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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 94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65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파계 94화

파계 4권 - 19화

 

 

 

 

 

“흠, 그렇다면 오 장문인께 청하겠소이다. 이 유 모는 경 보주와 한 수 겨뤄보고 싶으니, 허락해주시오.”

 

오칠은 빙긋이 웃었다.

 

“이 오 모는 경 보주를 친구와 같이 여기는 사람이오. 그러니 그러한 일은 응당 본인이 결정해야 할 것이오.”

 

유신명은 다시 경모혁을 바라보았다.

 

“오 장문인께서 저리 말씀하시니 경 보주께 다시 묻지 않을 수 없구려. 나와 비무해주시오. 꼭 오늘이어야 할 필요는 없으니, 나중으로 날을 잡고 장소를 말해준다면 이 유 모는 그 때까지 참고 기다리겠소.”

 

“거절하오.”

 

“왜 거절한단 말이오?”

 

“난 비무에는 취미가 없소.”

 

유신명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럼 나보고 지금의 치욕을 그대로 참고 있으라는 말이시오?”

 

“난 단지 좋은 날을 망칠 수 있는 유혈사태를 막았을 뿐이오.”

 

유신명은 그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경모혁은 오늘이 어떤 자리이며, 지금 비무대회를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유신명에게 더 이상은 지금의 분위기를 망치지 말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유 군장, 이제 그만 하게.”

 

갑자기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 장내의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공야정진이 유신명을 직접적으로 제지했다.

 

유신명은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공야정진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고, 이 이상 비무를 강요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기에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포기해도, 훗날 언젠가는 경모혁과 꼭 비무를 하고 말 것이라 다짐했다.

 

또한 마무리 짓지 못한 빙검 남궁관보와의 대결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거 갑자기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 같소. 그럼 다시 시작해봅시다. 최고의 장인이 만든 곤과 황금 백 냥을 손에 쥐고자 하시는 분은 앞으로 나서주시오.”

 

오칠은 양팔을 활짝 펼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신경 쓸 고수가 나올 일이 없으니, 더욱 가능성이 커졌다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이제야말로 곤과 백 냥, 그리고 무적 정의파와의 확실한 교류관계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기대감과 소란은 다시금 조용해졌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인물이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 나왔기 때문이다.

 

 

 

 

 

* * *

 

 

 

 

 

“손 대협?”

 

“군자검?”

 

군자검(君子劍)은 손우익의 별호였다.

 

이제 곧 장주의 자리에 앉게 되면 검룡이란 별호가 그를 칭하는 별호가 되겠지만, 아직까진 군자검이라 불리고 있는 그가 비무에 나서겠다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왜?’

 

그것이 사람들이 갖는 의문이었다.

 

검룡천화장은 무한 전통의 정파문이었다. 그곳에는 많은 고수가 있고, 그 위세는 호북 전체에 퍼져 있었다. 초대되었기에 이곳에 앉아 있기는 했지만, 얼마 전까지는 적대 사파였던 무리의 개파를 축하하는 여흥에 직접 참가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다.

 

‘생각보다 현실적이었군.’

 

하지만 제갈모학을 비롯한 몇몇은 왜 손우익이 나서야 했는지 알고 있었다.

 

‘혹시라도 있을 무적 정의파의 팽창 계획을 막아야 할 것이니까.’

 

어느 문파건, 어느 세력이건 가장 힘이 강성하고 패권 야욕이 강한 시기는, 불세출의 인물이 배출되지 않은 이상은 그 문파와 세력이 처음 생겨난 때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그 구성원이 기존의 세력과 인물들, 혹은 하오배였던 자들이라 해도 무적 정의파가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실행해나갈지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분명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은 검룡천화장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무적 정의파의 세가 너무 커, 한동안은 감시와 견제를 하고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과 힘을 키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자검이 직접 나선 것은 의외군.’

 

이미 한 명씩 내보낸 흑천맹과 백천맹은 더 이상 비무에 참가할 명분이 없었다.

 

물론 내보낼 수는 있겠지만, 그건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 일이었고, 그렇게 자존심을 버리면서까지 참가할 이유는 없었다. 혹시라도 흑천맹이 다시 비무에 참가한다면 백천맹도 그냥 있을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지금의 검룡천화장은 그 한 차원 높은 실력만큼 손이종만 나서도 충분한 것이다. 한데, 다음 대 장주가 될 손우익이 직접 나서다니.

 

‘오칠의 실력을 직접 시험해보고자 하는 건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남궁관보와 유신명이 상급자에게 명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이 유흥을 위한 비무에 두말 않고 참가한 것도 오칠의 실력을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으니까.

 

“손우익이오.”

 

손우익은 사람들의 의구심 가득한 시선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목검을 들고 비무대에 섰다.

 

그리고 아무나 나서기를 기다린다며 조용히 침묵했다.

 

“…….”

 

“…….”

