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계 57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파계 57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60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파계 57화

파계 3권 - 7화

 

 

 

 

 

철썩―!

 

이때, 허공을 때리는 소리와 함께 백색 채찍이 오칠의 머리를 노리고 뻗어왔다.

 

동생이 능욕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매적화가 공격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채찍을 잡아당겨야 했다. 오칠이 잡고 있던 손목을 끌어당겨 매청화를 채찍 쪽으로 움직이게 했기 때문이다.

 

“악독한!”

 

매적화가 분노하여 소리쳤지만, 오칠은 그런 말에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놔!”

 

매청화는 손을 움직일 수 없자 다리를 휘둘러 오칠의 하체를 걷어차려 했다.

 

치마를 입고 있어 그 자세가 매우 불편하고 부끄러운 것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단호한 선택은 오칠의 손이 그녀의 발목을 잡으면서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더구나 발목을 잡은 오칠의 손이 위로 쓰다듬듯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그 손 치우지 못해!”

 

매적화의 뾰족한 호통과 함께 채찍이 뻗어왔다.

 

오칠은 매청화를 끌어당겨 거의 품에 안 듯이 하고서 몸을 뒤틀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채찍의 현란한 공격을 계속해서 피했다.

 

게다가 그렇게 피하면서도 오칠은 잠시도 쉬지 않고 매청화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죽일 테다!”

 

결코 평소의 매청화답지 않은, 다급하고 높은 고음이었다.

 

하지만 연검을 쥐고 있는 손목이 제압되었고, 한쪽 다리도 잡혀 있는 상태에다가, 오칠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균형을 잡을 수 없었던지라 그녀는 어떻게 손을 써볼 수가 없었다.

 

더구나 오칠의 손은 교모하게 그녀의 기력을 앗아가고 있었다. 그녀에겐 너무나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자극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매우 은밀한 곳은 비껴가고 있었지만, 오칠의 손은 그 외에 그녀가 생각지 못한 곳을 자극하여 그녀를 흥분시키고 있었다.

 

나름대로 기녀로서 교육은 받았지만, 언니와 달리 기녀 생활은 해본 적도 없고, 무력을 통해 열락문을 수호하는 역할을 맡은 그녀로서는 참으로 당혹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더는 넋 놓고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자유스러운 다른 손으로 오칠의 가슴을 때렸다.

 

‘제압되지 않았다?’

 

정신없이 오칠의 가슴을 때리던 매청화는 자신의 맥문이 제압되지 않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오칠이 손목을 잡은 순간, 완전히 제압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매청화는 왜 오칠이 자신을 제압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에 자유로운 손에 재빨리 공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지체하지 않고 오칠의 가슴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

 

떵―

 

“악!”

 

뭔가 딱딱한 충격음과 함께 매청화의 고통스런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낙화장(落花掌).

 

오칠의 가슴을 향해 내리친 매청화의 공격은, 단번에 내부를 뒤흔들어놓을 수 있는 내가장력이었다. 그런데 소리는 둔탁했고, 오히려 공격을 한 매청화가 더욱 큰 고통을 느낀 것이다.

 

“아직도 발악할 힘이 있단 말이지.”

 

오칠은 강한 장력으로 가슴을 얻어맞았는데도 별반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그는 위험이 감지되면 절로 호신강기(護身罡氣)를 일으킬 수 있는 경지였고, 그래서 웬만한 장력엔 끄떡도 없으며, 오히려 공격한 자의 손을 망가트릴 수 있는 반탄력을 일으킨 것이다.

 

즉, 매청화는 자신이 온 힘을 다한 만큼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동생을 놓아주지 못해!”

 

매적화는 잠시도 쉬지 않고 채찍을 휘두르고 있었다.

 

방금 전 동생이 오칠의 가슴에 장력을 내리치고도 도리어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고부터는 더더욱 빠르고, 강하게 채찍을 휘두르는 중이었다.

 

그런데 오칠은 여전히 매적화의 채찍 공격을 잘 피하고 있었다. 마치 처음이나 지금이나 자신에게는 절대 통할 수 없다는 듯이, 매적화 정도는 자신에게 상대가 될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그러나 멈출 수가 없었다. 언니로서 자신의 동생이 사내에게 농락당하는 것을 그냥 보고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어디 얼마나 더 버티는지 보자구.”

 

오칠은 매적화의 채찍을 피하면서, 얼굴색이 창백하게 변한 매청화를 보며 웃었다.

 

장난스럽고, 뭔가 음험한 웃음이었다. 오칠의 손길이 이전에 비할 수 없이 노골적이고 강도 높게 매화청의 몸을 누비면서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명백해졌다.

 

애무(愛撫).

 

좋게 순화시키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매청화나 매적화의 입장에서 그건 희롱이었다. 강제적인 성적 강요였고, 파렴치한 짓거리였다.

