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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록 150화

무료소설 마정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6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마정록 150화

 

150화

 

 

 

 

 

 

 

“이번에 살아서 돌아가면 저도 장가를 가 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래? 그거 반가운 소리군.”

 

냉호는 전쟁터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놈이 장가는 무슨 장가냐며 혼자 산다고 했던 터였다. 그런데 심경에 변화가 온 듯했다.

 

그리고 그의 심경을 변화시킨 사람은 다름 아닌 장추람이었다.

 

“저 멋대가리 없는 장가 놈에게 뒤질 수는 없잖습니까?”

 

“겨우 그 이유야?”

 

“저에게는 그 정도만으로도 이유가 충분합니다.”

 

“좌우간 잘 생각한 거다. 혼자 사는 것보다는 둘이 사는 게 낫지. 자식도 많이 낳고 말이야.”

 

그 때 주렴이 걷히고 다섯 사람이 객잔 안으로 들어왔다. 모두 무기를 지닌 무사들이었다.

 

그중 넷은 삼사십 대 남자들이었고 한 명만 이십 대 중반의 여인이었는데, 서 있는 위치와 표정으로 봐서 남자들이 여인을 호위하는 듯했다.

 

북궁천은 그들을 주시했다.

 

이곳은 상주. 천사교의 눈이 그물처럼 퍼져 있는 곳.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오셨습니까요, 아가씨!”

 

점소이가 그들을 보더니 쪼르르 달려갔다.

 

“자리 하나 만들어 봐.”

 

여인은 투박한 말투로 명령을 내리듯이 말하고 객잔 안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북궁천 일행을 발견하고는 눈빛을 반짝였다.

 

“저쪽이 좋겠군.”

 

막 돌아서려던 점소이는 여인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왠지 모르게 찝찝한 기분이 드는 무사들 옆자리가 비어 있었다.

 

점소이는 조금 불안했지만 그녀의 말을 거부할 용기가 없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탁자를 바로 닦아 드리겠습니다.”

 

 

 

북궁천은 여인 일행이 자신의 옆자리에 앉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점소이의 말투나 여인의 표정을 보니 이곳에 자주 온 듯했다.

 

문제는 그들이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어디서 온 친구들인가?”

 

옆자리에 앉은 자들 중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이는 중년인이 북궁천을 바라보며 물었다.

 

마흔을 조금 넘은 듯했는데 단정하게 손질한 콧수염과 깊게 들어가서 차갑게 느껴지는 눈이 인상적인 자였다.

 

“저 위쪽에서 왔소.”

 

북궁천의 짧은 대답에 중년인이 눈살을 찌푸렸다.

 

“위쪽? 막연한 대답이군.”

 

“아마 우리가 돌아다닌 거리를 따지면 만 리가 넘을 거요.”

 

북궁천은 사실대로(?) 말하고 술잔을 잡았다.

 

그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 중년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흠, 하긴 여기저기 돌아다녔으면 그렇게 답할 수도 있겠군.”

 

“그보다는 말하기가 싫어서 대충 대답한 것 같은데?”

 

여인이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북궁천을 건드렸다.

 

조금 가늘면서도 붉은빛이 유난히 짙은 입술가로 번지는 옅은 웃음. 그 바람에 입술 끝에 있는 작은 점이 살짝 위로 올라갔다.

 

북궁천은 그녀를 직시했다.

 

여인답지 않게 투박한 말투. 약간 비웃음이 섞인 듯했지만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가 살아온 북천은 거친 땅이다. 거친 성격의 여인을 대할 때가 가끔 있어서 그런 말투가 낯설지 않았다.

 

“맞아. 자세히 말하기 귀찮아서 대충 둘러댔지. 제법 똑똑하군.”

 

북궁천이 순순히 인정하자 여인이 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배짱이 두둑한데? 마음에 들어.”

 

“난 임자 있는 몸이야. 신경 꺼, 여자.”

 

“난 연소랑이야. 이름이 뭐지?”

 

“지금 식사 중인 거 안 보여? 건들지 마.”

 

“이름을 말해 봐. 여자의 이름을 들었으면 자신도 이름을 밝혀야 하는 거 아냐?”

 

“누가 물어봤어?”

 

끝내 연소랑이 깔깔거리며 소리 내어 웃었다.

 

“깔깔깔, 남자가 이름 하나도 못 밝히다니. 혹시 밝히면 안 될 이유라도 있는 거 아냐?”

 

“알면 됐어.”

 

“호오, 그래? 이거 수상한데?”

 

그 때 여인의 일행 중 장한 하나가 일어나서 북궁천의 자리로 걸음을 옮겼다.

