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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비서 70화

무료소설 신의비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7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의비서 70화

제8장 해후 (1)

 

 

“아미파의 여협들을 보호해라. 송풍검법(松風劍法)을 펼쳐서 독을 밀어낸다!”

 

도간이 지시를 내리자 열두 명의 도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아미파의 여인들을 중앙에 두고 포진을 하며 송풍검법을 펼쳤다.

 

송풍검법은 검의 풍압으로 상대를 위협해서 틈을 만들고, 그때를 노려 공격을 하는 검법이었다. 그 때문에 검풍이 강해서 독연기를 밀어낼 수가 있었다.

 

“끄아아아악!”

 

독연기가 반대로 밀려가자 독탄을 던진 사내가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그는 온몸이 타들어가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 죽어갔다.

 

그때 일 층에 있던 다섯 명의 사내들이 독탄을 위로 던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방금 죽은 사내의 동료들이었다. 청성파와 아미파 사람들을 노리고 처음부터 거기에 자리를 잡고 있었기에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했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대놓고 손을 써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모두 도와라!”

 

아명의 외침에 아미파의 제자들이 검을 뽑아들었다.

 

하지만 아미파의 검법은 변화가 복잡하고 표홀한 것이 특징이라서 청성파처럼 풍압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독탄 때문에 이 층이 독연기로 꽉 차려고 했다.

 

한데 어디에선가 매서운 바람이 훙훙 불더니 독연기를 전부 밖으로 밀어냈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청성파와 아미파 사람들이 놀라서 그쪽을 봤다.

 

거기에는 커다란 체구의 험악한 얼굴을 한 사내가 한 손에 하나씩 탁자를 들고 마치 부채질을 하듯이 독연기를 몰아내고 있었다.

 

“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무공이 어느 정도 일정 경지에 올라 있어서 탁자를 들어 올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저렇게 부채질을 하듯이 가볍게 휘두르지는 못했다.

 

“좀 더 확확 휘둘러요.”

 

조윤이 재촉하자 막강이 좀 전보다 더 세차게 탁자를 휘둘렀다. 그렇게 독연기가 빠지자 일 층에서 독탄을 던지던 사내들이 당황했다. 찰나에 막강이 그들을 향해 탁자를 던졌다.

 

쾅!

 

탁자 하나에 두 명이 찍혀서 절명했다.

 

다시 하나를 던지자 몸이 탁자와 함께 객잔 바닥까지 꽂히면서 한 명이 죽었다.

 

남은 두 명이 기겁을 하며 도망을 쳤다. 그러나 막강이 날린 탁자에 앞서 당한 동료들과 똑같은 꼴을 당해야만 했다.

 

그들을 모두 처리한 막강이 막요요에게 다가왔다. 그의 눈에는 염려가 가득했다.

 

“괜찮아요. 중독되지 않았어요.”

 

독탄이 터지자 조윤은 재빨리 막요요를 품에 안고 바짝 엎드려서 코와 입부터 가렸었다. 그리고 자신도 천으로 코와 입을 가리고, 막강에게 탁자로 독연기를 몰아내라고 시킨 것이다.

 

덕분에 막요요와 조윤은 무사했지만 막강은 독에 약간 중독이 된 상태였다.

 

“크윽!”

 

막강이 갑자기 신음 소리를 내면서 비틀거렸다. 그러더니 자리에 털썩 앉아서 운기조식을 하기 시작했다. 내공으로 독을 몰아내려는 것이다.

 

“아빠!”

 

“안 돼! 지금 건드리면 위험해!”

 

막요요가 달려들려는 것을 조윤이 말렸다. 그러자 막요요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쳐다봤다.

 

“막 대협은 독에 중독이 되었어. 내공으로 몰아내려는 거니까 절대로 건드리면 안 돼.”

 

“응. 알았어요.”

 

“잠깐 여기에 있어.”

 

그렇게 말하고 청성파와 아미파 사람들이 있는 곳을 보니 거기에도 독에 중독이 되어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청성파는 네 사람이 중독되었고, 아미파는 두 사람이 중독되었다. 그들이 해독하는 것을 돕기 위해 한 명씩 붙어서 내공을 불어넣어주고 있었고, 남은 사람들은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이쪽에서 도움을 줬는데도 인사를 하기는커녕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조윤은 독탄을 던지고 죽은 사내에게 다가갔다.

 

온몸이 빨갛게 타고 수포가 일어서 몰골이 끔찍했다.

 

“해독약을 찾으려는 건가?”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아명이 보였다.

 

예전에 당황학을 따라 아미파에 갔을 때 그녀를 만난 적이 있어서 기억이 났다.

 

그러나 아명은 조윤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때로부터 몇 년이나 지났고, 지금 조윤은 천으로 코와 입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심하시게.”

 

독을 쓰는 자들은 대부분 해독약도 가지고 다닌다.

 

혹여 자신이 중독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명도 그걸 찾으려고 온 것이다.

