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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록 129화

무료소설 마정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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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마정록 129화

 

129화

 

 

 

 

 

 

 

늦은 시각이었지만 사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더구나 천사교 무리의 행색은 등주의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조금 달랐다.

 

당시 하품을 하며 물을 버리러 나왔던 점소이가 제일 먼저 그들을 기억해 냈다.

 

“아! 그 사람들요? 저쪽으로 가던데요?”

 

점소이라는 직업답게 행색도 보다 정확하게 말했다.

 

“한 사람은 등에 보따리를 메고 있더라고요. 다른 두 사람은 검과 도를 매고 있었는데, 그중 한 사람은 키가 저보다 이만큼 컸습죠.”

 

 

 

두 번째로 그들을 기억해 낸 사람은, 술에 취해서 객잔 입구의 기둥을 마누라 다리처럼 붙들고 자던 취객이었다.

 

“꺼억, 우리 마누라가 나 잡으러 보낸 놈들인 줄 알았더니 아니지 뭐야. 근데 술 없어? 딱 한 잔만 더 마시면 좋겠는데. 그 자식들? 내가 눈을 부릅뜨고 쳐다봤더니 저쪽으로 도망가더군. 보따리 멘 걸 보니 밤손님들 같던데? 왜, 뭐 잃어버렸어? 술값 안 내고 도망간 놈들이야? 꺼어억, 이봐. 정말 술 없어?”

 

취객이 횡설수설하며 가리킨 곳은 등주에서 가장 복잡한 골목길이 얽혀 있는 삼구통이었다.

 

밤에 잘못 들어가면 뒤통수를 얻어맞고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곳. 흑도의 건달들도 혼자서는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 곳.

 

대신 그만큼 도망자들에게는 안전한 곳이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수집된 정보는 취향루의 뒤채에 머물고 있는 북궁천 일행에게 속속 전해졌다.

 

일단 놈들이 등주에 들어온 것은 확실했다.

 

대로를 지나갔으며, 골목이 얽히고설킨 삼구통이라는 지역으로 들어간 것도 분명해 보였다.

 

또한 어느 곳으로도 아직 나가지 않은 상태였다.

 

북궁천은 삼구통을 직접 수색해 보기로 했다.

 

세 번 꺾어지면 길을 잃고, 아홉 번 꺾어지면 정신마저 잃는다는 곳이 삼구통이다.

 

그러나 길도 복잡했지만, 그보다 그곳을 지배하는 흑미당(黑尾堂)이라는 곳이 더 골칫거리였다.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들은 동전 한 푼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 자식들을 돈 몇 푼에 파는 것은 다반사였다. 심지어 소문으로만 무성한 흑점(黑店)이 그 안에 있다는 말도 있었다.

 

인육을 돈육처럼 파는 곳 말이다.

 

오죽하면 관에서 일천 병력을 투입해 삼구통의 남자들을 모조리 잡아 죽인 적이 있었다.

 

당시 삼백이 넘는 사람이 죽었다. 그중에는 죄 없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관에서는 누가 흑미당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를 죽였다.

 

그러나 삼 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흑미당은 다시 세를 키웠다. 그들은 복수를 한다며 관의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의 처자식들을 납치했다.

 

결국 관은 그들과 암암리에 협상하는 길을 택했다.

 

삼구통에서 나오지만 않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져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 후로 삼구통은 등주에서 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유일한 곳이 되었다.

 

등주의 밤거리에서 나름대로 힘 좀 쓴다는 취향루의 보표들도 그곳만큼은 들어가기를 꺼렸다.

 

북궁천은 삼구통에 대한 설명을 듣고 냉소를 지었다.

 

“천사교 놈들과 어울리는 곳이군.”

 

“정말 삼구통으로 들어갈 거요?”

 

조무성이 찝찝한 표정으로 물었다. 임강령에게 도와주겠다고 답했으니 뒤로 빠질 수도 없었다.

 

장추람이 그의 말을 듣고 조소를 지었다.

 

“가기 싫으면 당신은 빠져도 돼.”

 

“누가 빠지겠다고 했소?”

 

조무성이 발끈하며 한소리 내지르고 검을 들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줄 아쇼? 더러워서 피하는 거지. 갑시다.”

 

 

 

삼구통의 골목길은 여우가 아홉 개의 굴을 파 놓은 것처럼 얽혀 있었다.

 

흙벽돌과 판자로 대충 만들어진 집은 얽히고설켜서 어디가 입구고 어디가 출구인지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였다.