 

그러나 매청화나 매적화는 그 파렴치한 오칠의 행위를 막을 수가 없었다.

 

매청화는 자신이 가한 공격이 오히려 독이 되어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고, 매적화는 막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문제는 가해자인 오칠이, 자신의 손길을 희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서로를 원하는 이들이 합의하에 행하는, 정이 가득한 행동이라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저 이것은 오칠만의 공격이었다.

 

공격.

 

그랬다. 오칠은 여인을 때리지 않겠다는 자신의 신념을 버리기 싫었다. 다른 것들은 기분 따라, 상황 따라 마구 바꿀 수 있기도 하지만, 여인에 한해서는 그럴 수 없었다. 그것은 오칠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물론 목숨이 경각에 달렸거나 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지금의 오칠에겐 그런 일은 없었다.

 

그저 매적화와 매청화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공격하는 것에 반격을 할 수는 없고, 그래서 현재로서 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공격을 펼치는 것이다.

 

“흑!”

 

매청화가 울기 시작했다.

 

차갑고도 차가운 그녀가 울고 있는 것이다. 열락문의 무력을 대표하는 그녀가 사내 앞에서 울고 있었다.

 

왜?

 

오칠의 희롱에 굴욕을 느끼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이 화가 났다. 오칠을 때린 순간 겪었던, 그리고 아직까지도 내부에 남아 있는 고통의 크기가 너무나 커서 감히 다시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한스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칠의 희롱에 몸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이 더욱 그녀를 울게 만들었다. 저도 모르게 입가를 비집고 나오려는 기쁨의 신음을 참는 자신이 더없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그래서 우는 것이다.

 

매청화는 울지 않고는 이 처참한 상황을 맨 정신으로 참아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죽여 버릴 거야!”

 

매청화가 우는 모습을 본 매적화의 눈에 핏발이 섰다.

 

채찍의 변화는 더욱 커지고, 위력도 배로 늘어났다.

 

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좌우에 있던 탁자가 채찍에 맞아 조금씩 부서져나갔다. 이대로 둔다면 주점 내부는 완전 아수라장이 되고, 가운데에 있는 대들보라도 채찍에 맞아 부러지게 되면, 허름한 주점 자체가 무너져 내릴 것이 분명했다.

 

“그만 해.”

 

오칠은 더는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채찍이 요동치는 영향권 안으로 뛰어들었다.

 

“앗!”

 

매적화의 놀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오칠은 매청화를 옆구리에 끼고서 뛰어들었기에 동생이 다칠 것을 염려한 것이다. 하나, 이미 모든 내공이 응집되어 뻗어나간 채찍을 멈출 수는 없었다. 공격의 수발을 능숙하게 하기에는 아직 매적화의 실력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터터. 터터터턱.

 

그러나 그녀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격렬하게 변화를 일으키는 채찍 끝을, 오칠이 손으로 일일이 쳐내면서 매적화의 공격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휙―

 

“……!”

 

순간, 오칠의 신형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매적화는 다급히 채찍을 움직이려 했지만, 채찍은 오칠의 발에 밟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이거나 받아.”

 

오칠은 옆구리에 끼고 있던 매청화를 불쑥 내밀었다.

 

매적화는 황급히 매청화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오칠의 손이 또다시 매적화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탄력은 있군.”

 

오칠이 환하게 웃음을 짓자 하얗고 고른 치아가 매적화의 눈에 가득 투영되었다.

 

매적화는 잠시의 당혹스러움을 재빨리 지우며 크게 몸을 흔들고, 발을 들어 오칠의 얼굴을 향해 휘돌렸다. 그러나 오칠은 어느새 십여 걸음이나 뒤로 물러나, 그녀의 공격을 아무 쓸모도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오칠의 손에는 매적화의 채찍과 매청화의 연검이 들려 있었다.

 

“계속해볼래?”

 

오칠의 말에 매적화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품에는 마혈이 제압되었는지 굳은 채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 매청화가 있고, 무기는 오칠에게 빼앗겼으니 어떻게 상대할 방도가 없는 것이다.

 

“나는 계속해도 상관없어. 오히려 계속했으면 하고 부탁하고 싶을 정도야.”

 

오칠은 채찍과 연검을 옆에 내려놓고 양손을 들어올렸다.

 

싱글싱글 웃으며 들어 올린 손을 꼼지락거리는 것이, 마치 무언가를 주무르고 있는 모양새였다.

 

“이 색마!”

 

매적화는 분에 겨워 소리쳤다.

 

오칠이 자신과 동생의 가슴을 만졌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분노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지금으로선 오칠을 상대할 자신도 없었다. 설사 무기를 돌려준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꼭 이 원한을 갚고 말겠어요!”

