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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비서 58화

무료소설 신의비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3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신의비서 58화

제3장 죽음 (2)

 

 

멍하니 서서 화설린의 모습이 사라지는 걸 보고 있던 조윤은 곧 정신을 차리고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쯤 건너자 발밑에서 심상찮은 소리가 들려왔다.

 

강이 완전히 얼지 않아서 얼음이 깨지려는 것이다. 이대로 강에 빠지면 물살에 휩쓸려서 죽는다. 그걸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사부님. 강이 덜 얼어서 위험하니까 지금부터는 제가 업을게요.”

 

“알았다.”

 

조윤은 당황학을 등에 업고 짐 보따리와 백아를 챙겼다. 한데 화설린이 가지고 왔던 하얀 천에 둘둘 말린 검이 거기에 있었다.

 

‘놔두고 갔구나.’

 

다급하게 도망을 가느라 챙겨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조윤은 나중에 만나면 돌려줄 생각을 하며 그걸 짐 보따리에 끼워 넣었다. 그리고 발밑의 얼음이 깨지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강을 건넜다.

 

“저쪽이다!”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니 십여 명의 무사들이 강을 건너고 있었다. 전부 화설린을 따라간 줄 알았는데 일부는 이쪽으로 온 것이다.

 

조윤은 마음이 급했으나 빨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우노가 가르쳐준 보법이 생각났다.

 

‘맞다! 발을 미끄러트리면 되는 거였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조윤은 발을 죽죽 미끄러트렸다. 그러자 아까보다는 훨씬 빨리 움직일 수가 있었다.

 

강을 다 건너서 뒤를 보니 무사들이 반쯤 강을 건넌 상태였다. 그들도 얼음이 깨질까 봐 빨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조윤은 백아를 꺼내들어 힘껏 강을 내려쳤다. 그러자 금이 쫙 가면서 얼음이 깨졌다. 옆으로 이동하면서 계속 백아를 휘두르자 옅게 얼은 강이 계속 쩍쩍 갈라졌다. 이러면 저들을 빠트릴 수는 없지만 시간을 벌 수는 있었다.

 

눈을 밟으며 조윤은 빠르게 달렸다. 그러다 객잔이 보이자 안으로 들어가 다짜고짜 음식을 싸달라고 했다.

 

여기서부터 삼 일 거리 내에는 음식을 구할 곳이 없었다. 그래서 여기에서 음식을 가져가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 다급한 마음에 대충 돈을 지불하고 먹을 것과 술을 보따리에 넣었다.

 

밖으로 나와서 뒤를 보니 북해신궁의 무사들이 아까 깨어놓은 곳을 피해서 옆으로 돌아서 오고 있었다.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따라잡힐 일은 없었다.

 

조윤은 당황학을 업은 손에 힘을 주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한참을 그렇게 가다가 뒤를 보니 놀랍게도 북해신궁의 무사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주위는 온통 드넓은 설원이라서 몸을 숨길 곳이 없었다.

 

방향을 틀어서 움직여도 다 보이기 때문에 저들이 포기하지 않는 한 따돌릴 방법이 없었다.

 

조윤은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묵묵히 걸었다. 지금은 체력을 온전히 유지해야 했다. 빨리 움직이면 쉽게 지치고 그럼 저들에게 따라잡히고 만다.

 

밤이 되자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면서 살을 에는 추위가 느껴졌다.

 

쉬지 않고 걸어서 잠시 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밤이라 저들이 얼마만큼 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쉬는 동안 거리를 좁혀 올 수도 있었다.

 

결국 밤을 꼬박 새면서 해가 뜰 때까지 걸었다. 간간히 내공을 끌어올려 추위를 밀어냈지만 손발이 어는 것까지 어떻게 하지는 못했다.

 

“하아…….”

 

어느새 숨이 거칠어져서 하얀 입김이 계속 뿜어져 나왔다.

 

뒤를 보니 북해신궁의 무사들이 점으로 보였다.

 

거리가 멀어진 것으로 봐서 그들은 밤에 휴식을 취한 것 같았다.

 

“잠시만 쉬었다 갈게요.”

 

조윤은 그렇게 말하면서 당황학을 내려놓았다. 팔이 저리고 어깨와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팠다.

 

그럼에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당황학의 상태부터 살폈다.

 

눈을 감고 있는 당황학은 마치 죽은 사람처럼 얼굴이 창백했다.

 

“사부님!”

 

조윤이 놀라서 당황학을 부르면서 맥을 짚어봤다. 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뛰고 있었다. 그제야 안도하면서 침을 놓고 약을 달렸다.

