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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152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8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152화

“은공께서는 부모님을 호환으로 잃고 어린 동생들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호현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깨달은 팽문이 태봉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보살펴야 할 가족들이 있느냐?”

 

팽문의 물음에 태봉이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남동생 둘에 여동생 한 명이 있습니다.”

 

“팽가의 무인이 되려면 팽가로 가야 한다. 그리되면 네 동생들을 보살피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 말에 순간 태봉의 얼굴이 굳어졌다. 팽가의 무인이 된다는 말에 기뻐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머뭇거리는 태봉을 보던 호현이 급히 말했다.

 

“제가 부탁을 드리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은공의 동생들도 팽가의 무인이…….”

 

“그것은 안 됩니다.”

 

“네?”

 

“이 아이는 호현 학사의 은공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팽가의 무인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팽문의 단호한 말에 호현이 무어라 말을 하려 할 때 그가 말했다.

 

“그것은 이 아이가 결정해야 할 일입니다.”

 

팽문의 말에 호현이 그를 바라보다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호현에게서 태봉으로 시선을 돌린 팽문이 말했다.

 

“선택은 네가 하거라. 나를 따라간다면 너는 팽가의 자랑스러운 무인이 될 것이다.”

 

팽문의 말에 태봉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태봉을 보며 팽문이 말했다.

 

“지금 결정하기 어렵다면 내일까지 답을 해도 좋다.”

 

“아니…… 지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가지 않겠습니다.”

 

태봉의 말에 팽문이 굳어진 얼굴로 입을 열었다.

 

“팽가의 무인이 될 기회를 버리겠다는 것인가?”

 

“제가 무인이 되고 싶은 것은 사냥꾼보다는 그 일이 동생들을 키우는 데 더 낫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니 무인이 되고자 동생들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만 동생들에게 가보아야겠습니다.”

 

고개를 숙이고는 밖으로 나가는 태봉을 보던 호현이 웃으며 팽문을 바라보았다.

 

“은공이 시험에 통과한 모양이군요.”

 

호현의 말에 팽문 역시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눈치 채셨습니까?”

 

“처음에는 몰랐는데 팽 소협께서 팽가의 자랑스러운 무인이라는 말을 하실 때 알았습니다. 제가 본 팽가는 의로운 일이라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철혈의 가문입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팽문이 웃으며 포권을 하자 호현 역시 웃으며 마주 포권을 하려 했다.

 

“끄윽!”

 

하지만 아직은 팔이 아파서인지 포권하는 것을 포기하고는 입을 열었다.

 

“은공이 어린 동생들을 버리면 팽가의 자랑스러운 무인이 될 것이라는 팽 소협의 말…… 그것은 의롭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니 팽 소협께서 은공을 시험한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호현의 설명에 팽문의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가 어렸다.

 

“제가 의롭지 않은 일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셨군요.”

 

“제가 본 팽 소협이라면 은공께서 동생들을 버리고 팽가에 가겠다고 했다면 아무리 제 부탁이라도 거절을 하셨을 것입니다.”

 

“저를 그리 좋게 보시니 감사합니다.”

 

웃으며 호현을 보던 팽문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아직 시험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가 우리들이 이곳을 떠나기 전까지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시험에 합격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군요. 아! 그럼 은공의 동생들은……?”

 

“시험을 통과한다면 아이와 그 동생들은 저희 가문에서 보살필 것입니다. 자질이 있다면 무공을 익힐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성년이 되기 전까지 저희 가문에서 키울 것이니 호현 학사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호현 학사께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으니 오히려 제가 그 아이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웃으며 말을 하던 팽문이 슬쩍 밖을 바라보다가 호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밖에 저희 가문 사람들이 도착을 한 모양입니다.”

 

말과 함께 팽문이 호현을 안아 들었다. 이미 이곳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호현이기에 팽문의 손을 거부하지 않았다.

 

팽문의 손에 안겨 밖으로 나온 호현은 주위를 경계하고 있는 무인들을 볼 수 있었다.

 

“호현 학사.”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 호현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오는 팽립을 볼 수 있었다.

