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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호위 268화

무료소설 무적호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98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무적호위 268화

안귀홍은 다시 한 번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정말 누가 봐도 겉모습은 강호의 대협이었다.

“고맙구먼.”

“소문을 들으셨겠지만, 어제 화금당 당주께서 살해당하셨습니다.”

장천운은 그 말을 하고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 미간을 찌푸리는 사람, 안도하는 사람. 표정이 각양각색이었다.

“그런데 어제 저녁, 본 성의 빈객으로 계신 분이 화금당에 몰래 갔다 왔다는 첩보가 입수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분이 화금당에 갔는지 알아보려고 온 겁니다.”

“허, 그런 일이 있었군. 그런 일이라면 협조해야지.”

안귀홍이 고개를 주억거리고는 한쪽으로 비켜섰다. 자신과는 일절 관련이 없는 일이라는 듯.

“감사합니다. 해당 되지 않는 분은 조금도 걱정할 것이 없고, 질문도 간략하게 할 것이니 조사에 응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이 다시 웅성거렸다.

율검당 조장에게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살해사건과 관련되었다면 거부할 수도 없었다.

더구나 조구양조차 일개 조의 부조장에게 당하는 걸 두 눈뜨고 보지 않았는가 말이다.

별 다른 반발이 없자, 장천운은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그럼 한분씩 호명할 것이니, 호명되신 분은 저쪽 방으로 들어와 주시기 바랍니다.”

 

영빈각의 왼쪽 건물 끝에는 영빈각 인원과 시설을 관리하는 관리자의 방이 있었다.

그 방에 들어간 장천운은 먼저 영빈각 관리자에게 빈객들의 명단을 입수했다.

영빈각 관리자는 천경전 소속이었다.

지위는 장천운과 같은 조장이었지만, 조구양이 당하는 것을 본 그는 장천운을 상관처럼 대했다.

명단이 든 서책을 펼쳐서 쭉 훑어본 장천운은 빈객을 한 사람씩 불러서 명단과 대조하며 질문을 던졌다.

 

“구천성에 아시는 분이 있습니까?”

“류징 당주님을 아십니까?”

“어제 미시에서 신시 사이에 어디 계셨습니까?”

 

질문은 간략했다. 본래 목적부터가 질문이 아니었으니 깊게 파고들 이유도 없었다.

빈객들은 장천운이 약속한대로 간략한 질문만 하고 내보내자 불편해 보이던 표정이 풀어졌다.

그렇게 빈객들에 대한 조사가 거의 끝나갈 때쯤이었다.

강도청이 들어와서 나직이 말했다.

“이조장, 주진상이 왔네.”

“맨 마지막에 들여보내십시오.”

“알겠네.”

단승의 쾌검에 놀란 사람은 빈객들만이 아니었다.

강도청도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경악했다.

뭔가가 있는 놈이라는 건 눈치 채고 있었지만, 설마 산귀검 조구양을 쾌검일식으로 눌러버릴 줄이야.

그렇다면 단승을 밑에 두고 있는 비공은?

그는 그제야 유진생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저런 놈을 패서 교육시킬 생각을 했다니…… 내가 미쳤지.’

 

장천운은 질문을 하면서 몇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놓았다.

단순한 질문 뒤에 고도의 관찰이 숨어 있었다.

말투, 표정, 상대가 품고 있는 기운까지.

최소한 다섯 정도는 그의 관찰에 걸려들었다. 그들이 천외의 사람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조장, 주진상 대협입니다.”

밖에서 빈객들을 안내하던 강태가 말했다.

그리고 곧 감색 옷을 입은 마른 몸매의 중년인이 들어왔다.

“대충 이야기는 들었네. 물어볼 것이 있으면 물어보게.”

주진상이 먼저 말했다.

장천운은 다른 사람에게 했던 것과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구천성에 아시는 분이 있습니까?”

“있네. 장로원의 은창현 장로께서 고향의 선배가 되시지.”

“아, 그렇군요.”

“그럼 류징 당주님은 아십니까?”

“모르는 분이네.”

“어딜 다녀오신 것 같은데, 누굴 만나고 오셨습니까?”

“시간 여유가 있어서 은 장로님을 만나고 왔네.”

“어제 미시에서 신시까지 어디에 계셨습니까?”

“잠깐 바람을 쐬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네. 그러다 보니 화금당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북천소에도 갔었지.”

