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호위 279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무적호위 279화

무료소설 무적호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98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적호위 279화

백삼은 이를 악다문 채 금덩이를 바라보았다.

“팔겠다고 하면 십 년 치 약값을 일시불로 드리지. 그 돈을 약값으로 쓰던 생활비로 쓰던 그건 상관하지 않겠소.”

금덩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백삼이 이를 악물고 고개를 쳐들었다.

“제가 뭘 하면 됩니까?”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오. 당신이 봤던 상황에다가 몇 마디만 더해서 말해주면 되니까.”

 

* * *

 

어제만 해도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던 청묵전이 오늘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분위기가 어찌나 싸늘한지 빙굴에 빠진 듯했다.

소성주 암살에 실패한 종리성학이 돌아온 것이다.

공손백이 무릎을 꿇고 있는 종리성학을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며 말했다.

“어리석은 놈. 내 그렇게 조심해서 철저히 처리하라 했거늘.”

종리성학은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주군. 설마 교왕이 그 자리에 나타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사마경의 무공이 그리 강할 거라고는 예상치 못해서…….”

“성학. 나는 너를 좋아한다. 아마 너도 그건 잘 알 거다.”

“예, 주군.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런데 너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처리한 것이 없구나.”

“…….”

“그래도 너를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주군!”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다.

공손백은 신마의 손자인 자신을 절대 죽일 수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공손백은 전에 그가 알고 있던 공손백과 달랐다.

“대신 모든 권한을 박탈하겠다.”

“주군…….”

“어른께서도 이해해 주실 거다.”

“주군,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종리성학이 고개를 번쩍 쳐들고 외치듯 청했다.

그제야 그는 공손백이 손을 들고 있다는 걸 알았다.

안색이 창백해진 그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안 돼……!”

동시에 공손백이 손을 흔들었다.

허공이 쥐어짜지듯이 뒤틀리더니,

쾅!

폭음이 울리고, 종리성학의 몸뚱이가 청묵전 끄트머리까지 날아간 뒤 나뒹굴었다.

절정경지에 이른 그가 이토록 힘없이 나가떨어졌다는 사실이 현실 같지 않을 정도였다.

“죽이지는 않겠지만 벌은 받아야겠지. 그래야 다른 사람들의 가슴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 테니까. 신마 어른도 그 정도 처벌은 당연하다 생각하실 거다.”

냉랭히 말한 공손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추산.”

“예, 주군.”

“성학을 비옥에 가두어놓아라. 써먹을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흠칫한 추산은 종리성학을 바라본 후 고개를 숙였다.

비옥은 아는 사람이 몇 안 되는 비밀감옥이다.

그곳에 갇히면 풀려날 때까지 사람 구경하는 것조차 힘들다. 식사조차 구멍을 통해서 주니까.

종리성학을 비옥에 가두겠다는 것은 공손백이 전과 달라졌다는 걸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결정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문인동, 본좌가 없는 동안 율검당이 한바탕 일을 벌였다고 들었다. 그 일에 대해서 상세히 조사해보도록.”

“예, 주군.”

표정이 굳어 있던 문인동이 황급히 대답했다.

공손백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나 지금의 공손백도 나쁘지는 않았다.

천하를 움켜쥐려면 독해야 하는 법이다.

큰 이익을 위해서 작은 손해쯤은 감수해야 한다.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마음을 바꿀 줄도 알아야 한다.

예전과 지금, 어느 쪽이 더 나을지는 결과가 판단해줄 것이다.

문인동이 밖으로 나가자, 공손백이 허공을 응시했다.

“문에서 누가 나왔느냐?”

“혈마령주께서 나오셨습니다.”

공손백의 머리 위에서 나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기이하게도 그 목소리는 옆으로 퍼지지 않았다. 게다가 공손백이 음파를 차단해서 사계는 물론이고, 사방을 지키는 호위무사들에게도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모진태가?”

“장천운의 죽음을 조사하고 계십니다.”

공손백의 입술 끝이 비틀어졌다.

“놈의 죽음이 사실이라고 보느냐?”

“현재는 반반입니다.”

“그럼 살아있다고 봐야겠군. 그렇게 쉽게 죽을 놈이 아니야.”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독고광은 어떻게 지내고 있지?”

“죽어가던 독고민이 암군의 거처에 머물다가 멀쩡하게 살아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괴이하게도 전보다 더 강해진 상태라고 합니다.”

