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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록 169화

무료소설 마정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3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마정록 169화

 

169화

 

 

 

 

 

 

 

뭐? 멍청해?

 

숙야돈은 속으로 발끈했지만, 북궁천이 제시한 방법이 솔깃해서 바로 대응하지 못했다.

 

“으음,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군.”

 

왜 여태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자신의 머리를 치고 싶었다. 때로는 단순한 방법이 최선일 때가 있거늘.

 

그 때 북궁천이 눈빛을 반짝이며 은근한 어조로 말했다.

 

“제가 써서 붙일까요? 대신 끝에다가 저와 한번 붙자는 내용을 적을 수 있게만 허락해 주십쇼. 그 정도는 괜찮겠죠? 왜 대답이 없는 겁니까? 싫으세요?”

 

‘정말 아닌가 보군.’

 

눈을 떼지 않고 살펴봤지만 한 점 동요도 보이지 않는다.

 

아니, 동요는커녕 은근슬쩍 짜증 나게 한다.

 

숙야돈은 손을 휘휘 저어서 북천마제에 대한 질문을 접었다.

 

“됐다. 그 일은 우리가 할 테니 너는 신경 쓰지 마라. 그리고 이제 마제 이야기는 그만하자.”

 

“저에게 맡겨 주시라니까요. 제가 하면 큰일이라도 납니까?”

 

“그만하자니까!”

 

숙야돈이 강하게 다그치자 북궁천은 머리를 긁적이며 딴청을 피웠다.

 

“그럼 뭐, 알아서 하십쇼. 그런데 저, 가 봐도 되겠습니까? 연소랑하고 밤에 만나기로 했는데…….”

 

“오늘은 그만 가 보고, 내가 부르면 즉시 달려와라. 그때 자세한 계획을 상의해 보자.”

 

“그러죠, 뭐.”

 

 

 

숙야돈은 건들거리며 방을 나가는 북궁천의 등을 바라보았다.

 

생김새나 말투나 자신이 들어 본 북천마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럼에도 그는 일말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마제는 아닐지 몰라도 그의 일행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다.

 

‘언젠가는 꼬리를 드러내겠지.’

 

“교령, 계속 감시자를 붙여 놓을까요?”

 

뒤에서 고구선이 나오며 물었다.

 

숙야돈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그냥 놔둬라.”

 

뒤밟히는 걸 무척이나 싫어한다고 했다. 교호명도 그래서 죽였고. 사실인지 아닌지 아직 정확지는 않지만.

 

공연히 미친 척하고 손을 쓰면 아까운 수하만 잃을지 몰랐다.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야.’

 

 

 

방을 나온 북궁천은 신기해하는 표정으로 두리번거렸다.

 

“진짜 엄청나게 큰 장원이군. 조양장에 비하면 열 배는 되겠는데?”

 

경비무사 하나가 다가오더니 무뚝뚝한 어조로 말했다.

 

“정문까지 안내할 테니 따라오시오.”

 

“고맙네. 근데 저기 있는 큰 건물에는 누가 살지? 혹시 교주님께서 저기 사시는 것 아닐까?”

 

북궁천이 거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경비무사는 대뜸 반말하는 그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사교령이 직접 부른 사람인 만큼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그렇소. 한눈팔지 말고 따라오시오.”

 

“이 안에 무사만 이천 명이 넘는다는데, 정말 그렇게 많나?”

 

“나도 정확히는 모르오.”

 

“저쪽 건물은 뭔가? 진짜 멋지게 생겼는데.”

 

“그 건물은 요경전이오.”

 

숙야돈의 거처는 나름대로 심처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정문까지의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북궁천은 쉬지도 않고 자신을 안내하는 경비무사에게 물었다.

 

경비무사는 무척이나 귀찮았다.

 

물어보는 것도 한두 번이지, 가면서 보이는 건물마다 물어보니 짜증이 안 날 수가 없었다.

 

“어? 저건 무슨 건물이지? 밤이 깊었는데도 연기가 나는군.”

 

“이제 그만 물어보고 따라오기나…….”

 

인내심이 다한 경비무사가 발끈하는데, 북궁천이 말했다.

 

“아까 사교령의 방에서 하마터면 싸움이 날 뻔했지. 사교령이 내 자존심을 건들지 뭐야? 그때 싸웠으면 숨어 있던 호위무사들 중 반은 죽었을걸? 내가 좀 쎄·거·든.”

 

경비무사는 말끝을 삼켰다.

 

“저 건물은…… 주방이 있는 평사전이오.”

 

그 때 북궁천이 멈칫하더니 허리를 숙이며 손을 땅으로 뻗었다.

 

“어? 이게 왜 여기 떨어져 있지?”

 

경비무사가 슬쩍 고개를 돌려서 북궁천의 손을 바라보았다.

 

북궁천이 시커먼 땅에서 반짝거리는 뭔가를 줍고 있었다.

