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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록 196화

무료소설 마정록: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0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마정록 196화

 

196화

 

 

 

 

 

 

 

“정말인가 보네? 하, 하, 하.”

 

연소랑이 남자처럼 헛웃음을 짓더니, 얼굴을 쑥 앞으로 내밀며 또박또박 말했다. 

 

“꿈, 깨, 셔.”

 

그러고는 야박하게 느껴질 정도로 홱 몸을 돌렸다.

 

동시에 몸을 돌리는 그녀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며 옅은 향기가 흘렀다.

 

철교신은 그 향기를 맡기 위해서 머리를 내밀고 코를 벌렁거렸다.

 

기분 나쁘다는 생각이 들기는커녕 황홀하기만 했다.

 

‘연소랑은 진짜 냄새가 좋아.’

 

때마침 방에서 나오던 냉호가 그 모습을 보고 도무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씩씩하게 걸어가는 연소랑의 표정이 살짝 구겨져 있었다. 아무래도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긴 있었나 보다.

 

‘저놈은 연소랑하고 웬수라도 졌나? 왜 저번부터 자꾸 물어뜯을 것처럼 머리를 내밀어?’

 

궁금함을 참지 못한 그는 철교신에게 다가가서 물어보았다.

 

“교신, 왜 그래?”

 

“응? 뭘?”

 

“왜 연소랑을 물어뜯지 못해서 안달이야?”

 

“무슨 말이야? 내가 누굴 물어뜯어?”

 

“그럼 좀 전에 연소랑을 향해 머리를 내밀고 으르렁거린 것은 뭐야?”

 

철교신이 안타까워하는 눈빛으로 냉호를 바라보았다.

 

“너 같은 얼음덩이는 몰라도 돼.”

 

그럴수록 냉호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되게 비싸게 구는군. 네가 말해 주지 않으면 연소랑에게 가서 물어보지, 뭐.”

 

그렇게 놔둘 수는 없는 일.

 

“내 창 맛을 보고 싶으면 그렇게 해.”

 

“오호! 그렇게 말하니까 더 궁금한데?”

 

그 때 장추람과 담운이 월동문으로 뛰듯이 다급히 들어섰다.

 

“주군께서는 아직 안 오셨어?”

 

냉호가 철교신을 한 번 째려보고는 장추람의 질문에 답했다.

 

“나가신 지 얼마 안 되셨으니까 돌아오시려면 좀 더 있어야 할걸? 왜?”

 

“문제가 생겼다.”

 

“문제?”

 

담운이 침중한 표정으로 답했다.

 

“구 형이 죽었소. 천사교의 첩자를 색출하기 위해 벌인 정파연합의 검문에 걸렸는데, 하필 사용화라는 자가 구 형을 알아봤소. 더구나 송문은 행방조차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요.”

 

냉호와 철교신의 표정이 급변했다.

 

“뭐?”

 

“그 개놈의 자식이!”

 

장추람이 욕을 퍼붓는 냉호에게 물었다.

 

“어디 가셨는지 알아?”

 

“준비하실 것이 있다면서 호양곽과 함께 팔궁로에 간다고 하셨어.”

 

 

 

 

 

 

 

9장. 혈랑마도

 

 

 

 

 

상주의 뒷골목인 팔궁로(八窮路).

 

세상에 존재하는 물건은 무엇이든 구할 수 있고, 그곳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은 세상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별의별 물건이 거래되었다.

 

심지어 인육도 거래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더 말해서 무엇하랴.

 

특히 팔궁로 안쪽 만화물상점은 지닌 물건 종류만 백만 가지라는 믿지 못할 전설이 전해 오고 있었다.

 

북궁천이 호양곽의 안내를 받아 그곳을 찾은 것은 유시가 되기 전이었다.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보시구려.”

 

예순 살 전후로 보이는 노인이 탁자 위에 물건을 펼쳐 놓았다.

 

옷감처럼 얇은 가죽에 구멍이 몇 개 뚫려 있었다. 개중에는 수염이 달린 것도 있고, 점이 있는 것도 있었다.

 

색은 살색이었고 질 좋은 비단처럼 부드러웠다.

 

인피면구(人皮面具).

 

사람의 얼굴 가죽을 벗겨서 비전되는 기술로 만든다는 기물이었다.

 

말로만 그런 기물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을 뿐 북궁천으로서도 인피면구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사실 그는 원래 변장 도구를 사려고 왔다. 그런데 만화물상점의 십 대째 주인이라는 진 노인이 넌지시 인피면구를 추천했다.

 

아마 진 노인이 말하지 않았으면 이곳에서 이런 기물을 판다는 것조차 몰랐을 것이다.