 

옆구리에 칼이 매달려 있는데, 걸을 때마다 철그럭거리는 소리가 걸음과 조화를 맞춰서 울렸다.

 

“아가씨께서 호의를 가지고 물으시는데 왜 대답을 못 하겠다는 거냐? 정말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이유라도 있는 것 아냐?”

 

“거 귀찮군. 말하기 싫어서 안 하는 건데,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진짜 수상한 놈이군.”

 

장한은 이마를 찌푸리며 도병에 손을 얹었다.

 

그 때 냉호가 느릿하게 고개를 돌리더니 나직이 말했다.

 

“그 칼 빼면 죽어.”

 

“뭐야? 뭐 이런 새끼들이……!”

 

장한이 발끈해서 도병을 잡자, 연소랑이 손을 들어 말렸다.

 

“물러서, 한추.”

 

장한은 냉호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마지못한 표정으로 물러섰다.

 

연소랑은 그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자 싱글싱글 웃으면서 물었다.

 

“이봐, 이곳에는 무슨 일로 왔지?”

 

“그야 볼일이 있어서 왔지.”

 

“어디 갈 곳은 있어?”

 

“걱정 마, 여기다 방을 잡아 놓았으니까.”

 

“깔깔깔, 그거 말고.”

 

“그럼 뭘 알고 싶은 건데?”

 

“이곳에 오면서 아무 말 못 들었어? 무작정 왔나 보지?”

 

무작정 온 것이 아니다. 절실한 이유가 있어서 왔다.

 

하지만 자신의 목적을 말할 수는 없는 일. 더구나 연소랑의 말투 속에 뭔가가 숨겨진 것처럼 느껴진다.

 

북궁천은 그녀를 떠보기 위해서 별소리 다 한다는 투로 대충 대꾸했다.

 

“계획이 없긴? 천사교에 들어갈 수 있으면 들어가고, 아니면 한몫 챙길 생각이야.”

 

“정말 천사교에 들어갈 생각이야?”

 

“여기에 온 사람들은 다 그런 생각으로 온 것 아닌가?”

 

“정말 그렇게 생각해?”

 

“천사교에 들어갈 것 아니면 사람들이 왜 여기에 오는 건데?”

 

“여기만큼 마도무사들에게 편한 곳이 없으니까. 이곳에선 정파 놈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거든.”

 

천사교가 좋아서라기보다 정파의 눈치를 보기 싫어서 왔다는 말. 그 내면에는 천사교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뜻이 숨겨져 있다.

 

“천사교가 마음에 안 드나?”

 

무심코 뱉은 북궁천의 말에 연소랑의 표정이 처음으로 굳어졌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서 주위를 둘러보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그 말을 할 때는 한 번 더 생각하고 해. 잘못하면 걸어가다가 목이 떨어지니까.”

 

북궁천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는 자신뿐만이 아니라 세상사람 대부분이 미처 모르고 있는 상황이 상주에서 펼쳐지고 있음을 직감했다.

 

천사교 때문에 마도무사들이 모여들지만 천사교가 좋아서 모여든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조금 전 연소랑의 말대로 편하기 때문에 온 것일 뿐.

 

결국 상주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다.

 

천사교를 따르는 자와 따르지 않는 자.

 

그런데 조금 전, 연소랑이 갈 곳이 있느냐고 물었다.

 

생각해 보니 아는 자들이 있냐는 질문이었나 보다.

 

상주에 머무는 자들끼리도 패가 갈라져 있다는 말.

 

하긴 세상 어디든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반드시 패거리가 갈라지는 법이다. 이상할 것도 없었다.

 

“흠, 이제 보니 이곳 상황도 복잡하군. 여자, 나는 이곳 상황을 잘 모르니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봐라.”

 

연소랑의 입가에 다시 웃음이 떠올랐다.

 

“생긴 것치고는 눈치가 빠르군.”

 

생긴 게 어때서?

 

“너도 그럭저럭 봐 줄 만해. 가슴이 좀 작은 게 흠이긴 하지만. 어떻게 된 게 열일곱 먹은 우리 꼬맹이보다 작냐?”

 

대범하다는 연소랑도 그 말에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하마터면 손이 가슴으로 갈 뻔했다.

 

하물며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모두가 벙 찐 표정으로 북궁천을 바라보았다.

 

연소랑 일행은 ‘뭐 저런 놈이 다 있어?’ 하는 눈빛으로 노려보고, 장추람 등은 한숨을 쉴 것 같은 표정으로 힐끔거렸다.

 

“아무에게나 그렇게 말해?”

 

“상대에 따라서.”

