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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록 92화

무료소설 마정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1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마정록 92화

 

92화

 

 

 

 

 

 

 

그가 느닷없이 생사를 논하자 북궁천의 표정과 목소리도 차가워졌다.

 

“물어보시지요. 대답하지 못할 것도 없으니까.”

 

구양환의 눈이 염구악을 향했다.

 

“염 노사, 귀 성의 사람들과 함께 한쪽으로 물러서시구려.”

 

염구악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자 이마를 좁히고 짜증난 표정을 말했다.

 

“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요?”

 

“곧 아시게 될 거요. 저자 옆에 있으면 공연한 불똥이 튈 수 있으니 한쪽으로 물러나 있으시오.”

 

인상을 찌푸린 염구악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고 마차를 향해 소리쳤다.

 

“설아야, 잠깐 나오너라.”

 

마차문이 열리고 공손설이 나왔다.

 

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눈을 깜박이며 북궁천에게 물었다.

 

“오빠, 무슨 일이에요?”

 

“너 같은 꼬마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야. 염 장로와 함께 한쪽으로 물러나 있어. 어서.”

 

공손설이 머뭇거리자 염구악이 말했다.

 

“이리 와라. 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느냐?”

 

공손설은 그 말을 듣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뭔가 큰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엽청문과 능소소가 양옆에 바짝 붙어서 움직이자 그녀도 할 수 없이 염구악 쪽으로 갔다.

 

염구악은 굳은 표정으로 구양환 등을 돌아보며 그녀를 데리고 멀찌감치 물러났다.

 

구양환은 철군성 사람들이 물러난 후에야 한광을 번뜩이며 질문을 던졌다.

 

“이제 묻겠다. 단화린, 너는 북천마궁의 사람이지?”

 

북궁천은 구양환을 직시한 채 담담히 대답했다.

 

“궁주가 말한 북천마궁이 북천궁을 뜻하는 거라면 맞습니다.”

 

“흥! 마궁이라 불리기는 싫은 모양이군.”

 

“좋을 대로 생각하십시오. 그것 가지고 다툴 생각은 없으니까.”

 

구양환은 숨을 한 번 몰아쉰 뒤 극적인 효과를 노리며 느릿하게 물었다.

 

“네가 혹시…… 북천궁의 흑룡대주…… 장추람이 아니더냐?”

 

북궁천의 입술이 잘게 떨렸다.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아서 참느라 얼굴이 벌게졌다.

 

생각해 보니 장추람과 비슷한 면이 없지 않았다. 어쩌면 그래서 장추람을 총애했던 것일지도 몰랐다.

 

‘장 대주가 들으면 미친 듯이 웃으며 기뻐하겠군.’

 

아니면 배꼽을 잡고 구를지도.

 

대소를 겨우 참은 그는 턱을 쳐들고 대답했다.

 

“좋을 대로 생각하쇼.”

 

애매모호한 대답.

 

그래도 어쨌든 스스로 북천마궁의 사람이란 걸 시인한 이상 이름을 확인하는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네가 본 궁에 들어온 목적이 뭐지, 장추람? 북천마제의 명령을 받고 저 마차에 타고 있는 서문려려, 아니지, 헌원려려를 데려가려고 온 것이 아니더냐?”

 

북궁천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알아낸 게 무척이나 대단하다는 듯.

 

“크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헌원려려를 데려가려고 온 것은 사실이니까.”

 

마제의 명령을 받고 온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원해서 온 것이지.

 

마제가 직접!

 

구양환은 북궁천이 한 말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내 아들과 선우중을 궁지로 몰아넣은 것도 헌원려려를 빼돌리려고 그런 것이냐? 내 아들이 악인이 되어야 헌원려려가 자유의 몸이 되니까 말이다.”

 

그가 대동한 무림맹의 장로와 강호명숙은 십칠팔 명. 그는 그들에게 단화린의 정체와 목적을 알려 주고자 했다.

 

그리고 그들이 술렁이는 걸 보니 어느 정도 성공한 듯했다.

 

그런데 순순히 대답하던 북궁천이 그 말을 듣고 실소를 지었다.

 

“어이가 없군. 이보십쇼, 궁주. 그놈들이 천하의 어떤 사악한 놈들보다 나쁜 놈들이라는 것은 이미 밝혀졌습니다. 더구나 구양우경이란 놈이 천하의 개자식이라는 건 많은 사람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지 않았습니까? 그 일 때문이라면 궁주는 오히려 나에게 고맙다고 해야 합니다. 그 개자식과 선우중이란 잡놈이 삼성궁을 완전히 말아먹기 전에 막아 줬으니까.”

