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학사 207화
무료소설 무당학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56회 작성일소설 읽기 : 무당학사 207화
호현이 있는 객잔에서 얼마간 떨어진 한 건물 위에서 동창칠호가 미간을 찡그리고 서 있었다.
등봉현에 있던 동창칠호가 무당학사를 쫓아 무인들이 몰려든다는 소문을 듣고는 다시 길을 되돌아온 것이다.
‘꼬이라는 일월교는 안 꼬이고 웬 날파리들이…….’
호현을 미끼로 일월교를 낚으려고 했는데 이상한 무림인들이 낚이고 있는 것이다.
‘대체 소문을 어떻게 낸 거야?’
못마땅한 얼굴로 동창팔호를 떠올리던 동창칠호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눈에 더욱 많이 모여드는 무인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불꽃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들이 바로 저런 꼴이겠군.’
무인들이 아무리 많아도 호현의 무위라면 그들은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
*
*
한편, 호현은 순식간에 주변에 몰려든 무인들의 모습에 오히려 잘되었다는 듯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은 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봐야겠구나. 만약…… 스승님에게 한 것과 같은 행동을 한다면…….’
스으윽!
호현의 눈에 날카로운 빛이 어렸다.
‘절대 용서치 않는다.’
하지만 무인들은 호현을 보고 있지 않았다. 어느새 꽉 찬 객잔 내부의 무인들을 서로 견제하느라 바빴던 것이다.
그런 무인들의 모습에 탁홍이 급히 호현을 향해 다가가려 했다.
타탁!
그러자 순간, 무인들 중 몇이 탁홍과 호현 사이를 가로막았다.
“비켜라.”
탁홍의 말에 무인들이 서로를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이자들이 나 탁홍을 무시하는 것인가!”
버럭 고함을 지르는 탁홍을 보며 무인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무당학사에게 접근하려 하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인가?”
“어디 한 번 손을 써 보시지. 아마 이 자리에서 먼저 움직이는 사람들이 여기 있는 사람들의 첫 번째 공격 대상이 될 것 같은데.”
무인의 말에 탁홍의 몸이 굳어졌다. 그의 말대로 자신이 호현에게 가려는 순간, 주위에 있던 무인들이 일제히 무기에 손을 대고 있는 것을 본 것이다.
‘이런, 호현 학사에게 갔다가는 내가 먼저 죽겠구나.’
사실 탁홍은 전진도해라는 것에 대해 관심이 거의 없었다. 물론 완전히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원나라 이전만 해도 소림사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를 받던 곳이 전진파다. 즉, 한 시대를 아우르던 천하제일 문파였다는 소리다.
그런 문파의 무공이 담긴 비급이니 탁홍도 완전히 관심이 없다면 거짓일 것이다.
하지만 탁홍이 익힌 무공은 무당의 무공. 전진파의 무공을 새롭게 배우느니 공을 세워 무당의 가르침을 익히는 것이 그에게 더 이익인 것이다.
해서 무당학사를 노리는 무인들이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친한 무당파 속가 고수들에게 연락을 해 호현을 구하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무당파 어른들이 호현을 좋게 보니 그를 구하면 큰 공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탁홍은 조금 전에 말한 대로 호현을 구해서 무당파로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무척 어렵게 된 것이다.
탁홍이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호현은 주위를 훑어보았다.
그러다 호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가 여러분들이 기다리던 무당학사 호현입니다.”
호현의 말에 사람들이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호현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 좁은 곳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으니 답답하군요. 밖으로 나갈까요?”
호현의 말에 한 무인이 소리쳤다.
“어디를 도망치려고!”
무인의 외침에 호현이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이곳까지 저를 잡으러 오셨으면서 눈앞에 있는 제가 도망갈까 걱정하는 겁니까?”
호현의 말에 무인들이 서로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사람들이 천천히 호현의 앞을 비켜주었다.
사람들이 비켜준 길을 따라 밖으로 나온 호현이 자신을 따라 밖으로 나온 무인들을 바라보았다.