“벽호당 순찰무사가 창고에서 나오는 주 대협을 봤다고 하던데, 왜 창고에 들어갔었습니까?”

주진상은 잠시잠깐 멈칫하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창고? 나는 창고에 들어간 적이 없네.”

“그럼 순찰무사가 거짓말을 했다는 건가요?”

“창고에 들어간 적은 없지만, 옆을 지나간 적은 있네. 아마 그걸 보고 창고에 들어간 것으로 착각했을지도 모르겠군.”

“그래요? 그에 대해서 증언을 할 사람이 있습니까?”

“글쎄…….”

인상을 쓰고 곰곰이 생각하던 그가 고개를 저었다.

“아쉽게도 없군.”

그때까지 눈썹 한 올도 흔들리지 않았다.

만약 거짓이라면 대단한 연기였다.

장천운은 주진상의 이름 옆에 몇 자 적고는 고개를 들었다.

“다 됐습니다. 그만 가보십시오. 협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럼 수고하게.”

주진상이 나가고 잠시 시간이 흘렀을 때 강도청이 넌지시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옷에는 흔적이 없었습니다.”

장천운은 묻고 대답을 듣는 동안 주진상의 옷과 발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못이 튀어나온 곳에 옷이 걸려서 실밥이 빠져나왔을 정도면 표가 날 수밖에 없었다.

실밥이 있는 높이가 가슴 아래였으니 팔이나 옆구리, 등 쪽이 못에 걸렸다고 봐야 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실밥이 빠져나간 흔적 없었다.

“옷을 새로 갈아입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옷에 음식이 말라붙은 자국이 있었습니다. 색이 바랜 걸 보니 오늘 묻은 것 같진 않았습니다.”

“다른 것은……?”

“발의 크기는 먼지 위에 찍힌 발자국과 비슷했습니다. 폭도, 길이도.”

“그래?”

장천운은 따로 적은 종이를 접어서 품속에 집어넣고 일어났다.

“일단 돌아가죠.”

밑밥은 던져졌다.

이제 뒤가 켕기는 자들은 제 풀에 놀라서 어떤 식으로든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그도 자신보다 먼저 미끼를 던진 자들이 있다는 것까지는 알지 못했다.

 

* * *

 

율검당으로 돌아간 장천운은 뜻밖의 소식을 접하고 표정이 굳어졌다.

“조경등 장로가 죽었단 말입니까?”

“그래. 조금 전 서문 밖에서 그의 시체를 발견했다고 한다.”

유진생이 곤혹한 표정으로 말하고 이마를 찌푸렸다.

“범인은 밝혀졌습니까?”

“아니. 아직 누가 죽였는지 모르는 상태다. 지금 그 일을 조사하기 위해서 당주와 삼대가 조금 전에 출동했다.”

잠시 미간을 좁히고 생각하던 장천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류 당주에 이어서 조경등 장로가 죽다니, 만약 저들이 범인이라면 조금 이상한데요?”

유진생도 ‘저들’이 천외라는 것쯤은 바로 간파했다.

“저들이 죽였을까? 대가리가 똥멍청이가 아니고서야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이유가 없잖아? 그래봐야 이목만 끌 텐데.”

장천운도 그래서 이상하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유진생의 말을 듣고 있던 그의 눈에서 한광이 번뜩였다.

“이목만 끈다?”

“화금당주에 이어 장로가 죽었으니 당연히 이목을 끌지 않겠냐?”

그거야 물론이다. 그래서 한 가지 가능성이 엿보였다.

“만약 저들이 이목을 끌려고 죽였다면 성공했다고 봐야겠군요. 구천성의 모든 사람이 류 당주와 조 장로의 죽음에 신경을 곤두세울 테니까요. 율검당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저들이 이목을 끌기 위해서 조 장로를 죽였단 말이냐? 그러다 꼬리를 잡히면 더 손해일 텐데?”

“이목을 끌더라도 피해볼 것이 없으니까 저질렀을지도 모르지요. 놈들은 하나가 아니니까요.”

유진생은 이마를 찌푸렸다.

천외는 셋이라 했다. 친구도 아니고 적도 아닌 사이.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적대시할 수 있고, 공동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언제든 손을 잡을 수도 있는 자들.

그들을 강호의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어떻게 할 생각이냐? 가볼 거냐?”

“가봐야죠. 저들이 그러길 원한다면 일단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좋겠죠.”

“놈들이 우리 이목을 돌려놓고 다른 일을 저지를지도 모르는데?”

