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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록 48화

무료소설 마정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8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마정록 48화

 

48화

 

 

 

 

 

 

 

“이자들은 수룡위사대에게 맡기고 단화린을 쫓아가세. 조금 전 저자를 다그치더니 뭘 알아낸 모양이네.”

 

백리진이 임강령을 재촉했다.

 

자신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추적에 나선 것이 이상하긴 했다. 그러나 뜻밖의 행동을 보일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자네들은 이자들을 취조해서 좀 더 확실한 것을 알아내게.”

 

임강령은 장호문에게 천사교도들을 맡기고 백리진과 함께 신형을 날렸다.

 

 

 

북궁천은 눈이 내리는 어둠을 가르며 달렸다.

 

눈 위로 희미한 발자국이 이어져 있었다. 대략적인 추측만으로도 대여섯 명은 될 듯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눈이 굵어지면서 함박눈으로 변하고 발자국은 점점 희미해졌다.

 

북궁천은 그나마 희미하던 발자국이 거의 보이지 않자 직감에 의존한 채 서쪽으로 달렸다.

 

헌원려려를 납치한 자가 상남으로 가려면 어차피 서쪽으로 가야 할 터. 모로 가도 놈을 잡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어느 순간, 앞에 짙은 어둠의 장막이 펼쳐졌다.

 

보이는 것은 어둠을 가르며 떨어지는 함박눈뿐. 나무도, 바위도 보이지 않고 바람만이 아래쪽에서 세차게 불어왔다.

 

앞에 낭떠러지가 있는 것이다.

 

낭떠러지로 접근한 그는 가슴이 텅 빈 것처럼 허탈해졌다.

 

발 아래쪽은 깎아지른 절벽이었다. 납치범이 미치지 않은 이상 이곳으로 왔을 리가 없었다.

 

다급한 마음에 길을 잘못 들었다는 뜻. 미칠 것만 같았다.

 

“려려어어어어!”

 

그는 가슴에 뭉친 답답함을 허공에 대고 폭발시켰다.

 

천지를 뒤흔드는 벽력같은 외침에 산천초목이 전율하며 몸서리쳤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둠의 장막을 바라보던 북궁천은 몸을 돌렸다.

 

분노의 불길이 이글거리던 눈빛은 어느새 오석을 깎아 만든 눈처럼 무심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때 저 아래쪽에서 임강령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보게, 화린! 거기 있는가?”

 

북궁천은 임강령과 백리진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납치범의 흔적은 모조리 눈에 덮여 임강령이라 해도 찾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자가 상남으로 간다는 게 확인된 이상 아직 놓친 것은 아니었다.

 

‘오늘의 빚은 철저히, 질리도록 철저하게 갚아 주마!’

 

 

 

* * *

 

 

 

차디찬 날씨에 얼굴의 신경이 굳어 가는 것만 같다.

 

자신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이대로 저들에게 넘어가는 걸까?

 

헌원려려는 절망감에 빠져 정신이 아득했다.

 

잠이 들기 직전. 누군가가 들어와서 혈도를 제압했을 때 납치를 예감했다.

 

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 곳이라고는 눈과 입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말은 할 수 없었고, 손가락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만 벌릴 수 있었다.

 

목에 걸린 목걸이가 그녀의 입으로 들어온 것은 납치범이 그녀를 어깨에 멨을 때였다. 그리고 창문을 통과하면서 포대 귀퉁이가 살짝 찢어졌다.

 

찢어진 곳을 통해 바람이 들어오자,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린 그녀는 입에 물린 목걸이의 끈을 이로 씹어서 잡아 뜯었다.

 

끈의 한쪽은 구슬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고리가 달려 있었다.

 

그녀는 혀를 이용해서 반대쪽부터 입안으로 끌어들였다. 

 

곧 구슬이 그녀의 입안에 가득 찼다.

 

그녀는 바람이 들어오는 곳, 포대가 뜯어진 곳을 통해서 구슬을 하나씩 뱉어냈다.

 

납치범이 수상하게 여기면 멈추고, 주위에서 바람소리나 나무 스치는 소리,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날 때만 뱉어냈다.

 

누가 발견할 거라는 확신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저 최선을 다해보려 한 것뿐.

 

그렇게 얼마를 가자 납치범이 조력자들과 합류했다.

 

그때부터는 구슬을 뱉어내는 걸 더욱 조심했다. 뒤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을 때만 하나씩 뱉어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는 또다시 절망감에 휩싸였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눈이 내리면 작은 구슬은 금방 묻혀 버릴 것 아닌가.

 

그런데 다행히도 하늘이 그녀의 노력에 감동했는지 수룡위사대의 무사들이 납치범을 쫓아왔다.

 

그녀는 그들이 제발 자신을 구해 주길 바랐다.

 

그러나 기대는 기대로 끝나고 말았다. 그들은 납치범의 조력자들에게 막혀서 자신을 쫓아오지 못하고 발길이 묶여 버린 것이다.

