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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비서 23화

무료소설 신의비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7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의비서 23화

제10장 최선 (1)

 

 

이틀이 지나자 조윤은 이번에도 글공부를 봐주는 이석경에게 양해를 구하고 곽우와 몰래 세가를 빠져나왔다. 당이주에게 줄 비녀를 찾아오기 위해서였다.

 

공방에 도착하니 마침 완성되었다며 장인이 비녀를 가지고 왔다. 비녀는 마치 꽃나무에 나비가 앉아 있는 것 같은 모양이었다. 여러 갈래로 뻗어 있는 뒷부분에는 색색의 실이 감겨 있고, 거기에 푸른색의 방울과 금으로 만든 나비가 달려 있었다.

 

“좋군요.”

 

조윤은 생각했던 것보다 잘 만들어져서 기분이 좋았다. 이에 값을 후하게 쳐 주고 기억을 더듬어 백모연에게 선물할 것도 주문했다. 물론 당이주에게 주려는 비녀와는 다른 모양이었다.

 

“삼 일 후에 오시면 됩니다. 그때까지 만들어 놓겠습니다.”

 

“혹여 같은 모양의 비녀를 만들어서 파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물론입니다.”

 

말은 그렇게 했으나 사실 그는 같은 것을 만들어서 내다팔려고 했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조윤이 원하는 대로 만들며 정성을 다했었다. 그런데 막상 비녀가 완성되자 감탄이 나왔다. 전혀 생각지도 않은 작품이 나왔기 때문이다.

 

단지 색실을 감고 방울과 나비를 달았을 뿐이다. 한데도 기존에 만들었던 비녀와는 격이 달랐다. 무엇보다 원가가 많이 들지 않았다. 그러니 이걸 계속 만들어서 내다팔면 꽤 많은 돈을 만질 수가 있었다.

 

하지만 조윤이 하지 말라고 하니 그럴 수가 없었다. 호위무사를 데리고 다니는 것으로 봐서 조윤은 명문가의 자제가 틀림없었다. 괜히 거슬렀다가는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었다.

 

조윤은 비녀를 작은 상자에 넣어 공방을 나왔다. 세가로 돌아가기에는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혹여 들킬까 마음 졸이며 있는 것보다는 일찍 돌아가는 것이 나았다. 이에 곧장 세가로 향하고 있는데, 웬 여자가 다급하게 소리치며 뛰어왔다.

 

“잠깐만요.”

 

곽우가 조윤을 보호하기 위해서 앞을 막아섰다. 그러자 여자가 당황한 얼굴로 멈춰 섰다.

 

“무슨 일이오?”

 

“저기, 저번에 저 아이가 나를 도와줬었는데, 기억나지 않으세요?”

 

여자는 곽우가 아닌 조윤을 보며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듣자 조윤은 그녀가 누군지 생각났다. 이틀 전에 당효령 일행이 타고 달리던 말에 치여 정신을 잃었던 여자였다.

 

“아, 기억나요.”

 

“다행이다. 부탁이 있어요.”

 

여자가 갑자기 무릎을 꿇자 조윤은 다급히 일으키려고 했으나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더욱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부디 제 동생을 치료해 주세요.”

 

“네?”

 

“그때 보니 의술을 아시는 것 같던데, 이렇게 부탁드려요.”

 

여자가 조윤을 붙잡고 간절히 애원했다. 그러자 곽우가 제지하면서 말했다.

 

“동생이 아프면 의원에게 갈 것이지, 어찌 이리 무례하게 군단 말이오?”

 

“그저 진맥만 해 주셔도 좋으니까, 제발 부탁드려요. 도와만 주시면 뭐든지 할게요.”

 

“물러나시오.”

 

곽우가 조윤을 잡고 있던 여인의 손을 떼어냈다. 그러자 여자가 울먹이면서 말했다.

 

“제발 부탁드려요. 제 동생을 살려 주세요.”

 

조윤은 가만히 여인을 살펴봤다. 옷차림이 남루하고 지저분한 것이 천민이 분명했다. 조윤 역시 예전에는 천민이었다. 그때 고생했던 것이 생각나 못 본 척할 수가 없었다.

 

“그만두세요, 곽우 아저씨.”

 

조윤이 말렸으나 곽우는 여전히 여자를 경계하며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위험한 여자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일단 손을 놓아 주세요.”

 

“알겠습니다.”

 

곽우가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그러자 여자가 다시 넙죽 엎드리며 애원했다.

 

“제가 무례한 건 알아요. 하지만 제발 부탁드립니다. 동생을 살려 주세요.”

 

“동생이 어디에 있죠?”

 

“안 됩니다.”

 

조윤이 도와줄 뜻을 내비치자 곽우가 강경하게 말렸다. 그러나 조윤은 이미 마음을 정한 상태였다.

 

“잠깐이면 돼요.”

 

“아까 말했듯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아요. 아저씨가 있잖아요.”

 

“적이 강하거나 수가 많으면 저 혼자서 소가주님을 보호하지 못합니다.”

 

“저는 아저씨를 믿어요.”

 

곽우는 맹목적인 믿음을 보이는 조윤의 태도에 기분이 좋았으나 한편으로는 답답했다. 만약 여자가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서 유인하는 거라면 빼도 박도 못한 채 당하고 만다. 그러나 조윤의 뜻이 너무 완고했다. 눈을 보니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럼 이거 하나만 약속하십시오.”

 

“이야기하세요.”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제 말에 우선적으로 따르시고, 무조건 도망치는 겁니다.”

 

“알았어요.”

 

조윤이 순순히 대답을 하자 곽우가 싸늘한 시선으로 여자를 봤다.

 

“만약 허튼수작을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안내해라.”

