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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학사 168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2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당학사 168화

‘하긴 사람 일이라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그들의 계획이 변경이 돼 스승님께서 이곳으로 오지 않는다면 큰일이로구나. 하아! 그나저나 스승님의 신상에 별일이 없어야 할 터인데.’

 

죽대 선생에 대한 걱정에 호현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명궁이 찻집 안으로 들어왔다.

 

명궁 역시 무당파 도복을 벗고 평범한 회의를 입고 있는 상태였다.

 

자리에 앉은 명궁이 제갈인과 호현에게 입을 열었다.

 

“본문에 지원을 요청하는 전서구를 날렸네.”

 

“무당파에서 이곳으로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알고 있네. 그래서 섬검문에 도움을 요청했네.”

 

섬검문이라는 말에 제갈인이 턱을 쓰다듬었다. 과연 그들을 믿을 수 있는지 생각을 하듯 말이다.

 

얼굴을 굳힌 채 생각에 잠긴 제갈인을 보며 명궁이 입을 열었다.

 

“섬검문은 본문의 속가 문파 중 수위에 들어가는 곳이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섬검문이 움직이는 것을 그자들이 눈치 채는 것입니다.”

 

“신중하게 움직이라고 하였으니 걱정하지 말게.”

 

명궁의 말에도 제갈인은 걱정이 되는지 얼굴이 풀릴 줄을 몰랐다.

 

그런 제갈인의 모습에 명궁이 입을 열었다.

 

“자네가 걱정하는 것이 무언지는 알고 있지만 이곳 무정현은 큰 도시네. 이런 곳에서 그들의 지부를 우리들 셋이서 찾는 것은 불가능하네.”

 

명궁의 말에 제갈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여전히 제갈인의 얼굴은 굳어져 있었다.

 

그 모습에 불안함이 든 호현이 입을 열었다.

 

“제갈 소협, 왜 그러십니까?”

 

호현의 물음에 제갈인이 생각을 하다 입을 열었다.

 

“죽대 선생을 납치한 자들은 뛰어난 고수들입니다. 그것도 정식으로 합격술을 익힌 자들이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합격술은 한 집단에 속한 무인들이 익히는 것입니다.”

 

“군대처럼 말입니까?”

 

“맞습니다. 군대라는 것은 제국이나 나라에 속한 단체들입니다. 그런 군대들은 키우기가 어렵다는 것은 아시지요?”

 

“물론입니다.”

 

“그런 군대와 같은 무인들을 키우려면 어떻게든 세상에 알려지기 마련입니다. 먹을 양식이나 병장기들을 구하게 되면서 알려지기도 하지만 일단 그들이 훈련할 대규모 장소를 비밀로 하는 것도 문제니까요.”

 

제갈인의 설명에 호현이 그렇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군대가 아니더라도 자신과 같은 학사들도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런데…… 죽대 선생을 납치해 간 자들에 대한 정보를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갈인의 말에 명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나도 들어 본 적이 없군. 게다가 그들을 이끌던 노고수는…… 명균 사형과도 일전을 치를 정도로 뛰어난 고수였네.”

 

“맞습니다. 그 정도 고수라면 어디서든 소문이 돌아야 했습니다.”

 

그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던 명궁이 얼굴을 굳힌 채 그를 바라보았다.

 

“혹 마교?”

 

명궁의 말에 제갈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 되는 무인과 집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은 명궁 도장 말씀대로 마교 정도가 유일할 것입니다. 강기성화 급 고수를 그 나이가 되도록 밖에 돌리지 않고 숨겨 둔다는 것은 큰 손실이니까요. 그런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문파는 아마 마교가 유일할 것입니다.”

 

제갈인의 말에 명궁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기성화 급 고수는 흔한 것이 아니다.

 

그 경지의 고수는 어디에 가도 일파의 문주 대접을 받기에 부족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 고수를 노인이 될 때까지 비밀로 할 정신 나간 문파는 그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그런 고수가 있다는 것은 문파의 기세를 널리 알리는 일이 될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마교라면…… 다르다. 마교는 천하제일의 단일세력이다. 그것은 그들도 알고 천하도 알기에 굳이 고수들에 대해 밝히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마교가?”

 

죽대 선생을 납치한 자들이 마교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에 명궁의 얼굴이 굳어 있었다.