 

북궁천은 그 많은 집을 다 뒤져 볼 생각이 없었다.

 

상대는 무공을 지닌 자들. 그것도 제법 강한 자들이다. 그들이 삼구통에 들어갔다는 건 조력자가 그곳에 있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일단 무공을 익힌 자들을 찾다 보면 그들의 꼬리가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니면 흑미당이라는 족속들을 닦달할 수도 있는 일이고.

 

북궁천과 일행들은 그렇게 계획을 잡고 각자 다른 방향을 택해서 삼구통 깊숙이 들어갔다.

 

북궁천은 정면으로 걸으며 삼구통을 관통했다.

 

삼구통 안에서 첫 번째 반응을 보인 것은 북궁천이 오십여 장 들어갔을 때였다.

 

“뭐 하는 새낀데 이 밤중에 여길 들어온 거냐?”

 

보란 듯이 골목길을 걷던 북궁천은 고개를 돌려 소리 난 곳을 바라보았다.

 

까치집처럼 흐트러진 머리카락으로 얼굴이 반쯤 가려진 장한이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지나치려던 북궁천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에게 말을 걸었다.

 

“삼구통 안을 잘 아나?”

 

“물론 잘 알지.”

 

“그럼 흑미당도 알겠군.”

 

“흑미당? 그게 뭐 하는 거지? 먹는 건가?”

 

“말장난할 시간 없다. 흑미당 사람이든 아니든, 흑미당을 이끄는 자가 어디에 사는지는 알고 있겠지?”

 

장한이 이를 드러내며 피식 웃었다.

 

“글쎄.”

 

“나를 그에게 안내해라. 대가는 충분히 주지.”

 

“죽고 싶으면 너나 혼자 뒈져. 나는 가기 싫으니까.”

 

“알고 있단 말처럼 들리는군.”

 

“알면 어쩔 건데?”

 

“알고 있는 이상 너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

 

“크크크, 미친놈.”

 

그 때였다.

 

북궁천이 서 있는 좌우 판잣집에서 네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손에는 각양각색의 무기가 들려 있고 눈에서는 살기가 번들거렸다.

 

그제야 장한이 일어나며 북궁천을 윽박질렀다.

 

“어디 누가 죽는지 볼까? 품속에 제법 많은 것이 들어 있을 것 같은데, 전부 내놓고 간다면 목숨은 살려 줄 수도 있지.”

 

장한이 말을 하는 사이, 뒤쪽으로 다가오던 자들 중 하나가 몸을 날리며 낫처럼 생긴 무기로 북궁천의 등을 찍었다.

 

쾅!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알 틈도 없이 달려들었던 자가 날아가서 돌담에 처박혔다.

 

하지만 접근하던 자들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북궁천을 향해 달려들었다.

 

북궁천은 그들을 돌아보지도 않고 좌수를 휘둘렀다.

 

퍼버벅!

 

세 사람이 붕 날아가더니 돌담과 판자벽에 부딪친 후 널브러져서 발에 밟힌 생쥐처럼 꿈틀거렸다.

 

손짓 한 번으로 상황을 종료시킨 북궁천은 머리가 흐트러진 장한을 향해 우수를 뻗었다.

 

강력한 허공섭물에 쭉 딸려 온 장한의 목이 북궁천의 손에 잡혔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대신 나를 공격한 대가는 치러야겠지.”

 

“끄으으으으.”

 

“안내할 거면 눈을 깜박여라. 셋을 셀 시간 동안 답이 없으면 하기 싫다는 뜻으로 알겠다.”

 

장한은 북궁천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을 보고는 상대의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걸 직감하고 안색이 흙빛이 되었다.

 

그사이에도 북궁천의 손에는 힘이 더욱 가해졌다.

 

장한은 목뼈가 부러질 것 같자 정신없이 눈을 깜박였다.

 

북궁천은 장한은 한쪽에 내던졌다.

 

“안내해.”

 

“크으윽, 왜 당주를 만나려고…….”

 

“찾아야 할 자들이 있다. 쓸데없는 행동은 하지 마라. 삼구통이 지옥으로 변하는 걸 보고 싶지 않으면.”

 

 

 

안으로 이백여 장을 들어가자 축시인데도 불이 켜진 집이 보였다.

 

입구 근처에서 졸고 있던 자가 다가가는 북궁천과 장한을 보고 짜증을 냈다.

 

“너희들, 이 시간에 뭐야?”

 

북궁천은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앞서 걷는 장한에게 물었다.

 

“여기가 맞나?”

 

“맞습니다.”

