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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록 110화

무료소설 마정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7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마정록 110화

 

110화

 

 

 

 

 

 

 

그가 분노를 삭이는 동안 사용화가 계속 보고를 올렸다.

 

“놈들은 부인을 만나고 나서야 궁을 나섰답니다.”

 

“지금 어디에 있지?”

 

사용화가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곳으로 오는 중입니다.”

 

“모두 열두 명이라고 했던가?”

 

“예, 궁주. 연락 온 바로는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자들이라 합니다.”

 

“그래?”

 

잠시 생각에 잠겼던 구양환이 사용화에게 명을 내렸다.

 

“네가 그를 만나라. 그리고 그에게 오늘 밤 술시 말에 적미진(赤眉鎭) 북쪽의 공자묘로 오라고 전해라.” 

 

사용화가 흠칫하며 눈을 들었다.

 

“직접 만나시는 것은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허락하신다면 제가 먼저 대화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구양환의 눈매가 꿈틀거렸다.

 

단화린만 해도 자신보다 강하다. 그냥 강한 정도가 아니라 등조립과 선우명이 합세했는데도 이기지 못한 자다.

 

그럼에도 그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아기를 찾기 전까지는 나에게 손을 대지 못한다. 걱정 말고 그렇게만 전해.”

 

“알겠습니다, 궁주.”

 

사용화가 밖으로 나가자 구양환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직접 단화린과 싸워 본 그는 세월이 흐르면서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단화린. 내 생각이 옳다면 놈이 바로 북천마제다. 그리고 아기는 놈의 아기고.’

 

믿기 힘든 사실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했다.

 

당시에는 단화린이 헌원려려를 대하던 모습을 너무 쉽게 지나쳤다. 그런데 나중에 그 상황을 곱씹어 보니 이상한 점이 많았다.

 

헌원려려는 북천마제가 사랑하는 여인.

 

그런데 단화린은 마치 자신의 여인처럼 대하고 있었다.

 

멍청하게도 그 당시에는 그를 장추람으로 생각해서 그 점을 놓쳤다.

 

게다가 등조립과 자신, 선우명의 합공을 버텨 낼 수 있는 자가 천하에 몇이나 될 것인가?

 

천하에 알려지지 않은 기인이사가 아무리 많다 해도 다섯을 넘지 않았다.

 

그리고 그중 장성 너머의 북천에서 꼽으라면 한 사람밖에 없었다.

 

북천마제 북궁천!

 

‘영 아우가 그를 장추람으로 단정하지만 않았어도 눈치챘을 텐데…….’

 

아직 다른 사람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았다.

 

아기를 인질로 삼아서 북천마제를 이용하겠다고 하면 분명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

 

‘놈을 최대한 이용하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철저히 이용해야 돼.’

 

 

 

* * *

 

 

 

“저들이 바라는 바를 철저히 이용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유원당은 말을 하며 탁자 위의 지도를 지휘봉으로 가리켰다.

 

방 안에 모인 열두 명의 눈이 지도를 향했다.

 

“벽운당은 이곳으로, 정검단은 이곳을, 그리고 백검단은 이곳을 이용해서 삼면으로 공격하십시오. 그러면 그들은 우리를 최대한 멀리 끌어내려고 할 겁니다. 그럼 적당히 따라가는 척하다가 후퇴하십시오.”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한 선우원이 눈살을 찌푸렸다.

 

나이 쉰하나인 그는 선우명의 바로 아래 동생으로 벽운당을 맡고 있었다.

 

“군사,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면 그 자리에서 끝장내는 게 낫지 않겠소?”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면 당연히 그래야겠지요. 하나 끝장내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싸워 보지도 않고 그걸 어떻게 안단 말이오?”

 

“맞서 싸운다면 고민할 것도 없습니다. 문제는 저들이 맞서 싸우지 않고 물러설 것이 분명하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는 정검단을 책임진 남궁원이 나섰다.

 

“그럼 퇴로까지 막으면 어떻겠소?”

 

“물러서려고 작정한 자들이 퇴로를 준비해 놓지 않을 리가 없지요. 아마 퇴로를 막으려 하면 막기 전에 미리 후퇴할 겁니다. 그럼 싸워서 저들에게 피해를 입힐 틈도 없게 될 겁니다.”

 

계속 반론이 나오자 백리진이 말을 끊었다.