 

개자식, 잡놈.

 

대놓고 그런 말을 쓰는 것은 자신을 놀리겠다는 뜻.

 

분노가 끓어오른 구양환은 눈빛을 새파랗게 번뜩였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분노를 참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그 때 선우명이 참지 못하고 살광을 번뜩이며 북궁천을 다그쳤다.

 

“이놈! 말을 함부로 하지 마라!”

 

북궁천의 싸늘해진 눈이 그를 향했다.

 

“마도의 사악한 자들보다 더 악독한 놈들이어도 삼성궁의 자식들이니 봐줘야 한단 말이오?”

 

“네 이놈! 오랑캐 땅의 마인 따위가 감히 누구를 욕보이는 것이냐!”

 

“오랑캐 땅의 마인? 그거 재미있는 말이군. 그런데 내가 당신들에게 해를 끼친 적 있던가? 나는 어떤 개잡종들처럼 사악한 짓을 저지른 적도 없는데? 아, 당신들을 위해서 천사교도를 죽인 적은 있군. 어디 대답해 보쇼, 그게 그렇게 잘못한 거요? 내가 정말 나쁜 놈처럼 보이시오?”

 

선우명은 씩씩거리기만 할 뿐 대답을 못했다.

 

할 수가 없었다.

 

단화린이 북천마궁의 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잘못한 것이 없으니까. 잘못은커녕 단풍의 산채에서 그들을 구해 주지 않았던가?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머뭇거렸다.

 

그 때 구양환이 손을 들어서 선우명을 말렸다. 자칫하면 상대의 술수에 말려들지 몰랐다.

 

“잠깐 참게, 가주.”

 

그러고는 선우명이 입을 꾹 닫고 물러서자, 북궁천을 노려보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겠다. 선우중을 왜 죽였느냐? 혹시 밝힐 만한 것이 없게 생겼으니까 죽인 것 아니냐?”

 

생각지도 못한 말.

 

북궁천이 이마를 찌푸리며 반문했다.

 

“선우중이 죽었다고?”

 

“그렇다. 네가 떠나기 전에 시신이 발견되었지.”

 

“그런데 왜 제가 죽인 것처럼 말씀하시는지 모르겠군요.”

 

“혹시 아느냐? 죄가 없다는 게 밝혀지면 곤란해질까 봐 죽였을지.”

 

“그놈의 팔다리를 모조리 잘라서 죽이고 싶은 마음이야 어찌 없겠습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같은 마음일 텐데. 하지만 저는 그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죽이지 않았다고?”

 

“그렇습니다. 죽일 거라면 뭐하러 생포합니까? 잡을 때 현장에서 목을 잘라 버렸으면 간단한데.”

 

그 말에는 구양환도 토를 달지 못하고 말을 돌렸다.

 

“좋다. 네가 정말 선우중을 죽이지 않았다면, 철은보로 돌아가서 순순히 조사를 받아라. 함께 오신 무림맹의 장로와 강호명숙들께서 모든 일에 참관할 것이니 안심하고 순순히 따르도록 해라.”

 

북궁천은 단호한 표정으로 구양환의 제안을 거부했다.

 

“저는 조사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싫어도 가야 한다. 이 자리에서 죽고 싶지 않다면.”

 

“돌아가고 싶지 않으니 선우중을 죽인 범인은 당신들이 알아서 잡으십시오.”

 

“결국 권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들겠단 말이군. 네가 끝까지 거부한다면 어쩔 수 없이 무력으로 제압하는 수밖에.”

 

북궁천의 입가에 조소가 떠올랐다.

 

“보아하니 그걸 바라고 온 것 같은데, 쓸데없는 말장난은 그만합시다.”

 

냉랭히 말한 그는 이정한 등을 돌아다보았다.

 

“정한, 너희들은 한쪽으로 물러나라. 이건 나의 싸움이다.”

 

태극문 제자들에게 있어 삼성궁의 수뇌부는 평소 마주서는 것조차 두려운 거물들이다.

 

맞선다는 생각 자체만으로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고수.

 

그럼에도 이정한은 이를 악물고 검을 뽑았다.

 

“그럴 순 없습니다, 대형!”

 

비겁하게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아니, 물러설 수 없었다.

 

초강도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서 물러나면 사부님께서도 저희를 욕하실 겁니다.”

 

동호량과 이조량도 검을 뽑았다.

 

“죽으면 한 번 죽지 두 번 죽습니까? 저희도 싸울 겁니다, 대형!”

 

표정을 보니 말한다 해서 들을 것 같지도 않다.

 

북궁천은 할 수 없이 마차를 그들에게 맡겼다.