 

얼어붙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여태 참으며 한 가닥 희망을 품었는데, 그조차 수포로 돌아가다니.

 

참고 참으려 해도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대체 자신이 뭘 그리도 잘못한 걸까? 뭘 잘못해서 하늘은 이런 시련을 내리는 걸까?

 

바로 그때, 하늘이 울어댔다.

 

려어어어, 려어어어어어어…….

 

메아리치는 소리여서 자세히 들리진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의 귀에는 마치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들렸다.

 

왠지 모를 아픔이 느껴지는 소리. 분노한 용이 울어 대는 소리 같았다.

 

기이하게도 가끔 꿈속에서 들리던 목소리와 비슷했다. 얼마 전에 들었던 환청과 같은 목소리 같기도 했고.

 

그의 목소리, 북궁천의 목소리 말이다.

 

순간, 가슴이 들썩거리면서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당신에게 말했어야 하는데…….’

 

 

 

그 시각.

 

진원보를 나선 추적대의 선두는 임강령이 남긴 표식을 따라서 빠르게 서쪽으로 달렸다.

 

그리고 반 시진이 채 지나기도 전, 수룡위사대원들을 만나 상황을 전해 들었다.

 

그들의 설명을 들은 위효릉은 납치범이 천사교도라는 게 확실해지자 짐짓 노성을 내질렀다.

 

“역시 간악한 그놈들 짓이로구나! 놈들이 소궁주와 혼인할 여인을 납치했는데도 참고만 있으면 강호의 친구들이 우릴 비웃을 거요! 등 형, 어떻게 하시겠소?”

 

사실 그는 출발할 때부터 무사들의 분노가 정점에 치달았을 때 서평을 공격할 생각이었다. 소궁주의 여인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남들에게 미리 말을 안했을 뿐.

 

진원보에 있던 삼성궁의 무사 대부분을 출동시킨 것도 그러한 계획 때문이었다.

 

그런데 예상대로 납치범이 천사교도라는 게 밝혀지자 그 점을 철저히 이용했다.

 

등조립도 이대로 물러설 마음이 없었다.

 

“개만도 못한 놈들! 이 기회에 삼성궁의 분노를 보여줍시다!”

 

분노한 사람들은 누구도 그들의 의견에 반대하지 않았다.

 

반대는커녕 노성을 터트리며 당장 서평으로 달려가자고 설쳤다.

 

“이 인원이면 상남까지 칠 수 있을 거요! 갑시다!”

 

“우리가 서평을 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하고 있을 거요! 당장 놈들을 칩시다!”

 

위효릉은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자 빠르게 명령을 내렸다.

 

“곽 령주!”

 

“예, 군사!”

 

“즉시 흩어져 있는 본 궁의 무사들에게 연락을 취해서 정산곡으로 집결시켜라!”

 

 

 

한편, 태극문 제자들은 단화린이 백리진, 임강령과 함께 납치범을 추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휴우, 그럼 그렇지. 대형이 그녀를 납치했을 리가 없지.’

 

‘조마조마했네.’

 

이제 당분간은 가슴 졸이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대형이 엉뚱한 짓만 하지 않는다면.

 

 

 

* * *

 

 

 

눈은 멈췄지만 하늘이 구름으로 가려지고,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해서 동서남북을 가늠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추적에 수많은 경험이 있는 임강령조차 시시때때로 주위를 살피며 방향을 잡아야만했다.

 

북궁천은 답답한 가슴을 억누르고 묵묵히 뒤만 따라갔다.

 

진원보를 나선지 네 시진이 지난 인시(寅時:오전3시~5시) 무렵.

 

세 사람은 서평 북쪽 이십 리 지점에 위치한 화전민촌에 도착했다.

 

임강령은 미안함을 무릅쓰고 민가로 들어가서 자는 사람을 깨워 정확한 위치를 물었다.

 

“서평은 여기서 남쪽으로 이십 리 정도 가야합니다요, 나리.”

 

사십 대로 보이는 농부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하면서, 무슨 일인가 싶어 밖으로 나오려는 자신의 가족 앞을 가로막았다.

 

임강령은 쓴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반 냥짜리 은자 조각을 건네주었다.

 

“알려 줘서 고맙소. 이것은 잠을 깨운 대가요.”

 

농부는 떨리는 손으로 은자를 받아들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화전민촌에 사는 그로서는 구경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거액이었다.

 

이런 대가만 지불한다면 매일 새벽에 깨워도 대환영이었다.

 

“아이고, 뭐 이런 걸…….”

 

“상남으로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는 게 빠른지 알고 있소?”

 

농부는 웃음을 지으면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저쪽으로 넘어가면 길이 세 갈래로 나눠지는 곳이 나옵죠. 언뜻 생각하면 남쪽으로 가는 길이 가까울 것 같지만, 그 길로 가면 산을 뺑 돌아가야 하니 북쪽으로 가십쇼. 오 리 정도만 가면 곧장 상남으로 넘어가는 길이 나올 겁니다요.”