 

연소랑은 북궁천을 빤히 바라보더니 화끈하게 그 일을 털어 버렸다.

 

“좋아, 가슴 작은 거야 사실이니까, 뭐.”

 

어쭈?

 

북궁천은 처음으로 연소랑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위로의 말을 해 주었다.

 

“그래도 그 정도 얼굴이면 어디 가서 밉상 소리는 듣지 않을 거다. 엉덩이도 탱탱하고. 그러니 자신을 가져. 남자가 뭐, 여자 가슴만 보고 사냐?”

 

하지만 그 말을 듣고 기분 좋아할 여자가 몇이나 될까?

 

더구나 연소랑은 예뻤다. 헌원려려나 공손설에 비해서 떨어질 뿐.

 

그러니 그녀도 여자인 이상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을 수 없었다.

 

“후우…….”

 

연소랑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난생처음 만나 보는 괴상한 작자였다.

 

사실 그녀는 우연히 이곳에 와서 북궁천 일행을 만난 것이 아니었다. 목적이 있어서 접근했다.

 

그런데 처음 계획과 달리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그녀는 자신조차 이상해지기 전에 북궁천과 농담조의 이야기를 포기했다. 해 봐야 이익이 없을 듯했다.

 

“상주의 상황을 알고 싶다고 했지?”

 

“해 봐. 들을 준비는 되어 있으니까.”

 

“이곳에서는 좀 그런데, 겁나지 않으면 조용한 곳으로 가서 이야기하는 게 어떻겠어?”

 

“음식 시킨 것은?”

 

“가져가서 먹지, 뭐. 동전 두어 문만 주면 배달도 되거든?”

 

“그럼 그렇게 할까?”

 

북궁천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주에 들어온 목적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그런데 자신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자들을 만났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출발이 좋군.’

 

그 때 장추람이 연소량에게 말했다.

 

“그 이야기, 우리도 좀 듣고 싶은데. 함께 가도 되겠소?”

 

연소랑이 바라던 바였다. 말하지 않았으면 그녀가 먼저 제의했을지 몰랐다.

 

“좋을 대로 해.”

 

 

 

어두컴컴한 거리로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연소랑이 고개를 돌려 북궁천의 뒤를 바라보았다.

 

객잔에 있던 자들이 졸졸졸 따라오고 있었다. 하나같이 범상치 않아 보이는 자들이.

 

‘횡재했군. 내가 직접 나오기를 잘했어.’

 

그런데 왠지 그들의 분위기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문득 어떤 생각이 든 그녀는 북궁천을 올려다보았다.

 

“저자들, 아는 자들이야?”

 

북궁천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서 그녀의 말을 인정했다.

 

연소랑의 눈이 커졌다.

 

“혹시…… 일행?”

 

북궁천은 사실대로 말했다.

 

“떼로 몰려다니면 아무래도 이상하게 볼 것 같아서. 왜, 겁나?”

 

연소랑은 무슨 소리냐는 듯 어깨를 폈다. 그리고 좀 전에 당한 것을 확실하게 복수했다.

 

가느다란 검지로 머리를 가리키면서.

 

“아니. 덩치 큰 것들은 무섭지 않아. 대신 여기가 비어 있거든. 뭐, 당신들에게 한 말은 아니니까 화내진 마.”

 

 

 

연소랑은 북궁천 일행을 객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색창연한 장원으로 안내했다.

 

정문 위에 조양장(朝陽莊)이라는 현판이 걸린 장원은 대여섯 채의 건물과 제법 넓은 정원으로 이루어진 평범한 장원이었다.

 

하지만 북궁천은 그곳에 들어가자마자 겉보기에 평범한 그곳이 용담호혈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장추람을 비롯한 일행들도 그 사실을 알았지만 표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남들에게는 대단해 보일지 몰라도 그들 눈에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들어와.”

 

연소랑이 전각 문을 열고 고갯짓으로 안을 가리켰다.

 

북궁천은 마치 자신의 집에 오기라도 한 것처럼 태연히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일행들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소랑이 맞은편에 앉고, 그녀의 양옆으로 호위하던 자들이 앉았다.

 

안쪽 문이 열리더니 시비 둘이서 차를 가지고 나왔다. 미리 준비하기라도 한 듯 찻주전자에서 김이 모락모락 났다.

 

북궁천은 그걸 보고 한 가지 사실을 더 깨달았다.

 

‘객잔에서 우릴 만난 게 우연이 아니란 말이군.’

 

그렇다면 목적이 있다는 뜻.

 

그는 차를 들어서 입술을 축이고 연소랑에게 말했다.

 

“이제 조용한 곳에 왔으니 상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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