 

마차에 있는 헌원려려는 서문각의 수양딸. 삼성궁도 함부로 공격하지 않을 터. 현재로선 가장 안전한 곳이었다.

 

“그럼 너희는 마차를 보호하고 있어라. 저들도 생각이 있는 자들이라면 아무 죄도 없는 너희들까지 죽이겠다고 하진 않겠지.”

 

냉랭한 북궁천의 목소리에 둘러싼 자들 몇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 때 헌원려려가 마차 문을 열고 나왔다. 그녀가 구양환을 향해 사정했다.

 

“궁주님, 이분은 선우 공자를 죽일 분이 아니에요. 그동안 이분이 천사교와 싸우며 많은 사람을 구해 준 공을 봐서라도 그냥 보내 주세요.”

 

구양환은 얼마 전만 해도 아들의 부인이 될 여자가 원수나 다름없는 자를 위해 사정하자 더 화가 났다.

 

“네가 뭘 안단 말이냐? 뭐 하느냐? 놈을 잡아라!”

 

검신대 무사 다섯이 먼저 앞으로 나섰다.

 

“무슨 짓이에요!”

 

공손설이 놀라서 소리쳤다.

 

하지만 그들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북궁천을 향해 몸을 날리며 검을 뺐다.

 

“들어가 있어라, 려려!”

 

북궁천은 헌원려려를 향해 소리치고 검을 잡았다.

 

그 순간, 검신대원 다섯이 그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찰나였다.

 

북궁천이 검을 뽑음과 동시에 허공을 사선으로 갈랐다.

 

묵빛 뇌전이 호선을 그리며 두 사람의 몸을 가르고 지나갔다.

 

그게 시작이었다.

 

북궁천의 검이 방향을 바꿔 섬전처럼 뻗어 나가자 또다시 한 사람의 목에 구멍이 뚫렸다.

 

그리고 허공을 일자로 가른 일검에 나머지 두 사람의 몸이 갈라졌다.

 

단 세 번의 변화로 검신대원 다섯을 처리한 북궁천은 팔성의 공력을 끌어 올렸다.

 

“이제부터 누구든!”

 

쿵!

 

한 걸음 내디딘 그가 오연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 앞을 막는 자는 죽는다!”

 

화악!

 

그의 전신에서 가공할 기운이 피어났다.

 

“죽고 싶은 자는 얼마든지 덤벼라!”

 

그 때 신도가의 장로인 선우경과 삼성궁에 빈객으로 있는 섬전창 오관이 북궁천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선우경은 조카인 선우중의 복수를 위해, 오관은 공명심에 사로잡혀 나선 터였다.

 

뒤늦게 합류한 그들은 소문만 들었기에 북궁천의 강함을 믿을 수 없었다.

 

나이 어린 북궁천이 강하면 얼마나 강할 것인가!

 

단숨에 오 장의 거리를 좁힌 그들은 북궁천을 향해 검과 창을 뻗었다.

 

검과 창에서 일어난 기의 회오리가 좌우에서 북궁천을 향해 밀려들었다.

 

바위에 깊숙이 박힌 철주처럼 우뚝 선 북궁천은 선우경을 향해 묵혼을 뻗고, 오관을 향해 앙천회류장을 펼쳤다.

 

쩌저정

 

벼락처럼 뻗어 나간 묵빛 검강이 선우경의 검과 몸을 동시에 날려 버렸다.

 

그와 동시, 앙천회류장에 휘말린 오관의 창이 부러질 것처럼 휘어졌다.

 

허공에 떠 있는 오관의 두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진 순간, 북궁천이 좌수를 뒤집으며 장을 권으로 바꾸어 내질렀다.

 

콰앙!

 

“크억!”

 

비명을 내지른 오관이 삼 장을 날아가 땅에 처박혔다.

 

내로라하는 절정고수 둘이 단 일격에 항거 불능이 되자 군웅들의 안색이 급변했다.

 

“맙소사! 저렇게 강했단 말인가?”

 

“소문보다 더하군.”

 

쿵!

 

북궁천이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쏴아아아아!

 

숨 막히게 하는 기운이 전방을 향해 밀려갔다.

 

북천명왕공이 실린 일 보를 내디딘 그가 등조립과 구양환을 향해 검을 돌렸다.

 

“애꿎은 사람들을 내세우지 말고 그대들이 나서라!”

 

해일처럼 밀려드는 가공할 거력!

 

군웅들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멈추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등조립과 구양환, 선우명도 예외가 아니었다.

 

등조립은 자신이 물러났다는 사실이 자존심 상한 듯 코웃음 치며 앞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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