“그래?”

“아무래도…… 사법(邪法)을 시행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순간, 공손백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그어졌다.

한참 동안 말없이 생각에 잠겼던 그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그 늙은이를 지켜봐라. 수상한 움직임이 보이면 즉시 보고하도록.”

“존명.”

공손백은 그쯤에서 말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청산과 금룡의 쥐새끼들부터 정리해야겠어.’

그들이 구천성 안에 있는 한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때 밖에서 경비무사가 안에 대고 외쳤다.

“대령주께 아룁니다! 대장로께서 삼십 리 떨어진 만상평을 지나오고 있으시다 합니다!”

공손백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적당한 때에 오는군.’

 

* * *

 

나극의 귀환은 그러잖아도 가라앉은 분위기를 급격히 냉각시켰다.

꼬투리 하나만 잡혀도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

소성주파 간부들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상황을 주시했다.

그들로서는 소성주가 돌아올 때까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구천성에서 불볕더위조차 얼려버릴 냉랭한 분위기가 흐를 무렵.

이창의 철기보에서는 사마경의 집합 명령이 떨어졌다.

구천성 무사는 물론이고, 철기보를 비롯한 각 지부의 무사까지 삼천무사가 마장에 모였다.

사마경이 백색 궁장을 휘날리며 단상에 섰다.

진정 구천신녀라는 별호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모습.

삼천 무사가 그녀를 보고 불끈 쥔 주먹을 높이 쳐들며 환호했다.

와아아아아아!

“충!

“추우웅!”

“신녀께 충성을!”

“충! 구천성이여, 영원하라!”

그것은 천둥소리였다.

충성을 다짐하는 무사들의 외침이 마장의 하늘을 무너뜨릴 듯이 울렸다.

무사들의 심장이 폭발하기 직전, 사마경이 오른손을 펴서 높이 들었다.

무사들의 외침이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바람 한 줄기가 삼천무사를 한차례 휩쓸고 간 후, 사마경이 선언하듯 무림맹과의 협정 내용을 공표했다.

“지금 이 시간 이후로! 우리 구천성과 무림맹 사이의 협정이 발효됨을 알리며……!”

청천벽력이나 다름없었다.

우문각과 하후등안 등 일부 주요 인사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듯 동요하지 않았다.

반면 배청 등 공손백과 나극 쪽으로 분류되는 간부들은 한 대 얻어맞은 표정이었다.

충격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장로 구평추가 사마경을 대신해서 명령을 내렸다.

“성으로 돌아갈 것이다! 구천성 무사들은 이각 안으로 준비를 갖추고 집결하라!”

충격에 빠졌던 공손백파 간부들은 공황상태가 되었다.

 

그로부터 이각 후.

드드드드드.

이창에서는 철기보의 정문이 굉음과 함께 활짝 열렸다.

곧 철기보 안에서 무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콰르르르르.

패왕거도 대지를 울리며 육중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 동안 겪은 온갖 고초를 보여주듯 화려하던 마차의 표면에는 긁힌 흔적이 수없이 나 있었다. 말도 모두 바뀌어 있었고.

곧 이창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무사들이 합류했다.

이창을 출발한 이천 무사는 곧장 남쪽으로 길을 잡고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공손백과 나극 쪽의 간부들은 연락조차 못한 채 굳은 표정으로 패왕거의 뒤를 따랐다.

누구도 끝을 짐작할 수 없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불어댈지, 어디서 멈출지 몰라도,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서 피비린내가 느껴지는 듯했다.

무림천하를 뒤흔들 새로운 전설의 장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 *

 

구천성은 대령주 공손백과 대장로 나극의 천하가 된 듯했다.

불만이 있던 자들은 입을 다물고, 숨을 죽인 채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암중에서는 피바람이 불었다.

 

―영빈각에 머물던 왕대환이 어젯밤에 사라졌습니다.

―천경전에서 대기 중이던 일류고수 둘이 바람 쐬러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성 밖으로 나간 흔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일류 상급 이상의 실력을 지닌 고수 일곱 명이 사라졌다는 보고가 속속 올라왔다.

개중에 절정고수로 알려진 자도 셋이나 있었다.

드디어 본격적인 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전무궁은 그렇게 짐작하면서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서 사건으로 처리되지도 않았으니까.