 

팽립을 본 호현이 웃으며 말했다.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지금 제 몸 걱정할 때입니까?”

 

호현이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고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남 걱정할 때는 아닌 것 같군요.”

 

“제 말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호현 학사를 공격한 자들의 흔적을 보니, 흔히 보기 힘든 고수들이던데, 왜 그런 자들이 호현 학사를 공격한 것입니까?”

 

팽립의 말에 호현이 설명을 해주려 할 때 팽문이 입을 열었다.

 

“그 이야기는 가문에 가면 내가 해줄 것이니 호현 학사를 귀찮게 하지 말거라.”

 

“알겠습니다. 지금 출발하시겠습니까?”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너는 나와 함께 왔던 아이를 이리로 데리고 오너라.”

 

“사냥꾼 아이 말입니까?”

 

“그래.”

 

“알겠습니다.”

 

팽립이 주위를 둘러보다 어딘가로 몸을 날리며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던 호현이 힐끗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다리가 나을 동안은 팽가에서 신세를 좀 져야겠구나.’

 

“그럼 얼마 동안만 신세를 지겠습니다.”

 

“호현 학사께서 팽가에 오래 머물수록 저에게는 영광입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팽유철이 백호단원 둘과 함께 다가왔다.

 

“호현 학사가 꽃다운 소저도 아닌데 그렇게 안고 갈 생각이신가?”

 

“네?”

 

팽문이 의아해하자 팽유철이 백호단원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그러자 그 둘이 어디선가 가져온 천을 꺼내 펼쳤다.

 

펄럭!

 

백호단원들이 잡고 있는 천을 팽유철이 가리켰다.

 

“호현 학사를 그렇게 안고 가는 것보다 이게 보기에 나을 것 같군.”

 

팽유철의 말에 팽문이 호현을 보다 어색하게 웃었다.

 

“이거 전에는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 조금 민망한 자세이기는 하군요.”

 

“그렇군요.”

 

팽문은 호현을 천 위에 올려놓았다. 일행들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팽립이 태봉을 데리고 나타났다.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는 태봉을 보며 호현이 말했다.

 

“도움만 받고 이렇게 가게 돼서 송구합니다.”

 

“괜찮아요. 몸 건강하세요.”

 

태봉의 말에 호현이 힐끗 팽문을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살짝 고개를 끄덕인 팽문이 태봉에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따라오겠느냐?”

 

팽문의 말에 태봉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 동생들을 두고 갈 수는 없습니다.”

 

“팽가의 무인이 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모르느냐?”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동생들 때문에 포기하겠다?”

 

“제가 없으면 동생들은 살 수 없습니다.”

 

“동생들을 위해 네 미래를 버리겠다는 것인가?”

 

그 말에 태봉이 미소 지었다.

 

“제 미래가 바로 동생들입니다.”

 

태봉의 단호한 목소리에 호현이 팽문을 바라보았다.

 

‘이 정도면 시험에 합격한 것 아닙니까?’

 

호현의 눈빛에 담긴 마음을 읽은 팽문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백호단원 중 한 명을 손짓해 불렀다.

 

“너는 이 아이와 가족들을 데리고 본가로 오너라.”

 

“알겠습니다.”

 

백호단원이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며 팽문이 태봉을 바라보았다.

 

태봉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보고 있었다. 그런 태봉을 보며 팽문이 입을 열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바로 가족이다.”

 

“네?”

 

“가족을 지키는 것이 의(義)의 시작이라는 말이다. 만약 네가 가족을 버리고 팽가에 가겠다고 했다면…… 너는 하북에서 살지 못했을 것이다.”

 

잠시 태봉을 보던 팽문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는 오늘부터 팽가의 가족이다.”

 

“하, 하지만 제 동생들은…….”

 

“그들 역시 팽가의 가족이 될 것이다.”

 

“헉! 그, 그 말이 사실입니까?”

 

“팽가의 소가주가 허언을 하겠느냐?”

 

“아, 아니 그것이…… 너무 믿지 못할 일이라…….”

