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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144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9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144화

“설마 금강불괴?”

 

병장기들이 부서지는 것에 놀라 당혹스러워하는 흑의인들에게 호현이 달려들었다.

 

“크아악!”

 

“으악!”

 

호현의 입에 목을 물어뜯긴 한 흑의인을 시작으로 다른 흑의인들의 입에서도 비명이 터져 나왔다.

 

갑자기 나타난 흑의인들의 모습에 유표가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그 옆에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수님, 어서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그 소리에 고개를 든 유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교를 위해서는 내가 살아야 한다.’

 

속으로 중얼거린 유표가 황급히 몸을 날리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대항하지 말고 사방으로 흩어져 도주하라!”

 

유표의 고성에 호현을 공격하던 흑의인들이 사방으로 일제히 몸을 날렸다.

 

갑자기 자신을 두고 사방으로 도망가는 흑의인들의 모습에 호현도 그 뒤를 따라 몸을 날렸다.

 

제7-2장 실종된 호현을 찾아라

 

북경에서 동쪽에 있는 한 산을 한 흑의인이 미친 듯이 달려가고 있었다.

 

“크아앙!”

 

귀에 들려오는 짐승의 울부짖음과 같은 괴성에 흑의인은 입술을 깨물었다.

 

‘빌어먹을!’

 

속으로 욕설을 뱉으며 몸을 날리던 흑의인이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꽝! 꽝! 꽝!

 

뒤에서는 여기저기가 찢어진 누더기 옷을 걸친 한 남자가 그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앞을 막아서는 것은 나무가 되었든 돌이 되었든 모두 부수며 달려오는 남자를 보며 흑의인은 어금니를 깨물었다.

 

‘저런 괴물을 본교의 적으로 남겨둘 수는 없다.’

 

무언가 결심을 한 듯 속으로 다짐을 한 흑의인이 힐끗 주위를 한 번 보다가 어딘가로 빠르게 몸을 날렸다.

 

타타타탓!

 

그렇게 뒤에서 쫓아오는 사람을 피해 어딘가로 몸을 날린 흑의인은 곧 절벽 위에 설 수 있었다.

 

그러고는 절벽 끝에 서서 몸을 돌려 달려오는 남자를 노려보았다.

 

“와라!”

 

“크아앙!”

 

흑의인의 외침이 끝나는 순간, 남자가 괴성을 지르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푸욱!

 

남자의 입이 자신의 목을 물어뜯는 것을 느끼며 흑의인은 그를 껴안고는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일워…… 천세…….”

 

휘이이익!

 

천 장의 깊이는 될 듯한 절벽에서 떨어지는 흑의인의 얼굴에는 어느새 작은 미소가 어리기 시작했다.

 

까마득한 높이에서 떨어지고 있던 호현은 귓가에 울리는 우렁찬 바람 소리에 정신이 없었다.

 

우르릉!

 

게다가 자신을 꼭 붙잡고 있는 흑의인도 호현의 정신을 쏙 빼놓고 있는 한 원인이었다. 자신이 이빨로 물어뜯어 죽인 사람의 시신이니 말이다.

 

게다가 그 몸에서 흐르는 피가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며 얼굴에 쏟아지고 있었으니…….

 

‘크으윽!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속으로 절규를 외친 호현은 일단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정신을 집중했다.

 

“크르릉!”

 

하지만 여전히 호현의 입에서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올 뿐이었다.

 

‘이런, 제기랄!’

 

자기도 모르게 욕설을 뱉던 호현의 몸이 순간 절벽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나무와 부딪쳤다.

 

꽝!

 

호현의 몸과 부딪친 나무는 그대로 쪼개졌다.

 

우지끈!

 

온몸이 쪼개질 듯한 고통에 호현은 속으로 신음을 토해냈다.

 

‘크윽!’

 

그래도 다행이라면 나무와 부딪치는 충격에 의해 그를 안고 있던 흑의인이 퉁겨지며 반대로 날아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여전히 호현이 땅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제발! 몸아, 내 말 좀 들어라!’

 

몸을 조정할 수 있다면 자연지기를 이용해 어떻게든 허공으로 솟구치면 된다.

 

절벽에서 떨어진 적은 없지만 이보다 더 높은 곳에서도 잘만 걸어 다닌 것이다.

 

정신을 집중해 몸의 감각을 깨우기 위해 호현이 안간힘을 쓸 때, 그의 눈에 점점 가까워지는 녹색의 땅이 들어왔다.

 

‘제…… 기랄!’