 

장천운은 암중혈투가 점입가경으로 치닫자 다음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작정했다.

금룡노인을 만난 그는 보다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천외세력의 정확한 이름도 그에게서 처음으로 들었다.

금룡장, 청산궁, 암천문.

그것이 천외의 세 노괴물이 만든 세력 이름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작명실력이 정말 형편없었다.

자신들의 별호를 따서 세력 이름으로 쓰다니. 머리를 조그만 굴려도 멋진 이름이 나올 텐데.

어쨌든 금룡신군의 말에 의하면, 공손백은 그 세 세력 중 암천문의 주요인물 중 하나라고 했다.

구천성에 가장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세력도 암천문이라 했고.

청산궁은 무림맹 쪽에 신경을 더 썼으며, 금룡장은 한발 뒤로 처져서 관망하는 중이라고만 했다.

물론 그 말을 다 믿지는 않았지만.

‘양발을 다 걸치고 있는 거겠지.’

그리고 공손백 외에도 암천문의 최고위 인사가 구천성 인근에 있다고 했다.

바로 구천성의 원로이며, 독고태의 숙부이고, 독고민의 숙조부인 독고광이 그 주인공이었다.

장천운은 다음 계획을 위해서 그를 만나기로 했다.

물론 좋은 뜻으로 만나려는 것은 아니었다.

 

* * *

 

구천성 동문에서 북동쪽으로 오 리 정도 가면 산자락 아래에 건물 대여섯 채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장원이 있었다.

풍령장(風鈴莊)이라는 이름의 그 장원은 무림인의 거처라기보다 학자가 사는 집 같았다.

정원도 잘 가꾸어져 있었고, 오가는 사람들도 학자가 많았다.

하지만 그것은 겉모습일 뿐, 절정고수라 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강렬한 살기가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

그런데 자정 무렵, 새들조차 질려서 피해가는 풍령장에 바람을 타고 그림자 하나가 내려앉았다.

어둠 속에 고요히 서 있는 그림자는 유령이라도 되는 듯 형체가 불분명했다.

바람이 불 때는 나무그림자가 흔들리는 듯했고, 잔잔해지면 구름의 그림자가 지붕 위로 내려온 듯했다.

그림자는 잠깐 지붕에 머물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독고광은 눈을 뜨고 상체를 일으켰다.

창문에 비친 화톳불 불빛으로 인해서 방 안에 은은한 빛이 흘렀다.

전체적으로 어두침침하긴 해도 살펴보는 정도는 어려움이 없었다.

방 안은 그가 잠을 청하기 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다시 눕지 않고 전면만 바라보았다.

이마에 송글, 땀이 맺혔다.

피부에 닭살이 돋고, 오싹한 기운이 등골을 훑으며 꼬리뼈 끝까지 치달렸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움직이면 날선 송곳이 머리 꼭대기에 박힐 것만 같았다.

“웬…… 놈이냐?”

한참 만에 입을 연 그는 그 한마디만을 겨우 씹어뱉었다.

사실, 확신도 없이 무작정 내뱉은 말이었다.

어쩌면 공손백이 돌아온 것 때문에 너무 신경을 써서 과민반응을 보인 것일지 몰랐다.

하지만 느낌이 너무 오싹했다.

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 아닐까 할 정도.

그런데…… 대답이 들렸다.

“그건 좀 이따가 알려드리죠.”

뭐?

독고광의 하얀 머리카락이 올올이 곤두섰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하나 물어봅시다.”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알 수가 없다.

도대체 누군데, 어떤 자인데 자신의 감각을 이토록 완벽히 속일 수 있단 말인가!

독고광은 이를 악물고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의 몸에서 일어난 기운이 방 안으로 퍼져나갔다.

“뭘 알고 싶으냐?”

“독고민, 어떻게 된 겁니까? 사람이 좀 이상해진 것 같습니다만.”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279 무적호위 3068
278 무적호위 2970
277 무적호위 2982
276 무적호위 2697
열람중 무적호위 2985
274 무적호위 2994
273 무적호위 2909
272 무적호위 2828
271 무적호위 3048
270 무적호위 2823
269 무적호위 2926
268 무적호위 3162
267 무적호위 2980
266 무적호위 3103
265 무적호위 2969
264 무적호위 2983
263 무적호위 2871
262 무적호위 3210
261 무적호위 3083
260 무적호위 2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