 

“일단 군사의 이야기를 더 들어 봅시다.”

 

그가 이번 싸움의 총지휘를 맡기로 한 터였다.

 

유원당은 백리진을 향해 고개를 숙여 보이고 마저 말을 이었다.

 

“후퇴하다 보면 저들이 다시 발길을 돌릴 겁니다. 그럼 안으로 끌어들인 뒤에 다시 공격하십시오. 기회는 두 번 정도. 많으면 세 번까지 있을 겁니다. 그 안에 최대한 피해를 입혀야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우리 측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저들의 술수에 말려들지 않기 위함이니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저들이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이면 어떡해야 하오?”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일 유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정면 격돌. 하나는 물러선 후 되돌아오지 않는 것. 하지만 둘 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정면 격돌을 택하면 힘으로 밀어붙이면 될 것이고, 물러선 후 되돌아오지 않으면 그냥 물러서면 됩니다.”

 

한쪽에서 조용히 듣고만 있던 위효릉이 시큰둥한 어조로 말했다.

 

“좀 싱겁군.”

 

“저들은 전면전인 공격을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그 전에 우리를 흔들어서 밖으로 끌어낸 후 피해를 입히겠다는 속셈처럼 보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말려들지 않으면 급해지는 쪽은 저들입니다.”

 

백리진이 그쯤에서 결론을 지었다.

 

“인원은 어느 정도 보낼 생각이오?”

 

“사백 명으로 구성할 생각입니다.”

 

“출동 시간은?”

 

“유시 초에 출발해 주십시오.”

 

 

 

* * *

 

 

 

내향으로 향하던 북궁천은 관도 저만치서 빠르게 다가오는 사람들 중 눈에 익은 자를 발견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저자는 검신대 대주라는 사용화?’

 

이정한과 동호량, 초강도 그를 알아보고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사용화가 명령을 내리는 바람에 검신대가 그들을 공격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잠시 후.

 

사용화가 다섯 명의 수하와 함께 북궁천 일행 앞에 멈춰 섰다.

 

북궁천도 걸음을 멈추고 사용화를 지그시 노려보았다.

 

구양환에게 소식이 전해졌을 거라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다. 만남을 주저하지 않을 거라는 것 또한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빠른 만남이었다.

 

자신이 유리한 곳에서 기다리지 않고 굳이 사람을 보냈다는 것은 뭔가 숨겨진 뜻이 있다는 말.

 

일단은 그 뜻을 아는 게 먼저였다.

 

“구양 궁주가 보내서 왔나?”

 

북궁천이 대놓고 반말로 묻자 사용화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는 자존심이 상했지만 감히 반발하지 못했다.

 

얼굴이 바윗덩이처럼 굳은 그는 구양환의 말을 전했다.

 

“그렇소. 궁주께서 오늘 밤 술시 말에 적미진 북쪽에 있는 공자묘에서 그대를 만나고자 하시오.”

 

역시 자신의 예상대로다.

 

내향에서 만나는 걸 원치 않는다는 것은 남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나는 석검장에 가서 만났으면 하는데.”

 

“고집을 피우면 그대에게도 좋을 일이 없을 거요.”

 

북궁천의 입매가 슬쩍 비틀어졌다.

 

“좋을 일이 없다? 그대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군.”

 

사용화의 수하 중 하나가 눈을 치켜뜨고 앞으로 나서며 버럭 소리쳤다.

 

“대주께 말을 삼가시오!”

 

이때라는 듯 냉호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이제는 별게 다 나서는군.”

 

미끄러지듯이 나아간 그의 손이 등 뒤로 돌아가는가 싶더니 허공이 사선으로 갈라졌다.

 

쉬아악!

 

오싹한 느낌에 급히 검을 빼든 검신대원은 전력을 다해서 냉호의 칼을 막았다.

 

쩡!

 

“크으읍!”

 

신음을 흘리며 서너 걸음 뒤로 물러선 검신대원은 창백해진 얼굴을 들어 냉호를 바라보았다.

 

냉호가 차가운 눈빛으로 검신대원을 노려보며 도를 도집에 집어넣었다.

 

“다음에는 목이 잘릴 거다. 죽고 싶지 않으면 자리를 봐 가면서 나서라.”

 

사용화의 눈빛이 새파랗게 번뜩였다.