“당연히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겠지요. 하지만 저들도 모르는 게 있습니다.”

“뭘……?”

유진생이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장천운이 검지로 자신을 가리키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저 말입니다.”

 

* * *

 

조경등이 시신으로 발견된 곳은 서문에서 이백여 장 정도 떨어진 숲속이었다.

외곽 순찰이 근처를 돌던 중 짐승들이 달아나는 소리를 듣고 가봤더니 조경등이 죽어 있었다고 했다.

시신에는 상처가 한 군데뿐이었다.

왼쪽 가슴. 심장이 뚫렸다. 화금당주 류징처럼.

유진생과 강도청, 장천운이 도착했을 때 율검당 대원들이 눈에서 불을 켜고 일대를 수색하고 있었다.

“왔나?”

전무궁이 조경등의 시신 옆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맞이했다.

장천운은 조경등의 시신을 내려다보았다.

“류징과 같은 사인으로 죽었어.”

전무궁이 침음처럼 나직이 깔린 목소리로 말하고는 이를 갈았다.

“어떤 놈들인지 몰라도 꼭 잡고 말겠다.”

조경등의 시신을 살펴보던 장천운이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

“제가 한참 빈객들을 조사할 때 죽은 것 같군요.”

“맞아. 아직 경직이 안 된 걸 봐서는 오래 되지 않았어.”

“장로라는 신분 외에 특별한 요직에 있지도 않은 분을 왜 죽였을 거라 보십니까?”

“글쎄…….”

“그것도 화금당주와 같은 방법으로 죽인 이유가 뭘까요?”

장천운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아무런 감정도 없는 듯 나직하고 무심했다.

전무궁은 그 목소리에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희보고 보라는 것이겠죠.”

“그들이 우리를 농락하고 있다는 것이냐?”

“단순히 농락하기 위해서만은 아닐 겁니다. 아마 제 짐작이 옳다면 곧 뭐든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숲 안쪽에서 삼대주 백남평이 뛰어나왔다.

“대주,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았습니다.”

전무궁은 눈매를 파르르 떨며 고개를 돌렸다.

“뭐냐?”

“단검입니다. 조 장로님을 살해한 단검이 분명한 것 같은데, 어쩌면…… 화금당주 살해와도 관련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백남평이 말하며 천으로 싸진 물체를 내밀었다.

절반쯤 모습이 드러난 그 물체는 검신의 길이가 한 자도 되지 않는 단검이었다. 손잡이와 코등이 등에 섬세한 문양이 새겨져서 제법 고급스러워 보였다.

그 단검에는 핏물이 흥건히 묻어 있었는데, 아직 완전히 마른 상태가 아니었다.

단검을 받은 전무궁의 눈초리가 경련을 일으키기라도 한 듯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도대체 비공이라는 청년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어떻게 단서를 찾아낼 줄 알았을까.

아마 구천금령의 주인만 아니었다면 범인으로 의심했을지도 몰랐다.

“남평, 또 다른 것이 있는지 더 살펴봐라.”

“예, 대주!”

힘차게 대답한 백남평이 다시 숲속으로 들어갔다.

전무궁은 들고 있던 단검에서 눈을 떼고 장천운에게 말했다.

“이걸 말한 거냐?”

“그것일 수도 있겠지요.”

“무슨 뜻이냐?”

“어둠 속에 있는 자는 율검당이 두 사건의 범인을 동일범으로 생각하길 바라고 있을 겁니다. 그리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뭔가 그럴 듯한 것 하나쯤 던져줘야 확실하지 않겠습니까.”

“으으음.”

“어쩌면…… 그들 덕분에 저들 중 일부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그 사이 더욱 깊숙이 숨겠지만.”

“네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교활한 놈들이군.”

“교활할 뿐만 아니라 힘까지 지니고 있다는 게 더 문제죠. 좌우간 일단은 눈앞에 차려진 권주부터 마시고 보지요.”

전무궁은 장천운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범인이 교활하고 힘이 있다면, 눈앞에 있는 비공은 냉철하고 영리한데다 힘까지 있었다.

그러한 자가 소성주 사마경의 비밀호위다.

적이 아닌 아군.

묘한 흥분이 몸을 뜨겁게 달구었다.

‘해볼 만하겠어.’

그 생각을 하자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졌다. 상황도 좀 더 냉철하게 보였다.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이냐?”

“그 단검의 주인을 알아내면, 거기서부터 파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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