 

이제 본격적으로 비무에 참가할 생각이었던 무림인들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상대는 군자검이다. 그가 검룡천화장의 다음 대 장주라는 것 외에도 지금껏 싸웠던 고수들이나, 그가 만들었던 명성 등을 생각하면 절대 이길 수 없는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비무의 가치는 쉽게 포기할 정도로 가볍지 않았다. 황금 백 냥은 둘째 치고, 황제에게만 검을 만들어주었다는 최고의 장인인 화웅섭의 병기가, 그것도 묵철로 만들어진 병기를 노릴 수 있고, 또한 오칠과 비무할 자격만 얻어도 무적 정의파와의 교류를 분명히 할 수 있는 것이다.

 

둘 중 그 어느 하나도 무림인이라면 포기할 수 없는, 무척이나 탐나는 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번 해봅시다!”

 

갑자기 산발한 머리에, 굵은 눈썹이 일자로 붙어 있어 더욱 강맹한 인상을 풍기는 사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허리에 차고 있던 쌍부를 탁자 위에 쿵 내려놓고는 터벅터벅 걸어 나와 진열장에서 두 개의 목부를 집어 들었다.

 

“돌을 붙여 보통의 도끼와 무게를 똑같게 했군.”

 

나무 도끼를 무거운 도끼와 차이가 없게 하기 위해서는 돌 이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쇠가 더 무게가 나가기 때문에 돌의 부피가 좀 더 커야 했다.

 

“난 통산(通山)의 천호당 당주 규왕이라 하오!”

 

천호당(天虎堂)은 호북 동남쪽 통산에 위치한 문파로, 그 이전에 통산에 근거지를 두고 있던 녹림 산채를 괴멸시키고 명성을 얻어 지금까지 이어온 곳이다.

 

“규 당주가 쌍부를 잡으면 아무도 상대할 자가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소.”

 

손우익은 포권을 하며 규왕에게 인사를 건넸다.

 

“과찬의 말씀! 군자검의 명성에 비하면 나의 이름은 모기 눈깔만큼이나 작은 것에 불과하오. 자, 한 판 시원스럽게 붙어봅시다!”

 

규왕은 양손에 잡은 목부를 쿵 하고 부딪쳐보고는 자세를 잡았다.

 

“선수는 양보하겠소.”

 

손우익은 목검을 아래로 가볍게 늘어트린 채 말했고, 규왕은 선공을 하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다는 듯 훌쩍 몸을 날렸다.

 

후웅―

 

하나의 목부가 공간을 내리누르며 손우익의 머리로 떨어졌다.

 

단박에 뛰어올라 걸리는 것이 무엇이든 일격에 부숴버리겠다는 강력한 기세였다. 하지만 상대는 그가 지금껏 싸웠단 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고수였다.

 

퉁―

 

손우익은 왼쪽으로 움직이는 자신의 신형을 따라 가볍게 목검을 내밀어 떨어지는 목부를 튕겨냈다.

 

아니, 그건 밀어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었다. 그렇듯 강맹한 힘으로 내리쳐지는, 돌의 무게가 실린 목부를 마치 고정된 돌멩이를 밀어내듯 가볍게 막아내다니!

 

화려함과 정교한 검법을 정점으로 삼는 검룡천화장의 검객으로서 완벽하기 그지없는 대응인 것이다.

 

“타핫!”

 

하지만 단 한 번의 공격이 실패했다고 해서 규왕은 포기할 위인이 아니었다.

 

수많은 실전을 겪은 그는 싸움이란 인내와 강철 같은 체력이 관건이라 믿고 있었고, 지금도 연속해서 목부를 휘두르며 가볍게 피하고 목부를 밀쳐내는 손우익을 지치지도 않고 계속해서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차핫! 타핫!”

 

붕. 붕. 붕. 붕―

 

유성쌍인부(流星雙刃斧)라 이름 지어진 만큼 규왕의 쌍부는 공간을 가르고, 거리를 가르며 눈으로 좇기 힘들 만큼 빠르게 휘둘러졌다.

 

하지만 그의 공격이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미세한 거리를 둔 채 손우익의 신형을 허망하게 스쳐 보내거나, 그의 목검에 밀려 허공만을 내리찍을 뿐이다.

 

“헉… 헉… 헉……!”

 

규왕의 거친 호흡이 목부의 내리침 사이로 뿜어졌다.

 

그 자신은 물론, 천호당의 무인이라면 체력을 단련하는 것을 가장 우선시하던 그가 벌써 지쳐가고 있었던 것이다.

 

‘군자검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 공격을 가볍게 피해내고 있는데, 난 이 지경이라니!’

 

“젠장!”

 

규왕은 갑자기 우뚝 멈춰 섰다.

 

손우익도 규왕이 멈출 것을 알기라도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멈춰 섰다.

 

규왕은 숨을 헐떡거리면서 그런 손우익을 빤히 바라보다가 문득 자신이 선 자리를 내려다보고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손우익은 처음 그가 선 자리에서 세 걸음 이상의 거리 밖으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규왕은 승부에 완전히 승복하게 되었다.

 

“내가 졌소.”

