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계 143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파계 143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59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파계 143화

파계 6권 - 18화

 

 

 

 

 

“알겠소이다. 우리가 공증인이 되겠소.”

 

군장들의 승낙에 상관석표는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지군의 무리 사이를 지나 연무장으로 나섰다.

 

“건투를 빌겠습니다!”

 

“상관 대협의 승리를 기원하겠습니다!”

 

“분명히 상관 대협께서 이기실 겁니다!”

 

지군의 후기지수들은 모두 일어나서 상관석표에게 포권을 해 보이며 응원을 보냈다.

 

“모두 고맙네.”

 

상관석표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화답하며 웃음까지 지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응원을 보내는 후기지수들의 음성을 전혀 귀담아 듣고 있지 않았다. 말로만 하는 그깟 응원은 어린애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더구나 조금 전 그가 오칠에게 비무를 청할 때만 해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있던 자들이 아니었던가.

 

아마도 오칠의 명성과 비교할 때 자신의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했겠지. 혹은 과용을 부린다고 속으로 코웃음을 치고 있었을 수도 있었다.

 

‘난 반년이나 연공실에 처박혀 있었다!’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을 홀로 연공실에 있으면서 무공을 수련한다는 것이 얼마만큼이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지군에서 아무도 없을 것이었다.

 

아니, 상관석표는 이곳 연무장에 있는 이들 중에서 자신처럼 오랫동안 홀로 수련한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자신조차 부친의 명이 아니었다면 절대 그렇게 오랫동안 폐관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분명 후회 없는 시간이었다. 확실히 무공에 진보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자신의 별호인 천환도(千幻刀)가 이제 다시 달라질 때가 되었다고 확신했다.

 

다섯 살이란 나이에 처음 목검을 잡은 상관석표가 수년 뒤 소년 시절에 얻은 별호는 십환도(十幻刀)였다. 다시 몇 년 뒤 약관의 나이에는 백환도(百幻刀). 그리고 폐관에 들기 전의 별호는 천환도(千幻刀)였다.

 

‘하지만 이제 나는…….’

 

더욱 경지가 높아진 자신의 별호는 이제 만환도(萬幻刀)가 될 차례였다.

 

그리고 지금 오칠이란 자를 이기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만환도란 새로운 별호를 붙여주게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 * *

 

 

 

 

 

‘자신감이 넘치는군.’

 

오칠은 상관석표의 눈동자에 어린 빛을 보며 그렇게 느꼈다.

 

“그럼 상관 대협, 시작합시다.”

 

하지만 상관석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자신의 허리에 차고 있는 도를 뽑아들지도 않고 손잡이만 움켜잡고서 말했다.

 

“오 장문인께서도 무기를 잡으십시오.”

 

“난 맨손으로 싸우겠소.”

 

“오 장문인께선 무적 정의파의 개파식에서 최고의 장인으로 칭송받는 단철방(鍛鐵幇) 방주님으로부터 무기를 선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황제 폐하의 어검(御劍)인 적룡(赤龍) 외에는 만들지 않았다는 단철방 방주님의 신병(神兵)을 오늘 한번 견식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즉, 무기를 들고 겨루자는 말이었다.

 

오칠이 맨손으로 비무에 임하여 졌을 때에 조금이라도 핑곗거리를 찾지 못하게 하려는 생각인 것이다.

 

‘무기로 인해서 나의 강함이 좌우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오칠은 코웃음을 쳐주고 싶었다.

 

물론 일반적으로 맨손보다는 무기를 쥐는 것이 더욱 강력해지고, 예리해지는 것이 맞기는 했다. 그래서 권각만으로 절정에 올랐다고 해도 천하제일로 칭해지는 이가 없는 것이니까.

 

하지만 오칠에겐 그러한 일반적 가치관이 성립될 수 없었다. 손이 검(劍)이고, 발이 철퇴(鐵槌)나 다름없는 오칠에겐 무기의 있고 없음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좀 더 용이하게 힘을 분출할 수 있는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오칠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관석표가 원하는 대로 상대해주고 그만큼 더 큰 패배감을 맛보여주는 것도 나쁠 것은 없었으니까.

 

“아우야!”

 

오칠의 부름을 받은 노백은 길이를 줄인 조화창과 함께 등에 메고 있던 묵철곤을 빼들었다.

 

그리고 하얀 천에 쌓인 묵철곤을 오칠에게 던졌다.

 

휘리릭.

 

이십여 장이나 떨어진 거리를 조금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날아온 묵철곤을 오칠은 덥석 잡아서 머리 위로 들었다.

 

“이 녀석이 단철방 방주에게 받은 그 녀석이요.”

 

묵철곤을 싸고 있는 하얀 천을 움켜잡은 오칠은 그것을 단번에 벗겨냈다.

 

“오~!”

 

“저것이!”