 

은자였다.

 

그것도 서너 냥은 족히 나가는 제법 큰 은자.

 

“횡재했군. 이렇게 큰 은자가 이런 곳에 떨어져 있다니.”

 

‘빌어먹을, 내가 먼저 발견할 수도 있었는데…….’

 

경비무사는 속이 무척이나 쓰렸다.

 

그런데 북궁천이 눈높이로 은자를 들어 올리더니, 갑자기 경비무사에게 내밀었다.

 

“받게.”

 

“예? 제가 왜?”

 

“아무리 주운 사람이 임자라고 하지만 여긴 내 땅이 아니잖아? 그러니 나보다는 자네가 더 주인에 가깝지. 안 그래?”

 

북궁천이 씩 웃으며 은자를 흔들었다.

 

경비무사는 머쓱한 표정으로 슬며시 은자를 건네받았다.

 

‘거만하긴 해도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군.’

 

한 달 치 녹봉이 거저 생긴 터였다.

 

그동안의 짜증이 훌훌 날아갔다. 쓰렸던 속도 언제 그랬냐는 듯 편안해졌다.

 

그 때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큰 은자가 왜 이곳에 떨어져 있었을까?

 

‘혹시?’

 

경비무사는 고개를 돌려 북궁천을 바라보았다.

 

북궁천은 그의 생각을 알고도 이상할 것 없다는 듯 담담히 말했다.

 

“누가 떨어뜨렸든 나는 그것을 주웠을 뿐이야. 자네도 봤잖아? 그럼 된 거지, 뭐. 안 그런가? 자, 그만 가자고.”

 

아무래도 의심스러웠지만, 경비무사는 오늘의 횡재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예, 공자.”

 

“흠, 저 구석진 곳에 있는 건물은 이상하게 생겼군. 창문도 굉장히 작고 말이야.”

 

“아, 그 건물 말입니까? 거긴 뇌옥입니다. 당연히 창문이 작을 수밖에 없죠.”

 

경비무사는 조금 전보다 열 배는 더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진짜 멋진 장원이군. 나도 돈 벌면 이런 장원이나 하나 지을까?”

 

북궁천은 경비무사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금천장을 나섰다.

 

“안녕히 가십시오.”

 

“어차피 다음에 또 와야 하는데, 그때는 오늘 주운 것보다 더 큰 은자를 주웠으면 좋겠군. 그럼 다음에 보세.”

 

북궁천은 경비무사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는 웃으면서 몸을 돌렸다.

 

하지만 돌아선 순간, 그의 얼굴에 살얼음이 깔리고 눈빛은 서리가 내린 것처럼 차가워졌다.

 

이미 그의 심장은 얼음장처럼 싸늘하게 식은 상태였다.

 

미리 각오하고 심장박동과 감정의 동요를 억제하지 않았다면 숙야돈의 목뼈를 부러뜨렸을지 몰랐다.

 

‘진아의 팔을 자른단 말이지? 목을 쳐서 개밥으로 만들어 버릴 놈들!’

 

악동초의 호견을 괜히 다 죽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놈들을 개밥으로 만들 때까지 살려 둘 것을.

 

‘진아야, 곧 다시 오마.’

 

가만히 움켜쥔 손가락이 손바닥을 뚫을 것처럼 파고들었다.

 

 

 

 

 

 

 

8장. 난 뒤통수치는 놈을 싫어해

 

 

 

 

 

상주로 들어간 북궁천은 적주원을 만나기 위해 화정루로 향했다.

 

금천장을 나서면서부터는 감시자가 없었다. 미친 척하고 성질 한 번 부렸더니 효과가 괜찮았다.

 

설령 천사교의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숙야돈에게 고자질을 해도 할 말이 있으니 큰 걱정은 없었지만.

 

― 적주원하고 담판을 지으러 갔죠.

 

그렇게 말하면 뭐라 할 건가?

 

 

 

화정루는 불야성이었다.

 

북궁천이 들어가자 서른 전후로 보이는 여인이 교태를 부리며 다가왔다. 처음 봤는데도 마치 십 년 전부터 알았던 단골을 대하듯 했다.

 

“어머, 공자님! 어서 오세요오오!”

 

그런 여인의 교태가 부담스러운 북궁천은 간단하게 여인의 웃음을 빼앗았다.

 

“적 령주 안에 있어?”

 

커다란 엉덩이를 넘실넘실 흔들며 날듯이 다가오던 여인은 화살 맞은 기러기처럼 우뚝 서서 눈을 크게 떴다.

 

“예?”

 

“가서 북혈회의 단천이 찾아왔다고 해.”

 

여인은 잠깐 북궁천의 말을 되새겨 보고는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는 화정루의 이백 여인을 다스리는 열 명의 기녀장 중 하나였다.

 

눈치코치 없으면 그 짓도 못 해 먹었다.

 

“저를 따라오세요.”