 

그 말에 북궁천이 앞으로 나섰다.

 

입구 근처에 있던 자 둘이 앞을 가로막았다.

 

“뭐냐고 묻잖아!”

 

북궁천은 개의치 않고 걸음을 옮기며 손을 털었다.

 

그의 가벼운 손짓에 두 사람이 붕 날아서 한쪽에 처박혔다.

 

뒤이어 닫힌 문을 향해 우수를 뻗었다.

 

쾅!

 

정문이 박살 나며 부서진 잔해가 집 안쪽으로 쏟아졌다.

 

뒤쪽에 멍하니 서 있던 장한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진짜 무식한 자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진짜로 무작정 쳐들어갈 줄이야.

 

그는 자신의 목을 쓰다듬었다.

 

대항을 포기한 게 얼마나 다행인가 말이다.

 

“무슨 일이야?”

 

“어떤 새끼가 지랄을 떠는 거냐?”

 

“조용히 안 해!”

 

안쪽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북궁천은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며 쌍장을 휘둘렀다.

 

소리를 지르며 나오던 자들이 스스로 몸을 날린 것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

 

단숨에 건물 하나를 지난 그는 넓은 마당이 나오자 걸음을 멈추고 좌우를 둘러보았다.

 

후줄근한 사람들이 사방에서 개미 떼처럼 쏟아져 나왔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세.

 

그들 중에는 제법 강한 기운을 지닌 자들도 몇 섞여 있었다.

 

죄를 지은 강호인들이 삼구통에서 숨어 지낸다더니 그런 자들인 듯했다.

 

“누가 당주냐?”

 

“네놈의 팔다리를 모조리 잘라 놓고 대답해 주마.”

 

나직이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세 사람이 전면에서 걸어 나왔다.

 

말로서는 통하지 않을 상황.

 

북궁천도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

 

“말하기 싫다면 말하고 싶게 만들어 주지.”

 

그 때였다.

 

지붕 위에서 두 사람이 날아내렸다.

 

장추람과 냉호였다.

 

“주군께 무례한 놈은 죽는다!”

 

“살고 싶으면 묻는 말에 대답해!”

 

냉랭히 소리친 그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도검을 휘둘렀다.

 

살기 가득한 폭풍이 밤하늘을 가르며 휘몰아쳤다.

 

“으악!”

 

“헉!”

 

“끄어억!”

 

동시다발적으로 튀어나오는 비명!

 

북궁천을 향해 다가들던 자들 십여 명이 한순간에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흑미당 패거리가 아무리 지독하다 해도 상대는 북천을 휘젓던 고수들이다.

 

독기와 숫자만으로 상대하기에는 힘의 격차가 너무나 컸다.

 

장추람과 냉호는 마당 중앙으로 나온 자들을 모두 쓰러뜨리고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

 

마치 안에 있는 자들을 다 죽여야 손을 멈출 것 같은 기세였다.

 

“멈춰라!”

 

건물 안쪽에서 다급한 외침이 들린 것은 삼십여 명이 쓰러진 후였다.

 

“물러서 있어라, 추람, 냉호.”

 

북궁천의 명령이 떨어진 후에야 장추람과 냉호가 손을 멈췄다.

 

그 잠깐 사이에도 칠팔 명이 더 쓰러졌다.

 

도살이나 다름없는 싸움이 멈춘 직후 안쪽에서 십여 명이 우르르 나왔다.

 

그들은 마당에 펼쳐진 참혹한 광경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네놈들은 누군데 이곳을 공격한 것이냐?”

 

중앙에 서 있던 중년인이 눈을 치켜뜨고 소리쳐 물었다.

 

북궁천이 마당의 중앙으로 걸어가며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

 

“그대가 흑미당의 당주인가?”

 

중년인의 눈빛이 거세게 떨렸다.

 

눈이 마주친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혔다.

 

그는 직감적으로 자신이 상대할 수 없는 자라는 걸 깨닫고 핌을 꿀꺽 삼켰다.

 

“그렇다. 대체 왜 이런 짓을 저지른 것이냐?”

 

“한 가지 일만 처리해 주면 조용히 떠나겠다. 하고 안 하고는 그대의 자유다. 단, 거부하면 오늘부로 흑미당은 사라진다.”

 

수하들을 수십 명이나 죽었다.

 

그런데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을 처리해 달라니.

 

흑미당주 역주심은 어이가 없었지만 강하게 반발할 수가 없었다.

 

단순한 협박이 아니다. 정말 그렇게 하고도 남을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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