 

“좋은 승부였소.”

 

손우익의 말은 보는 이들에겐 언뜻 조롱과 같은 말이었지만, 규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 규 모는 패배했지만, 군자검과 손속을 겨루어본 것만 해도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소.”

 

마음만 먹으면 크게 다치게 할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 물러날 때를 기다려준 손우익의 배려에 규왕은 정파인으로서의 정대함을 본 것이다.

 

물론 흑천맹의 인물들이나 경모혁 등, 그리고 오칠은 그런 생각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지만, 규왕의 말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손우익의 행동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좋다! 군자검과 손을 나눠볼 기회가 또 언제 있을까!”

 

규왕이 들어가자 또 한 명의 사내가 일어났다.

 

규왕의 말로 인해 비무할 마음을 먹은 것이다. 명성으로 비교해보아도, 오늘처럼 그와 비무할 수 있는 기회란 절대 오지 않는 것이기에 더욱 싸울 용기를 얻은 것이다.

 

“선수는 양보하겠소.”

 

손우익은 사내를 맞아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를 가볍게 물리치고, 또 한 명의 도전자 역시 규왕처럼 지쳐 포기하게 만든 다음에 오칠과 비무할 자격을 얻게 되었다.

 

 

 

 

 

* * *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나도 모르지.”

 

“오 장문인이 이길 걸.”

 

“왜?”

 

“아까 보았잖은가. 빙검과 신창을 홀로 패퇴시킨 경 보주의 신위를. 그런데 오 장문인은 그런 경 보주를 이겼으니, 아무리 군자검이라 해도 질 수밖에 없을 걸세.”

 

“무슨 소리! 바로 조금 전에 경 대협의 실력을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나? 그리고 오 장문인과 경 보주가 싸우는 걸 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어찌 그리 단정하는가!”

 

“하긴 소문에는 경 보주가 남색에 빠져 가업을 통째로 넘긴 것이라는 말까지 있었으니까. 오늘 오 장문인의 얼굴을 보자면 그 말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걸로 보이고 말이야.”

 

“참으로 잘생기긴 잘생겼어. 머리만 풀고, 여인네들의 옷만 입히면 전설의 서시라고 불러도 될 정도야.”

 

“그 소문 말고도 더 있지. 천목보가 흑천맹의 방해 없이 사상적 전향을 하기 위해 술수를 쓰고 있다느니, 오 장문인이 경 보주의 숨겨둔 자식이고, 내부적으로는 정식 후계자 승계라느니 하는 말도 있잖은가.”

 

“에이, 그건 말도 안 되는 말일세. 그리고 실력도 없으면서 비무는 왜 열고, 싸울 일은 왜 만들겠는가?”

 

“어? 듣고 보니 그것도 그렇구만.”

 

사람들은 곳곳에서 무리를 짓고 자신들만이 들을 수 있도록 조그맣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손우익이 세 명을 물리치고서 비무의 규칙대로 오칠을 상대할 자격을 얻자, 앞으로 벌어질 싸움에 대해 잔뜩 기대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는 소문들까지 들먹이면서 말이다.

 

“오 장문인, 난 준비가 되었소.”

 

자격을 얻은 이후로 쭉 그 자리에 서서 오칠을 바라보고 있던 손우익은 어서 시작하자는 듯 말했다.

 

그리고 오칠은 그런 손우익을 잠시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고, 단상을 오르는 계단을 하나하나 차분하게 밟아갔다.

 

“이 비무의 결과가 어찌 되었든 이미 약속한 대로 검룡천화장과는 십 년의 우의를 맺게 되었음을 분명히 말해두고자 하오. 그리고 오늘의 약속을 공고히 하기 위해 나흘 뒤, 검룡천화장에 직접 찾아가 장주께 인사를 드리겠소.”

 

“오 장문인의 배려에 감사드리오.”

 

“별말씀을. 그럼 시작합시다.”

 

오칠은 손우익의 다섯 장 앞에 서며 두 팔을 늘어트렸다.

 

처음에 약속한 대로 무기 없이 맨손으로 싸우려는 것이다. 하지만 손우익이 그런 오칠에게 고개를 내저었다.

 

“오 장문인도 무기를 고르시오.”

 

“이미 맨손으로 비무하겠다 공언하였는데, 어찌 무기를 잡을 수가 있겠소.”

 

“하지만 내가 그걸 원치 않으니 누구도 말을 번복했다고 오 장문인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오.”

 

자신은 목검을 쓰고, 오칠은 맨손으로 싸운다는 것이 손우익에겐 전혀 기쁜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자존심에 흠집을 내는 일이었다.

 

그래서 손우익은 처음 비무에 나설 마음을 먹은 순간부터, 오칠에게 무기를 잡도록 할 생각이었다. 그의 우선적인 목표는 아직 준비도 완벽하게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적 정의파의 패권 야욕으로 인해 싸움이 일어날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소문만 무성하고 신비에 싸인 오칠의 무공 실력을 명확하게 가늠해보고자 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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