 

그녀는 북궁천을 적주원이 있는 별원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두어 발짝 앞서 가면서 유난히 엉덩이를 심하게 흔들었다.

 

‘엉덩이 한번 진짜 크군.’

 

북궁천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 때 여인이 슬쩍 고개를 돌리더니 눈웃음을 지었다.

 

“공자님이 바로 북혈회의 신성이라는 분이시죠?”

 

“신성은 무슨.”

 

“힘도 좋으실 것 같은데…….”

 

보나 마나 바위를 들어 올리는 힘을 말하는 것은 아닐 터.

 

북궁천은 짐짓 눈에 힘을 주고 냉랭히 말했다.

 

“사람 죽이는 것은 잘하지.”

 

그러나 여인도 닳고 닳은 기녀 생활 십 년의 전문가였다.

 

“밤마다 여자를 죽이나 보죠? 하루에 몇 명까지 죽여 봤어요?”

 

“신소리 말고 안내나 해.”

 

“이따 말씀 나누고 나서 제 방으로 오실래요? 오늘은 제가 죽여줄게요.”

 

북궁천은 자신이 패배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됐거든? 내가 여기서 적 령주를 불러낼까?”

 

그제야 여인은 입을 삐죽거리며 걸음을 빨리했다.

 

커다란 엉덩이를 더욱더 힘차게 씰룩거리며.

 

 

 

적주원은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여전히 여인들을 옆에 끼고 있었다.

 

전에 봤던 여인들은 한 명도 없고 모두 새로운 얼굴이었다.

 

그의 옆에는 제법 강하게 보이는 중년인 셋이 앉아 있었는데 동마방을 칠 때 한 번 봤던 자들이었다.

 

그들은 적주원이 거금을 주고 끌어들인 자들로 한중 일대에서 이름을 날리는 고수들이었다.

 

‘초산쌍마(超山雙魔)라고 했던가? 한 사람은 귀살권(鬼殺拳)이고?’

 

적주원은 북궁천이 세 사람의 이름을 떠올리며 안으로 들어가자 반갑게 맞이했다.

 

“껄껄껄, 어서 오게. 북혈회의 신성이 어쩐 일인가?”

 

“술은 그만하고 잠깐 나 좀 봅시다.”

 

“흠, 이 자리에서 하면 안 되겠나?”

 

“중요한 이야기요.”

 

그 때 여인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던 중년인 하나가 눈을 치켜떴다.

 

“젊은 친구가 예의가 없군. 어른이 말하면 들어야지 말이야.”

 

“좀 나가 줬으면 좋겠는데.”

 

“뭐?”

 

“내 기분이 지금 무척 엿 같거든? 그러니까 건들지 말고 조용히 나가 줬으면 좋겠어.”

 

“이런 건방진 새끼가!”

 

귀살권 어중달이 욕설을 퍼부으며 벌떡 일어나더니 손등으로 북궁천을 번개처럼 후려쳤다.

 

북궁천은 석상처럼 서서 눈썹 한 올 움직이지 않았다.

 

퍽!

 

손등이 북궁천의 얼굴을 정통으로 가격했다.

 

강렬한 충격!

 

북궁천은 입안에서 혀로 볼을 어루만지며 오랜만에 맞은 따귀를 음미했다.

 

‘조부님께 맞은 이후로 처음이군. 그래, 사악한 놈들 손에서 아들을 구하지 못한 못난 아버지는 맞아도 싸.’

 

피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피하지 않았다. 그냥, 진아에게 미안해서 괜히 한 대 맞고 싶었다.

 

굳이 따지자면 이유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다.

 

명분이 필요할지 몰랐다.

 

피를 보려면!

 

“별것도 아닌 새끼가 어디서 함부로 주둥이를 놀려?”

 

어중달은 자신의 일격이 성공하자 기고만장했다. 그는 이 기회에 자신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고자 했다.

 

“내 오늘 네놈을 확실히 교육시켜 주마!”

 

냉랭히 소리친 그는 재차 주먹을 뻗었다.

 

뒤늦게 적주원이 소리쳤다.

 

“멈추시오!”

 

그는 북궁천이 그렇게 맞을 실력이 아니라는 걸 잘 알았다.

 

순순히 맞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왠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가 소리쳤을 때는 이미 북궁천의 손이 뻗은 후였다.

 

덥석!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 틈도 없이 북궁천의 손이 어중달의 목을 움켜쥐었다.

 

“건들지 말라고 했지.”

 

나직이 흘러나오는 무심한 목소리.

 

뒤이어 뼈 부러지는 소리와 기괴한 비명이 방 안에 울렸다.

 

우두둑!

 

“끄어어어어.”

 

“어 형!”

 

건너편에 있던 초산쌍마의 첫째 강욱이 대경해서 소리치며 탁자를 건너뛰었다.

 

북궁천은 목뼈가 부러진 어중달을 몽둥이처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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