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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비서 66화

무료소설 신의비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0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의비서 66화

제6장 막강 (3)

 

 

그런 별호가 붙은 이유는 조윤의 나이가 어린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또 하나는 실력이 그리 뛰어난데도 돈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윤은 자신이 그렇게 불리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계속 당문으로 향했다.

 

관도를 타고 한참이나 가니 작은 마을이 나왔다.

 

그곳의 객잔에 방을 잡고 식사를 하고 있는데 사납게 생긴 사내들 다섯 명이 들어왔다. 그들은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안하무인처럼 굴며 술과 음식을 먹었다.

 

객잔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들의 눈치를 보다가 결국 후다닥 계산을 치르고 가버렸다.

 

그러자 객잔 안에는 험악하게 생긴 그들 다섯 명과 조윤만 남게 되었다.

 

“어이, 넌 뭐냐?”

 

“네?”

 

“넌 뭔데 아직도 남아있는 거냐고?”

 

“전 오늘 여기에서 묵을 건데요.”

 

“누가 그걸 물어봤어?”

 

탕!

 

사내가 탁자를 내려치면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조윤은 괜한 시비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저런 자들과 싸워봤자 득 될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귀찮은 일이 생기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왜냐하면 저런 자들은 뒷배를 믿고 설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몇 대 때려서 보내면 반드시 패거리들을 이끌고 온다.

 

그렇지 않아도 죽여도 문제였다. 역시나 패거리들이 복수를 한다고 우르르 몰려온다.

 

그러니 그들의 뒷배조차도 무시할 수 있는 세력을 등에 업고 있지 않은 이상, 조용히 있는 것이 좋았다. 아니면 그들 모두를 상대해야 했다.

 

“너, 못 보던 얼굴인데 타지에서 온 거냐?”

 

“네.”

 

“뭐하는 놈이냐? 혹시 이곳에서 소란을 피우려는 건 아니겠지? 앙?”

 

소란은 지금 그가 피우고 있었다. 조윤은 내심 웃음이 나왔지만 겁을 먹은 척하며 말했다.

 

“아닙니다. 그럴 리가요. 조용히 있다가 갈 테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지금 드시는 건 제가 다 내겠습니다. 그러니 잘 좀 봐주세요. 여기요! 이분들께 최고로 좋은 술하고 안주를 주세요. 돈은 제가 다 낼 겁니다.”

 

“뭐? 이 자식이! 누굴 거지로 알아? 우리가 그런 거나 얻어먹자고 이러는 줄 알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는 웃고 있었다. 조윤은 역시나 싶었다. 여기까지 오면서 이런 자들을 몇 번이나 만났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무난히 넘어갔었다.

 

약간 치켜세워주고 대접을 해주면 금방 친근하게 굴었다.

 

그때였다. 생글거리면서 웃고 있는 그의 뒤에 거대한 체구의 사내가 나타났다.

 

“어?”

 

쾅!

 

잠깐 사이에 앞에 있던 사내가 구석에 가서 처박혔다. 그러자 그 뒤에 있던 거대한 체구의 사내가 보였다.

 

부리부리한 눈에 험악한 얼굴은 보기만 해도 위압적이었다. 거기다 덩치가 산만하고 드러난 팔뚝은 굵기가 굉장했다.

 

한데 그런 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한쪽 팔로 여자아이를 안고 있었다.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는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것 같이 연약했다. 또한 얼굴이 창백한 것이 어딘가 아파 보였다.

 

“넌 뭐야?”

 

“어이! 괜찮나?”

 

“이 자식이…….”

 

구석에 처박힌 사내의 동료들이 위협적으로 소리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여자아이를 안고 있는 사내가 뒤를 슥 돌아보자 일순 조용해졌다.

 

그는 옆에 있던 탁자를 한 손으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걸로 그들을 후려쳐서 날렸다.

 

쾅!

 

“헉!”

 

“우왁!”

 

조윤은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그저 앉아있기만 했다.

 

살다 살다 탁자로 사람을 패는 사람을 보기는 또 처음이었다.

 

순식간에 네 명을 처리한 사내는 다시 조윤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위협적으로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네가 소청신의냐?”

 

“네?”

 

“네가 소청신의냐고 물었다.”

 

“아닌데요.”

 

“속일 생각하지 마라. 너라는 걸 알고 왔으니까.”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조윤이라고 합니다.”

 

“그럼 맞잖냐?”

 

조윤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소청신의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흠, 의술은 뛰어난데 바보인가 보군.”

 

“네?”

 

“감숙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사람들을 치료해줬지?”

 

“네.”

 

“사람들이 너를 소청신의라고 부르고 있다.”

 

“아!”

 

자신에게 별호가 붙다니, 조윤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붙인 별호가 있다는 건 그만큼 많이 알려졌다는 뜻이었다.

 

“저를 소청신의라고 부르는 줄은 몰랐어요.”

 

“그럴 수도 있지.”