 

 

 

농부의 말대로 세 갈래 길에서 북쪽 길을 택해 오 리쯤 가자 서쪽으로 꺾어지는 고갯길이 나왔다.

 

이제 상남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날듯이 달려서 고개를 넘은 세 사람은 곧장 서쪽으로 달렸다.

 

그들이 삼십여 리를 달렸을 때였다. 남동쪽에서 서쪽으로 길게 이어진 발자국이 보였다.

 

대여섯 명이 지나간 것 같은 발자국이었다. 발 앞으로만 쿡쿡 찍으면서 나아간 것이 무인들의 걸음걸이였다.

 

게다가 간격이 일 장 이상인 걸 보면 상당한 고수들이 지나간 자국이었다.

 

“발자국 상태로 봐서 지나간 지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임강령은 백리진에게 말하고 서쪽으로 이어진 발자국을 노려보았다.

 

납치범이 상남에 먼저 들어가면 일이 복잡해진다. 그런데 잘하면 그 전에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좋아, 잘하면 놈들이 상남에 들어가기 전에 잡을 수 있겠군. 가세.”

 

백리진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북궁천의 암울하게 깊어진 두 눈에서도 다시 스산한 살기가 회오리쳤다.

 

 

 

 

 

 

 

10장. 누구도 막지 못한다. 설사 하늘이라 해도!

 

 

 

 

 

이십여 리를 달리자, 발자국이 금방 지나간 것처럼 선명해졌다.

 

북궁천 등은 앞을 주시하면서 빠르게 전진했다.

 

숲 가장자리를 따라 나 있는 구불구불한 길을 막 돌아갔을 때였다.

 

희미한 인영이 북궁천의 눈에 들어왔다.

 

거리는 백여 장. 문제는 그들과의 사이에 몸을 숨길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머뭇거릴 수도 없었다.

 

어둠 저 끝자락에서 불빛이 보였다. 아무래도 상남에 거의 다 온 듯했다.

 

땅을 박찬 세 사람은 전력을 다해서 몸을 날렸다.

 

휘이이익.

 

세 줄기 선이 어둠을 뚫고 일직선으로 뻗어갔다.

 

거리가 오십여 장으로 줄어들었을 때, 앞서 가던 자들이 세 사람을 발견했다. 

 

그들은 달려오는 사람들이 적임을 감지하고 더욱 빨리 달려갔다.

 

삑, 삑, 삐이이익!

 

호각 소리가 다급하게 울리며 허공에 울려 펴졌다.

 

임강령과 백리진, 북궁천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을 향해 달려가며 검을 뽑았다.

 

거리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그때 앞서 달리던 자들 중 몇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웬 놈들이 우릴 쫓아오는 거냐?”

 

오 장 앞까지 다가간 백리진과 임강령은 대답 대신 검을 휘둘렀다.

 

뇌전 같은 검세가 어둠을 가르며 쭉 뻗어갔다.

 

쩌저정!

 

어둠이 진저리치며 터져 나가고, 그들과 맞섰던 네 사람은 가공할 검세를 이기지 못한 채 뒤로 튕겨졌다.

 

그러나 북궁천은 그들을 상대하지 않고 도주하는 두 사람을 쫓아갔다.

 

도주하는 자 중 한 사람의 등에 사람 크기만 한 포대가 걸쳐져 있었다. 그 안에 헌원려려가 들어 있는 듯했다.

 

그런데 그자는 사람을 메고도 속도가 줄기는커녕 혼자서 경공술을 펼치는 자보다 더 빨랐다.

 

한 번 도약할 때마다 십여 장씩 날아간 북궁천은 그들과의 거리를 빠르게 줄였다.

 

허공을 훌훌 날아가는 그의 모습은 한 마리 대붕과도 같았다.

 

그렇게 백여 장을 달려 거리가 십여 장으로 줄어들자, 약간 처졌던 자가 칼을 빼 들고 북궁천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포대를 멘 자만 상남을 향해서 전력으로 질주했다.

 

북궁천은 나아가던 상태 그대로 검을 내리쳤다.

 

번쩍!

 

희뿌연 어둠 속에서 묵빛 뇌전이 떨어졌다.

 

쾅!

 

고막을 울리는 굉음이 터지고, 칼을 든 자의 몸이 눈 위로 칠팔 장이나 미끄러졌다.

 

북천궁의 삼대패천검공(三大覇天劍功) 중 하나인 뇌정무적세(雷霆無敵勢)가 상대의 칼은 물론 내부까지 터트려 버렸다.

 

하지만 그자와의 충돌로 멈칫한 사이, 북궁천과 포대를 멘 자의 거리가 이십 장으로 벌어졌다.

 

북궁천은 다시 땅을 박차고 전력을 다해 경공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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