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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천제 83화

무료소설 암천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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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암천제 83화

 

83화

 

 

 

 

 

 

“살갗만 조금 다쳤을 뿐이오. 손을 봤으니 곧 괜찮아질 거요. 잠깐 좀 쉬겠소.”

 

용설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밖으로 향했다. 나인창이 이를 악물고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그의 뒤를 따라 나갔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자 진사혁이 구시렁거렸다.

 

“거참, 이제 마음을 터놓을 때도 되지 않았나? 왜 그렇게 무뚝뚝한지 원…….”

 

그 말에 구양소현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녀는 이상하게 용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구질구질한 행색도 그렇고, 신비한 척하는 것도 보기 싫었다.

 

그런데 진사혁의 말을 듣고 보니 자신이 용설을 싫어하는 이유가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남자새끼가 왜 저리 가리는 게 많아?’

 

그때 밖에서 독고무령을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단주님께서 각기의 기주 모두 모이시라는 연락입니다.”

 

 

 

독고무령이 별원에서 제일 큰 건물로 들어가자, 관초악이 침중한 표정으로 독고무령을 맞이했다.

 

“왔군. 그리 앉지.”

 

십기의 다른 기주들 중 일곱이 한 발 앞서 와 있었다.

 

칠혼기주 배위당은 중상을 입었고, 패웅기주 남위청은 죽음을 당했다. 그렇다면 더 올 사람이 없었다.

 

독고무령이 한쪽에 앉자 관초악이 물었다.

 

“철검기는 당장 움직일 수 있는 인원이 얼마나 되나?” 

 

“열 명 정도 됩니다.”

 

“열 명이라…… 음, 그럼 모두 합해서 팔십 명 정도군. 할 수 없지. 일단 그 인원으로라도 움직여보는 수밖에.”

 

정식 인원에 비해 사 할밖에 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인원을 보충할 상황조차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는 일. 또 다른 공격이 있기 전에 일부라도 움직여야 한다.

 

관초악은 이마를 찌푸린 채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이제부터 십기를 셋으로 나누어서 놈들의 뒤를 쫓을 것이오.”

 

첫 마디부터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제 싸움이 끝난 지 한 시진 정도.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해도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적을 추격한다는 게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설마 저희들만으로 그들을 공격할 생각은 아니겠지요?”

 

관초악에게 묻는 화천기주 벽계진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화천문주의 큰아들인 그에게 오늘의 싸움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는 자신이 오늘 어떻게 싸웠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자신의 주먹이 피에 절은 상태였다. 그리고 눈앞에는 적과 동료들의 터진 머리, 튀어나온 눈알, 갈라진 배에서 흘러나온 내장이 펼쳐져 있었다.

 

그때 그는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고 울음을 터트릴 뻔했다.

 

아마 옆에 있던 화천문의 무인들이 없었다면, 아무도 없는 구석진 곳이었다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무릎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울었을지도 몰랐다.

 

벽계진은 이를 악물고 관초악의 대답을 기다렸다. 

 

만일 그들과 정면격돌을 해야 한다면 십기주의 자리를 내던질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관초악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놈들을 정면으로 치기 위해 쫓는 것이 아니네. 놈들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한 발 먼저 얻고자 함이지. 물론 임무 중에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치면 어쩔 수 없이 싸워야겠지.”

 

관초악은 벽계진의 질문에 답하고는 전체를 향해 말했다.

 

“조금 더 쉬고 싶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만큼 놈들의 움직임을 잡기가 힘들어지오. 그럼 또다시 오늘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 힘들어도 모두 따라주기 바라겠소.”

 

독고무령이 물었다.

 

“적의 행적을 파악하기만 하면 됩니까?”

 

관초악의 차갑게 가라앉은 두 눈이 독고무령을 향했다.

 

“당장은.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임무가 하달될 것이네. 그러니 너무 가까이 접근하지 말고, 놈들을 발견하면 즉시 전서구를 날린 후 멀리서 관찰하며 대기하도록 하게. 만일 날릴 전서구가 없으면 근처의 지부에 연락하도록 하고.”

 

이중 삼중의 임무가 맡겨질 수도 있다는 말.

 

‘하긴 단순히 적의 동태나 감시하자고 무천단을 만들지는 않았겠지.’

 

그렇게 생각한 독고무령은 질문의 방향을 살짝 틀었다.