 

“말을 전하러 온 사람에게 너무한다고 생각지 않나?”

 

냉호의 입가에 조소가 걸렸다.

 

“다 죽이고 못 들었다고 할 수도 있지. 어디 그렇게 해 볼까?”

 

기선을 제압당한 사용화는 이를 지그시 악물었다.

 

검신대원을 공격할 때 막을 수 있는데도 그냥 놔두었다. 상대의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검신대원 중에서도 최고의 정예라 할 수 있는 일조무사가 일초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는 건 생각도 못 했던 일이다.

 

그는 주먹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며 냉랭히 말했다.

 

“너희들이 그래 봐야 아기만 힘들어질 거다.”

 

순간, 북궁천이 서릿발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사용화를 직시했다.

 

“한 번만 더 아기 운운하면 죽는다. 명심해.”

 

“이…….”

 

사용화는 더 참지 못하고 욱해서 한 소리 하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북궁천의 눈과 마주친 순간, 마치 얼음동굴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든 것이다.

 

북궁천은 얼어붙은 사용화를 노려보며 입을 거의 열지도 않은 채 나직이 말했다.

 

“네 주인에게 가서 전해. 술시에 공자묘로 간다고. 알아들었으면 그만 꺼져. 보고 있으면 죽이고 싶어지니까.”

 

사용화는 분노를 억누르고 돌아섰다.

 

단화린은 예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아기 때문인 듯했다.

 

그런데 왜 자신의 아기도 아니면서…….

 

그 때였다.

 

문득 어떤 생각이 든 그는 어깨를 부르르 떨었다.

 

‘서, 설마 단화린이……?’

 

그는 고개를 돌려서 확인하고 싶은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그럴지도 몰라. 그래서 궁주가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일지도…….’

 

북궁천은 멀어지는 사용화 일행을 보며 우두둑 소리가 나도록 주먹을 움켜쥐었다.

 

‘흥, 구양환. 네 속셈이 뭔지 들어는 주겠다.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마라.’

 

 

 

* * *

 

 

 

“뭐야? 단화린이 돌아왔어?”

 

천종원은 고개를 들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잠은각 전령이자 천종원의 조카뻘인 청년은 자신이 아는 바를 그대로 전했다.

 

“예, 숙부. 그들은 지금 적미진의 객잔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가 언제 돌아온 거지?”

 

“오전 무렵에 나타나서 한바탕 휘젓고 나갔습니다. 구양 장로가 입단속을 해서 저희 잠은각도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구양 장로가 입단속을 해? 왜?”

 

“각주께서 알아본 바로는 단화린이 서문려려, 아니, 헌원려려의 아기를 찾으러 왔다고 합니다.”

 

천종원의 반응도 천유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슨 소리야? 헌원려려의 아이라니?”

 

“왜 영선원에서 주워 온 아기를 하나 키우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아기가 바로 헌원려려의 아기라고 합니다.”

 

천종원은 어이가 없었다.

 

“정말 어이가 없군.”

 

“더 어이없는 것은 그 아이가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아기가 사라져?”

 

“예, 숙부. 각주께서는…….”

 

전령의 보고를 들은 천종원은 이마를 잔뜩 찌푸리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한참 만에 인상을 편 그의 입에서 나직한 말이 흘러나왔다.

 

“결국 궁주가 아기를 이용하려고 한단 말이군.”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숙부. 각주께선 궁주님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라고 하셨습니다.”

 

“알았다. 그 일은 우리가 맡으마.”

 

 

 

 

 

 

 

5장. 대가

 

 

 

 

 

공자묘는 적미진 북쪽 평원과 숲이 맞닿은 곳에 있었다.

 

어둠이 짙어진 술시 말.

 

공자묘의 정문으로 십여 명이 다가갔다. 북궁천 일행이었다.

 

그들이 다가가자, 닫혀 있던 정문이 기다렸다는 듯 활짝 열렸다.

 

그리고 안에서 사용화와 검신대원 두 사람이 나왔다.

 

사용화는 전과 달리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북궁천 일행을 맞이했다.

 

“들어오시오. 궁주께서 기다리고 계시오.”

 

북궁천은 고개만 슬쩍 끄덕이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용화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차가운 눈빛을 번뜩였다.

 

그 때 북궁천의 뒤를 따라가던 냉호가 한마디 했다.

 

“눈깔 조심해. 터질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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