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정록 225화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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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40회 작성일소설 읽기 : 마정록 225화 (완결)
225화
그가 천조혈심기로 알아본 헌원려려의 몸은 기맥이 여러 곳 막혀 있었다.
기맥이 그렇게 막히고도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게 의아할 정도였다.
원부선은 잘게 떨리는 북궁천의 눈을 보고 사실대로 말했다.
“원래 선천적으로 음맥이 조금 약했던 것 같소. 혼인을 안 하고 살았다든가, 아니면 치료를 한 후에 혼인을 했다면 몸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거요. 그런데 아무런 조치도 안 하고 아기까지 낳는 바람에 그 증세가 급격히 심해졌고, 그로 인해서 다른 곳까지 안 좋아졌소.”
갑작스런 관계. 그 바람에 생긴 아기.
결국 자신 때문인가?
“치료할 수 있겠습니까?”
원부선이 착잡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름대로 의술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거늘, 내 능력으로는 불가능하오.”
“백의곡의 황 신의라면 가능하겠지요?”
제발 그래야 했다.
그런데 원부선은 잠시 고민하더니 느릿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분을 과소평가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 상태에선 그분이라도 해도 손을 댈 수 없소. 다만…….”
원부선이 답을 머뭇거렸다.
북궁천이 그를 다그쳤다.
“말씀해 주십시오. 뭐든 방법이 있을 것 아닙니까?”
머뭇거리던 원부선이 결국 한 가지 가능성을 말해 주었다.
“후우우, 이 여인에게 약을 지어 준 자라면 치료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지 모르겠소. 내 여태까지 수많은 약을 대해 봤지만 그렇게 조제된 약은 처음 보았소. 상극의 독을 중화시켜서 약효를 극대화하다니. 아마 독의 분량이 조금만 한쪽으로 치우쳤어도 그건 약이 아니라 극독이 되었을 거요.”
‘방곡추!’
북궁천은 원부선이 말하는 의원이 방곡추라는 걸 알고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추람! 즉시 가마를 하나 준비해라! 최대한 편한 가마여야 한다!”
“예, 주군!”
“제가 가서 찾아볼게요.”
공손설이 날듯이 뛰어나갔다.
* * *
북궁천은 단무영과 양무겸을 앞장세우고 면산의 침매곡을 향해 달렸다.
헌원려려와 진아를 실은 가마는 북궁천과 장추람이 직접 멨다.
나머지 사람들은 뒤따라오게 놔두고 그들 먼저 전력을 다해서 날듯이 달렸다.
천 리를 쉬지 않고 달린 그들은 이튿날 해가 지기 전에 침매곡에 도착했다.
방곡추는 갑자기 몰려온 사람들을 보고 짜증 난 표정을 지었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방 의원. 려려를 살려 주시오!”
북궁천은 다짜고짜 방곡추에게 매달렸다.
방곡추는 이미 헌원려려의 병을 알고 있었다. 무슨 일로 온 것인지도 알았다. 그래서 더 마음이 착잡했다.
“내가 무슨 대라신선이라도 되는 줄 아나?”
“전에는 대라신선도 못 했던 일을 했잖소?”
“그거야 운이 좋았지. 자네에게 천조혈심기를 운용할 수 있는 재주가 없었다면 실패했을 테니까.”
“이번에도 내가 돕겠소. 내 내공을 모조리 쏟아 내는 한이 있더라도 려려를 살려야 하오.”
진아의 병을 고치는 것은 덤이고.
하지만 방곡추는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자네 여인의 병은 누구도 고칠 수 없다.”
“살아만 있다면 방법인들 왜 없겠소? 제발 부탁하겠소, 방 의원! 내 내공으로 안 되면 피라도 모두 뽑겠소! 영약이 고여 있는 피니 효과가 있을지 모르잖소?”
“아들의 절맥증은 그 정도로 해결할 수 있다지만, 여인의 병은 그것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
방곡추가 말을 하다 말고 멈칫했다.
북궁천이 순간적인 틈을 파고들었다.
“그럼 뭐가 더 필요하단 말이오? 필요한 것은 뭐든 말해 보시오.”
방곡추는 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조금 전과 다른 태도.
북궁천은 입이 쩍쩍 말랐다. 일각이 여삼추가 아니라 삼십 년은 되는 듯했다.