 

그러는 사이에 뒤쫓아 오던 북해신궁의 무사들이 거리를 좁혔다.

 

조윤은 문득 저들을 처리하고 가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곧 고개를 흔들었다.

 

저들은 열 명이 넘는다. 죽이는 것은 문제가 아니나 당황학을 보호하는 것은 무리였다. 지금으로서는 계속 거리를 벌리면서 도망을 가는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당황학의 건강이었다. 날이 너무 춥고 계속 업혀서 이동을 한 탓에 기력이 굉장히 쇠진해 있었다.

 

기독서신탕을 먹이고 내공을 불어넣자 당황학이 간신히 눈을 떴다.

 

“음…… 잠깐 잠이 들었나 보구나.”

 

“네. 푹 주무셨어요.”

 

“어디쯤 온 거냐?”

 

“아직 이틀 정도 더 가야 마을이 나와요.”

 

“네가 고생을 하는구나.”

 

“아니에요. 저 때문에 오히려 사부님이 고생이죠.”

 

조윤의 말에 당황학이 미소를 지었다. 저 어린 녀석이 자신과 함께 새외를 두루 돌았다니, 돌이켜 생각해보면 믿기지가 않았다. 처음에는 자신의 심득을 반도 받아들이지 못할 거라 여겼었다. 한데 생각보다 훨씬 잘해줘서 전부 전해줄 수가 있었다.

 

그거면 된 거다. 자신이 원한 것은 이미 이뤄졌다. 당문으로 돌아가서 죽고자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저 조윤을 힘들게만 할 뿐이었다.

 

“가요.”

 

조윤이 다시 당황학을 업었다. 날이 점점 더 추워졌다.

 

조윤은 당황학이 잠이 들까 염려가 되어 계속 말을 걸었다. 지난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무공의 상승원리를 묻기도 했다.

 

당황학은 귀찮아하지 않고 조곤조곤 전부 대답을 해줬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을 이야기했다.

 

“네가 사람을 죽이면 제정신이 아니게 된 것은 내 탓이다. 그걸 고치기 전에는 당문으로 가지 말거라.”

 

“무슨 말씀이세요? 지금 당문으로 가고 있는 걸요. 가서 고쳐야죠.”

 

“이후 감숙으로 가서 방상이라는 자를 찾아라. 그리고 내 이름을 대고, 수련을 하러 왔다고 해라. 그럼 그가 네 병을 고쳐줄 거다.”

 

“그 사람이 누군데요?”

 

“만나보면 알 거다. 잊으면 안 된다.”

 

“우선 당문에 갔다가요.”

 

“그래. 그러거라.”

 

이후로도 조윤과 당황학은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결국 정수현으로 현대에서 살았던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다.

 

믿어주지 않아도 당황학에게만큼은 말을 하고 싶었다.

 

“그랬더냐? 이해력이 남다른 이유가 그래서였구나. 윤아.”

 

“네.”

 

“고맙구나.”

 

“뭐가요?”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으나 조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굳이 듣지 않아도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가 있었다.

 

조윤은 계속 주저리주저리 옛날 일들을 떠들었다.

 

한데 어느 순간부터 당황학의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몸이 점점 무거워지면서 차갑게 식어갔다.

 

그제야 당황학의 상태를 알아챈 조윤은 눈물을 흘렸다.

 

내려놓아야 하거만 두려워서 그럴 수가 없었다.

 

결국 반나절을 더 걸어가고 나서야 멈춰 섰다. 그리고 한참을 서 있다가 당황학을 내려놓았다.

 

당황학은 뭐가 그리 좋은지 웃고 있었다. 조윤은 그에게 큰절을 두 번 했다. 이곳은 설원이라서 묻어 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시신을 계속 업고 갈 수도 없었다.

 

조윤은 불을 피우고 당황학을 화장했다. 그러는 동안 끈질기게 따라오던 북해신궁의 무사들이 거리를 계속 좁혀왔다. 뼈를 빻아서 단지에 담을 때쯤 되자 그들이 지척까지 다가왔다.

 

“후우…… 애 먹이는군.”

 

“하나만 묻자. 네가 빙백신검을 가지고 있냐?”

 

그들이 묻는 말에 조윤은 화설린이 가지고 왔던 하얀 천에 쌓인 검이 생각났다.

 

‘그랬던가?’

 

원수 진 사이도 아닌데 왜 그리 끈질기게 쫓아오는지 내내 의아했었다.

 

그런데 이제야 알 것 같았다. 화설린이 헤어질 때 꽉 껴안으면서 미안하다고 했던 말의 의미도 이해가 되었다.

 

애초에 저들은 화설린을 데리고 가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었다. 빙백신검을 찾으러 온 것이다.

