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학사 142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31회 작성일소설 읽기 : 무당학사 1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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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현은 도유의 상태를 살피며 긴장을 하고 있었다. 이제 도유의 몸은 온통 검은 액체에 뒤덮여 있어 맨살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다행이라면 옆에서 마등이 그 때 그 때 도유의 상태를 이야기 해주고 있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는 것 정도였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사형이 저런 검은 액체에 뒤덮여 있으니 호현은 불안했다.
그렇게 호현이 도유의 몸을 살피고 있을 때, 순간 그의 몸이 굳어졌다.
스르륵!
등골에 오싹한 기분이 드는 것과 함께 땅에 내려선 호현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오가장 밖을 응시했다.
- 호오! 나를 느낀 것이더냐?
귀에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전음에 호현의 문곡성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저 멀리 한 저택 위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한 흑의인이 보였다.
그리고 그 몸에서 난폭하게 솟구치고 있는 가공할 기운도 말이다.
‘꿀꺽! 어떻게 사람이 저런 기운을? 팽가에서 본 천도라는 어르신보다 더한 고수다. 아니…… 어쩌면 허명진인과 허학진인보다도 더?’
주작대로의 한 장원의 지붕 위에 선 유표는 오가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두운 저녁이었지만 유표의 눈에는 오가장의 전역과 대청에 떠 있는 호현의 모습이 정확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허공에 두둥실 떠 있는 호현을 보던 복면에 감싸인 유표의 얼굴에 재밌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진기를 계속 방출해 떠 있는 것이군. 무당쌍선이 무공을 무식하게 가르쳤군.’
호현이 떠 있는 방법은 내공 소모가 극심한, 그야말로 무식하기 이를 데가 없는 방법이었다.
‘저런 방법으로 떠 있으려면 내공이 사해처럼 깊고 넓어도 한계가 있을 것인데…… 무식한 것인가, 아니면 용감한 것인가?’
호현을 주시하던 유표가 슬쩍 손가락을 퉁겼다.
따악!
그러자 호현의 몸이 천천히 땅에 내려서더니 그가 있는 곳을 노려보았다.
‘호! 눈치 챘다? 이거 재밌군.’
- 내가 있는 곳으로 오거라.
자신을 부르는 전음에 호현이 고개를 저었다.
- 오지 않겠다? 그럼 나보고 오라는 소리인데…… 그럼 네 주위에 있는 자들이 모두 죽을 것인데, 그래도 괜찮겠느냐?
‘꿀꺽!’
모두 죽인다는 전음에 호현의 등줄기가 싸늘해졌다. 그 목소리에 담긴 말은 단순한 협박이 아닌 진심이었다.
잠시 흑의인을 보던 호현이 마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사형들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왜 그러시는지요?”
“잠시 가봐야 할 곳이 있습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말과 함께 호현은 도유와 누워있는 사형들을 한 번 보고는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형들에게서 떨어진 호현은 그대로 기운을 발을 통해 분출했다.
펑!
폭음과 함께 호현의 몸이 질풍처럼 흑의인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그렇게 몇 번 발을 통해 기운을 분출하자 호현은 곧 흑의인의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를 부른 이유가 무엇입니까?”
잠시 호현을 보던 흑의인이 몸을 솟구쳤다.
- 따라오거라.
하늘을 날 듯 빠르게 사라지는 흑의인을 보던 호현은 힐끗 오가장을 한 번 보고는 그 뒤를 따라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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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의인을 따라 북경 밖으로 나가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하늘을 날면서 가는 호현과 비교해도 흑의인의 속도는 전혀 뒤짐이 없었다.
땅을 달려서 가는 흑의인을 하늘을 날아서 가는 호현이 따라잡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북경 밖으로 나온 흑의인은 어느 야산에서 멈추었다.
탁!
그 앞에 호현이 내려서자 흑의인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순간, 흑의인의 눈에서 녹색의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녹안?’
갑자기 사람의 눈이 녹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호현이 의아해 할 때 흑의인의 전음이 들려왔다.
-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너는 누구인지 아느냐?
전음으로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하는 흑의인의 모습에 호현이 눈살을 찡그렸다.
“이상한 소리나 하려고 나를 이곳으로 부른 것입니까? 당신은 누구입니까?”
호현의 말에도 흑의인의 전음은 계속 들려왔다.