 

믿지 못하겠다는 듯 멍하니 중얼거리는 태봉을 보며 팽문이 말했다.

 

“간단히 입을 옷가지만 챙기고 팽가로 오너라.”

 

“알겠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태봉이 서둘러 자신의 집으로 가는 것을 보고 있다가 팽문이 주위에 있는 무인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가문으로 돌아간다!”

 

말과 함께 팽문이 몸을 날리자 그 뒤를 따라 팽가의 무인들이 몸을 날리기 시작했다.

 

제7-7장 천유학관의 입관시험

 

중원의 새해는 늘 요란하게 시작이 된다. 중원 사람들은 새해를 일 년 중 가장 큰 명절로 여기기 때문에 그만큼 즐겁고 성대하게 치르는 것이다.

 

그것은 무가인 팽가도 다르지 않기에 장원 여기저기에 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붉은 등이 매달린 채 원단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그런 팽가의 사람들은 대연무장에 모여 있었다. 새해 아침을 시작하는 팽가 가주의 신년인사가 곧 시작이 되는 것이다.

 

웅성웅성!

 

“팽고 형님, 올해에는 좋은 일만 있으십시오.”

 

“하하하! 팽두 동생도 올해에는 꼭 장가가시게.”

 

“좋은 여자라도 소개시켜 주시면서 그런 말씀 하십시오.”

 

“하하하! 알겠네. 자네 형수한테 이야기해서 예쁜 처자로 알아보라 하겠네.”

 

“하하하! 감사합니다.”

 

거대 문파의 사람들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게다가 대연무장 곳곳에는 술과 음식들이 가득 쌓여 있어 사방에 주향과 기름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대연무장은 연무를 하는 곳이 아닌 거대한 연회장으로 변해 있었다.

 

그런 대연무장의 한쪽에서 호현이 목발을 짚은 채 서 있었다. 팽가에 오고 난 후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자연지기를 흡수하다 보니 호현은 어느새 목발을 짚고 움직일 정도로 회복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방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팽가에 있는 호현을 보살피기 위해 방윤도 이곳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다.

 

“공자님, 날씨가 춥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시는 것이…….”

 

“저는 괜찮습니다. 혹 추우십니까?”

 

“그것은 아니지만…… 몸도 좋지 않으신 공자께 찬바람은 좋지 않습니다.”

 

방윤의 걱정에 호현이 슬쩍 발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살짝 발로 땅을 두들겼다.

 

톡톡톡!

 

통증이 조금 느껴지기는 했지만 아프다고 생각될 정도는 아니었다.

 

‘이것도 거의 다 나았나 보구나.’

 

부러진 뼈가 이렇게 빨리 낫는다는 것은 약보다는 아무래도 자연지기의 덕이 크다는 생각을 하던 호현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자연지기를 스승님 몸에 넣어 드리면 태청단 같은 것은 앞으로 안 드셔도 되시겠구나.’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죽대 선생에게 자연지기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자연지기가 주입될 때 시원해할 죽대 선생을 떠올리며 속으로 웃던 호현의 눈에 연무장에 들어오는 팽극과 팽문 등의 모습이 보였다.

 

“신년 행사를 시작하려는 모양이군요.”

 

호현의 말에 방윤이 힐끗 팽극과 팽문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방윤이 호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곳에 머무실 생각이십니까?”

 

방윤의 말에 호현이 발을 바라보았다.

 

‘이 정도면 걸음을 옮기는 것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고, 학관 생활을 해도 별 지장이 없을 것 같은데…….’

 

잠시 발을 보던 호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년 행사가 끝나면 북경으로 가겠습니다.”

 

북경으로 간다는 말에 방윤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호현을 보살피기 위해 팽가에 남기는 했지만 거친 무인들만 있는 이곳은 그에게 맞지 않았던 것이다.

 

“준비를 하겠습니다.”

 

말과 함께 방윤이 주위를 둘러보다 호현을 한쪽에 있는 탁자로 데리고 갔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말과 함께 어딘가로 갔던 방윤이 작은 의자 하나를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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