 

‘마교 놈들이 호북에서 날뛰다니…….’

 

정파의 기둥인 무당파가 있는 호북에 마교가 들어왔다는 것에 명궁은 충격을 받은 것이다.

 

그런 명궁을 보며 제갈인이 입을 열었다.

 

“만약 저희 생각대로 그들이 마교와 관련이 되어 있다면…… 죽대 선생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갈인의 말에 명궁이 생각을 하다 다시 몸을 일으켰다.

 

“나는 섬검문으로 가겠네.”

 

“저는 본문 사람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상인들을 통해 지부라는 곳을 알아볼 방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곳 무정현에도 제갈세가의 지부라고 할 수 있는 상단이 있어 제갈인은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었다.

 

지부라고 칭할 정도라면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니 그들이 소비하는 재화가 있을 것이다. 상단이라면 무정현에 유통이 되는 재화에 대한 자료가 있을 것이니 그것을 뒤질 생각이었다.

 

그런 두 사람을 보던 호현이 입을 열었다.

 

“그럼 저는 따로 그 지부라는 곳을 찾아보겠습니다.”

 

호현의 말에 제갈인이 눈을 찡그렸다.

 

“혼자 말입니까?”

 

제갈인의 물음에 호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제갈인이 고개를 저었다.

 

“괜한 행동을 해 그들이 눈치라도 챈다면 일을 그르칠 수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들은 제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호현의 단호한 말에 제갈인이 그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호현이 보여준 모습이라면 그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없을지 제갈인으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 쪽 사람 중 한 명을 이곳에 두겠습니다. 뭔가 알아내신 것이 있거나 저를 만나시려면 이곳으로 돌아오시거나 찻집 앞에 있으십시오.”

 

제갈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호현이 문득 그에게 물었다.

 

“제갈 소협이 저를 찾으실 때는 어떻게 합니까?”

 

“오늘 자정이 되기 전에 이곳으로 오십시오.”

 

그 말과 함께 제갈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제갈인의 말에 명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움직이세.”

 

명궁이 말과 함께 밖으로 나가자 제갈인과 호현도 찻집 밖으로 나왔다.

 

서둘러 사라지는 명궁을 보며 제갈인이 호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최대한 은밀하게 움직이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호현의 말에도 안심이 되지 않은 제갈인이 그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심하십시오.”

 

“제갈 소협도 조심하십시오.”

 

그렇게 제갈인이 떠나가자 호현이 주위를 한 번 보고는 천천히 무정현 외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제8-3장 등하불명(燈下不明)

 

무정현 외곽으로 나온 호현은 주위에 오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화아악!

 

그런 호현의 눈에서는 희미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바로 문곡성을 개방한 것이었다.

 

그런 문곡성을 통해 사람들의 기운을 살피며 호현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지부라는 곳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제갈 소협의 말에 의하면 무척 찾기 어려운 곳에 있을 듯한데…… 그런 곳은 어디일까?’

 

지부라는 곳이 어디에 있을까 골몰히 생각을 하던 호현의 머리에 간단한 문구 하나가 떠올랐다.

 

“등하불명(燈下不明:등잔 밑이 어둡다.)!”

 

등하불명을 떠올린 호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부라는 곳이 등하불명의 원칙을 따라 만들어져 있다면 과연 그들에게 등잔은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을 하던 호현의 머리에 몇 곳이 떠올랐다.

 

“일단 관청이 있는 곳으로 가볼까?”

 

죄인들에게 등잔은 관청이라고 생각을 한 호현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호현은 무정현 관청이 보이는 길가에 서 있었다. 유심히 관청을 보던 호현의 눈에 그 안에서 움직이는 기운들이 보였다.

 

하지만 그 기운들은 호현이 찾는 것이 아니었다. 호현이 찾는 것은 바로 자신이 잡은 무인과 비슷한 기운을 가진 자들이었다.

 

‘역시 관청 안에는 없나 보군. 그럼 주위에 있으려나?’

 

스윽!

 

조심스럽게 관청 주위에 자리를 잡은 건물들을 호현이 훑어보았다.

 

객잔 몇 곳과 찻집, 그리고 음식 냄새를 풍기는 음식점들을 훑어보던 호현이 고개를 저었다. 그곳에서도 별다른 기운들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이곳은 아닌가 보군.’