 

매적화는 그렇게 소리쳤다.

 

원한 맺힌 상대에게도 존댓말을 쓰는 걸 보면, 기녀로서 그녀가 받은 교육이 얼마나 철저했는지 알 수 있었다.

 

“할 수 있다면 해봐.”

 

오칠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고, 매적화는 더욱 사납게 오칠을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동생을 품에 안고서 주점 밖으로 사라졌다.

 

“…….”

 

능글맞게 웃음을 짓고 있던 오칠의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 건조하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서 주방이 있는 곳을 바라봤다.

 

“누군지 아냐?”

 

주방 입구에는 종삼이 손에 칼을 들고 있는 채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다가 오칠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놀랍다는 듯 소리쳤다.

 

“적청쌍미(赤靑雙美)!”

 

“적청쌍미?”

 

“예! 동남구를 지배하고 있는 열락문의 작은 주인들이에요.”

 

“왜 처음에 말해주지 않았어?”

 

“저도 몰랐어요. 그 두 여자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요. 적미(赤美) 매적화는 신분이 높고 돈 많은 이들만 상대하는 고급기녀고, 청미(靑美) 매청화는 열락문이 무력을 사용할 곳에만 모습을 드러낸다고요. 그러니 그 두 사람을 어찌 알아보겠어요.”

 

“예쁘잖아.”

 

“내참, 단순히 예쁜 걸로 어떻게 사람을 알아봐요. 무한에서 예쁜 여자가 그 둘밖에 없는 줄 알아요?”

 

“이곳을 찾아올 미인은 몇 명 안 되겠지.”

 

오칠의 말엔 뭐가 의미심장한 뜻이 담겨 있었다.

 

열락문의 작은 주인들이라는 두 여인이 무슨 이유로 이곳을 찾아왔는가에 대한 의문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근데 지금은 어떻게 알았냐?”

 

오칠은 매 자매들에 대해 일단은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 문제는 유추하는 것보다는 직접 알아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그녀들의 무기가 있잖아요. 적미는 채찍을, 청미는 연검을 쓰고 있다는 건 진즉에 알고 있었거든요.”

 

“그랬군.”

 

오칠은 옆에 내려놓은 백색의 채찍과 연검을 집어 들었다.

 

손잡이 부분을 보니, 그녀들이 얼마나 무공에 정열을 기울이는지 알 수가 있었다. 특히 연검의 손잡이는 더더욱 그러했다.

 

‘기녀들의 문파라…….’

 

오칠은 지금까지 무한의 세력 판도가 어찌 되는지 등등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술과 웃음을 파는 기녀들이 어떻게 문파를 만들게 되었는지 궁금하기 그지없었다.

 

“한번 놀러가야겠다.”

 

“어디에요?”

 

“기루에.”

 

“기루요?”

 

종삼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물었다.

 

“이제는 열락문까지 건드리려고요?”

 

오칠이 강한 건 인정하지만, 열락문을 들쑤시겠다는 것에 종삼은 결코 찬성할 수가 없었다.

 

“방금 겪어봤잖아요. 열락문은 철근문보다 강하다고요. 그녀들은 내공까지 수련하기 때문에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그리고 여자들은 때리지 않는다면서요? 그녀들과 싸움이 일어나면 어쩔 거예요? 계속 피하기만 할 거예요?”

 

종삼의 말에 오칠은 피식 웃었다.

 

“그냥 이것들을 돌려주러 가는 거니까, 괜한 상상 하지 마.”

 

하지만 종삼은 인정할 수 없었다.

 

“그게 그거죠. 오칠님은 아무 사심 없이 그 무기를 갖다주려고 한다지만, 열락문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겠어요? 아까 적청쌍미가 얼마나 화를 내면서 돌아갔냐고요!”

 

“왜 네가 열 내고 그러냐.”

 

오칠은 손으로 종삼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만들고 있던 요리나 마무리해서 가져오라고 주방으로 밀어 넣었다.

 

“난 정말 오칠님이 어떻게 되도 몰라요! 열락문에 가기 전에 무공이나 가르쳐주고 가요! 오칠님이 죽으면 지금껏 요리 배운다고 용을 쓰고도 무공 하나 못 배운 게 되는 거잖아요!”

 

종삼은 지금껏 해온 모든 것이 헛짓이 되어버리면 너무 억울하다고 주방에서 계속 투덜거렸다.

 

“음식에 침 튀기지 마!”

 

오칠은 그렇게 크게 소리치고는 주점 밖으로 나갔다.

 

“그래도 기루에 가는 것이니 멋은 부려야겠지?”

 

오칠은 손에 들고 있는 연검과 채찍을 내려다보며 웃었다.

 

그리고 어디서 씻고, 어디서 옷을 구할지 생각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