 

그리고 호현의 몸이 절벽 밑에 있던 숲에 떨어져 내렸다.

 

우지끈! 우당탕! 후두둑!

 

나무를 부수고 가지들을 박살내며 떨어지던 호현의 몸은 그대로 땅과 부딪쳤다.

 

꽝!

 

순간 숲이 진동을 하는 폭음과 함께 호현은 의식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스승님…… 못난 제자 먼저…… 송구합…….’

 

*

 

*

 

*

 

팽문은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팽가의 가주 취임식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그동안 팽가의 대소사에 대한 일들을 알아 두어야 했던 것이다.

 

팽가의 재산과 소속 단체, 그리고 무인들의 수와 그 수준들까지. 외우고 외워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아버님께서 이 모든 것을 다 외우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구나.’

 

전형적인 팽가 무인인 아버지, 팽극이 이 많은 것을 어떻게 외웠을까 하는 신기함에 고개를 젓던 팽문은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극비(極秘)

 

하북팽가 밀영단(密影團) 명록.

 

하북팽가주 이외 인물이 볼 시 척살당함.〉

 

하북팽가의 정보 조직인 밀영단에 속한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읽어가고 있을 때, 밖에서 다급성이 들려왔다.

 

“형님! 립입니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팽문이 마침 잘됐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답답했는데 잘됐군.’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팽문의 말에 방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팽가팔영 중 패력도 팽황이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하십시오.”

 

자신에게 존대를 하는 팽황의 모습에 팽문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가문의 어른이라 할 수 있는 팽황이 자신에게 이런 존대와 예를 보이는 것이 불편한 것이다.

 

밖으로 나온 팽문은 굳은 얼굴로 서 있는 팽립을 볼 수 있었다.

 

팽립은 아직 부상이 다 낫지 않아 몸 여기저기에 붕대를 감은 채 있었는데, 그 얼굴만은 무슨 일인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평생 같이 살아온 팽립이다. 그런 팽립의 얼굴을 보는 순간 무언가 일이 생겼다는 것을 깨달은 팽문이 급히 다가갔다.

 

“무슨 일이냐?”

 

팽문의 말에 팽립이 급히 손을 내밀었다.

 

“북경 화가장에서 이것이…….”

 

팽립의 손을 본 팽문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 손에 들린 것은…… 바로 손바닥보다 작은 붉은 패였다.

 

다섯 호랑이가 울부짖는 모양이 새겨진…… 바로 적호패 말이다.

 

“화가장에는 적호패가 내려진 적이 없는데, 그들이 이것을 어디서……?”

 

화가장은 팽가의 방계 문파 중 하나로서, 북경에 장작을 공급하는 곳이었다.

 

“북경 외곽에 있는 풍령산에서 발견을 했다 합니다.”

 

“풍령산에서?”

 

“그리고 좀 보십시오. 깨끗합니다.”

 

깨끗하다는 말에 팽문이 적호패를 받아 들고는 살폈다. 그러다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적호패가 깨끗하다는 것은 만들어진 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팽문이 소가주가 된 후 유일하게 만들어진 적호패는 자신을 구해 준 은인인 호현에게 주어진 것이 유일했다.

 

그러니 이 패의 주인은…….

 

“설마, 호현 학사?”

 

팽문의 중얼거림에 팽립이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적호패를 발견한 화가장 사람의 말에 의하면…… 발견 당시 적호패에는 혈흔이 있었고, 그 주위에 싸움을 한 요란한 흔적이 있었다 합니다.”

 

“혈흔과 싸움 흔적?”

 

“그것도 얼마나 싸움이 치열했는지 그 일대가 터지고 박살이 나 마치 화포 수십 발이 그곳에서 터진 것 같다 했습니다.”

 

그 말에 팽문이 급히 몸을 움직였다.

 

“내가 직접 가보아야겠다.”

 

팽문의 말에 팽립이 급히 고개를 숙이며 움직이려 할 때, 문이 열리며 안에 있던 팽황이 나왔다.

 

“소가주, 어디를 가려는 것입니까?”

 

“북경에 가봐야겠습니다.”

 

“아직 소가주가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가주께서 소가주께 본가의 대소사를 모두 파악하기 전까지는 밖으로 나가지 말라 명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은인의 위험을 알고도 모른 척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가주님의 명을 어기면서까지 말이더냐?”

