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계 133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파계 133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54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파계 133화

파계 6권 - 8화

 

 

 

 

 

팅팅! 팅팅팅팅팅!

 

“다를 것이 없군.”

 

“……!”

 

여초홍과 실력이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것일까?

 

능진철은 오칠이 한 말의 의미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치 여초홍을 상대할 때처럼 오칠의 음성이 무미건조하다는 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변함없이 비아냥거리지도 않고, 코웃음을 치지도 않고,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는 말투였다. 그리고 그 말투는 여초홍을 비참하게 하고 분노하게 만들었었다.

 

하지만 왠지 능진철은 화가 나지 않았다. 오칠의 정교하고 매서운 손놀림에 맞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른 끝에야 간신히 평수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그를 비참한 기분에 빠지게는 했지만, 화는 나지 않았다.

 

왜?

 

왜일까?

 

싸움에 임할 때는 조금의 잡념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능진철은 오칠이 내뱉은 말의 의미와 왜 자신은 여초홍과 달리 화가 나지 않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문득 과거 사형이 그에게 조언을 했을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급하구나.’

 

과거 능진철의 사형은 그의 검을 보고 그렇게 말했었다.

 

‘백팔식광풍쾌검은 빠름을 지향하는 검법이지만, 그 자체만으로 족하다. 그런데 너는 더 빠르게 하려 하는구나. 네가 검법을 펼치고 숨이 격한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비무도 아니고, 실전적 싸움도 아닌데, 그리 숨이 가빠져야 할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사형은 정확히 능진철의 문제를 지적했고, 그래서 자존심이 상했지만 사형의 조언해주겠다는 말을 거절하지 않았다.

 

‘이제부터 백팔식광풍쾌검을 느리게 펼치는 수련을 해라. 그리고 냉천한월공(冷天寒月功)보다는, 옥함신공(玉函神功)에 더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능진철은 그렇게 말한 사형의 조언을 어찌 받아들였던가.

 

의심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였다. 마음이 급해지는 것을 억누르고 검을 느리게 펼치는 데 주력했다. 한층 공력이 높아지고 있던 냉천한월공을 뒤로 제쳐두고 새로이 옥함신공을 연마했다.

 

성질이 다른 공력이었던지라 처음엔 힘이 들었지만, 능진철은 강해지고 싶었고, 수련은 평소에도 그의 일상이었기에 결국 노력한 만큼의 성취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능진철은 자신의 별호인 비천폭풍검(飛天暴風劍)을 더욱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게 되었다. 사형의 조언은 확실하게 그의 검을 더욱 빠르고, 안정적이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무엇이 문제인가?

 

‘왜 웃지?’

 

능진철은 오칠이 희미하게 웃고 있음을 깨달았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생각에 빠졌었기에 능진철은 어느새 평수를 유지하기조차 힘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보는 사람들은 금방이라도 능진철이 몸 어딘가를 격타당해 바닥으로 쓰러지고 말 것이라고 확신할 정도였다.

 

하지만 능진철은 그런 믿음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시선과 자신의 위험천만한 처지보다, 오칠의 입가에 지어지는 작은 미소에 더 신경이 쓰였다.

 

아니, 어쩌면 그건 능진철의 착각일 수도 있었다. 오칠이 웃고 있다고, 자신을 비웃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일 수 있었다.

 

하지만 착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능진철은 오칠이 웃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뭐가 그렇게 웃기지?’

 

능진철은 화가 났다.

 

도대체 오칠이 왜 웃는지 알 수가 없었기에 화가 났다. 자신은 왜 그가 웃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진정 알 수가 없어 화가 났다. 또한 그가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한 의미를 알 수가 없어서 너무나 화가 났다. 과거 사형의 조언대로 방법을 바꾸고 열심히 수련했으며, 그래서 더욱 성장했다고 믿었는데 지금은 왠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를 몰라서 미치도록 화가 났다.

 

‘난 뭐지?’

 

결국 자신이 강해지긴 한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정말 강해졌다고 생각했던 지금까지의 믿음이 모두 허풍에 가득 찬 자기만족에 불과했던 걸까, 자문했다.

 

정말 그런 걸까?

 

정말 난 강한 검객이 아니었던 걸까?

 

정말 난…….

 

“뭐가 우습단 말이냐―!”

 

능진철은 가슴에서 솟구치는 의문을 분노와 함께 터트렸다.

 

그리고 팔 성의 수준까지 진입한 냉천한월공의 공력을 모두 끌어올려 검으로 밀어 넣었다.

 

우우웅―

 

검이 울었다.