 

속으로 중얼거린 호현이 자리를 벗어나려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땅을 내려다보았다.

 

“혹시 땅속?”

 

전에 팽문을 습격했던 자객들을 잡으러 갔을 때 그들이 숨어 있던 곳이 땅속이였던 것을 떠올린 것이다.

 

‘확실히 땅속보다 더 등잔 밑에 어울리는 곳은 없겠지.’

 

그런 생각이 든 호현이 고개를 아래로 숙인 채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자정이 되기 전까지 무정현 일대를 모두 훑어보려면 시간이 없는 것이다.

 

*

 

*

 

*

 

야심한 시각의 야산을 한 소녀가 등에 노학사를 업은 채 질주하고 있었다.

 

바로 방헌학관에서 죽대 선생을 납치한 성녀였다.

 

파파파팟!

 

어린 소녀의 움직임이라고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산을 오르는 소녀의 몸짓은 거침이 없었다. 그런 성녀의 등에는 죽대 선생이 정신을 잃은 듯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산을 오르던 성녀의 몸이 굳어졌다.

 

바위 위에 한 사람이 팔짱을 낀 채 그녀를 보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당혹스러움도 잠시, 그녀의 신형이 반사적으로 뒤로 움직이려 했다.

 

“워!”

 

그런 그녀의 모습에 바위 위에 있던 사람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어느새 들었는지 모를 비수 세 자루가 모습을 드러냈다.

 

“내 앞에서 등을 돌리고 세 걸음 이상 움직인 사람이 없다는 것만 알아둬.”

 

그 중년인의 말에 성녀가 입술을 깨물며 몸을 멈췄다.

 

‘삼보단혼 유기.’

 

비도술 고수 삼보단혼 유기라면 그녀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수였다.

 

더욱이 죽대 선생을 데리고 있는 상태에서는 더욱더 말이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유기가 입을 열었다.

 

“늙은이를 두고 간다면 보내주겠다.”

 

유기의 말에 성녀가 힐끗 주위를 둘러보았다.

 

‘유기 혼자인가?’

 

주위를 훑어보는 성녀를 보며 유기가 입을 열었다.

 

“머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군. 하지만 네가 이곳을 벗어날 방법은 늙은이를 두고 가는 것뿐이다.”

 

“내가 이곳에 올 줄 어떻게 알았지?”

 

성녀의 물음에 유기가 웃었다.

 

“네 부하 한 명이 친절하게 말해주더군.”

 

유기의 말에 성녀가 눈을 찡그렸다.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성녀의 모습에 유기가 고개를 저었다.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군. 하지만…… 피부가 벗겨지고 그 위에 개미들을 풀어 놓으면 죽기 위해서 뭐라도 하는 것이 사람이지.”

 

유기의 말에 성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네놈이 감히!”

 

“감히는 지금 네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니지. 자, 노인네를 내놓고 물러나라.”

 

말과 함께 유기가 비수를 치켜들었다. 만약 물러나지 않는다면 비수를 날리겠다는 듯 말이다.

 

그 모습을 보고 성녀가 업고 있던 죽대 선생의 목에 손을 가져갔다.

 

“너야말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이자를 죽이겠다.”

 

“뭐?”

 

“말 못 들었어! 물러나지 않으면 이자를 죽이겠다고!”

 

죽대 선생의 목숨을 가지고 위협을 하는 성녀를 유기가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그 늙은이가 내 손에서 다치는 것은 상관없지만 네년 손에서 머리카락 한 가닥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네년의 피부를 모두 벗겨 버리겠다.”

 

“흥!”

 

유기의 협박에 코웃음을 치기는 했지만 성녀는 등골이 오싹했다.

 

피부가 벗겨지는 것은 무섭지 않았다. 다만…… 피부가 벗겨지기 전, 저 유기가 자신의 알몸을 보게 된다는 것이 더 소름 끼치는 것이다.

 

스윽!

 

유기의 손이 슬며시 움직이는 것에 성녀가 황급히 소리쳤다.

 

“움직이지 마!”

 

성녀의 말에 손을 움직이던 유기가 그녀를 노려보았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자는 거지? 너도 알 것이다. 나는 그 늙은이가 없으면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럼 당신도 알겠군. 나 역시 이 사람이 없으면 이곳을 떠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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