 

어느새 말투가 존대에서 예전의 하대로 바뀌어 있는 팽황을 보며 팽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 어릴 적 팽가의 소가주가 되었을 때, 아버님께서 저에게 처음 내린 명령은…… 의와 협을 위해 살다 죽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잠시 말을 멈춘 팽문이 팽황을 향해 말했다.

 

“저는 아버님의 명령을 따르려 합니다.”

 

팽문의 말에 팽황이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은인이 위험에 처해 있는데 이곳에 남아 있겠다고 했으면 내 손으로 네 죄를 물으려 했다.”

 

“감사합니다.”

 

“가주께는 내가 전하겠다. 다녀오너라.”

 

팽황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팽문이 몸을 날리며 사자후를 토했다.

 

“나 팽가의 팽문! 소가주의 지위로 명한다!”

 

팽문의 사자후에 순간 팽가에 정적이 일었다. 그리고 팽가의 모든 곳에서 고함이 들려왔다.

 

“소가주의 명을 받습니다!”

 

“소가주의 명을 받습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외침을 들으며 팽문이 다시 외쳤다.

 

“백호단은 지금 즉시 나와 함께 북경으로 향한다!”

 

팽문의 외침과 함께 팽가 이곳저곳에서 백호단원들이 건물 위로 솟구쳤다.

 

“백호단, 소가주의 명을 받습니다!”

 

“백호단, 소가주의 명을 받습니다!”

 

백호단원들이 자신의 뒤를 따라 달려오는 것을 보며 팽문이 다시 외쳤다.

 

“소가주의 지위로 명한다! 밀영단은 지금 즉시 호현 학사의 행방을 찾아 보고하라!”

 

팽문의 외침에 그 뒤를 따라 몸을 날리던 팽립이 그를 바라보았다.

 

밀영단은 가주 직속의 단체다. 비록 팽문이 팽가의 가주로 확정된 상태이고 곧 있으면 취임식도 하겠지만, 아직은 소가주다.

 

그런데 잠시 후, 팽가 호가전이 있는 곳에서 팽극의 사자후가 들려왔다.

 

“밀영단은 소가주의 지시를 받으라.”

 

팽극의 사자후에 이곳저곳에서 밀영단 인원들이 소리 없이 팽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비록 그들이 백호단보다 늦게 움직였지만…… 북경에 먼저 도착하는 것은 바로 그들일 것이다.

 

그렇게 팽가의 무인들이 북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

 

*

 

*

 

북경에서 오십 리쯤 떨어진 곳에 있는 태봉산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산세가 높고 험난해 사람들이 출입을 잘 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렇게 사람들이 오지 않으니 반대로 동물들이 살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게다가 산세가 험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으니 약초들도 많이 자라는 곳이었다.

 

그런 태봉산에는 사냥을 하고 약초를 캐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해 가는 한 소년, 태봉이가 있었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유난히 작은 눈을 가진 태봉이는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오늘따라 왜 이리 짐승들이 안 보이지?”

 

이리저리 주위를 훑어보던 태봉의 눈에는 초조함이 어렸다. 짐승을 잡아가지 못하면 어린 동생들이 굶어야 하는 것이다.

 

‘토끼라도 한 마리 잡아야 국이라도 끓여서 밥을 먹일 텐데…….’

 

속으로 중얼거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태봉의 눈이 반짝였다.

 

눈이 쌓여 있는 곳에서 짐승의 발자국을 발견한 것이다. 급히 발자국이 있는 곳에 다가간 태봉의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노루다.’

 

게다가 이 정도 발자국이면 꽤 큰 놈일 것이다.

 

발자국을 보던 태봉은 조심스럽게 그 방향을 가늠하고는 몸을 움직였다.

 

‘이 정도 놈이면 동생들 실컷 먹이고 가죽은 내다 팔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하자 자기도 모르게 팔에 힘이 들어가는 태봉이었다.

 

타타탓!

 

산을 이리저리 타며 노루의 발자국을 쫓는 태봉의 모습은 마치 한 마리의 늑대와 같이 거침이 없었다.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 태봉이 몸을 낮추었다. 저 멀리 숲 한쪽에서 땅을 파고 있는 노루 한 마리를 본 것이다.

 

송아지만 한 덩치를 가지고 있는 노루를 본 태봉은 입술을 혀로 핥았다.

 

‘저 덩치면…… 동생들하고 열흘은 배부르게 먹고도 남겠구나.’

 

먹고 남은 노루 고기는 시장에 내다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태봉은 조심스럽게 활에 화살을 먹였다.

 

조심스럽게 노루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던 태봉은 급히 몸을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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