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학사 14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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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08회 작성일소설 읽기 : 무당학사 140화
화아악!
문곡성이 열리며 주위의 기운들이 눈에 들어온 호현의 눈빛이 굳어졌다.
오평방과 도유의 몸의 기혈들이 극히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인 것이다.
‘사람의 기혈이 어찌 이리 엉망이란 말인가? 게다가 단전에 있는 저건 뭐지?’
단전에 차갑게 느껴지는 기운이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본 호현은 조심스럽게 도유의 몸에 손을 가져다댔다.
그러자 도유의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들이 손바닥을 보는 것처럼 확연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분명 문제가 있구나.’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이 잠시 생각을 하다가 도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도유는 몸의 기운 때문인지 아니면 악몽이라도 꾸는지 식은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렸을 적 기억하는 도유는 늘 장난을 좋아하고 재밌는 놀이를 알려주는 쾌활한 사람이었다.
그런 도유가 이렇게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니 호현은 가슴이 아팠다.
그런 도유를 위해 무언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던 호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운학과 무당쌍선이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했던 방법을 도유를 위해 사용해 볼 생각인 것이다.
‘어려울 것은 없을 것이다. 자연의 기운은 생의 기운……. 살아 있는 기운이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자연의 기운을 양이라 하고 도유 사형의 기운을 음이라 생각을 한다면 태극의 묘로 두 기운을 합일하는 것 역시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은 자신의 계획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해보지는 않았으나 어려울 것은 없다. 그저 내 몸이 아닌 도유 사형의 몸에 기운을 움직이는 것일 뿐이다.’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은 심호흡을 하고는 양손을 도유의 몸에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연의 기운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우우웅!
순간 호현의 몸에서 작은 진동음이 들리더니 그 몸으로 자연의 기운들이 흘러 들어오기 시작했다.
‘너무 기운이 많으면 오히려 화가 될 것이다.’
운학이 자신에게 갑자기 많은 기운을 넣었던 것이 큰 고통을 주었던 것을 떠올린 호현은 기운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은 도유의 몸에 기운들을 조금씩 흘러 넣기 시작했다.
우우웅!
도유의 몸에 자신의 기운이 들어가자 호현이 그 기운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도유 사형의 기운과 내 기운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의식을 집중해 도유 몸 안의 기운들에 집중을 한 호현이 자신의 기운들을 단전으로 유도했다.
투투툭! 툭! 툭!
호현의 기운들이 도유의 몸 안에서 움직이며 막혀 있던 기맥들을 하나둘씩 타통시켜 나갔다.
툭! 툭! 툭!
무언가 막혔던 길이 열리는 느낌과 함께 호현은 도유의 몸 안의 기운들이 조금씩 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혹시 기운들이 움직이는 길이 막혀 있었던 건가?’
그런 생각이 든 호현이 단전으로 향하던 기운들의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도유 몸의 부위로 기운들을 움직였다.
톡! 톡톡! 톡!
호현의 기운이 움직일 때마다 도유의 몸에 막혀있던 기혈들이 하나둘씩 뚫리기 시작했다.
사실 도유와 오평방의 몸이 이상한 이유는 그 둘이 형방을 감찰하기 위해 수감이 됐을 때, 고문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고문은 고문대로 받고 또 추운 감옥 바닥에서 생활을 해 몸 안에 냉기가 차 있고 기맥들과 혈들이 음기로 막혀 버린 것이었다.
비록 감옥에서 풀려난 후 치료를 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한 번 막혀버린 기맥들은 회복이 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호현이 보고 지금 자신의 기운으로 뚫고 있는 것이었다. 바로 무림에서 말하는 벌모세수로 말이다.
그렇게 한참을 도유의 몸 구석 구석 막혀 있는 기맥들을 뚫은 호현의 기운이 순간 한 지점에서 멈추었다.
쿵! 쿵!
‘응?’
다른 기맥들과 달리 꽉 막힌 듯 뚫리지 않는 맥에 호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단단히도 막히었구나. 아무래도 이 막힌 곳 때문에 사형의 몸에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너무나 많은 기운을 밀어 넣었다가 예전 자신처럼 도유가 고통 받을 것이 걱정이 된 호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기운을 돌렸다.