그때 방곡추가 눈살을 찌푸린 채 북궁천을 바라보았다.
“육가가 필요해.”
“그자는 왜? 혹시 그자가 가진 영약이 필요한 거요?”
“천음지기를 지닌 빙령설조가 낳은 알을 구할 수만 있다면 완치는 아니어도 죽음은 막을 수 있을 거야. 그런데 그러한 영물의 알을 구하려면 육가가 있어야 해. 그가 있다 해도 구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빙령설조는 십 년에 하나씩 알을 낳는다. 빙령설조를 찾기도 어렵지만 알을 낳을 때를 맞추기는 더 어렵다.
그러나 방곡추는 차마 그 말까지는 할 수가 없었다.
“알겠소. 당장 육대기를 찾아보겠소.”
가능성이 만에 하나만 되어도 해 봐야 한다.
북궁천은 그것만으로도 희망을 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빙령설조의 알을 열흘 안에 찾아야 돼.”
“열흘?”
너무나 짧다. 열흘이라면 육대기를 찾는 것조차 힘들지 모른다. 하물며 세상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빙령설조의 알을 열흘 안에 찾으라니.
북궁천도 그 일이 얼마나 가망 없는 일인지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미리부터 포기하지 않았다.
“알았소. 열흘 안에 찾아내겠소.”
열흘 동안 최선을 다해 보는 거다.
하늘도 무심치 않다면 뭔가 방법이 있겠지!
그런데…… 하늘은 무심치 않았다.
“방 형!”
저 아래쪽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곧 괴상하게 생긴 봉을 든 육대기가 절룩거리며 올라오는 게 보였다.
어디서 싸우다 다쳤는지 옷이 엉망이고 얼굴에도 몇 군데 멍이 들어 있었다.
그래도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그런데 방곡추의 통나무집 앞에 사람이 많은 걸 본 그는 주춤거리며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슬그머니 몸을 돌렸다.
순간, 북궁천이 독수리처럼 날아갔다.
“거기 서!”
장추람과 단무영, 양무겸도 몸을 날렸다.
육대기는 죽어라 도망쳤다.
쫓아오는 기세가 워낙 등등해서 도망치지 않을 수 없었다.
‘씨발, 저 자식이 왜 저러지?’
하지만 극한으로 승천무풍행을 펼친 북궁천에게서 벗어난다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휘이익!
북궁천은 날아서 육대기의 앞을 가로막았다.
급히 걸음을 멈춘 육대기는 어색하게 웃으며 변명했다.
“하, 하. 난 또 누구시라고. 나는 방 형이 바쁜 것 같아서 돌아가려고 했을 뿐이오. 궁주이신 줄 알았으면 인사라도 하고 갔을 텐데.”
그사이 장추람과 단무영, 양무겸이 그의 뒤에 내려섰다.
단무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자네, 왜 그렇게 도망간 건가?”
“어? 단 형과 양 형도 계셨수?”
“솔직히 말해 보게. 왜 도망친 거지?”
이유야 있었다.
북궁천과 가마.
그냥 놀러 오지는 않았을 터. 여차하면 또 뭔가를 털릴지 몰랐다.
그래서 도망치려고 했는데 모양만 어색해졌다.
“도망치긴 누가 도망치려고 했다고 그러슈? 정말로 방 형에게 바쁜 일이 생긴 것 같아서 나중에 다시 오려고 했다니까? 갑시다. 방 형에게 인사나 드리고 가야겠소.”
“몸은 왜 그 모양인가?”
“그럴 일이 좀 있었수.”
육대기는 남들이 더 캐묻기 전에 방곡추의 통나무집까지 제 발로 걸어갔다.
“방 형, 잠깐 이야기 좀 합시다.”
육대기가 주위 눈치를 보며 방곡추에게 말했다.
방곡추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통나무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도 할 말이 있었다.
육대기는 행여나 누가 붙잡을세라 바짝 붙어서 따라갔다.
통나무집 안으로 들어간 방곡추가 몸을 돌리고 물었다.
“무슨 일인가?”
“저기…… 사실은 내가 희한한 걸 하나 얻었수. 그래서 방 형께 물어보려고 온 거요.”
“뭔데?”
육대기는 힐끔 뒤를 돌아다보고는, 아무도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걸 확인한 후 품속에서 작은 함을 꺼냈다.