 

“네, 물론입니다. 이쪽이에요.”

 

여자가 벌떡 일어나서 앞장서자 조윤과 곽우가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 * *

 

여인은 큰길을 벗어나 좁은 골목을 한참이나 갔다. 외진 곳으로 간다는 걸 안 곽우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며 계속 주위를 경계했다. 이 근처는 빈민가였다. 혹여 적이 없다고 해도 상당히 위험한 곳이었다.

 

“여기에요.”

 

여인은 문 대신 사용하는 거적때기를 걷어 올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조윤이 뒤따라가자 이상한 냄새가 확 풍겨 왔다. 하도 역겨워서 토가 나오려고 했으나 꾹 눌러 참았다.

 

방 안에는 삐쩍 마른 남자아이가 누워 있었다. 조윤이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

 

영양실조였고, 각기병이 의심되었다. 각기병은 티아민의 부족으로 생기는 병으로, 사지가 무기력해지고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무엇보다 항상 다리가 부어 있는데, 손가락으로 누르면 들어간 살이 나오지 않는다.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다리가 퉁퉁 부어 있고, 손가락으로 눌러도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다.

 

“언제부터 이랬죠?”

 

“며칠 됐어요.”

 

“입맛이 없고 팔다리에 힘이 없어 늘 피곤해하지 않았나요?”

 

“네, 맞아요.”

 

“혹시 근래에 쌀밥만 먹은 적이 있나요?”

 

“네! 세상에. 어떻게 아셨죠? 지금까지 제대로 먹지를 못하다가 우연히 돈이 좀 생겨서 쌀을 잔뜩 사 왔었어요. 그래서 하루에 두 번씩 찬은 없어도 밥은 꼭 해서 먹였었는데, 혹시 그것 때문인가요?”

 

각기병이 확실했다. 각기병은 찬은 없이 쌀만 주식으로 먹었을 경우 쉽게 걸린다.

 

조윤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여인에게 물었다.

 

“이름이 뭐죠?”

 

“네?”

 

“이름이요.”

 

“수, 수민이라고 해요. 제 동생은 수문이고요.”

 

생각대로였다. 빈민가에 산다고 해서 전부 천민은 아니었다. 평민도 있고, 죄를 짓고 숨어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천민은 성이 없었다.

 

“천민이라서 의원들이 치료하기를 꺼려한 거군요.”

 

“네.”

 

수민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힘없이 대답했다. 동생이 병에 걸리자 그녀는 가지고 있던 돈을 다 들고 의원을 찾아갔었다. 하지만 천민이라는 이유로 치료를 거절당했다. 주위에 있는 여러 의원들을 전부 찾아다녔으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치료를 해 주겠다는 의원이 나타났다.

 

그는 와서 동생의 상태를 보지도 않고 말만 듣고 처방을 내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 채 약을 사기 위해서 삼류낭인들에게 몸까지 팔았다.

 

하지만 약을 먹고도 수문의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다. 그제야 속은 것을 알았으나 천민이라 어디 가서 하소연을 할 수조차 없었다.

 

자책하며 죽을 생각까지 했으나 동생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후회를 하다가 문득 조윤이 생각났다. 나이는 어리지만 의술도 알고 처음 본 자신을 치료해 줄 정도로 마음도 착했다.

 

그 아이라면 동생을 치료해 줄 것 같았다. 이에 계속 조윤을 찾아다녔고, 다행히 하늘이 무심치 않아 기적같이 조윤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 * *

 

조윤은 가지고 있는 돈으로 수문을 치료했다. 그러다 인근에 있는 사람들도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굶주리고, 헐벗고, 환경이 좋지 않으니 병이 없을 수가 없었다.

 

애초에 몰랐다면 모를까, 아는데 모른 척할 수가 없어서 몇몇 사람의 상태를 봐 주고 치료를 해 줬다. 그러자 아픈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너도나도 봐 달라고 매달렸다.

 

조윤은 망설이다가 이틀에 한 번씩 오겠다며 일단 사람들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세가로 돌아와 글공부를 가르쳐 주는 이석경에게 사실을 말하고 도움을 청했다.

 

다행히 이석경은 꽉 막힌 사람이 아니었다. 매일 그러는 것이 아니라 이틀에 한 번이니, 제시간에만 돌아온다면 눈감아주겠다고 했다.

 

그때부터 조윤은 그곳을 드나들며 사람들을 치료했다. 그러자 선뜻 응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다 죽어 가던 수문이 멀쩡해지고 무료로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신의가 따로 없다고 떠들고 다니자 날이 갈수록 환자가 모였다.

 

조윤은 그들을 치료하면서 몇 번이나 벽에 부딪쳤다. 당자기에게 의술을 배운 기간이 짧아 활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병세를 잘못 판단하거나 치료 방법을 몰라서 처방을 내리지 못한 적도 많았다. 또한 침을 놓다가 엉뚱한 곳을 찔러 환자가 비명을 지르기도 했고, 약을 잘못 써서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기도 했다.

 

고민하던 조윤은 세가의 의원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한편, 현대에서 배웠던 의학 지식까지 최대한 활용했다. 그러자 상황이 좀 나아지나 했는데 또다시 벽에 부딪쳤다.

 

이번에는 돈이 문제였다. 환자가 너무 많아서 조윤이 무료로 약을 지어주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돈을 내라고 할 수도 없었고, 내라고 해도 당장에 먹을 끼니조차 해결할 돈조차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조윤은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거나 값이 싼 약재를 써야 했고, 약초에 대한 것을 더 깊이 공부해야만 했다. 그 때문에 하루에 한 시진을 자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실력은 무섭게 늘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자 사람들은 조윤을 소신의(小神醫)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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