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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 46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65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파계 46화

파계 2권 - 21화

 

 

 

 

 

무림 고수들은 실력이 있다면, 겉으로 드러내고 싶어서 안달이 난 놈들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냥 보고 있기도 버거울 정도로 화려하게 싸우는 놈들이 무림 고수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공을 모르는 자라고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래, 어느 정도 무공을 익힌 놈일 것이다. 하지만 무림에서 내세울 실력은 안 되고, 그래서 이 밑바닥을 휘어잡으려고 하는 거야.’

 

제법 알아주는 하오배 문파들의 시조들이 대부분 그런 이들이 아니던가.

 

가까이는 무한의 동북구를 휘어잡고 있으며, 그들 하오배 무리가 상전으로 모시고 있는 사파 세력인 철근문(鐵筋門)의 시조가 그러한 예의 전형이라 할 수 있었다.

 

덜컹.

 

“여~ 냉 대장!”

 

오칠에 대한 새로운 가치판단을 내리려고 하는데, 문이 거칠게 열리고 한 사내의 음성이 들려왔다.

 

“들어와.”

 

냉 대장은 들어오지는 않고 문가에 서서 말만 하는 대도파의 구 대장에게 손짓을 했다.

 

“혼자인가?”

 

구 대장의 옆으로 또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는 철곤파의 양 대장이었다.

 

보이진 않지만, 아마도 그들 뒤에는 석두파의 왕 대장도 있을 것이었다. 그들 세 사람은 냉 대장과 비슷한 세력과 주점을 가지고, 밑바닥을 나눠먹고 있는 하오배 무리의 수장들이었다.

 

“내가 사람 불러놓고 뒤통수나 칠 사람으로 보이나?”

 

“물론 아니지. 하지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누구도 모르는 법이거든.”

 

대도파 구 대장의 말에 냉 대장은 내심 코웃음을 쳤다.

 

‘흥, 개자식들. 밖에 수하들을 몰래 대기시켜놓고 있을 것이 분명하면서, 뭐가 겁난다고.’

 

하지만 내심과는 다르게 냉 대장은 얼굴에 웃음을 지었다.

 

“걱정 말고 들어와. 난 비수도 방에 두고 왔다고.”

 

물론 그 말은 거짓말이었다.

 

그의 몸에는 수십 개의 비수가 숨겨져 있었다. 그것이 그를 이 바닥에서 어느 정도 행세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으니까.

 

그리고 구 대장이나 양 대장, 뒤쪽에서 묵묵히 따라 들어오고 있는 왕 대장도 그런 냉 대장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니까 안으로 들어오는 그들의 손에 무기가 들려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술 한잔 하자는 건데, 그것들은 뭔가?”

 

냉 대장은 그들의 무기를 가리키며 치우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고, 그들은 잠잘 때도 떼어놓지 않는다는 말로 단박에 거절했다.

 

당연히 분위기는 초반부터 살벌하고 냉랭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커다란 네모 탁자에 각자 자리를 잡은 그들 사이사이로, 바짝 긴장한 점소이들이 여러 가지 안주와 술을 가져와 가득 펼쳐놓을 때까지 누구도 입을 열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험, 자 한잔씩들 받게.”

 

냉 대장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그들을 설득해야 하는지라, 어쩔 수 없이 먼저 말문을 열었고,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그들의 잔에 일일이 술을 따랐다.

 

“자, 어서들 들게.”

 

냉 대장이 손짓을 하며 마실 것을 권했다.

 

하지만 누구도 술잔을 집어 들지 않았다.

 

“왜들 그러나? 설마 독이라도 탔을까 봐?”

 

침묵이 감돌고, 누구도 그 물음에 부정하지 않았다.

 

냉 대장의 이마에 슬며시 핏대가 서기 시작했지만, 그는 애써 웃으며 한 잔의 술을 벌컥 들이켰다.

 

“자, 어때. 이러면 믿을 수 있겠지?”

 

하지만 그래도 술을 마시는 이가 없었다.

 

혹 술이 문제가 아니라 잔에 독이 발라져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분명 그런 생각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기본적으로 이런 술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내심을 구 대장이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목숨이 걸린 일이라고 했잖아. 그래서 온 거야. 누가 술 먹고 싶어서 온 줄 알아!”