 

“보아하니 저를 찾아온 것 같은데, 그 아이 때문인가요?”

 

“맞다. 나는 대력패도(大力覇道) 막강이라고 한다. 이 아이는 내 딸인 막요요다.”

 

대력패도 막강은 호남 최고수라고 불리는 자였다. 무공이 강하고 패도적인 성향이 있어서 한때는 거침없이 살았었다.

 

그러다 소림사와 마찰이 생겼고, 그 과정에서 사대금강과 겨루게 되었다.

 

사대금강은 소림사의 방장과 장로 다음으로 무공이 강한 자들이었다. 그들 네 명이면 천 명의 군사들을 막아낼 수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일당백(一當百)의 고수들이었다.

 

그런 사대금강이 겨우 일각도 버티지 못하고 무참히 패배했다.

 

이후 그 사건이 알려지면서 막강에게는 대력패도란 별호가 붙었고, 더 이상 그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조윤은 그동안 새외에 있었기 때문에 무림에 대한 일을 거의 몰랐다.

 

당연히 막강이 얼마나 굉장한 고수인지도 알지 못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조윤은 그렇게 말하고 방금 막강이 탁자로 패서 날린 사내들의 상태를 살폈다. 혹여 살아있는 사람이 있나 싶었는데 전부 죽었다.

 

이 세계가 이렇다.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과 같다. 그래서 힘만 믿고 날뛰면 안 되거늘.

 

조윤은 주인장을 불러서 돈을 약간 주고 저들의 장례를 치러달라고 했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와서 막강과 마주 봤다.

 

“어디가 아픈 거죠?”

 

“네가 알아내라.”

 

“네?”

 

“요요의 병을 알아내지 못하면 너를 죽이겠다.”

 

“혹시 의원에게 악감정이 있나요?”

 

“실력도 없는 것들이 의원이랍시고 행세하는 꼴을 많이 봤다.”

 

“다 그런 건 아니죠.”

 

“그러니까 증명을 해봐라.”

 

“실력이 의심스럽다면 왜 저를 찾아왔죠?”

 

“사람들이 네 의술이 뛰어나다고 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저보다 의술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아요. 당장에 신의문에만 가도 넘쳐날걸요.”

 

“거기는…….”

 

뭔가를 말하려던 막강이 입을 다물었다. 그러더니 살짝 인상을 쓰며 조윤을 쳐다봤다.

 

“쓸데없는 말 말고 요요가 어디가 아픈지 알아내라.”

 

“그전에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뭐냐?”

 

“만약에 제가 요요가 어디가 아픈지 알아냈는데 고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거죠? 죽일 건가요?”

 

“그래.”

 

“그럼 그냥 가세요. 저는 요요를 진맥하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죽이겠다.”

 

“혹시 신의문에서도 그렇게 말했나요?”

 

정곡을 찔렀는지 막강이 순간 당혹스러워했다.

 

조윤은 그가 왜 의원들에게 악감정을 가지게 되었는지 얼추 짐작이 되었다.

 

“의원들이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다만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게다가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환자가 병을 고치려고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요. 치료는 의원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진맥을 하지는 않았지만 신의문에 찾아갔을 정도면 요요가 많이 아픈 거지요? 그전까지 의원들을 많이 찾아갔지만 고치지 못했을 테고요. 병을 치료한다고 해놓고 포기한 의원들도 있었겠지요. 그래서 원망하고 죽인 것 같은데, 아닌가요?”

 

막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윤의 말은 전부 사실이었다.

 

요요가 병에 걸리자 그는 의원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전부 고개를 저었다.

 

한데 개중에 한 번 치료를 해보자고 나섰던 의원들이 몇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요요의 병을 고치지 못했다. 막강은 화가 나서 그들을 모두 죽였다.

 

이후 의원들을 찾아다니면서 요요를 고치지 못하는 자들은 살려두지 않았다. 그러다 천하오대신의에 대해 알게 되었다.

 

황궁어의 우선은 만날 수가 없고, 신수신의 이자림과 약선신의 반양은 정처 없이 떠돌기 때문에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남독신의 기라가 있는 남만은 너무나 멀었다. 이에 의선 태삼목을 찾아 신의문으로 갔다.

 

한데 거기에서 문제가 생겼다. 태삼목을 만나기도 전에 사고를 치고 만 것이다.

 

그를 만나려면 한 달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신의문의 의원 하나를 때려죽인 것이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불같이 일어나서 그를 지탄하기 시작했다.

 

무공을 익힌 사람들은 두렵지 않았다. 얼마든지 덤벼도 전부 상대를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병든 노약자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죽기 살기로 덤벼드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의선이라는 태삼목은 만나보지도 못하고 도망치듯 쫓겨 나와 이자림과 반양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 조윤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요요가 어디가 아픈지 알아내지 못하면 너는 내 손에 죽는다.”

 

“죽일 자신은 있고요?”

 

조윤의 도발에 막강의 얼굴이 사납게 변했다.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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