 

“소규모 적도 그대로 놔둬야 합니까?”

 

대답하는 관초악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그건 지휘자의 판단에 맡기지.”

 

 

 

 

 

 

 

제3장 추적(追跡)

 

 

 

 

 

석양이 지기 전. 전서구 한 마리가 관제산으로 날아들었다.

 

전서구가 날아든 지 일각 만에 천검전에서 은은한 노성이 울렸다.

 

“희생자가 삼백이나 된다고?”

 

공노명은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

 

“그렇다고 합니다.”

 

“군사가 분석한 예상치보다 배나 많군. 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는가?”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는 제가 미처 모르고 있던 강력한 고수가 적어도 다섯 이상 저들 속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본성의 움직임이 저들에게 미리 알려졌다는 것입니다.”

 

위지천백의 눈썹이 송충이처럼 꿈틀거렸다.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 최강의 전력을 빼놓았다. 그런데 피해가 예상보다 더 크자 후회가 되었다.

 

“이렇게 피해가 많이 날 줄 알았다면 모두 보낼 걸 그랬어.”

 

“속하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그리하면 그가 의심할지도 모릅니다. 그럴 경우 위험 부담이 너무 큽니다.”

 

위지천백도 모르지 않았다.

 

지금은 자신의 전력을 모두 노출시킬 때가 아니었다. 자칫하면 자신의 심모원려(深謨遠慮)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도 예상보다 큰 피해는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으음, 앞으로 또 이런 일이 벌어지라는 법은 없네.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게. 너무 피해가 많아지면 자칫 일이 복잡해질 수도 있으니 말이야.”

 

공노명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는 미리 생각해둔 듯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들이 서연에 묶여 있는 사이, 외곽부터 치면 어떨까 합니다.”

 

“외곽부터?”

 

“그렇습니다. 그리 되면 저들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것입니다. 백마방처럼 자파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흥분해서 달려들겠지요. 어느 쪽이나 저희로서는 불리할 게 없습니다.”

 

위지천백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

 

뿔뿔이 흩어지면 그만큼 상대하기가 편해질 테고, 흥분해서 달려들면 쉽게 요리할 계책이 얼마든지 있었다.

 

“좋아. 그럼 그 일은 군사가 알아서 하게.”

 

“감사합니다, 성주.”

 

“그런데…… 노태군에게서는 아직 답이 오지 않았나?”

 

공노명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답했다.

 

“지금쯤 서연의 싸움결과가 그의 귀에 들어갔을 겁니다. 그렇다면 저희 피해가 많다는 것도 알겠지요. 그라면 은혜를 베푼다는 마음으로 저희 요청에 응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지천백의 입가에 싸늘한 냉소가 떠올랐다.

 

“훗, 그게 그렇게 되나? 그리만 된다면 삼백의 피해가 덧없는 것도 아니군.”

 

“그가 한곳만 처리해준다면, 이 싸움은 보다 쉽게 마무리될 것입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후후후후, 우리의 진짜 싸움은 그 다음부터지만 말이야.”

 

“모든 것이 성주의 뜻대로 이뤄질 것입니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위지천백의 눈빛이 깊어졌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

 

 

 

* * *

 

 

 

인원이 반도 안 되게 줄어든 무천단은 삼대로 재편성되었다.

 

일대는 일원기와 칠혼기와 화천기, 이대는 항룡기, 섬전기, 창룡기, 패웅기 그리고 철검기와 전궁기와 포원기가 삼대였다.

 

그렇게 무천단을 셋으로 나눈 관초악은 삼대를 지휘할 책임자를 새로이 임명했다.

 

그는 관조운에게 일대를, 항룡일수 나호민에게 이대를, 그리고 독고무령에게 삼대를 맡겼다.

 

무천단은 재편성을 마치자마자 단원들을 소집했다.

 

곧 팔십여 명의 단원들이 모여들었다.

 

일대는 서른두 명, 이대는 스물아홉 명, 독고무령이 이끄는 삼대의 인원은 세 명의 기주까지 합해 스물일곱이었다.

 

그들은 시뻘건 석양이 서산으로 넘어갈 즈음, 대풍장의 정문을 빠져 나와서 석양이 지는 서쪽으로 달려갔다.

 

 

 

제왕성 무사들이 후퇴한 흔적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무려 칠백이나 되는 인원. 그중 부상을 입은 자가 적지 않았다. 그들에게서 흘러나온 피가 얼어붙은 대지에 빗방울처럼 떨어져 있었다.

