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비서 36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신의비서 36화

무료소설 신의비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3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의비서 36화

제4장 아미파 (3)

 

 

따악!

 

조윤의 목검과 낙소문의 목검이 강하게 부딪치면서 처음으로 두 사람의 움직임이 멈췄다. 힘은 자신이 조금 더 강할 거라 생각했건만 낙소문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조윤은 아직 내공을 활용할 줄 몰랐으나 낙소문은 약간이나마 가능했기 때문이다.

 

빠르기와 변화는 애초부터 낙소문이 훨씬 위였다. 그나마 힘으로 누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도 안 된다. 하면 무엇으로 우위를 점해야 하는가?

 

경험? 아니, 그것도 오히려 낙소문이 위였다. 비연팔식은 자세를 확 낮췄다가 공격하는 초식이 주를 이룬다. 마치 제비가 물을 차며 날아가는 것과 같은 형상이었다. 그 때문에 일반적인 검법들과는 많이 달라 대처하기도 쉽지 않았다.

 

한데 잠깐 검을 섞어 보니 낙소문은 반응이 약간 늦기는 해도 제대로 대처를 하고 있었다. 그만큼 대련 경험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모든 면에서 뒤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윤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며 당황학과 대련했던 것을 떠올렸다.

 

‘견고하면 흔든다!’

 

조윤은 옆으로 달렸다. 목검을 맞대고 있다가 갑자기 그렇게 빠지자 낙소문의 얼굴에 약간의 당혹감이 떠올랐다.

 

보통은 검을 맞대게 되면 좀 더 힘으로 밀어붙이거나 상대의 검을 흘리며 반격을 하지, 저렇게 도망치듯이 움직이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조윤은 낙소문의 좌측으로 크게 우회하다가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비연팔식의 첫 번째 비기, 비연참이었다.

 

파앙!

 

기세가 하도 대단해서 맞받아칠 수가 없었다. 이에 낙소문은 옆으로 돌며 공격을 피하고 목을 때리려고 했다. 그러나 조윤은 그 자리에 없었다.

 

비연참은 위력은 강하나 동작이 컸다. 더구나 그렇게 보란 듯이 뛰어올랐는데 못 피할 리가 없다. 그럼에도 조윤은 비연참을 썼다. 낙소문이 피할 걸 미리 알고서 쓴 것이다.

 

거리를 두고 조윤이 물러나자 낙소문의 얼굴에 갈등이 떠올랐다. 조윤을 쫓을지, 아니면 기다렸다가 받아칠지 한순간 고민한 것이다.

 

조윤은 다시 한 번 비연참을 펼쳤다. 설마 똑같은 초식을 쓸 줄은 몰랐던 터라, 낙소문의 반응이 약간 늦었다. 그 때문에 꽂아두었던 비녀가 튕겨 나가 박살 나면서 머리카락이 흩어졌다.

 

그때 공격을 했더라면 우세를 점할 수가 있었을 테지만 조윤은 그러지 않았다. 좀 더 확실히 이기기 위해서 다시 뒤로 물러나 거리를 뒀다. 그리고 미끄러지듯이 낮게 접근하며 다리를 때렸다.

 

그걸 피해 낙소문이 공중제비를 돌며 목검을 휘두르자 아슬아슬하게 조윤의 등을 스치고 지나갔다. 자세가 낮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크게 다쳤을 것이다. 등골이 서늘함을 느끼며 조윤은 다시 거리를 뒀다. 그러자 낙소문이 옆으로 따라붙으면서 공격해 왔다.

 

‘걸렸다!’

 

조윤이 원하던 것이 그거였다. 빠르기, 변화, 위력, 경험 등 모든 것이 조윤이 낙소문보다 부족했다. 하지만 아직 확인을 못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경공신법이었다.

 

당문은 암기와 독을 주로 쓴다. 이에 경공신법이 굉장히 뛰어났다. 대놓고 던지는 암기는 쉽게 피하나, 빠르게 움직이면서 던지는 암기는 피하기가 어렵다. 독도 마찬가지였다. 독을 뿌리고 빨리 물러나지 않으면 자칫 자신도 중독되고 만다.