 

계속 술이나 권하고, 딴 소리나 하면 확 엎어버리는 수가 있다는 듯 구 대장은 인상을 팍 쓰며 말했다.

 

그리고 양 대장도, 왕 대장도 비슷한 생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내 녀석이 쩨쩨하게 술 한 잔 못 마시면서 개소리는!”

 

냉 대장은 지금껏 참고 있던 성질을 끄집어내며 구 대장을 쏘아보았다.

 

“뭐? 개소리!”

 

벌떡.

 

구 대장은 손에 쥔 대도를 꽉 움켜잡으며 벌떡 일어났다.

 

“아~ 참아, 참아. 내가 싸우자고 부른 줄 알아?”

 

탁자 밑에 들어가 있는 오른손으로 슬며시 비수를 꺼내 잡으며 냉 대장이 말했고, 구 대장은 잠시 그런 냉 대장을 노려보다가 털썩 자리에 앉았다.

 

“얼른 본론이나 이야기 해. 이대로 가다가는 내 철곤에 피를 묻히고 싶어질 것 같으니까.”

 

양 대장도 냉 대장의 하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노려보며 다그쳤다.

 

말을 극도로 아끼는 왕 대장도 말해, 라고 툭 내뱉었다.

 

“좋아. 다들 궁금해 하니 말을 하지. 어떤 거지새끼가 나타났다.”

 

“그런데?”

 

“그 거지 새끼가 실력이 좀 있어.”

 

“그래서?”

 

“그놈이 우리를 노리고 있다는 말이지.”

 

비아냥거리듯 반문을 하던 구 대장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다른 대장들도 냉 대장을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그리고 잠시의 고요함을 깨고 양 대장이 말했다.

 

“너 이미 당했군.”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거기다 경쟁 상대인 자신들까지 불러서 말을 한다는 것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냉 대장은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크게 먹었지. 나 혼자는 힘들더라고.”

 

“그래서 우리하고 같이 놈을 처리하자?”

 

“그래.”

 

“왜 우리가 그래야 하지? 쌍칼파가 무너지면 우리한텐 이득인데?”

 

“내 말을 뭐로 들은 거야? 놈은 내 것을 시작으로 너희들 것까지 몽땅 먹으려고 하는 거라니까.”

 

“난 너하고 달라.”

 

“나도 당하지 않아.”

 

“거지새끼 정도야.”

 

냉 대장은 당황하지 않았다.

 

이런 반응 정도야 이미 짐작했었으니까.

 

“놈은 혼자서 내 수하들 스물넷을 상대했어. 그것도 맨손으로. 그런 놈이 뒤통수치겠다고 하면 너희들이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어림없지.”

 

“…….”

 

“…….”

 

“…….”

 

여전히 반응은 없었다.

 

하지만 일어나 나가지 않는 것만 해도 뭔가 심경의 변화가 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냉 대장은 그런 그들의 심리 상태를 파고들었다.

 

“좋아. 생각들이 다르다면 같이할 이유가 없지. 나 혼자 놈을 어찌할 자신은 없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어? 혼자서라도 덤벼들 수밖에. 하지만 언젠간 너희들도 나와 같은 날이 올 거야. 그리고 후회하겠지. 왜 그때 같이 놈을 처리하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야! 자, 이제 그만들 가보라고. 협상은 끝났고, 난 이제 죽으러 가야 하거든.”

 

냉 대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얼른 나가지 않고 뭐하냐는 듯 다른 대장들을 둘러보았다.

 

“어찌 놈을 상대할지에 대한 계획이나 한번 들어보지.”

 

구 대장이 의자에 느긋이 기대어 앉으며 냉 대장을 올려다보았다.

 

양 대장은 안주 하나를 집어 먹으며 동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왕 대장은 말없이 침묵하다가 술잔을 들어 벌컥 들이켰다.

 

‘여우같은 새끼들!’

 

냉 대장은 속으로 욕을 했지만, 어쨌든 상황은 대충 그에게 나쁘지 않게 돌아가게 되었다.

 

“좋아. 뒤늦게라도 마음을 바꾸었다니 다행이야. 그런데 나도 아직 이렇다 할 계획이 없어. 우선 너희들과 이야기하고 차근히 놈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논의하려고 했거든.”