 

조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품에서 천을 꺼내 손을 감쌌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의 품을 뒤졌다.

 

하지만 해독약은 없었다. 이 사람은 죽을 걸 각오하고 온 것 같았다.

 

작게 한숨을 내쉰 조윤은 아명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아명 역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해독약이 있다면 지금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을 바로 치료할 수 있으련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려는데 조윤이 시체를 쿡쿡 찌르면서 이상한 짓을 하자 궁금증이 일었다.

 

“뭐를 하는 겐가?”

 

“독성분을 알아보려고요.”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혹시 의원인가?”

 

“예.”

 

조윤은 짧게 대답하고 시체의 몸에서 피를 받았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독과 약재를 몇 개씩 섞으면서 어떤 독인지 가려내기 시작했다.

 

웬만한 독은 막강 같은 고수한테 통하지 않는다. 중독이 되더라도 내공을 이용해서 바로 밀어낼 수가 있었다.

 

한데 막강은 아직까지 독을 밀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막강이 그러니 청성파와 아미파의 제자들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다들 내공을 있는 대로 소모하면서 독을 밀어내려고 했으나 어림도 없었다.

 

조윤이 굳이 독성분을 알아내서 해독제를 만들려는 것도 그래서였다.

 

아명 역시 그걸 알기에 조윤이 하는 행동을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 * *

 

몇 가지 실험을 해보던 조윤은 자리로 가서 기라독해를 꺼냈다. 그리고 독의 조합에 대해 적힌 내용을 뒤적거렸다.

 

“그렇군.”

 

“뭔가 알아낸 건가?”

 

“칠사연화독(七蛇煙化毒)같군요.”

 

“처음 듣는군.”

 

“칠사연화독은 독성이 다른 독사 일곱 마리를 잡아서 만듭니다. 그때 사용된 독사의 종류를 알면 해독제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아낸 건 세 종류뿐입니다.”

 

“그럼 해독제를 만들 수 없는 건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 다행이로군. 그럼 어서 해독제를 만들게나.”

 

“그럴 참입니다.”

 

마침 조윤은 유개염에게서 받은 약재가 잔뜩 있었다.

 

그중에서 필요한 걸 꺼내 자르고 빻아 약을 만들고 있는데 도간이 다가왔다.

 

“뭐를 하고 있는 것이오?”

 

“이 젊은이가 의원이라고 하는군요. 해독제를 만들 수 있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에요.”

 

아명의 설명에 도간은 조윤을 봤다. 천으로 코와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얼굴을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굉장히 젊은 것 같았다. 그런데 저리 지독한 독의 해독약을 만들 수 있다니 당장에 의심부터 들었다.

 

독에 중독이 된 상황에서 그 자리에 의원이 있었다는 것부터가 이상했다.

 

일행이 독에 중독된 것 같았으나 만약 해독제를 만들 수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었다. 뭔가를 노리고 자신들에게 접근을 하려는 수작일지도 몰랐다.

 

“믿을 수가 없군요. 무슨 독인지는 몰라도 하도 지독해서 내공으로 밀어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해독제를 만든다고요?”

 

“그 독은 칠사연화독이라고 한다는군요.”

 

“그것도 이 젊은이가 알아낸 것이오?”

 

“그렇습니다.”

 

“제자 하나를 당문으로 보냈으니 조금 더 기다려보는 것이 어떻소?”

 

“중독이 되면 조금이라도 빨리 해독을 해야 합니다. 해독약이 이제 거의 다 만들어진 것 같으니까 잠시 지켜보시죠.”

 

아명이 그렇게 말하자 도간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일은 없었지만 당문에서 와도 해독이 어려울 수도 있었다. 또는 해독이 가능해도 시간이 걸려서 누군가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러니 만약 해독약을 만들 수 있다면 우선은 그걸로 제자들을 해독하는 것이 좋았다.

 

“됐어요.”

 

조윤은 해독제를 다 만들자 그걸 막강에게 먹였다.

 

막강은 내공으로 독을 몰아내려고 한창 집중을 하던 차에 입안으로 뭔가가 들어오자 자신도 모르게 꿀꺽 삼켰다.

 

그러자 배 속에서 아찔한 통증이 일더니 내장이 찢겨져나가는 것처럼 아팠다.

 

“커헉! 컥!”

 

결국 참지 못하고 신음 소리를 내면서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눈까지 뒤집혔다.

 

그걸 보고 막요요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조윤을 봤다.

 

아명과 도간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해독제를 먹였더니 저런 꼴이 되었다. 아무래도 뭔가가 잘못된 것 같았다.

 

하지만 조윤은 침착했다. 막강을 잠시 지켜보다가 옷을 걷어낸 후에 단검으로 그의 배를 살짝 찔렀다.

 

그러자 시커먼 피가 쏟아져 나오더니 역겨운 냄새를 풍겼다.

 

거기에서 붉은 피가 나올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던 조윤이 상처를 닦아내고 빻아놓은 가루를 뿌린 후에 재빨리 봉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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