 

그 고생을 하며 여기까지 온 이유도 빙백신검을 화설린이 아니라 조윤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냥 돌아갔다가 만약 조윤이 빙백신검을 가지고 있다면 그대로 죽임을 당한다. 그래서 조윤이 빙백신검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을 하기 전에는 돌아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조윤은 짐 보따리에 끼워놓았던 빙백신검을 꺼냈다. 그리고 천을 풀자 순백의 검이 보였다.

 

“헉!”

 

빙백신검을 본 사내들의 눈빛이 차갑게 바뀌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나태한 모습으로 묻던 자들이 순식간에 칼을 뽑아들고 살기를 뿜어냈다.

 

조윤은 빙백신검을 뽑았다. 그러자 차가운 냉기가 손을 통해 몸 안으로 타고 들어왔다. 내공을 끌어올려서 급히 한기를 몰아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어쩔 수 없이 조윤은 빙백신검을 다시 집어넣었다. 그리고 백아를 뽑아서 사내들을 향해 겨눴다.

 

“와라.”

 

싸움이 시작되었다.

 

* * *

 

상대는 열세 명이었다. 또한 북해신궁에서 내로라하는 무사들이었다.

 

한데도 조윤은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 하루 밤낮을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계속 걸어서 몸이 피곤한 상태였지만 정신은 또렷했다.

 

“타핫!”

 

파가가가각!

 

백아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그들을 베어갔다.

 

조윤은 적극적으로 그들을 공격했다. 마음속에 있는 울분 때문이었다.

 

세 명을 쓰러트리는 동안 팔을 베이고 다리를 차였다.

 

다시 두 명을 쓰러트렸을 때는 가슴을 얻어맞아서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조윤은 자신이 아니게 되었다.

 

마치 옆에서 구경을 하는 사람처럼 붕 떠서 자신의 몸이 상대를 향해 백아를 휘두르는 것을 보고 있었다.

 

사람을 죽이게 되자 또다시 제정신이 아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좌측에서 휘두르는 칼을 피하지 못해 옆구리를 약간 베였다.

 

극심한 통증이 밀려와야 정상이건만 조윤은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칼에 베였다는 생각만 들었다.

 

‘울고 있나?’

 

자신의 눈에서 계속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걸 가만히 보고 있던 조윤은 문득 깨닫는 것이 있었다.

 

수행이 깊은 고승은 뒤에서 대포가 터져도 놀라지 않는다고 한다. 항상 정신을 쏙 뽑아서 자신은 물론이고 주위의 모든 것을 마치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듯이 관(觀)하기 때문이었다.

 

견(見)하지 않고 관한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수행을 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무인들 역시 내공수련을 할 때 그 같은 방법을 쓴다. 자신의 단전을 의식하고 기운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계속 관조한다. 그래야 원하는 대로 기운을 이끌 수가 있다.

 

지금 조윤도 그랬다. 자신의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고, 기운이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고, 손과 발이 뭐를 하는지를 세세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고통이 이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베여서 어떻게 아픈지, 그게 세세하게 보였다.

 

그때 당황학이 전해준 내공심법이 생각났다. 단전의 기운을 사지로 돌리되 검에 집중을 한다. 그것이 표출되어 밖으로 뻗어나가게 만들면!

 

파각!

 

“커헉!”

 

뭘까?

 

하나의 선이 지나쳐가자 앞에 있던 사내의 팔과 몸이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조윤은 방금 자신이 뭐를 했는지 알지 못했다. 이에 다시 한 번 당황학의 말을 떠올리자 휘둘러지는 백아의 움직임을 따라서 선이 하나 쭉 그어졌다.

 

쉭!

 

“크아아악!”

 

“크허어억!”

 

이번에는 두 명이었다. 비스듬히 생긴 선이 그들의 몸을 싹둑 잘라냈다.

 

“놈이 검기를 쓴다! 거리를 둬라!”

 

남은 다섯 명이 후다닥 뒤로 물러났다. 그 와중에 세 명이 칼을 이리저리 휘두르면서 도기(刀氣)를 날렸다.

 

조윤은 얼결에 검기를 날려 도기를 막아냈다. 그러자 허공에서 가죽 북이 터져나가는 것과 같은 소리가 울리더니 서로가 날린 기운이 확 흩어졌다.

 

파아아아앙!

 

“컥!”

 

조윤은 울컥 피를 토해냈다.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계속 검기를 썼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간 것이다. 그러나 멈출 수가 없었다. 살기 위해서는 검기를 날려야 했다.

 

이 장 정도의 거리를 두고 조윤과 세 사람은 검과 도를 휘둘렀다.