무인들의 수는 어느새 몇 배로 불어나 있었다. 현에 있던 무인들이 모두 모여든 것 같았다.
그런 무인들을 보던 호현이 입을 열었다.
“모두 저를 잡기 위해 오신 것입니까?”
호현의 말에 무인들이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무인들을 보던 호현이 소림사와 무당파 속가인 심수와 탁홍을 바라보았다.
“심 대협과 탁 대협도 저를 잡으러 오신 것입니까?”
호현의 말에 탁홍이 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본인과 무당파 속가제자들은 호현 학사를 구하기 위해 이렇게 온 것입니다.”
탁홍의 말에 심수도 말을 이었다.
“우리 소림의 속가제자들 역시 호현 학사를 구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두 사람의 말에 호현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좋게 보는 두 문파의 문도들이 혹 나쁜 사람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 둘을 보며 호현이 말했다.
“그렇다면 물러나십시오.”
“그게 무슨……?”
탁홍의 물음에 호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 있는 무인들께서는 저를 잡기 위해 모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분위기에 휩쓸려 이곳에 모이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열을 셀 동안 전진도해를 노리고 오지 않으신 분들은 물러나시기 바랍니다.”
말과 함께 호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무인들 중 움직이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이자들이 정말…… 나를 잡아가려는 것인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무인들을 보며 호현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당신들은 대명천하의 법률이 무섭지도 않소? 어찌 이 대명 천자께서 다스리는 나라에서 백주대낮에 백성을 납치하려 하는 것이오?”
호현의 말에 무인들이 눈가를 찡그렸다.
이런 상황에서 법률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호현이 우습고 어이가 없는 것이다.
자신의 말에 무인들이 답을 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고만 있자 호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입을 열었다.
“당신들이 결정한 선택이니…… 당신들이 후회하시오.”
호현의 말에 무인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하나둘씩 병장기를 꺼내들고는 호현과의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그런 무인들을 훑어보던 호현이 양팔을 들어보였다.
“당신들…… 후회하게 될 것이오.”
호현의 움직임에도 그를 향해 다가오는 무인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화아악!
호현의 주위로 눈부신 빛과 함께 웅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순간 호현의 몸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호현의 몸에서 솟구친 기운들이 천천히 뭉치기 시작하더니 불꽃과 같은 형태를 만들었다.
화르륵!
강기성화를 온몸으로 시전하는 기염을 토한 호현이 주위에 있는 무인들을 바라보았다.
‘호현식 염화지옥.’
대별대두의 염화지옥의 위압적인 모습을 떠올리고 호현이 그것을 따라한 것이다. 사람들에게 최대한 위압적인 모습을 보여 그들이 감히 손을 쓰지 못하게 말이다.
화르륵!
그리고 잠시 후, 호현의 생각이 들어맞았다. 호현의 몸에서 뿜어지는 호현식 염화지옥의 기운에 사람들의 몸이 굳어져 버린 것이다.
제9-12장 호현, 무인들을 제압하다
강기성화를 온몸에 두르고 있는 호현의 모습에 탁홍의 얼굴에는 경악이 어려 있었다.
강기성화를 시전한다는 것 자체가 그와는 차원이 다른 고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거기에 호현은 그런 차원이 다른 강기성화를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몸 전체가 강기성화를 담은 무기가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즉, 그 몸에 닿는 것만으로도 강기성화의 공격을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꿀꺽! 이게 대체…… 분명 무당산에서 봤을 때는 무공을 익히지 않은 백면서생이었는데. 설마…… 무당학사에 관한 소문이 진짜라는 말인가?’
오절마왕의 무공을 폐지하고 죽대선생을 노리는 수많은 고수들을 잡아들였다는 호현의 소문을 떠올리자 탁홍은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호현에게 잡힌 무인들이 모두 관아에 잡혀 무림인들을 가두는 천뢰금옥으로 이송이 됐다는 소문을 떠올린 것이다.
‘휴우, 말 한 번 잘못했으면 나 역시 천뢰금옥에 갇힐 뻔했구나.’
