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비서 184화
무료소설 신의비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0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신의비서 184화
제4장 변화 (1)
지붕에서 계속 싸우니 장로들은 한 명씩만 조윤을 상대해야 했다. 세 명이서 덤볐을 때도 우세를 점하지 못했었다. 한데 이제 한 명이 상대해야 하니 수세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또 한 명의 장로가 밑으로 떨어졌다. 보다 못한 장로 한 명이 조윤의 뒤쪽에 있는 창문을 열고 나왔다. 앞뒤에서 협공을 하려는 것이다.
조윤은 앞에서 검을 휘둘러오는 장로를 적당히 상대하다가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그러면서 뒤에서 창문을 열고 나오려던 장로를 공격하는 척하다가 소매를 잡고 확 잡아당겼다.
“어?”
예상치 못한 수에 장로는 그대로 딸려 와서 밑으로 떨어졌다.
찰나에 바로 앞까지 다가온 장로가 검을 내질렀다. 그러나 조윤의 주먹이 이미 검로를 막고 있었다.
퉁!
검과 주먹이 부딪쳤는데 검이 튕겨졌다. 조윤이 내공을 끌어올려 주먹에 기를 둘렀기 때문이다.
장로가 재차 검을 휘둘러왔다. 노리는 곳은 다리였다. 조윤이 그랬던 것처럼 장로도 그를 아래로 떨어뜨리려고 했다.
조윤은 검을 피해 뒤로 물러나다가 기왓장 하나를 발로 차올렸다. 그 때문에 한순간이나마 장로의 시야가 가려졌다. 그 찰나면 충분했다.
조윤이 기왓장을 주먹으로 쳤다.
파앙!
기왓장이 산산조각 나자 장로가 놀라서 훌쩍 뒤로 물러나며 검을 휘둘러 방어를 했다.
거리가 멀어지자 조윤이 미소를 지었다. 그게 마치 놀리는 것처럼 보여 장로가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썼다.
“청성파의 장로라기에 기대를 했건만 지금 보니 실력이 일천하군요. 최근에 호갑신단을 먹어 내공이 반 갑자나 늘었다면서 나 하나도 당해내지 못하는 겁니까? 청성파의 무공이 형편없군요. 하하. 실망입니다.”
조윤은 밑에 있는 청성파의 제자들이 전부 들을 수 있도록 목소리에 내공을 실어서 크게 외쳤다. 그러자 장로들의 얼굴이 수치심에 붉으락푸르락했다. 아래에 있던 젊은 제자들 역시 수치심을 느끼며 분노했다.
“이놈! 말을 함부로 하지 말거라!”
“제가 틀린 말을 했습니까? 청성파의 무공이 그다지 좋지 않으니까 영약에 의존하는 것 아닙니까?”
“닥쳐라!”
장로가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치면서 달려들었다. 아까와는 달리 검의 날카로움이 없었다. 흥분해서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윤은 어깨 위로 검을 흘리면서 장로의 어깨를 쳤다.
팡!
“큭!”
깊은 공격이 아니었음에도 장로는 비틀거렸다. 이때다 싶어 조윤은 그의 다리를 후려쳤다. 그러자 장로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밑으로 떨어졌다.
상황이 그러자 건물 안에 있던 장로들이 우르르 몰려 나왔다. 앞에 세 명 뒤에 두 명이 나와서 앞뒤에서 협공을 하려고 했다.
밑으로 떨어진 사람이 네 명에 저들까지 합치면 모두 아홉 명이었다.
조윤이 듣기로 이번 일에 가담한 장로는 모두 열 명이라고 했다. 아직 한 명이 나타나지 않았다.
조윤은 상황을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뒤에서 조금씩 다가오는 장로 두 명에게 권기를 날렸다. 지붕이 좁아서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두 사람은 권기를 맞받아쳐야만 했다.
파아아앙!
검기에 의해 권기가 막히는 찰나에 조윤은 그들에게 바짝 접근했다. 그러자 두 사람이 재빠르게 조윤을 향해 검을 휘두르려고 했다.
하지만 조윤은 그들과 싸우려고 하지 않았다. 벽을 발로 차고 그대로 두 사람을 뛰어넘었다. 그리고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뒤늦게 장로들이 창문을 통해 전각 안으로 들어갔다. 때마침 밑으로 떨어졌었던 장로들이 올라와 합세를 했다.
“어디야?”
“저쪽이다!”
“잡아!”
조윤은 장로들이 쫓아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반양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반양이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어떻게 되었나?”
“계획대로 되고 있습니다. 다만 도움이 필요합니다.”
“무슨 도움 말인가?”
“시간이 없습니다.”
조윤은 그렇게 말하면서 반양의 뒷덜미를 잡고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거의 동시에 장로들이 문을 벌컥 열며 안으로 들어왔다.
“창문이다!”
“놈! 거기 서라!”
또다시 양쪽에서 장로들이 거리를 좁혀 오자 조윤은 반양을 붙잡고 삼 층 지붕으로 올라갔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반양이 겁을 먹고 조윤을 꽉 붙잡았다.
장로들이 삼 층으로 올라오려고 하자 조윤은 훌쩍 뛰어내렸다.
