일호가 눈을 찡그렸다.
“대체 무슨…….”
“강기성화 고수라……. 참 힘든 수련을 했겠군.”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놓는 팽극의 모습에 뇌영 일호의 가슴에 불안감이 생겼다.
“그래도 다행이군. 오른손잡이이니 왼손이 없어도 그리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야.”
“그게 무…….”
우두둑!
순간 뇌영 일호의 왼쪽 어깨에서 뼈 부러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부들부들!
어깨뼈가 부러지는 고통에 몸을 떠는 뇌영 일호를 보며 팽극이 미소를 지었다.
“조금만 참으면 될 것이니 괜찮네.”
팽극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한 점의 감정도 실리지 않았다.
그와 함께 뇌영 일호의 왼팔이 그대로 어깨에서 뽑혀졌다.
으지직! 푸화아악!
날카로운 생살 뜯는 소리와 함께 팔이 뽑힌 어깨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그 지독한 고통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뇌영 일호가 이빨을 깨물었다.
“으득!”
무인에게 있어 팔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한 손이 사라지면 그 지닌 무위에 막대한 피해가 생기는 것이니 말이다.
하다못해 한 손이 사라지게 되면 평생 몸에 베인 균형도 흐트러지게 된다.
그런 생명과 같은 팔이 뽑혔는데도 신음 하나 흘리지 않는 뇌영 일호의 모습에 팽극이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래야지. 처음부터 모두 불면…… 너를 너무 쉽게 죽여야 하니 말이다.”
웃으며 뇌영 일호를 보던 팽극이 슬며시 남궁무진을 바라보았다. 뇌영 일호의 뽑혀진 팔을 보며 남궁무진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남궁 대협께서 이 정도 일에 얼굴이 굳어지시다니…… 재밌군요.”
팽극의 말에 남궁무진이 그를 노려보았다. 그 시선을 받으며 고개를 저은 팽극이 슬쩍 다리를 들었다.
그리고는 슬며시 뇌영 일호의 발 끝에 발을 올려놓았다.
우두둑!
순간 섬뜩한 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뇌영 일호의 발가락뼈가 부러졌다.
그렇게 뇌영 일호의 몸에 뼈들이 하나둘씩 팽극에 의해 부러져 나가기 시작했다.
한편 호현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사람의 팔을 생으로 뽑아낸다는 것은 꿈에서도 생각지 못한 일인 것이다.
후두둑!
자객의 팔에서 솟구친 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멍하니 보던 호현의 눈에 팽문이 발을 드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우두둑!
팽문의 발이 떨어진 자객의 발에서 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엑!”
그 잔인한 광경에 호현이 더는 참지 못하고 땅에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옆에 있던 백호단원이 급히 호현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호 대협, 괜찮으십니까?”
“우엑!”
“이런…….”
답도 하지 못하고 계속 토를 하는 호현을 보던 백호단원이 품에서 작은 환약을 꺼내 내밀었다.
“청심환입니다. 드시면 속이 좀 나아질 것입니다.”
백호단원의 말에 호현이 급히 청심환을 받아 입에 넣었다. 그렇지 않고는 속이 터질 것 같았다.
“우적! 우적!”
급히 입에 넣은 청심환을 깨물어 삼킨 호현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우두둑! 우두둑!
하지만 여전히 뼈 부러지는 소리에 호현의 마음은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에 호현이 한쪽으로 물러났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으로 멀찍이 떨어진 것이다.
호현이 마음을 잡고 있을 때 연무장으로 네 사람의 신형이 날아왔다.
바로 호가전에 있던 팽극의 의제들이 자객을 잡아 왔다는 소리에 달려온 것이다.
“이놈!”
순식간에 연무장의 담을 뛰어넘어 나타난 네 사람 중 금황기린 유진이 괴성을 지르며 자객에게 달려들었다.
“셋째 형님의 원수를 갚겠다!”
등에 메고 있던 도를 뽑아든 유진의 돌진에 팽극이 급히 옆에 있던 백호단원의 도를 뽑아들었다. 그의 도는 호가전 탁자에 박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