 

물론 조윤이 당문의 경공신법을 배운 것은 아니었다. 당황학과 대련을 하다 보니 자연히 그 빠르기를 따라가야만 했고, 비연팔식의 비기는 급격하게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뛰어오르기 때문에 웬만한 탄력으로는 할 수가 없어서 자연스레 움직임이 빨랐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려가던 조윤이 비연참을 하는 방법으로 땅을 박차자 갑자기 몸이 앞으로 쭉 나아갔다. 아미파에도 구전환영보(九轉幻影步)나 한매보(寒梅步) 같은 뛰어난 경공신법이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낙소문은 검법이 특기였다. 초식을 풀어내는 움직임은 뛰어났지만 그 외의 움직임은 둔했다.

 

이에 조윤의 움직임을 한순간이나마 놓쳤고, 그 대가는 컸다. 튕겨지듯이 앞으로 나간 조윤이 발을 미끄러트리며 방향을 트는 동안 거리가 급격히 좁혀지자 아래에서부터 위로 날아오는 공격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따악!

 

낮게 날아오른 조윤이 낙소문을 지나쳐 가자 목검이 허공으로 튕겨졌다. 비연팔식의 두 번째 비기, 비연섬이었다. 원래는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 상대의 목을 베는 초식이었으나 조윤은 차마 그럴 수가 없어서 낙소문의 목검을 친 것이다.

 

만약 낙소문이 앞으로 달려가던 상태가 아니었다면 검을 놓치지도 않았을 것이고, 엉덩방아를 찧을 일도 없었다. 그렇잖아도 비연섬은 온몸을 날려서 하는 빠른 공격인데, 거기에 스스로 달려든 거라 위력이 배가 되었다.

 

하지만 낙소문은 아직 졌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검은 놓쳤으나 재빨리 일어나 조윤을 공격하려고 했다. 그때 조윤이 허공에서 떨어져 내리며 목 바로 옆에 목검을 꽂자 낙소문은 움찔 몸을 떨며 그대로 얼어붙었다.

 

조윤의 얼굴이 바로 앞에 있었다. 거친 숨결이 느껴지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그녀는 지금까지 남자아이와 이렇게까지 가까이한 적이 없었다.

 

“괜찮아?”

 

조윤은 어깨까지 들썩이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와중에도 낙소문을 붙잡아서 일으켜 주려고 했다. 낙소문은 얼결에 조윤의 부축을 받고 일어났다.

 

“잘하더라. 꼼짝도 못하고 지는 줄 알았어.”

 

조윤이 웃으면서 말하자 낙소문이 말없이 빤히 쳐다보다가 홱 고개를 돌렸다.

 

또래의 아이에게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낙소문은 나이가 몇 살이나 많은 사자들조차도 쉽게 이겼다. 재능만 놓고 보자면 현진보다 그녀가 더 위였다. 한데도 졌다.

 

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 대신에 바로 앞에서 거칠게 숨을 내쉬던 조윤의 얼굴이 자꾸만 아른거렸다.

 

* * *

 

“놀랍군요. 저 나이에 저런 응용력이라니.”

 

정절사태가 다가와 조윤을 칭찬했다. 그러자 당황학이 낮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직 멀었소.”

 

“착한 본성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당황학이 내쉰 한숨의 의미를 짐작한 정절사태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검을 들지 않았다면 모를까, 저리 굴다가는 금방 죽게 될 거요.”

 

“저 아이는 절대로 요절할 상이 아닙니다.”

 

“그렇다 해도 좋지는 않소.”

 

“독하다 해서 강호의 험난함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경험해 보셔서 아시지 않습니까?”

 

“그건…….”

 

당황학은 말문이 막혔다. 정절사태의 말대로 독하다고 강호의 험난함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조윤은 너무 순했다.

 

“우리는 그저 경험을 전해 줄 뿐, 선택은 본인이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야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지겠죠.”

 

“그대 말이 맞소.”

 

“비무는 이쯤에서 끝내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럽시다.”

 

“하면 아이들끼리 서로 어울리라 하고 저와 차나 한 잔 하시지요.”

 

“좋소.”

 

당황학과 정절사태가 자리를 뜨자 홀로 남은 조윤은 어색함에 그저 서 있기만 했다. 그러다 아이들 틈에 어제 다리를 다쳤던 아이가 있는 걸 보고 미소를 지었다. 한데 낙소문이 그 아이를 부르며 나무라는 것이 아닌가?

 

“낙화영!”

 

“응? 왜, 언니?”