 

“그럼 먼저 내 생각을 말하도록 하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구 대장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렇게 무한 동북구 하오배 무리의 대장들은, 오칠을 어떻게 죽여 없앨까, 하는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제22장. 여우가 호랑이를 끌어들이려 한다

 

 

 

 

 

“…….”

 

탁자에 대자로 누워 자고 있던 오칠의 눈이 떠졌다.

 

“하암~”

 

잠이 덜 깬 것인지 하품이 나오고, 상체를 일으켜 앉아 기지개를 켰다.

 

“임마.”

 

오칠은 그의 발치 쪽 탁자에서 자고 있던 종삼의 다리를 툭툭 건드렸다.

 

하지만 종삼은 일어날 생각도 않고, 오칠의 발이 닿지 않도록 다리를 오므렸다. 그러나 오칠은 그런 종삼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옆쪽 탁자에서 나무젓가락을 집어 들고는 종삼의 엉덩이로 휙 날린 것이다.

 

푹.

 

“아야!”

 

비명과 함께 종삼의 몸이 풀쩍 뛰어올랐다.

 

“아고고!”

 

깊이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엉덩이에 박힌 젓가락을 뽑아든 종삼은 오칠을 원망하는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무슨 짓이에요?”

 

“안 일어나니까 그렇지.”

 

종삼은 살짝 열려진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

 

약간 서늘한 기운이 돌고, 밖이 어슴푸레한 걸 보면 아직 새벽도 지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지금이 몇 신지나 알아요?”

 

왜 새벽에 깨웠냐는 물음이었지만, 오칠은 어깨를 으쓱이며 탁자에서 일어났다.

 

“인시(寅時:새벽3~5시) 중순쯤 됐을 거야.”

 

“내가 말하는 건 그게 아니잖아요!”

 

“다 너 잘되라고 깨운 거야.”

 

“그게 무슨 헛소리예요?”

 

“너 어제 요리 잘했다고 칭찬해줬더니, 너무 기어오른다?”

 

오칠은 눈동자를 치켜떴고, 종삼은 아차, 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죄송해요, 잠이 덜 깨서 그랬어요. 그런데 진짜 왜 깨운 거예요?”

 

오칠은 기름기가 번들거리는 얼굴을 쓱쓱 문지르고는, 어깨를 이리저리 움직여 몸을 풀었다.

 

“좀 있으면 냉 대장과 그 다른 패거리들이 쳐들어올 거니까, 어디 안전한 구석에 숨어 있어.”

 

“에? 진짜요?”

 

“그럼 이 새벽에 거짓말하려고 깨웠겠냐?”

 

종삼의 얼굴이 다급함으로 발갛게 달아올랐다.

 

냉 대장 등이 쳐들어올 기척 같은 것은 느끼지도 못했고, 지금도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지만, 오칠의 말이 틀렸을 리가 없었다. 그러니 얼른 숨을 구석을 찾아야 했다.

 

우당탕탕.

 

종삼은 이리저리 탁자를 집어 들어, 구석진 곳으로 밀어붙여서 차곡차곡 쌓고는 그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요란스럽기는.”

 

오칠은 그런 종삼의 모습에 히죽 웃어 보이고는 문으로 걸어갔다.

 

부서진 문을 대충 기대놓고 입구를 막아두었는데, 오칠이 툭 건드리자 그대로 밖으로 넘어가버렸다.

 

“오~”

 

주점 밖으로 대략 백 명 정도가 몰려와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벌써 두 번이나 패배의 고배를 마신 냉 대장도 있었다.

 

“꽤 많이 데려왔네?”

 

마치 친한 친구를 반기듯 손까지 흔드는 오칠의 모습에, 냉 대장은 어금니를 으득 깨물었다.

 

“그 오만한 낯짝이 얼마나 가는지 두고 보자!”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흔들릴 오칠이 아니었다.

 

“한 번 시험해봐.”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다! 공격해!”

 

순간, 냉 대장의 좌우에 있던 사내들이, 뒤로 숨기고 있던 작은 손도끼를 무더기로 날렸다.

 

휘휙. 휘휙. 휘휙. 휘휙-

 

손도끼 수십 개가 한꺼번에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 순간, 이미 대부분의 손도끼가 오칠의 지척에 이르러 있었다.

 

팍.