그걸 보고 장로들이 기겁을 했다. 이 층 높이만 해도 위험했다. 그래서 아까 떨어진 장로들 중에는 발목을 접질린 사람도 있었다.
한데 조윤은 이 층이 아닌 삼 층에서 뛰어내렸다. 당연히 제대로 착지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위험해!”
“잡아!”
장로들이 밑에 있는 청성파의 제자들에게 소리쳤다. 조윤이 어찌 되든 상관없었다.
하지만 반양은 아니었다. 그가 없으면 호갑신단을 만들지 못한다. 이에 청성파의 제자들이 너도나도 몸을 날려 조윤을 향해 솟구쳤다.
그걸 보고 조윤은 허공에서 몸을 한 번 틀었다. 형산비조라 불리던 주인학의 두 번째 비기 만리비상(萬里飛上)이었다. 만리비상은 수상비표와 달리 허공에서 방향을 바꿀 수가 있었다.
원래 조윤은 이렇게까지 능숙하게 만리비상을 펼치지 못했었다. 주인학을 만나 수상비표와 만리비상에 대해 깊이 있는 가르침을 받은 이후로 실력이 늘은 것이다.
“헛!”
“무슨…….”
허공에서 방향을 틀면서 내려올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위에서 지켜보던 장로나 밑에서 올려다보던 청성파의 제자들 모두 크게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무사히 땅에 내려선 조윤은 반양을 잡아 누르면서 움직이지 못하게 마혈을 짚었다.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어오자 반양이 당황하며 조윤을 봤다.
“너…….”
반양이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닫았다. 그가 말을 못하게 조윤이 아혈도 짚은 것이다.
주위로 청성파의 제자들이 몰려들었다. 장로들이 지붕으로 뛰어내리며 달려왔다.
그럼에도 조윤은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했다.
* * *
얼추 사십 명 가까이 되는 청성파의 제자들이 주위를 에워쌌다. 그들 대부분이 촉망받는 후기지수들이었다. 뒤이어 장로들까지 합세를 하자 이제 조윤은 완전히 포위되었다.
“흥! 이제 어디로 도망갈 테냐?”
장로 중 한 명이 다가오며 소리쳤다. 그 기세가 사뭇 대단했으나 조윤은 별 감흥이 없었다.
“내가 왜 도망을 간단 말이오?”
“말은 잘하는구나! 이제는 죽었다고 생각해라.”
“하하하하!”
조윤이 갑자기 큰 목소리로 웃자 장로가 의아함에 선뜻 공격을 하지 않고 멈췄다.
“당신들이 나를 상대할 수 있겠소?”
“뭐라?”
“내게 겁을 먹고 당신들은 뒤로 빠지고 제자들을 내세워서 나를 상대하려는 것 아니오?”
“누가 그런단 말이냐? 네까짓 게 무어 그리 대단하다고!”
“그럼 약속하시오. 저들이 나서지 않게 하겠다고.”
“물론이다! 저 녀석은 내가 상대할 것이다. 너희는 절대로 나서지 말거라!”
장로가 흥분해서 그렇게 소리쳤다. 그러자 냉정을 유지하고 있던 장로들이 불안한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그들은 조윤의 실력이 만만찮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저리 혼자 나서서 될 일이 아니었다.
“그리 말해놓고 불리하면 저들더러 싸우라고 할 거 아니오?”
“맹세코 그런 일은 없을 거다!”
“딴말하기 없기요.”
“놈!”
“하하하. 그럼 덤비시오. 상대를 해드리겠소.”
조윤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하자 장로가 한 걸음에 거리를 바짝 좁히면서 검을 쭉 뻗어왔다. 단순한 공격이었으나 거기에는 수없이 많은 변화가 담겨 있었다. 조윤이 어떻게 움직이던 반응을 해서 쫓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조윤은 피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막지도 않았다. 주먹을 꽉 움켜쥐고 그대로 내질렀다.
파아아아앙!
대기가 울리는 소리와 함께 검이 튕겨지고 장로의 가슴에 묵직한 충격이 파고들었다. 그 때문에 장로는 뒤로 날아가서 땅바닥을 굴러야 했다.
촤아아아악!
단 한 방이었다. 일 초식 만에 장로가 기절을 했다. 조윤이 도발을 하는 바람에 다들 잔뜩 흥분하고 있었건만 그 한 수로 인해 차가운 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다.
그 와중에 장로 몇 명이 머뭇머뭇하다가 조윤을 향해 덤벼들려고 했다. 아까도 합공을 했었다. 이제 와서 체면을 차릴 이유가 없었다.
세 명이 땅을 박차고 나오려는 순간이었다. 조윤이 그들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자 무지막지한 기운이 확 덮쳐왔다.
“헉! 이게 무슨…….”
“피해라!”
콰아아아아앙!
귀청을 때리는 폭발음이 울리며 방금까지 장로들이 있던 곳이 이 장 가까이 움푹 파였다. 권기로는 저런 위력이 나올 수가 없다. 더구나 조윤이 주먹을 뻗었을 때 유형의 기운이 뻗어나가는 것이 보였었다.
“강기?”
이쯤 되자 장로들은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조윤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