“이걸 얻으려다가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지 뭐요. 새 새끼가 어찌나 사나운지 하마터면 죽을 뻔했수.”
방곡추는 함을 받아 들고 뚜껑을 열었다. 부드러운 털로 곱게 싸인 물체가 하나 보였다.
육대기가 나직한 목소리로 보충설명을 했다.
“저번에 화혈조의 알을 못 알아봐서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었잖수? 그래서 이번에는 확실히 알고 제값을 받을 생각이오. 뭔지 알겠수?”
부드러운 털을 젖히던 방곡추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반짝였다.
“이거, 어디서 얻었지?”
“절벽 꼭대기에 있는 동굴에서요. 세상에, 그곳은 아직까지 얼음이 녹지 않았더라고요.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 글쎄, 백설처럼 하얀 새가 알을 낳고 있지…… 어? 방 형, 그걸 어디로 가지고 가는 거요?”
방곡추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북궁천 앞에까지 다가갔다.
육대기는 차마 그 앞까지는 따라가지 못하고 멈칫거렸다.
그때 방곡추가 말했다.
“대충 준비는 된 것 같군.”
이번에는 북궁천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방곡추가 함을 앞으로 내밀었다.
“하늘이 육대기를 미리 보낸 모양이네. 이제 자네 피만 좀 뽑으면 되겠어. 화혈조의 알이 녹은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직 약효가 남아 있을 거야.”
북궁천은 그제야 방곡추의 말뜻을 알아듣고 얼굴이 벌게졌다.
스윽, 고개를 돌려서 육대기를 본 그가 기꺼운 마음으로 말했다.
“뽑을 때 한 대접 더 뽑으쇼. 저 양반이 내 피를 좋아하던데.”
* * *
방곡추가 치료를 시작한 지 사흘이 지났다.
북궁천은 한시도 쉬지 않고 자신의 진기로 방곡추를 도왔다.
방곡추는 헌원려려와 진아의 몸을 동시에 치료했다.
사흘째 되던 날 진아의 치료가 먼저 끝났다.
물론 완치된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하지만, 이제는 약만 먹여도 일 년이면 완치될 거라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결과였는데, 그 역시 북궁천의 피와 빙령설조의 알 덕분이었다.
빙령설조의 알을 졸지에 빼앗긴 육대기는 방곡추가 준 영약 하나와 북궁천의 피를 섞어서 단약을 만들며 아쉬움을 풀었다.
‘씨발, 백 개를 만들어서 한 개에 백 냥씩 팔아야지. 그럼 빙령설조인가 뭔가 하는 새알값은 나오겠지.’
닷새째. 헌원려려의 완전히 막혔던 음맥이 서서히 뚫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완전한 치료는 방곡추조차 불가능했다.
엿새째 되던 날.
방곡추는 마침내 치료를 마치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하반신은 제대로 쓸 수 없을 거다. 몸은 일으킬 수 있겠지만 걸을 수는 없을 거야. 아쉽더라도 이 정도로 만족해.”
북궁천은 헌원려려가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나올 만큼 기뻤다.
일어날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걸을 수도 있을 것이었다.
설령 더 이상의 진전이 없다 해도 자신이 업고 다니면 될 것 아닌가?
그는 누워 있는 헌원려려의 얼굴을 투박한 손으로 천천히 쓰다듬었다.
“아무 걱정 마라, 려려. 내가 네 발이 되어 주마.”
* * *
마차 한 대와 오백여 명의 무사들이 평원을 가로질러서 초원의 언덕 위에 지어진 거대한 장원을 향해 나아갔다.
북천궁이었다.
마침내 북궁천 일행이 북천궁에 도착한 것이다. 태극문 제자들은 보이지 않았는데, 진 사부에게 들렀다가 쫓아온다고 했다. 대신 황보청과 종리기진이 북천궁을 구경한다며 따라왔다.
가릉효가 시시콜콜 미리 소식을 전한 터라 북천궁의 사대원로는 입구까지 나와서 북궁천을 맞이했다.
북천궁 무사들이 마제가 폐관이 아닌 밖에서 돌아오는 것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마제에게 소군이 생겼다는 것, 중원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사교를 물리치고 온다는 것, 밖에서 수백 명의 수하들을 데리고 온다는 것에 의문도 잊고 환호했다.
와아아아!
“마제께서 소군을 얻으셨다!”