 

동시에 감탄하는 사람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세 척 길이의 봉을 타고 양각되어 있는 세 마리의 용이 너무나 정교하여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게다가 곤봉이 발출하고 있는 묵광은 그 철의 재질이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만년묵철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했다. 한마디로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만드는 기병(奇兵)인 것이다.

 

“그 곤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도를 사용하는 상관석표도 탐욕이 생기는 마음을 어찌할 수 없다는 듯 마른침을 삼켰다.

 

“묵철곤(墨鐵棍)이오.”

 

“묵철곤…….”

 

상관석표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최고의 재료를 가지고, 최고의 장인이 만든 신병의 이름치고는 너무 투박하다고 여긴 것이다. 만약 저것이 자신의 것이라면 더욱 좋은 이름을 붙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상관석표의 내심을 꿰뚫어본 오칠은 미소를 지었다.

 

“이 녀석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오?”

 

“이곳에 있는 사람 중에 그 곤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흠, 그렇다면 내가 한 가지 제안을 하겠소. 이 제안은 내가 문파의 개파식에 참여한 분들에게도 했던 제안이었소. 물론 그때와는 조건이 약간 다르지만 말이오.”

 

오칠의 말에 유신명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는 오칠이 말하는 제안이 무엇인 줄 알고 있었고, 명령을 받은 것이긴 했지만 당시에 그 자신도 참여해서 별로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기지 않았던가.

 

“서로의 무기를 걸고 비무를 하기로 합시다.”

 

“……!”

 

오칠의 제안에 상관석표는 약간 당황했다.

 

비무에 이기게 되면 저 신병이기(神兵利器)라고 불리어도 좋은 묵철곤이 자신의 것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그가 패해서 무기를 빼앗기면 도객(刀客)이라 자부하는 자신에게 그보다 더 큰 수치는 없을 것이었다. 더구나 그의 도는 부친에게서 직접 전해 받은 것이 아니던가.

 

‘난 이긴다!’

 

상관석표는 망설이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향해 버럭 소리쳤다.

 

“그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하하하! 역시 상관 대협은 큰 배포를 가진 사내대장부요!”

 

오칠은 커다랗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이제 비무를 시작해보자는 듯 묵철곤을 살짝 흔들었다.

 

묵철곤이 서쪽으로 치우친 태양빛에 반사되어 만들어내는, 신비롭게까지 보이는 묵광(墨光)을 보고, 상관석표의 마음에선 가지고 싶다는 열망이 더욱 크게 치솟았다.

 

스릉.

 

상관석표가 도를 뽑아들자 매끄러운 쇳소리가 울렸다. 그의 도 역시 매우 뛰어난 병기임을 증명하는 소리였다.

 

‘이것을 일석이조라 하는 것이지!’

 

오칠을 패배시켜 동생의 복수를 함과 동시에 더욱 큰 명성을 얻는다는 목적 외에도, 묵철곤까지 가질 수 있다는 부가적인 이득이 있었기에 상관석표의 눈빛은 더욱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그 욕심이 너의 마음을 흐트러트리게 할 것이다.’

 

오칠은 상관석표의 내심을 짐작하고 속으로 비웃었다.

 

자신에겐 쓸모가 없음에도 좋은 것을 탐하고자 하는 마음은 상관석표만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같이 갖게 되는 마음이다. 다만, 얼마나 자신을 절제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인 것이다.

 

그러나 어느 상황에서는 그러한 절제력 이상의 자기 조절이 필요한 법이고, 지금과 같은 때가 바로 그러한 상황이었다. 탐욕보다는 정신을 맑게 하여 무심(無心)을 갖추고 비무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관석표는 처음부터 그런 마음 자세를 잃고 비무를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상대라면 그러한 마음이라도 문제없을지 모르지만, 오칠을 상대로 비무하는 데 그런 마음으로 임한다면, 만근거석을 부수겠다고 철두공(鐵頭功)을 익히지도 않은 머리로 거석을 들이박는 멍청한 행동과 진배없는 것이다.

 

“선공은 양보하겠소.”

 

오칠은 방어의 자세도 취하지 않고 공격하라고 손짓했다.

 

분명 고수만이 가지는 오만한 모습이었지만, 이곳 연무장에 있는 이들 중에서 그러한 모습에 못마땅해 하는 사람은 상관석표뿐이었다.

 

‘후회하게 될 거다!’

 

타탁.

 

상관석표의 발끝이 바닥을 박차고 그의 신형은 넉 장의 거리를 넘어 순식간에 오칠의 정면에 당도했다.

 

그 움직임이 너무도 빨라서 구경하는 사람들 중 소수 몇 명만이 그 동작을 좇아 시선을 움직였을 뿐이었다.

 

슈악―

 

오칠의 정면에 짓쳐 들어가자마자 상관석표의 도가 섬뜩한 기음을 터트리며 위에서 아래로 내리그어졌다.

