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호위 186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무적호위 186화

무료소설 무적호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95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적호위 186화

“현재로선 확실하네.”

“그들이 왜 만났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누군가를 상대하는데 도움을 주고받을 일이 있단 말이겠지.”

“그 대상은 물론 소성주님일 거고요?”

“소성주님이 아니면 누구겠나?”

“대령주의 명령을 받고 만났을 거라 보십니까?”

위곤은 그 말에서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그의 두 눈 사이 미간이 바짝 좁혀졌다.

공손백은 너무 철저해서 탈일 정도다.

파천회와 만났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치명적일 가능성이 큰데, 그 위험을 무릅쓰고 만나게 했을까?

아직은 자신의 힘이 더 강한 데도?

그가 아는 공손백은 그런 위험을 즐길 사람이 아니다.

“어쩌면 단독 결정이었을지도 모르겠군.”

“그래도 어쨌든 문인동 장로가 대령주의 사람인 이상 이 일이 밝혀지면 대령주에게도 충격이 클 겁니다.”

“당연히 그러겠지.”

“문제는 명확한 증거군요.”

“그 당시 동행했던 자들을 잡아서 자백을 듣기 전에는 증거를 대기가 쉽지 않을 거네.”

잡기도 쉽지 않지만, 자백 역시 안 할 거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마땅한 증거가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기껏해야 목운사의 스님들 정도?

하지만 문인동이 스님들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우기면 그만이다.

“총사의 힘을 빌려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문인 장로가 총사의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나?”

장천운의 입술 끝이 비틀렸다. 하얀 이가 살짝 드러났다.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해서 쳐다보고 있자니 눈알이 얼 것만 같았다.

“그럼 대령주를 직접 쳐야죠.”

“대령주를?”

“문인동이 대령주의 명을 받지 않고 파천회 사람을 만난 게 확실하다면, 뜻밖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장천운의 비틀린 입술 끝에서 하얀 미소가 피어났다.

위곤은 그 미소를 보고 소름이 끼쳤다.

‘이 친구가 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

 

우문각은 쳐들어오듯 당당하게 찾아온 장천운의 설명을 다 듣고 무표정한 얼굴로 나직하게 말했다.

“재미있는 일이군.”

“문인 장로와 함께 갔던 자들만 추궁해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이 순순히 인정할 거라고 보느냐?”

“당연히 입을 다물겠죠. 그래서 총사를 찾아온 겁니다.”

우문각의 눈썹이 송곳에 찍힌 송충이처럼 꿈틀거렸다.

장천운이 자신을 찾아온 목적을 눈치 챈 것이었다.

“총사 앞에서는 그들도 입을 열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조사를 거부한다면 소용없는 일이야.”

“제가 잡아오겠습니다. 증거나 확실한 증인만 확보한다면…… 문인 장로는 물론이고 대령주와 대장로까지 구석으로 몰아붙일 수 있습니다.”

우문각도 안다. 그래서 문제였다.

“대령주는 절대 인정하지 않을 거다. 아마 문인동 선에서 잘라내려고 하겠지. 그리고 그 이후 전격적인 공격을 가해올 것이고.”

무너진 자존심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습니다.”

“구천성이 위기에 처할지 모른다.”

“어차피 대령주와 대장로를 누르지 못하면 위기를 벗어나기 힘듭니다. 모든 것을 포기한다면 모를까.”

“소성주께서 반대한다면?”

“소성주께서요?”

의외의 말이었다. 아마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면 코웃음 치며 무시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대는 총사인 우문각이었다.

“소성주께선 복수를 위해서라면 목숨조차 아까워하지 않는 분입니다. 그런데 왜 반대한단 말입니까?”

“구천성이 무너질지도 모르니까.”

“…….”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무심한 어조로 말을 맺은 우문각이 장천운의 두 눈을 직시했다.

“처음엔 소성주께서는 전 성주님과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돌아오신 이후에는 볼 때마다 돌아가신 성주님이 떠오르더군.”

그래서?

“성주님이 왜 대장로의 반역 기미를 알고도 적극적으로 치지 못했는지 아느냐?”

“구천성이 위험해질까봐 그랬다는 거군요.”

우문각이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가슴이 서늘해질 정도로 똑똑한 놈이다. 한 마디만 해도 다른 열 마디를 알아듣는다. 경계심을 잠깐만 풀면 코를 베어가고도 남을 놈이다.

“맞다. 성주님께선 알면서도 모른 척하셨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서 저들에게 당하셨다만.”

“하지만 소성주님 상황은 성주님과 다릅니다. 성주님께선 갚을 원한이 없었잖습니까?”