-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너는 누구인지 아느냐?
“이자가 대체 지금 무슨 헛수작…… 을…… 하…….”
말을 하던 호현은 순간 머리가 핑 도는 것을 느꼈다.
‘어? 왜 이러지?’
갑자기 느껴지는 어지러움에 호현의 몸이 비틀거렸다.
-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너는 누구인지 아느냐?
다시 또 들려오는 전음에 호현의 어지러움이 더욱 커졌다.
“내가…… 왜…… 이러…… 지?”
-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너는 누구인지 아느냐?
귀에 들려오는 전음을 들을수록 호현의 눈빛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당신은 누구……? 나는 누구지?”
- 나는 네 무의식의 주인이다. 너는 내 의식의 종이다.
-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너는 누구인지 아느냐?
- 나는 네 무의식의 주인이다. 너는 내 의식의 종이다. 기억했느냐?
전음이 이어질수록 눈빛이 흐려지던 호현의 입이 열렸다.
“당신은…… 내 무의식의 주인…… 나는 당신의 의식의…… 종.”
- 기억했느냐?
“당신은…… 내 무의식의 주인…… 나는 당신의 의식의…… 종.”
그 말을 끝으로 호현의 의식이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눈에서 녹광을 흘리며 유표는 속으로 웃었다.
‘무당학사 너도 내 말이 되었구나.’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던 유표가 호현에게 다가갔다. 확실히 자신의 녹존성(祿存星)의 지배하에 두려면 직접 눈을 마주치고 섭혼술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호현의 머리를 잡은 유표가 그의 두 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화아악!
그러자 유표의 두 눈에서 흘러나오던 녹광이 점점 더 짙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네 무의식의 주인이다. 너는 내 의식의 종이다. 기억하느냐.”
“당신은…… 내 무의식의 주인…… 나는…… 당신…… 으으윽!”
순간 호현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저항? 녹존성의 섭혼술에 걸린 상태에서 저항을 한다고?’
호현의 상태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유표는 더욱 기운을 끌어올렸다.
화아악!
더욱 짙어진 녹광을 뿜어내며 유표가 섭혼술을 시전했다.
“나는 네 무의식의 주인이다. 너는 내 의식의 종이다. 기억하느냐.”
“다, 당신…… 크으윽!”
더욱 거세어진 호현의 저항에 유표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때까지 단 한 번도 녹존성의 섭혼술에 이렇게 저항을 하는 자는 본 적이 없는 것이다.
유표의 눈에서 더욱 짙은 녹광이 흘러나왔다. 아니, 이제는 녹광 사이에 핏빛 기운까지 감돌기 시작했다.
“나는 네…… 우욱!”
말을 하던 유표의 입이 순간 호현의 손에 틀어쥐어지며 막혔다.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유표가 놀라며 두 눈을 치켜뜰 때 호현의 눈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화아악!
“우욱!”
점점 변해가는 호현의 눈빛을 본 유표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그리고 유표의 눈에 어느새 유리알과 같이 매끈한 은색의 눈동자가 들어왔다.
‘무, 무곡성?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월교의 호법 무공인 북두신공의 육좌 무곡성이 호현의 몸에서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표의 머리가 호현의 손에 잡힌 채 그대로 땅에 내리 꽂혔다.
꽈아악!
제7-1장 호현, 이성을 잃다
인간의 뇌에 자리하고 있는 무곡성은 북두칠성의 육좌이다.
무곡성은 금(金)의 기운을 가지며, 그 기운은 강하고 패도적이라 그 앞을 막는 어려움을 부수고 파괴한다.
무곡성이 열리게 되면 피부와 뼈가 단단해지고 도검이 불침을 하게 되니, 천하에 그 몸을 다치게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파군성의 파천지기 하나뿐일 것이다.
인간의 희로애락과 같은 감정은 마음에서 시작이 되나 그것을 인지하는 것은 바로 머리, 뇌라고 할 수 있다.
마음에서 시작된 감정을 뇌에서 판단을 하고 그것을 가늠하는 것이다.
무곡성이 열리면 그런 감정의 고리가 끊기게 된다. 오직 단 하나, 본교의 적을 부수고 파괴하기 위해서만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무곡성이 열린 자에게는 오직 단 둘만 보이게 된다. 죽여야 할 적과 보호해야 할 자신의 아군.