 

전설 속의 명검이라서가 아니라, 강대한 공력이 한껏 응축되면서 검을 진동시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힘으로 가득 찬 검은 이전에 비할 수 없는 속도를 만들며 오칠의 전면을 휘몰아쳤다.

 

스샤샤샤샤샤―

 

마치 수십 개의 하얀 갈댓잎이 바람에 휘날리는 것과 같은 광경에 사람들은 탄성을 터트렸다.

 

“우와~!”

 

“최고다!”

 

그렇게 사람들을 경탄하게 만드는 매서운 칼바람이 공간을 뒤덮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감탄하고, 탄성을 지른다고 해도 오칠에겐 아니었다. 오칠은 속도만 빨라지고, 현란함만 더했을 뿐인 능진철의 검이 조금도 놀랍지 않았다. 겁이 나고, 막을 수 없다는 생각은 더더욱 들지 않았다.

 

그저 금령오엽진결의 공력으로 가득 차 단단해진 손을 들어 그의 눈에 보이는 수십 개의 검영을 철골마조의 수법으로 하나하나 제압하고, 터트릴 뿐이었다.

 

파삭― 파삭― 파삭― 파삭―

 

“……!”

 

능진철이 공력을 발산하여 만든 검영은 마치 거인의 손에 잡힌 오두막처럼 산산이 부서져나갔다.

 

그리고 능진철은 이를 악물고 더욱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검영을 만들어내는 속도보다 오칠의 손에 잡혀 부서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능진철은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고, 점점 공력의 한계를 느끼며 절망감에 빠져 들어갈 뿐이었다.

 

‘왜냐?’

 

능진철은 다시 자문했다.

 

지금은 더욱 집중하여 오칠의 저 귀신처럼 기묘하고, 만근거석처럼 압도적인 손을 막고, 피하고, 공격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자꾸 의문만 생기고, 그 해답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공력이 부족한 거냐?’

 

냉천한월공은 팔 성에 올랐지만 아직 최고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그게 문제라면 더욱 자신에게는 오칠을 감당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면 처음 오칠이 지적했던 대로 쾌로서는 불가능한 일인 걸까?

 

아니면 모두가, 심지어 금원종까지 거의 완성에 이르렀다고 말했던 백팔식광풍쾌검이 문제란 말인가?

 

그럴 리가 없었다.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결코 따라갈 수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천재의 말이 틀릴 리가 없었다. 분명 초식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럼 뭐냐?’

 

다시 공력의 문제로 생각이 쏠렸다.

 

그러나 자신이 익힌 것은 냉천한월공을 제외하면 옥함신공밖에 없었다. 그것도 옥함신공은 이제 고작 육 성에 이르렀을 뿐이었다. 검의 속도와 날카로움이 훨씬 좋아졌다고 판단되었을 때부터 다시 냉천한월공에 집중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옥함신공은 원래부터 그의 성정과 맞지 않는 심법이었다.

 

‘잠깐!’

 

무언가를 놓친 기분이었다.

 

무언가를…….

 

‘옥함신공?’

 

확신이 아닌, 그저 스쳐지나가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능진철은 이미 옥함신공을 운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옥함신공의 공력을 통해 초식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

 

순간, 능진철은 자신의 검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그가 만들어내는 검영의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그 형태는 보다 분명해지고, 뿜어지는 빛은 더욱 진해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오칠의 손끝이 확연하게 움츠러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거였던가?’

 

능진철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지었다.

 

 

 

 

 

* * *

 

 

 

 

 

다 쓰러질 것 같던 능진철이 새로이 기세를 높인다 싶더니, 갑작스럽게 웃음을 짓자 사람들은 이상하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그러나 능진철은 이전에도 그랬듯, 사람들의 시선 같은 것은 개의치 않았다. 심지어는 그가 처음으로 여자라는 느낌을 받았던 녹선향의 존재조차 외면하게 되었다.

 

지금의 능진철은 오로지 방금 전 자신이 깨닫게 된 의미를 생각하고, 음미하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난 아직도 급했던 건가?’

 

사형은 자신이 급하다고 했다.

 

그래서 검을 느리게 펼치는 노력을 했고, 옥함신공에 주력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성과가 생긴 듯하자 곧바로 냉천한월공으로 공력을 바꾸어버렸다.

 

무엇이 급했던 걸까.

 

아주 잠깐 노력했다고 해서 능진철은 자신의 마음을 너그럽게 만들었다고 믿은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검을 느리게 펼치는 수련이 필요 없고, 날카로운 공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옥함신공도 더 이상은 의미가 없다고 섣부르게 판단해버렸다.