일단 다른 곳부터 치료를 하려는 것이다. 바로 단전으로 말이다.
우우웅!
‘음은 양으로 통하고 양은 음으로 통한다. 양은 음의 기운으로 생하고 음은 양의 기운으로 생하니, 음이 양이고 양이 음이다.’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은 단전에 웅크리고 있는 냉기를 자신의 기운으로 덮었다.
부들부들!
냉기를 자신의 기운으로 덮자 순간 도유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헉! 큰일이다.’
몸을 떨어대는 도유의 모습에 자신이 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 호현이 급히 기운을 회수했다.
그러자 도유의 몸이 천천히 진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호현의 얼굴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아! 내가 실수를 했구나. 음의 기운을 내 기운으로 덮으려고 했으니……. 그것은 조화가 아니라 내 기운으로 누른 것이 아닌가. 태극은 조화이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은 자신의 기운을 천천히 도유의 단전으로 다시 인도했다.
우우웅!
자신의 기운이 도유의 단전에 흘러가는 것과 함께 음기가 천천히 머리를 들기 시작했다. 방금 전 자신을 공격했던 기운이 다시 들어오니 절로 반응을 하는 것이다.
그 모습에 긴장을 한 호현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음이 양이 되고 양이 음이 되는 법. 음양이 돌고 돌아 태극이라…….’
속으로 중얼거리며 호현의 기운이 천천히 음기에 다가갔다.
‘음이 양이 되고 양이 음이 되는 것이다. 강해서도 안 되고 약해서도 안 된다.’
호현의 기운이 천천히 다가가자 음기 역시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 음기와 호현의 기운이 닿았다.
그 순간 호현이 기운을 부드럽게 회전시켰다.
‘돌고 돌아 태극이니, 음이 양이 되고 양이 음이 되는 법…….’
재차 태극의 묘를 떠올리며 호현의 기운이 천천히 음기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점차 두 기운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느낀 호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단전이 깨끗해졌구나.’
음기를 자신의 기운과 합치는 합일의 과정에서 단전에 있던 잡기들 역시 호현의 기운과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그래서 현재 도유의 단전에는 티끌만한 기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모두 호현의 기운과 하나로 변한 것이다.
도유의 단전을 살핀 호현의 기운들이 솟구쳤다. 단전에 남아 있던 잡기와 음기를 제거했으니 아까 뚫으려다 뚫지 못한 혈을 뚫으려는 것이다.
쿵! 쿵! 쿵!
하지만 막혀 있는 맥은 요지부동이었다. 몇 번을 더 부딪쳐 본 호현의 머리에 고민이 어렸다.
‘어떻게 할까? 너무 강한 기운을 주입하면 도유 사형이 고통스러워 할 텐데.’
잠시 고민을 하던 호현은 막힌 맥을 몇 번 더 두들기다가 결심을 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혈맥이라는 것은 길이다. 혈맥이라는 글조차도 피의 통로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혈맥이 막혀 있다는 것은 몸을 상하게 하는 것. 차라리 단숨에 혈맥을 뚫어 버리는 것이 도유 사형을 위해 좋은 일일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든 호현이 조심스럽게 기운을 더 주입하기 시작했다.
우우웅!
호현이 빨아들인 자연지기가 막혀 있는 혈맥으로 대거 모이기 시작했다.
도유의 안색을 살피며 기운을 모으던 호현이 순간 혈맥을 때렸다.
꽝!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무언가 강하게 부서져 나가는 것을 느낀 호현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뚫렸다!’
호현은 단순히 맥이 막힌 곳을 뚫었다 생각했지만…… 지금 호현이 뚫은 곳은 바로 생사현관이라고 칭해지는 임독양맥이었다.
천지와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생사현관, 바로 임독양맥을 말이다.
무림인들이 임독양맥을 뚫게 되면 무아지경과 함께 환골탈태를 거친다. 천지와 소통을 하며 자신의 몸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유는 무림인이 아니기에 기운이 약해서인지 환골탈태의 기연에는 닿지 않았다.