 

‘제법이군.’

 

어떠한 변화도 없이 힘과 속도만을 담아 떨어지는 도를 보며 오칠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속도와 힘은 오칠에게 아무런 타격도 줄 수가 없었다.

 

부웅―

 

도는 묵직하게 빈 공간만을 갈라버렸다.

 

그리고 오칠은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처럼 도가 떨어진 곳으로부터 왼쪽 두 걸음 옆에 서 있었다. 하지만 상관석표도 그렇게 쉽게 오칠이 당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슈악―

 

빈 공간을 가른 상관석표의 도가 바닥에 닿을 듯 말 듯 떨어지던 순간, 급작스럽게 방향을 왼쪽으로 꺾으면서 오칠의 옆구리를 향해 휘둘러졌다.

 

‘또?’

 

오칠은 상관석표가 같은 방식의 이 단순한 공격을 두 번이나 연이어 펼치는 바보짓을 한다는 것에 의아해했다.

 

하지만 옆구리를 노리고 다가오던 도가 일순간에 십여 개의 형체로 분리되자, 처음의 공격이 바로 이번 공격을 위한 속임수였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정도의 속임수로 당할 오칠이 아니었다.

 

타탁. 타탁. 타타탁.

 

그 촌각의 순간에 도의 변화를 감지하고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판단까지 끝낸 오칠의 신형은, 네 번이나 위치를 옮기며 상관석표가 만들어내는 공세의 영향권에서 멀찍이 물러나버렸다.

 

“선공을 양보했으니…….”

 

오칠은 묵철곤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공격이 실패한 것에 대해서 조금도 실망하지 않는다는 듯 짓쳐들어오고 있는 상관석표를 향해 묵철곤을 내리쳤다.

 

꽈릉―

 

난데없이 천둥소리가 울리고, 상관석표는 귀에 아릿한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당장에 그를 당혹시킨 것은 음공이라 짐작되는 그 소리가 아니었다. 상관석표는 오칠을 향해 나아가던 방향으로부터 뭔가 매우 위험한 변화가 생겨나고 있음을 느낀 것이다.

 

파팍.

 

상관석표는 달려들던 그대로 바닥을 차고 공중으로 높이 솟구쳐 올랐다.

 

“……!”

 

‘뭐지?’

 

분명 허공으로 솟구치면서 발끝으로 전해지는 압력을 느꼈다.

 

어떤 형상화된 강기가 아니었기에 무엇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압력이었지만, 결코 몸으로 부딪쳐서는 안 된다는 걸 육감으로 느끼고 공중으로 피한 것이었다.

 

하지만 오칠이 어떤 공격을 한 것인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서 공세를 멈출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핫!”

 

오칠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리던 상관석표는 빙긋이 웃는 오칠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짧고 강한 기합성과 함께 도를 휘둘렀다.

 

스샤샤샤샤샤―

 

빛을 쪼개버릴 정도로 세밀하다고 하는 분광삼십육절(分光三十六絶).

 

상관승을 환도신군(幻刀神君)이라 불리게 만든 극환(極幻)의 도법이 지금 상관석표의 도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나쁘지 않군.’

 

오칠은 묵철곤을 움켜잡은 손의 힘을 살짝 풀었다.

 

하지만 상관석표의 공격에 넋 놓고 있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묵철곤을 좀 더 경쾌하고 가볍게 휘두르겠다는 생각으로 그런 것이었다.

 

티티티팅― 티티티티티티팅―

 

하늘로부터 떨어져 내리는 상관석표의 도와 위를 향해 휘둘러지는 묵천곤이 격렬하게 맞부딪쳤다.

 

“오~!”

 

“와~!”

 

사람들이 감탄의 환호를 질렀다.

 

도와 곤의 화려하기까지 한 격돌로 인해 생겨나는 반탄력으로 상관석표는 여전히 공중에 떠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이건 막아낼 수 없을 거다!’

 

오칠이 묵철곤으로 만들어내는 움직임이 도에 상응할 정도로 빠르고 현란하다는 것에 상관석표는 분노했고, 그 순간 그의 눈동자에서 불꽃이 일었다.

 

상관석표의 단전에서 휘돌고 있는 순양첨의기(純陽沾衣氣)가 보다 활발하게 운용되며 팔로 전해지는 공력의 힘을 배가시켰다. 그리고 폐관에 들어가기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변화가 도의 끝에서 줄기줄기 피어났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559 파계 1518
열람중 파계 1591
557 파계 1746
556 파계 1596
555 파계 1588
554 파계 1667
553 파계 1576
552 파계 1544
551 파계 1581
550 파계 1567
549 파계 1535
548 파계 1548
547 파계 1587
546 파계 1408
545 파계 1447
544 파계 1519
543 파계 1690
542 파계 1438
541 파계 1555
540 파계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