희로애락을 느끼지 못하니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무곡성이 열린 사람은 적의 칼과 공격에 대한 공포를 알지 못한다.
공포를 느끼지 못하고 생사를 도외시한 공격을 하는 무인의 공격력은 평소의 몇 배를 능가하게 된다.
하지만 무곡성은 뇌의 기운을 이용하는 것이기에 잘못하면 백치가 되거나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후인은 무곡성을 개방할 때에는 안전한 장소에서 자신이 목숨을 바치거나 줄 수 있다 생각하는 조력자와 함께 수련을 해야 할 것이다.
무곡성의 수련 방법은 감정을 다스리는 것부터 시작을 해야 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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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아악!
겨울의 차갑게 얼어붙은 땅에 강하게 내리꽂힌 유표는 순간 정신을 잃을 뻔했다.
은색의 유리알같이 변하는 호현의 눈에 너무 놀란 데다가 돌처럼 단단한 동토(凍土)에 그대로 머리를 부딪쳤으니 정신을 잃지 않은 것이 용한 것이다.
“끄윽!”
유표가 신음을 토하는 것과 동시에 그 머리를 붙잡은 호현의 입에서 짐승의 울음과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크르릉!”
호현의 입에서 들리는 짐승의 울음소리에 유표는 입술을 깨물었다.
‘무곡성에 잡아먹혔구나.’
무곡성에 잡아먹히게 되면 이성을 잃게 된다. 그리고 오직 적을 죽이려는 미친 괴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유표가 속으로 중얼거리는 것과 함께 그의 머리를 잡고 있던 호현의 손이 강하게 휘둘러졌다.
부웅!
큰 소리와 함께 허공으로 집어 던져진 유표는 숲을 향해 날아갔다.
휘이익!
빠르게 숲으로 날아가던 유표가 급히 신형을 뒤틀었다.
탁!
가볍게 나무를 박차며 몸을 솟구친 유표는 호현을 바라보았다.
‘일월교도가 아닌 자가 어떻게 무곡성을 개방한 거지?’
“크르릉!”
또다시 짐승의 울부짖음을 토한 호현의 몸이 순간 사라졌다.
파악!
갑자기 사라진 호현의 모습에 유표는 급히 천근추를 시전했다.
천근추를 시전해 유표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과 함께 방금 그가 있던 곳에서 폭음이 터져 나왔다.
펑!
어느새 자신이 있던 곳에서 강기가 일렁이는 두 손을 부딪치고 있는 호현의 모습에 유표는 손가락을 연속으로 퉁겼다.
타타탁!
손가락을 퉁기는 가벼운 행동과는 달리 호현의 몸에서는 폭발이 터져 나왔다.
퍼퍼펑!
“크아악!”
폭음과 함께 땅으로 떨어져 내리는 호현을 보며 유표의 얼굴은 굳어졌다.
유표의 절기인 탄음신공(彈音神功)은 그가 속한 교의 호법 무공 중 하나이다. 그 위력은 그보다 내공이 떨어지는 인물에게는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그의 탄음신공이 펼쳐졌을 때 호현의 몸에서는 폭음이 울렸다. 이것은 탄음신공이 호현의 몸을 뚫고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탄음신공이 성공했다면 폭음도 울리지 않고 호현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을 것이다.
‘역시…… 무곡성이로구나. 내 탄음신공을 막아내다니.’
교에 남아 있는 무곡성의 내용을 떠올린 유표가 양손을 치켜들었다.
탄음신공이 실패했다면 무곡성에 먹힌 호현은 적을 죽이기 위해 반드시 달려들 것이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땅에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호현의 몸이 유표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와 함께 유표의 양쪽 손가락이 미친 듯이 퉁겨지기 시작했다.
타타타타탓!
유표의 양쪽 손가락이 빠르게 퉁겨지는 것과 함께 호현의 몸이 갈 지(之) 자로 움직였다.
그리고 호현이 방금 전까지 있던 자리가 연신 터져 나갔다.
퍼퍼퍼펑!
“빠르다!”
탄음신공은 음공이다. 즉 무공의 시전 속도가 소리와 같다는 것이다.
탄음신공을 대성하고 난 후 그것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던 유표가 놀라고 있을 때, 호현은 그를 향해 파죽지세로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