 

“일곱 장 모두 진품이오. 그것도 시신에서 뜬 싸구려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상태에서 뜬 고급품들이오. 아마 이렇게 많은 진품 인피면구가 있는 곳은 중원을 통틀어도 여기뿐일 거요.”

 

북궁천은 인피면구를 살아 있는 사람의 얼굴을 떠서 만들었다는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

 

진 노인이 그런 북궁천을 보고 실실 웃었다.

 

“흘흘흘, 너무 마음 쓰실 것 없소. 모두 죽어도 싼 놈들의 얼굴에서 뜬 것이니까. 이런 고급품은 착용해도 표가 거의 안 나고,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소.”

 

“얼마요?”

 

“한 장에 은자 오십 냥이오.”

 

“전부 산다면?”

 

진 노인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북궁천을 올려다보았다.

 

“일곱 장 전부 산다면 삼백 냥에 드리리다.”

 

“이백 냥에 합시다.”

 

“이 정도 품질의 인피면구는 강호 어딜 가도 구하기가 쉽지 않소. 삼백 냥이면 절대 비싸지 않은 가격이오.”

 

북궁천은 길게 흥정하고 싶지 않았다.

 

“좋소. 그럼 삼백 냥을 다 낼 테니, 대신 저 기둥에 걸려 있는 활과 화살을 덤으로 주시오.”

 

북궁천이 가리킨 활을 본 진 노인은 입맛을 다셨다.

 

먼지가 묻고 색깔이 거무튀튀해서 볼품없어 보이지만, 물소 뿔과 쇠심줄 등을 몇 겹으로 덧대서 만든 최고급 각궁이었다.

 

그 가치만 따져도 은자 오십 냥은 되었고, 각궁에 얽힌 이야기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능히 삼십 냥은 더 받아야 했다.

 

하지만 활의 가격이 워낙 비싸서 사냥꾼들은 가격만 듣고도 기겁하기가 일쑤였다. 또 탄성이 워낙 강해서 힘센 사냥꾼들도 한 번 당기고 나면 팔이 후들거렸고.

 

오죽하면 조부 때에 들어온 활이 아직도 그곳에 걸려 있을까?

 

‘저놈이 저기에 걸린 지 벌써 육십 년이 되었군.’

 

이곳에 있어 봐야 먼지만 쌓일 터. 주인을 만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 진 노인은 북궁천의 제의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러시구려. 사실 저 활은 나름대로 사연이 있는 활이라오. 조부님 말씀으로는 여량산의 궁신(弓神)이 쓰던 뇌전궁(雷電急)이라는데, 약초꾼이 깊은 산속 썩어서 무너진 통나무집 속에서 발견했다고 하더구려.”

 

진 노인은 담담히 말하며 활과 화살을 가져와서 북궁천에게 건네주었다.

 

뇌전궁은 일반 각궁보다 조금 컸다. 무게도 무거웠고.

 

활대를 꺾어 시위를 건 북궁천은 진 노인의 말이 사실임을 알았다.

 

그도 북천에서 많은 활을 다뤄 봤다. 북천의 남자들은 기본적으로 궁술을 익히니까.

 

하지만 이처럼 탄성이 강한 활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뇌전궁을 살펴보며 감탄하던 그가 활채 안쪽을 보며 눈빛을 반짝였다.

 

손잡이 위아래 쪽에 힘이 느껴지는 서체로 두 글자씩 적혀 있었다.

 

 

 

뇌전(雷電), 관천(貫天)

 

 

 

―뇌전이 하늘을 꿰뚫는다.

 

 

 

오만함이 느껴질 정도의 강렬함!

 

그 글로 인해 뇌전궁이 더욱더 마음에 들었다.

 

“좋군요.”

 

그가 마음에 들어 하자 진 노인이 웃음을 지었다. 뇌전궁이 제 주인을 만났다는 것에 만족한 듯.

 

“그럼 이제 인피면구를 사용하는 법을 알려 드리겠소.”

 

 

 

인피면구 사용법을 숙지하고 만화물상점을 나선 북궁천은 팔궁로를 빠져나왔다.

 

그의 품속에는 인피면구가 든 상자가 있었고, 뇌전궁이 꽂힌 동개(筒箇)와 화살 스무 개가 담긴 시복(矢腹)은 호양곽이 어깨에 메고 있었다.

 

“이봐, 뭐 좀 묻자.”

 

북궁천과 호양곽이 대로로 들어서서 벽성장 쪽으로 꺾어지는데 뒤쪽에서 누군가가 무뚝뚝한 어조로 말을 걸어왔다.

 

고개를 돌리자, 낭인 행색에 수염이 텁수룩한 장한이 북궁천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이는 삼십 대 초반 정도?

 

단단하게 느껴지는 체구에 키는 북궁천보다 세 치 정도 작을 듯했다. 그러나 북궁천으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질 뿐 작은 키는 아니었다.