 

그때마다 검기와 도기가 부딪치면서 파공음이 터져 나왔고 바닥에 쌓여있던 눈이 쓸려가면서 주위로 휘몰아쳤다.

 

거기에 휩쓸려 기를 밖으로 표출시키지 못하는 두 사람이 죽었다.

 

이제 남은 건 세 명이었다. 그러나 어느 한 명도 당해내기가 쉽지가 않았다.

 

조윤은 세 사람이 날리는 기운을 막아내면서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세 사람이 바짝 거리를 좁혀왔다.

 

‘삼 장이 한계인가?’

 

조윤은 물론이고 그들 세 사람도 기운을 삼 장 이상 날리지 못했다. 기세 좋게 날아오던 기운이 삼 장이 넘으면 생채기도 내지 못했다.

 

사실 그게 검기의 한계였다. 검기를 쓰는 자들은 대부분 기운을 날려도 삼 장을 넘지 못했다.

 

간혹 내공이 막대해서 조금 더 날리는 경우는 있었으나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검강은 달랐다.

 

검강은 몸 밖으로 표출시킨 기운이 유형화가 되어 눈에 보일 정도로 강했다. 그 때문에 삼 장 넘게까지 날릴 수가 있었다.

 

조윤은 거리를 두고 계속 물러나다가 빙백신검을 뽑았다.

 

검기 싸움으로는 승산이 없었다. 내공도 저들보다 떨어지고, 검기에 대한 깨달음도 갓 얻은 거라서 활용이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비연팔식을 쓰자니 통하지가 않을 것 같았다.

 

지금은 허를 찌를 한 수가 필요했다. 이에 조윤은 화설린에게 배운 쌍검비격술을 쓸 생각이었다.

 

쌍검비격술은 쌍검술인 쾌의십이연격(快意十二連擊)과 암기술인 연환십이비(連環十二匕)가 더해진 것이었다. 쾌의십이연격은 빠르기 위주의 표홀한 검법이었고, 연환십이비는 연속으로 비수를 날리는 암기술이었다.

 

쌍검으로 눈을 현혹시키고 그 와중에 암기를 날린다!

 

이것이 쌍검비격술의 핵심이었다. 거기에 빙백신검의 날카로움이 있으니 저들의 공격에 충분히 맞설 수가 있으리라 판단되었다.

 

조윤은 손을 타고 들어오는 빙백신검의 냉기에 맞서면서 백아와 함께 휘둘렀다.

 

사악!

 

“헉!”

 

“조심해라!”

 

과연 빙백신검이었다. 일반적인 검은 이렇게 도기를 막아내지 못한다. 막아낸다 해도 충격이 전해진다. 그런데 빙백신검은 충격은커녕 오히려 도기를 깔끔하게 잘라냈다.

 

이런 효과가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조윤은 자신감을 가졌다.

 

빙백신검과 백아가 빠르게 교차되면서 한 명의 팔과 몸을 연속으로 갈랐다.

 

찰나에 뒤에서 덤벼드는 사내의 공격을 피하고 가지고 있던 침을 뿌렸다.

 

원래는 비수를 던져야 했지만 가지고 있는 것이 없어서 침을 대신 던진 것이다.

 

“크아아악!”

 

얼굴에 침이 꽂힌 사내가 비명을 지르면서 주춤거리는 사이에 빙백신검으로 남은 한 명을 베었다. 그리고 백아와 빙백신검을 휘둘러 비명을 지르고 있는 사내를 잠재웠다.

 

“크윽!”

 

그들을 모두 죽이자 조윤은 더 이상 빙백신검을 들고 있지 못하고 재빨리 놔버렸다.

 

방금까지 빙백신검을 쥐고 있던 왼손이 한기 때문에 덜덜 떨려왔다.

 

조윤은 즉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내공을 운기해서 한기를 몰아냈다. 그러나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여서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하아…….”

 

간신히 한기를 모두 몰라낸 조윤은 그대로 풀썩 쓰러졌다.

 

차가운 눈이 얼굴에 닿자 정신이 좀 들었다. 생각지도 않게 묘한 경험을 했고 덕분에 검기를 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완전히 고쳐진 것이 아니라서 사람을 죽이면 또다시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검을 휘두를지도 몰랐다.

 

‘사부님이 감숙으로 가서 방상이라는 사람을 만나라고 했지?’

 

당황학의 유언이나 다름없는 말이었다. 갈 수밖에 없었다.

 

간신히 몸을 일으킨 조윤은 상처를 지혈하고 치료를 했다. 여기에서 감숙까지는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다. 홀로 거기까지 가려면 준비를 단단히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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