 

“아전 사백님이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앉아 있으랬잖아. 다리가 잘못돼서 절름발이가 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하지만 저 오라버니랑 이야기하고 싶은걸.”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 그냥 그대로 있어.”

 

“어제 나무에서 떨어졌을 때 도와준 오라버니인데.”

 

“뭐?”

 

걔가 쟤였어? 하는 표정으로 낙소문이 조윤을 봤다. 사내아이한테 도움을 받았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게 조윤인 줄은 전혀 몰랐다.

 

“저기, 어제는 고마웠어요. 오라버니. 아전 사백님이 그러는데 오라버니가 치료를 안 해줬으면 절름발이가 되었을 거랬어요. 아후. 그랬다면 나는 창피해서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면서 평생을 살았을 거예요.”

 

낙화영이 하는 말을 듣고 조윤은 미소를 지었다. 제대로 본 건 오늘이 처음인데도 친근하게 오라버니라고 부르며, 그 나이 대의 아이답게 말하는 것이 귀여웠다.

 

“다리는 어때? 아프지는 않아?”

 

“조금 아파요. 하지만 아전 사백님이 잘 치료해 줬어요. 당분간 심하게 움직이지만 않으면 괜찮대요.”

 

“착하네.”

 

조윤이 낙화영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 줬다. 그러자 낙소문이 조윤의 손을 거칠게 쳐 냈다.

 

“아, 미안.”

 

조윤은 곧바로 사과했다. 낙화영이 귀여워서 그런 것이었으나 친하지도 않은데 함부로 여자아이를 만지는 것은 실례였다.

 

“가자.”

 

낙소문은 조윤을 쳐다보지도 않고 낙화영을 부축했다. 그러자 낙화영이 낙소문 옆으로 빠끔 고개를 내밀며 인사를 했다.

 

“오라버니, 안녕. 나중에 또 봐.”

 

“어, 그래.”

 

조윤은 얼결에 손을 흔들다가 낙소문의 머리가 여전히 헝클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날 저녁 조윤은 물어물어 낙소문을 찾아갔다. 그녀는 홀로 검법을 수련하다가 조윤이 찾아오자 적지 않게 놀랐다. 그러나 전혀 내색하지 않으며 차가운 얼굴을 했다.

 

“화영이 다리는 어때?”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니라 그저 인사 차 물은 것뿐이었다. 한데 낙소문이 아무 말도 않고 빤히 쳐다보기만 하자 말을 이어 갈 수가 없었다.

 

‘사교성이 없는 아이인가?’

 

아니면 남자를 싫어하는 아이일 수도 있었다. 뭐가 어찌 되었든 저리 적개심을 가지고 있으니 그냥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낙소문이 머리를 대충 묶고 있는 걸 보자 그럴 수가 없었다.

 

“이거 받아.”

 

조윤은 당효령에게 주려고 만들었던 비녀를 내밀었다. 어차피 이제는 쓸모가 없는 물건이었고, 비무 중에 낙소문의 비녀를 망가트린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었다.

 

“필요 없어.”

 

말은 그렇게 했으나 낙소문의 시선은 비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집이 부유해서 장신구는 넘치도록 가지고 있었고,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다. 무공을 수련할 때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윤이 내민 것은 난생처음 보는 모양의 비녀였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고아해 보였다.

 

“그러지 말고 받아. 비무 할 때 내가 비녀를 망가트렸잖아.”

 

“됐어.”

 

“그래? 그럼 버려야겠다.”

 

조윤이 그렇게 말하면서 비녀를 멀리 던지려고 하자 낙소문이 크게 당황하면서 소리쳤다.

 

“안 돼!”

 

낙소문이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얼굴이 빨개져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조윤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자, 받아.”

 

조윤은 낙소문의 손에 억지로 비녀를 쥐여 주고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줬다. 그리고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낙소문은 사내아이에게 이런 취급을 받아본 것이 처음이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4159 신의비서 967
4158 신의비서 1049
4157 신의비서 1009
4156 신의비서 1169
4155 신의비서 1177
4154 신의비서 977
4153 신의비서 1165
4152 신의비서 1063
4151 신의비서 1065
4150 신의비서 1088
4149 신의비서 1146
4148 신의비서 1161
4147 신의비서 1105
4146 신의비서 1141
4145 신의비서 1175
4144 신의비서 1132
4143 신의비서 1053
4142 신의비서 1182
열람중 신의비서 1032
4140 신의비서 1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