“북천에 새로운 별이 탄생하셨다!”
사대원로는 그동안 이를 갈았던 것도 잊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돌아오셨구려, 궁주!”
“허허허허, 궁주를 믿고 기다린 보람이 있구려!”
“과연 궁주시오! 그사이 소군을 만들어 오다니!”
솔직히 북궁천이 이렇게 멋지게 귀환할 거라 믿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도 말은 번지르르하게 했다.
장가도 가기 전에 소군부터 만들어 왔으니 즐겁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함께 온 철군성의 아가씨는 그들 마음에도 쏙 들었다.
헌원려려와 비교도 안 되는 배경, 손녀처럼 귀여운 행동,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공손설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평생(?) 살아갈 새로운 곳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암암리에 북천궁을 노리던 자들은 마제가 정예무사 오백을 데리고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꿈을 접는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마제가 소군을 얻었다는 말을 듣고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축하 선물을 보내야만 했다.
다른 놈들보다 늦게 보내면 제멋대로인 마제가 무슨 트집을 잡을지 모르는 것이다.
* * *
북궁천이 돌아온 지 석 달이 흘렀다.
헌원려려는 북궁천이 장인을 동원해서 만든 움직이는 의자를 타고 지냈다.
건물에서 건물을 오가는 것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북궁천이 북천궁 모든 건물에 있는 계단과 문턱 한쪽을 의자가 굴러갈 수 있게끔 평평하게 만들었으니까.
뜯어고치느라 많은 자금이 들어갔지만 사대원로나 북천궁의 자금을 관리하는 금락당주는 조금도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북궁천이 중원에서 가져온 금자는 건물을 몇 개 새로 지어도 될 만큼 많았다.
그렇게 석 달 열흘이 지났을 무렵, 북궁천은 도무지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 공손설을 째려보며 툭 던지듯이 물었다.
“너는 왜 갈 생각을 안 하냐?”
“날짜만 잡으면 갈게요.”
“무슨 날짜?”
“그걸 몰라서 물어요? 오빠도 참, 혼인 날짜를 잡아야죠.”
“뭐?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누구 혼인 날짜?”
“그야 오빠와 언니…….”
“아, 그 날짜? 그거야 바로 잡아야지.”
“그때 저도 함께 해 버려요. 굳이 두 번 할 필요 뭐 있어요?”
“뭐? 웃기고 있네. 너 같은 꼬마를 누가……?”
그때였다.
공손설이 북궁천의 눈앞에 바짝 얼굴을 들이댔다.
“정말 제가 싫어요?”
복사꽃 화향이 확 풍겼다.
벌어진 옷 사이로 가슴골이 살짝 보였다.
“그런데 엊그제는 제가 목욕하는 걸 왜 몰래 쳐다보셨어요?”
“누, 누가 뭘 봐, 인마?”
“쳇, 누가 모를 줄 알아요? 별수 없이 이제 오빠가 책임져야 돼요.”
“그거야 네가 내 방에 와서 욕실문을 살짝 열어놓고 목욕을 했으니까 어쩔 수 없이 본 건데…… 나는 너 같은 꼬마는 관심 없어, 인마.”
“정말 제가 꼬마처럼 보여요?”
공손설이 갑자기 북궁천의 손을 잡더니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 댔다.
“이게……!”
북궁천은 후다닥 손을 잡아 뺐다.
그런데 살짝 만져진 가슴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컸다.
‘쬐끄만 게 가슴만 키웠다니까.’
그때 방문이 열리고 헌원려려가 진아를 안은 시비와 함께 들어왔다.
시비가 진아를 내려놓자, 진아가 아장아장 걸으며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왔다.
“아부으으으.”
북궁천은 머쓱한 분위기를 피하려고 진아를 향해 몸을 돌렸다.
“어이구, 우리 진아 왔구나.”
그런데 진아가 방향을 틀어서 공손설에게 다가갔다.
공손설이 활짝 웃으며 두 손을 뻗어 진아를 안았다.
“우리 이쁜 진아, 내가 누구지?”
그러자 진아가 말했다.
“자그어마 공소서어어.”
손을 뻗던 북궁천의 몸이 석상처럼 굳었다.
‘자, 작은엄마? 저 여시 같은 것이 벌써 수작을…….’
승부는 그걸로 끝이었다.
천하의 북궁천도 진아의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