“물론 그 때문에 소성주께선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시겠지. 하지만 최후의 상황에선 결국 성주님과 같은 결정을 내리실 거다. 내가 장담하마.”

“너무 쉽게 장담하시는 것 아닙니까?”

“우리 내기해볼까?”

“싫습니다. 이기든 지든 남는 게 없거든요.”

이겨봐야 우문각의 기분만 상하게 할 뿐이었다. 그럼 도움 받기가 힘들어진다. 저번에도 ‘왜 혼자 사십니까?’했다가 한 동안 얼굴 보기도 힘들었지 않은가?

또한 졌을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내기에서 진 대가도 내놓아야 할 것이고, 헛일만 한 셈이 되니까.

“그보다 총사님의 생각을 말씀해 보시죠.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몰아붙이되 도망갈 구멍 정도는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고는 하나하나 팔다리를 잘라내는 거지.”

그 말을 하는 우문각 눈에서 스산한 살기가 번뜩였다.

그야말로 찰나에 지나간 눈빛이었지만 장천운은 놓치지 않았다.

“오늘따라 총사님이 무섭게 느껴지는데요?”

“나는 네놈이 더 무섭다.”

“총사님도 참, 저처럼 순진한 청년이 뭐가 무섭다고…….”

우문각은 그 말에 별 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순진이 말라비틀어졌나 보군. 수라귀도 눈깔을 내리깔게 만들 놈이 순진하다고?’

겉모습이야 독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 강인한 인상, 잘생긴 얼굴, 담담한 표정. 모든 여자가 좋아할 생김새이다.

그러나 냉정한 판단은 얼음이 쪼개지는 듯했고, 잔머리는 천년 묵은 여우도 고개를 흔들 정도였다.

“세상에 너 같은 놈이 하나만 더 있다면 강호를 떠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봤을 거다.”

“섭섭한데요? 저는 총사님이 좋은데 말입니다.”

“난 싫다.”

“정말입니까?”

“내가 왜 거짓말을 한단 말이냐?”

“후우, 아쉽군요. 저는 총사님이 저를 좋아하시는 줄 알았는데……. 뭐, 어쩔 수 없죠. 싫다는 걸 억지로 좋아해달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한숨을 푹 내쉰 장천운이 씁쓸한 어조로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본 우문각은 조금 후회가 되었다.

‘내가 너무 심하게 말했나?’

장천운은 이제 겨우 자식 같은 나이의 이십대 초반이었다.

그런 장천운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일어선 장천운이 몸을 반쯤 돌리다 말고 말했다.

“제가 너무 제 생각만 한 것 같군요. 앞으로는 업무적인 이야기만 드리겠습니다.”

그러고는 우문각의 대답도 듣지 않고 돌아서서 방문을 향해 걸어갔다.

우문각은 이상하게도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먹먹함을 느꼈다.

설마 저 놈을 정말로 좋아하는 건……?

그때였다. 문득 기억 저편에 잠들어 있던 한 사람이 떠올랐다. 이십여 년 전에 죽은 옛 친구가.

‘그러고 보니…… 그 친구와 비슷한 면이 있군.’

성격뿐만이 아니었다. 얼굴도 조금은 비슷한 듯 느껴졌다.

그는 죽기 전까지 자신과 함께 사마중천의 양팔처럼 지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비밀임무 수행 중에 목숨을 잃었고, 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조사하려 하던 자신을 막은 것은 사마중천이었다.

조용히 보내주자며, 그 친구도 그걸 원할 거라며. 심장이 찢어진 듯 고통스런 표정으로…….

뭔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내막이 있다는 걸 느꼈지만 사마중천은 자신의 주군, 그의 뜻에 따라서 기억 저편에 묻어두어야만 했다.

‘정말 대단한 친구였는데…….’

우문각이 잠깐 추억을 더듬는 동안 장천운은 방문을 열고 방을 나섰다.

‘보기보다 순진한 면이 있어. 그런데 이상하군.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같은데…… 뭘 감추고 있는 거지?’

 

***

 

비령각을 나선 장천운은 곧장 사마경을 만나서 문인동의 일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공손백과 나극을 몰아붙였으면 하는 계획까지.

사마경은 일각 정도 고민하곤 입을 열었다.

“문인 장로에 대한 조사만 진행하고, 백부와 대장로를 몰아붙이는 일은 잠깐 보류시켜.”

우문각이 옳았다. 사마경은 복수도 중요하지만 구천성이 망하는 것 역시 바라지 않는 듯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장천운은 사마경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평소 보지 못했던 표정이었다.

고민이 잔뜩 쌓여서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고나 할까?

‘왜 저런 표정이지?’