임독양맥이 뚫리는 것과 함께 호현의 기운이 거칠 것이 없다는 듯 도유의 몸을 일주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도유의 몸에 있던 작은 세맥들의 막혔던 벽들이 호현의 기운에 부서지며 길이 뚫리기 시작했다.
콩! 콩! 콩!
일 주천! 이 주천! 삼 주천!
순식간에 도유의 몸을 수십 번 돈 기운들이 빠르게 단전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쾅!
다시 한 번 큰 충격과 함께 도유의 단전이 산산이 부서지며 사라졌다.
도유의 단전이 자신의 기운에 의해 산산이 부서진 것을 확인한 호현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헉! 단, 단전이 깨졌다?’
자신이 사형의 단전을 부셨다는 것에 깜짝 놀란 호현의 정신이 순간 흩어졌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호현이 인도하던 기운들이 순식간에 도유의 몸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에 더욱 놀란 호현이 다시 기운들을 붙잡아 보려 했지만 기운들은 어느새 도유의 몸 전체로 흩어지고 난 후였다.
그리고 도유의 몸에서 희미한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내공이 없어 겪지 못한 환골탈태가 사지로 흩어진 호현의 기운을 양분으로 삼아 시작된 것이다.
쩍! 쩍! 쩍!
도유의 피부가 갈라지는 것과 함께 몸에서 검은 액체들이 꾸역꾸역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피부가 타들어가고 머리카락과 몸에 난 털이란 털들이 모두 떨어져나갔다.
그리고 쩍 하고 벌어진 도유의 입에서 이빨들이 하나둘씩 절로 떨어져 나갔다.
타타탓!
그 모습에 호현의 얼굴은 사색으로 변해갔다. 그로서는 이런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게 대체?’
오가장을 호위하던 무사들은 지금 경악에 찬 표정으로 대청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청 안을 바라보며 무사들은 서로 전음을 통해 이 황당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 이게 대체……?
- 지금 우리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그들은 지금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잠시 전, 호위 무사들은 대청 밖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러다 대청 안에서 기운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그에 긴장을 하고 대청 안을 바라보았는데, 자신들이 지키는 사람들의 사제라고 하는 사람이 도유를 안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때는 기운이 워낙 작았기에 그들은 무공을 익힌 호현이 사형을 안마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무인이 자신의 내공으로 다른 사람의 몸을 안마하는 것은 흔한 것이니 말이다.
호현이 무공을 익힌 것은 조금 의아했지만, 학사들 중에도 건강이나 호신을 위해 무공을 익히는 것은 흔한 일이었기에 그들은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대청 안에서 소름끼치도록 강한 내공이 터져 나온 것이다.
너무나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내공의 위력에 그들은 굳어 버렸다.
그리고 그들의 눈에 도유의 머리카락과 털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과 그 몸에서 흘러나오는 빛, 그리고 몸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액체가 보였다.
그것은…… 그들도 말로만 들었던 환골탈태의 광경과 똑같았다. 그리고 그들이 아는 도유는 무공이라고는 조금도 할 줄 모르는 천생 학사였다.
그런 도유가 환골탈태를 하고 있으니 그들로서는 충격을 받은 것이다.
그 광경을 보던 호위 무사들의 대장, 쾌검의 달인 섬검 마등이 급히 전음을 보냈다.
- 상황이 어찌 되었든 도 장주가 기연을 얻은 것은 확실하다. 다른 장주들을 모두 밖으로 뫼셔라! 최대한 기척 없이 해야 한다. 잘못하면 도 장주의 기연이 우리 때문에 공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마등의 전음에 호위 무사들 중 경공에 자신이 있는 자들이 대청 안으로 뛰어들었다.
슉슉슉!
그들이 뿌린 지풍에 오평서 등이 점혈이 되었다. 혹시 그들을 데리고 나오다 깨어나 소리라도 지르면 도유가 잘못될 수도 있기에 호위 무사들이 그들을 점혈한 것이다.
그리고 한 호위 무사의 지력이 호현의 가슴에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