 

그러나 어느새 오칠의 앞에는 바닥에 쓰러져 있던 문짝이 세워져 있었고, 손도끼들은 무더기로 문짝에 박혀 들어갔다.

 

파팍, 파파파팍, 파파파파팍.

 

‘문짝이 왜 저리 멀쩡해?’

 

도끼를 던진 사내들의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이었다.

 

가뜩이나 허름한 문짝에 수십 개의 도끼가 박혀 들어갔으면, 가루는 아니더라도 조각조각 부서져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그냥 박혀버린 걸로 그만인 것이다.

 

물론 문짝이란 것이 그리 큰 게 아니라서 절반 정도의 손도끼가 땅바닥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이상한 것은 이상한 것이었다. 하나, 그들이 어찌 알겠는가, 오칠이 약간의 내공을 문짝에 주입하여 강도를 높였다는 것을.

 

그러나 사내들은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할 정도의 시간이 없었다. 곧바로 제 이차 공격이 주점 안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쳐라!”

 

대도파 구 대장의 목소리였다.

 

그는 십여 명의 수하들과 몰래 주점 안으로 숨어들어, 오칠의 뒤를 치기로 했던 것이다. 사실은 몰래 급습할 생각이었으나, 오칠이 너무 일찍 눈치를 채는 바람에 계획을 바꾼 것이다.

 

“하압!”

 

“차합!”

 

구 대장 등의 기합성이 주점 밖에까지 들려왔다.

 

보이진 않았지만, 대도파의 주무기가 대도였으니 그걸로 오칠의 뒤를 치고 있을 것이었다.

 

한데, 강렬하게 들려오는 기합성에 비해 오칠의 반응은 너무 느긋했다. 주점 안쪽으로 돌아서서는 팔을 이리저리 휘두르는 것이 마치 장난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오칠은 한두 걸음씩 문가에서 물러나왔고, 오칠을 주점 밖으로 내몬다는 냉 대장 등의 계획은 성공한 것이었다.

 

“차앗!”

 

그리고 그 순간, 주점 지붕 위에서 짧은 기합과 함께 철곤파 양 대장을 비롯한 대여섯 명의 사내들이 철곤을 내리치며 뛰어내렸다.

 

후웅-

 

단번에 오칠의 머리를 박살내겠다는 듯이, 그 소리부터 살벌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오칠은 위로 고개조차 들지 않고, 왼쪽으로 두 걸음을 움직였다. 그리고 그 간단한 동작에 양 대장 등의 공격은 무위로 돌아가 버렸다.

 

“가자!”

 

이때, 석두파 왕 대장의 굵직한 음성과 함께 십여 명의 덩치들이 오칠에게 와락 덤벼들었다.

 

그들은 철구장갑(鐵毬掌匣:작은 쇠공을 표면에 가득 박아 넣은 장갑)을 양손에 끼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오칠의 주위를 둘러싸며 주먹을 내지르는 기세가 바위라도 단번에 박살낼 듯 묵직하기 그지없었다.

 

파파파파팍!

 

하지만 그 강력한 주먹들은 오칠의 손과 부딪쳐 튕겨나가기만 했을 뿐, 아무런 위력도 발휘하지 못했다. 도리어 오칠의 손과 부딪친 충격에 그들이 뒤로 밀려날 정도였다.

 

“에워싸!”

 

냉 대장의 일갈이 들리고, 왕 대장 등이 밀려난 틈새로 칼을 쥔 사내들이 끼어들며 오칠을 둘러쌌다.

 

그들은 어제 오칠의 강함을 경험했으면서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칼을 휘두르고 내리쳤다.

 

샤샤. 샤샤샤샥-

 

매서운 칼바람이 이리저리 공기를 갈라갔다.

 

하지만 칼은 단순히 공기만 갈랐을 뿐이지, 정작 목표로 삼은 오칠의 옷자락 하나 건들지 못했다.

 

“뭐야?”

 

냉 대장은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분명 거의 움직일 공간도 없이 둘러싸고 칼을 내리쳤는데, 어떻게 저리 멀쩡할 수가 있단 말인가!

 

고작 슬쩍슬쩍 어깨를 움직이고, 좌우로 몇 번 몸을 뒤트는 간단한 동작으로, 저리 무차별적으로 내리치는 칼질을 피한다는 것이 진짜 말이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