슬쩍 시선을 돌린 그는 류화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 있었어?>

<아니. 특별한 일은 없었어. 단지……>

<단지 뭐?>

<지하 수련장에서 나오신 후부터 표정이 안 좋으셔.>

장천운은 소연추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도 사마경에게 전염된 듯 표정이 조금 어두웠다.

장천운의 의문이 깃든 눈빛을 접한 그녀가 씁쓸한 표정으로 전음을 보냈다.

<지하수련장의 비고에서 전대 성주님의 비밀 일기장을 찾으셨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고 충격을 받으신 것 같다.>

<무슨 내용인지 아십니까?>

<그에 대해선 아무 말씀도 안하려고 하신다.>

장천운은 소연추의 말을 듣고 더욱 의문이 들었다.

사마경은 부친의 죽음과 부친의 시신이 사라진 일만으로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그리고 그러한 고통을 겪은 만큼 어지간한 일에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인데 어떤 내용이기에 그런 사마경에게 충격을 줄 수 있단 말인가?

문제는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사마경이 흔들린다면 지금껏 쌓아온 방벽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소성주.”

장천운이 조심스럽게 불렀다.

사마경이 천천히 시선을 들더니 쓰디쓴 미소를 지었다. 왠지 모르게 공허하게 느껴지는 미소였다.

“천운도 이런 이야기 들어봤지? 장자가 화살을 쏴서 해오라기를 잡으려 하는데, 해오라기는 버마제비를 노리고 있고, 버마제비는 매미를 노리고 있더라는 이야기.”

“예, 장자는 그걸 보고 ‘이것들이 저 죽을 줄은 모르고 서로를 잡아먹으려고만 하는구나.’하면서 깨달음을 얻었다더군요.”

“맞아. 바로 그 내용이야.”

곤혹한 표정을 짓고 있던 장천운이 눈을 들었다.

뭔가를 느낀 듯 좀 전과 달리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장천운의 눈빛을 받은 사마경도 표정이 서서히 달라졌다. 모호함과 갈등, 허탈함이 복합되어 정체를 알 수 없게 된 표정이 냉정하게 정제되기 시작한 것이다.

도도한 여왕의 표정처럼.

“정말 알고 싶어?”

“말씀해 주신다면…….”

“하긴 천운도 알아야 할 일이지. 아니…… 누구보다 천운이 확실하게 알아야 해. 그래야 나를 지켜줄 수 있으니까.”

목소리도 도도함을 되찾았다.

오히려 전보다 더 냉기가 느껴지는 목소리. 장천운의 귀에는 그녀의 목소리가 어금니에 씹혀서 나오는 듯했다.

“류화가 나가서 말해. 내가 명령할 때까지 아무도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고.”

“예, 소성주.”

류화는 의아했지만, 아무런 표정도 드러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나갔다.

사마경이 이번에는 고개를 살짝 쳐들고 말했다.

“철 아저씨, 허락 없이 접근하는 자는 누구든 죽여.”

예상치 못한 명령.

장천운과 소연추가 약간 커진 눈으로 사마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직 명령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천운, 진기로 목소리가 새어나가지 못하게 막아.”

뜻밖의 명령인데도 장천운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만큼 중요한 이야기라는 말, 밖으로 새어나가선 안 된다는 뜻이겠지.

대기의 모든 흐름이 멈췄다.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던 먼지조차 떨어지다 말고 그 자리에서 멈춘 듯했다.

“이제 미친 듯이 소리치고 발광해도 밖에선 모를 겁니다.”

장천운은 사마경의 표정을 풀어보려고 싸구려 말투를 사용했다.

그런데도 사마경의 표정은 펴지지 않았다.

그녀는 목이 타는지 탁자 위의 찻잔을 들어서 입술을 축였다. 식어서 미지근한 차임에도 찻잔을 끝까지 비웠다.

장천운은 그 모습을 지그시 응시했다.

언뜻 찻잔을 잡은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듯 느껴진다.

겉모습과 달리 아직 안정이 되지 않았나보다.

세상의 그 어떤 내용이 저 여인을 저토록 거세게 흔들어 놓은 걸까?

장천운의 의문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 의문이 커지고 커지다가 폭발하기 직전.

“저녁 먹고 지하 수련실의 비고에 들어갔다 왔어.”

마침내 사마경의 입이 열렸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199 무적호위 2964
198 무적호위 2922
197 무적호위 2926
196 무적호위 3050
195 무적호위 3017
194 무적호위 3135
193 무적호위 3262
192 무적호위 3290
191 무적호위 3075
190 무적호위 3287
189 무적호위 3229
188 무적호위 3248
187 무적호위 2887
186 무적호위 2893
185 무적호위 3005
184 무적호위 3172
183 무적호위 3226
열람중 무적호위 2955
181 무적호위 3155
180 무적호위 3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