 

등에는 붉은 도집에 든 칼을 메고 있었는데, 어지간한 사람은 겁을 먹을 정도로 인상이 싸늘했다.

 

“뭘 묻겠다는 거요?”

 

호양곽이 자연스럽게 북궁천의 앞을 막아서며 먼저 나섰다.

 

장한은 그를 일견하고는 다시 눈길을 북궁천에게 돌렸다.

 

“너 말고, 저 친구.”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것처럼 느껴지는 간결한 말투.

 

자존심이 상한 호양곽은 얼굴의 상흔을 꿈틀거리며 냉랭히 대꾸했다.

 

“주군께선 한가하신 분이 아니오. 그러니 나에게 물으시오.”

 

“물러나 있어라, 양곽.”

 

북궁천이 호양곽을 물러서게 했다.

 

호양곽은 주군의 말을 어기지 못하고 싸늘한 눈빛으로 장한을 보며 옆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북궁천이 호영곽을 물러서게 한 이유는 단순했다.

 

그가 본 장한은 강했다. 호양곽이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내면에는 대막의 청랑처럼 사나운 기가 숨어 있었다.

 

‘누군지 몰라도 제법이군.’

 

호기심이 생긴 그는 장한의 눈을 직시한 채 물었다.

 

“왜 나에게 묻겠다는 거지?”

 

“그냥. 기왕이면 강한 사람에게 묻고 싶어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양민들은 그가 다가가면 겁을 먹고 멀찌감치 피했다.

 

그래서 무사를 찾아봤는데, 상주에 득시글거린다던 무사들이 단체로 뒷간이라도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점소이에게 물을 생각으로 객잔에 들어가려 했다. 사실 그게 가장 간단했지만 수중에 돈이 떨어져서 객잔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 때 마침 골목에서 나오는 두 사람이 보였다.

 

그리고 그중 한 사람에게서 온 신경이 바짝 당겨질 정도로 강한 느낌을 받았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 보는 전율!

 

아마 그는 물어볼 것이 없었어도 북궁천을 불러 세웠을지 몰랐다.

 

북궁천은 생각지도 못한 장한의 말에 답답하던 기분이 조금 풀어졌다.

 

“그래? 그럼 뭘 알고 싶은지 말해 봐.”

 

“적주원이라는 사람이 어디 사는지 아나? 듣기로는 상주 어딘가에서 한자리 꿰차고 있다던데.”

 

남패령주 적주원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적의라고 하기도 애매한 묘한 느낌이 드는 눈빛이다.

 

“그 사람을 왜 찾는 거지?”

 

“아나 보군.”

 

“이유를 말해 주면 알려 주지.”

 

“팰 일이 좀 있어서.”

 

팬다? 남패령주를?

 

하긴 자신이 본 장한은 적주원을 팰 실력이 있는 자였다.

 

“그 사람을 왜 패려고 하는데?”

 

“그 인간이 동생을 지옥에다 내팽개치고 혼자 도망갔거든. 아주 오래전에.”

 

나직이 뇌까리는 목소리에서 한이 덕지덕지 묻어 나왔다.

 

“당신이 그 동생인가 보군.”

 

추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생김새나 몸집이 비슷해 보였다.

 

“맞아. 내가 그 동생이야.”

 

“이름이 뭐지?”

 

“적광. 더 물을 게 남았나? 없으면 이제 알려 줘.”

 

“따라와.”

 

북궁천은 벽성장으로 가려던 길을 화정루 쪽으로 틀었다.

 

오늘 얻은 활만큼이나 기분 좋은 느낌을 주는 자였다. 적광과 적주원의 만남 결과를 확인하고 싶었다.

 

적광 역시 북궁천이 누군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다.

 

세상에 자신을 이토록 긴장시키는 자가 있다니.

 

“네 이름은 뭐냐?”

 

“단천.”

 

그 때 호양곽의 전음이 북궁천의 고막을 울렸다.

 

―주군, 아무래도 이자가 혈랑마도(血狼魔刀) 적광인 것 같습니다.

 

그의 목소리에서 긴장이 느껴졌다.

 

북궁천으로선 처음 듣는 이름. 그러잖아도 호기심이 동했는데 호양곽이 적광을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자 더욱 궁금해졌다.

 

―아는 대로 말해 봐.

 

―몇 달 전부터 감숙에 미친 늑대 한 마리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사막의 혈귀라 불리는 사풍대(砂風隊)가 멋모르고 그를 털려다가 총대원 이백 중 백오십 명이 죽으면서 유명해졌지요. 그 후 사풍대가 복수를 하기 위해서 감숙의 고수 일곱을 끌어들였는데, 그들 역시 모두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소문으로는 죽은 사람 중 감숙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는 고수, 풍사귀도 원도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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