 

그게 문제였다.

 

자신은 아직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조차 완전히 터득하지 못한 상태로 세상을 향해 달려들려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으로 펼친 백팔식광풍쾌검이 완성에 다다랐을 리가 없었다. 사실 사형은 거의 이르렀다고는 했지만, 완성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하지는 않았고, 능진철은 결국 혼자서 그 진실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가진 무림인에게는 통할 수 있겠지만, 오칠과 같은 절정고수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진, 그리고 언제일지 모르는 그 어느 때까지는 검을 느리게 펼치고, 옥함신공에 주력해야 함을 인정하게 되었다.

 

캉! 캉! 캉! 캉! 캉―!

 

‘어라?’

 

오칠은 의외라는 듯 자신의 정면에서 움직이는 능진철의 검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끝에 걸리는 검의 무게감이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것과 이제는 능진철의 검영이 쉽게 부서지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귀찮게 됐네.’

 

능진철이 갑작스럽게 어떤 깨달음을 얻었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싸움 중간부터 눈빛이 이리저리 돌변하는 것을 보고 뭔가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에 공세를 조금 늦춰주었던 것이 지금 귀찮음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엔 봐주지 않으마.’

 

오칠은 공력을 배가시켰다.

 

그리고 철골마조 본래의 강력한 움직임을 통해 능진철을 공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데, 오칠은 그 마음을 실행시킬 수 없게 되어버렸다.

 

“……?”

 

갑자기 검을 크게 휘저은 능진철은 뒤로 훌쩍 물러났다.

 

오칠은 그런 능진철을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봤고, 능진철은 갑자기 머리를 숙였다.

 

“졌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말았다.

 

특히 능진철에 대한 소문을 알고, 또 그를 곁에서 지켜본 이들은 더더욱 놀랐다.

 

왜?

 

능진철은 목이 쇠기둥처럼 뻣뻣한 사내였다. 부친이나 사문의 존장에게는 머리를 숙일지 모르지만, 열혈군에서 그가 머리를 숙이는 모습을 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총수 정도나 되는 인물에게만 머리를 숙인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오만한 인물의 대명사가 바로 능진철이었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 싸우고 있던 상대인 오칠에게 능진철이 패배를 시인하고, 저리 깊숙이 머리를 숙이고 있으니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오칠은 대꾸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속으로는 무슨 속셈이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오 장문인의 상대가 될 수 없음을 통감했습니다.”

 

“…….”

 

“지금 제가 느끼는 부족함을 확실히 채운 후에 다시 도전하겠습니다.”

 

“…….”

 

오칠은 여전히 대꾸하지 않았다.

 

그로서는 능진철이 왜 저러는지 어리둥절할 뿐인 것이다.

 

“그리고…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

 

오칠도 어리둥절했지만,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은 더 어이가 없었다.

 

난데없이 무슨 가르침이란 말인가. 그들이 보기에는 눈이 현란할 정도로 격돌하긴 했지만, 이렇다 하게 시원스런 싸움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최소한 핏물이 터지고, 지친 호흡으로 죽이니, 살리니 하는 말이 있어야 싸웠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무림인들 입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이 도저히 이해 불능이었다.

 

쉽게 볼 수 없는 상승의 대결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무슨 깨달음이니, 가르침이니 하는 말이 오갈 싸움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능 소협!”

 

오칠에게 정중하게 포권을 취하고 몸을 돌려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려는 능진철을 여초홍이 불렀다.

 

“도대체…….”

 

“맹으로 돌아가야겠소.”

 

뭔가 따지려고 했던 여초홍은 담담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떠나가는 능진철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냉담한 시선이 아닌 지금과 같은 능진철의 시선을 받아본 적이 없던 여초홍으로서는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는 이상한 감정에 휩싸여버렸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그녀를 분노하게 만들었던 오칠조차도 그녀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여초홍은 서둘러 능진철의 뒤를 따라갔다.

 

어색은 하겠지만 뭔가 대화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이전과는 다른, 좀 더 진지하고 친근한 기대감을 갖고 여초홍은 능진철을 따라 달려간 것이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559 파계 1518
558 파계 1590
557 파계 1746
556 파계 1596
555 파계 1587
554 파계 1667
553 파계 1576
552 파계 1543
551 파계 1581
550 파계 1567
549 파계 1535
열람중 파계 1548
547 파계 1587
546 파계 1408
545 파계 1447
544 파계 1519
543 파계 1690
542 파계 1438
541 파계 1555
540 파계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