탁홍이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 심수 역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 역시 잘못했으면 호현과 적대할 뻔했던 것이다.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무인들을 보며 호현이 입을 열었다.
“양민인 나를 핍박하고 납치하려고 한 당신들의 행위는 분명 대명의 법률을 위반한 중대한 범죄! 내 당신들을 지엄한 국법으로 다스리겠소.”
호현의 말에 서로를 바라보던 무인들 중 만홍객이 앞으로 나섰다. 그러고는 호현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입을 열었다.
“과연…… 전진도해가 대단하기는 대단하군.”
갑자기 전진도해를 들먹이는 만홍객을 호현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전진도해?”
“그렇다. 네 나이에 강기성화 고수라니…… 허허!”
만홍객의 말에 순간 무인들이 호현을 탐욕이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호현이 강기성화의 고수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만홍객의 말을 들으니 그를 고수로 만든 무공, 전진도해에 대해 생각이 미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머리에는 몇 가지 공식이 성립되었다.
호현은 강기성화를 온몸으로 방출하는 고수다.
호현의 스승은 죽대선생으로, 무공을 모르는 학사이다.
그렇다면 호현의 무공은 죽대선생에게 배운 것이 아니다.
호현이 살던 방헌학관에는 전진도해가 있다.
그렇다면 호현은 전진도해를 통해 무공을 익혔을 것이다.
그리고 호현은 이십이 채 되지 않은 나이에 강기성화를 펼치는 고수가 되었다.
그것도 무공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학사가 전진도해라는 책만을 보고 혼자서 그런 고수가 된 것이다.
그 말은…… 누구라도 전진도해의 내용을 안다면 고수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 누구라도 말이다.
무인들의 눈에 탐욕이 어렸다. 그리고 그들의 머릿속에는 호현이 무당파에 오르기 전에는 무공을 몰랐다는 사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걸 생각했다면 전진도해가 아닌 무당파에서의 기연으로 이목이 집중이 되었을 것인데 말이다.
아무리 절세 비급이라고 해도 일 년 사이에 이런 고수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여튼 무인들은 호현을 탐욕스럽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섣불리 움직이는 사람들은 없었다.
아무리 그들의 수가 많다고 해도 상대는 강기성화의 고수인 것이다.
그런 무인들의 반응을 보며 만홍객이 창을 들어 올렸다.
“상대는 하나다! 쳐라!”
고함과 함께 만홍객이 살기를 뿜어냈다.
화아악!
살기에 민감한 것이 바로 무인들이다. 만홍객의 살기에 무인들이 반응하듯 무기를 뽑아들었다.
채채채챙!
그리고 무기가 뽑히는 소리에 한 무인이 자기도 모르게 호현을 향해 한 발자국을 내디뎠다.
탁!
발을 내디딘 무인은 순간 자신이 강기성화 고수에게 다가갔다는 것을 알고는 놀라 뒤로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그가 움직인 것은 가벼운 한 걸음이었지만, 다른 무인들에게는 그것이 공격의 신호였다.
“쳐라!”
“우와!”
순간 호현의 주위에 있던 무인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자신을 향해 무인들이 달려들자 호현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이자들이 진정! 죄악을 더 늘리는구나!”
고함을 지른 호현이 양손을 치켜들며 구궁보의 휴문을 강하게 밟았다.
구궁보의 휴문을 밟자 호현의 주위로 기운들이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우우웅!
호현의 주위로 퍼진 기운에 그를 향해 달려들던 무인들이 그대로 주저앉았다.
“헉!”
“몸이…….”
호현의 걸음 한 번에 수십 명의 무인들이 바닥에 주저앉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하지만 무인들은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걸음 한 번에 자신들이 이렇게 제압이 됐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만홍객이 기합성을 뱉었다.
“갈!”
기합과 함께 창으로 땅을 강하게 찍은 만홍객이 몸을 솟구쳤다.
만홍객의 창에 달린 수실이 활짝 펼쳐지더니 그 주위로 붉은 강기가 솟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