 

밟히고, 으깨지고, 흙먼지에 덮여서 대부분 흐릿해졌지만, 찾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무천단이 혈흔을 좇아 달린 지 이 각이 지나자 어둠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땅에 떨어진 혈흔도 잘 보이지 않았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선두를 달리던 일대의 속도가 조금씩 늦추어졌다. 그러나 속도만 늦추어졌을 뿐 멈추지 않고 끈기 있게 혈흔을 찾아 움직였다.

 

그렇게 대풍장을 출발한 지 반 시진. 선두를 달리던 일대가 대규모 인원이 쉬었다 간 자리를 발견했다.

 

작은 하천변의 갈대숲이었는데, 일대의 갈대들이 완전히 드러누운 걸 보니 짧지 않은 시간을 머문 듯했다.

 

적들의 흔적이 그곳에서 부챗살처럼 흩어져 있었다.

 

무천단도 그곳부터는 각 대별로 적의 뒤를 쫓기로 했다. 

 

“우리가 서쪽으로 가겠습니다.”

 

관조운이 먼저 진로를 정하자, 나호민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북쪽을 바라보았다.

 

“그럼 우리가 서북쪽을 맡지.”

 

독고무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삼대가 갈 곳은 서남쪽밖에 없었다.

 

일대 대주이기에 형식적이나마 수장을 맡은 관조운이 무천단의 기주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놈들을 발견하면 즉시 전서구를 날려 주십시오. 그리고 차후 명이 떨어지면 그대로 행해주시길. 그럼,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관조운과 나호민이 단원들을 이끌고 떠난 후에야 독고무령은 삼대를 이끌고 곧장 서남쪽으로 향했다.

 

 

 

적의 흔적을 따라 추적을 시작한지 두 시진.

 

삼대는 능정 남쪽 이십 리 지점을 지날 무렵이 되어서야 제왕성 무사들의 꼬리를 잡았다.

 

평두 쪽으로 향한 계곡을 반쯤 지나 갈대숲을 가로지르는데, 이백여 장 정도 떨어진 산자락 송림에서 불꽃이 보인 것이다.

 

독고무령은 백 장 정도를 더 접근한 후 손을 들어서 뒤따라오는 사람들을 멈춰 세웠다.

 

대충 봐도 제법 큰 불꽃이 열 개도 넘고, 불꽃 근처를 오락가락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불꽃 하나에 열 명으로 계산하면 백 명이 넘는다는 말.

 

“적이오?”

 

전유곤이 소곤거리듯 물었다.

 

송림을 바라보는 독고무령의 눈빛이 어둠보다 더 어둡게 가라앉았다. 

 

인근 사람들이나 여행객이 추위 때문에 피운 모닥불치고는 숫자가 너무 많았다.

 

“그런 것 같소. 모두 이곳에서 대기하시오. 상황을 알아봐야겠소.”

 

전유곤이 힐끔 독고무령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대주가 직접 갈 생각이오?”

 

독고무령은 여전히 송림만 바라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사공화정이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함께 갈 사람이 필요하다면 내가 가겠소.”

 

독고무령은 고개를 돌리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송림에 있는 자들이 정말 제왕성의 무사들이라면, 저들 중에 적지 않은 고수가 섞여 있다고 봐야 했다. 어중간한 자들이 접근했다가는 정보를 얻기도 전에 적에게 들킬 확률이 높았다.

 

“때론 여럿보다 하나가 나을 때가 있소. 적당한 엄폐물을 찾아서 몸을 숨기고 기다리시오.”

 

독고무령은 말을 마치자마자 송림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그때였다.

 

저만치 뒤쪽에 앉아 있던 구양소현이 벌떡 일어나더니, 독고무령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손을 뻗었다.

 

“어? 조장, 어디…….”

 

순간 진사혁이 대경하며 구양소현을 잡아당겼다.

 

구양소현은 뒤로 벌렁 넘어지며 손을 저었다.

 

“어? 너 왜…….”

 

진사혁은 놀란 구양소현이 소리를 지르려하자, 재빨리 손으로 구양소현의 입을 덮었다. 그러고는 버둥거리는 구양소현을 몸으로 덮쳤다.

 

철검기뿐만이 아니라, 곁에 있던 다른 기의 사람들마저 멍청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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