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계 158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파계 158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5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파계 158화

파계 7권 - 8화

 

 

 

 

 

“내가 보낸 서신은 잘 받은 것 같군.”

 

오칠은 국주와 그 측근 일가의 무리를 마주하고도 말에서 내리지 않았다.

 

마치 높은 곳에서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말이다. 그리고 국주 등도 그 점에 대해서 따지지 않았다. 오히려 뭔가 매우 긴장해 있는 표정이었다.

 

“그럼 이제 서신에 대한 대답을 듣고 싶은데.”

 

“내가 어떤 대답을 할지는 당신도 이미 짐작하고 있으리라 생각하오.”

 

“그대의 입을 통해 듣고 싶군.”

 

국주의 부리부리한 눈동자가 조금 날카로워졌다.

 

예순을 넘은 그였지만, 팔 척에 이르는 체구와 조금도 굽혀지지 않고 곧게 뻗은 몸체, 그리고 표정 하나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기백은 나이를 무색케 했다.

 

분명 무림의 일류고수라고 해도 그의 앞에서는 절로 기가 죽어서 눈도 제대로 맞추지 못할 것이었다.

 

‘역시 강호의 소문이라는 것은 한계가 있는 법이지. 저 국주의 실력은 나라고 해도 쉽게 승부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초왕성은 약간 충격을 받았다.

 

일개 표국의 국주가 보여주는 저 놀라운 기백이라니. 초왕성은 저 국주의 진짜 실력이 어느 정도일지 직접 견식하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꽉 움켜진 주먹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그는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구경만 하고 있는 자신도 절로 긴장이 되는데, 그 기백이 향하고 있는 직접적인 대상인 오칠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가 타고 있는 백설총도 요지부동이었다. 짐승이란 사람과 비교도 할 수 없이 위험에 민감하고, 설사 엄격한 조련을 받은 군마라고 해도 저러한 기백을 정면으로 받으면 멀쩡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저것은 마치 오칠이 국주의 강력한 기백을 어떤 보이지 않는 막을 만들어서 막아내고 있다는 말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설마.’

 

초왕성은 그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렇다는 것은 오칠이 자신조차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고수라는 뜻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의 경험과 상식 안에서의 무림엔 그러한 절대고수가 존재할 수가 없었다.

 

“그대의 입으로 직접 듣고 싶다니까.”

 

오칠은 짜증나게 왜 두 번 말하게 하냐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내뿜은 기세가 오칠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다는 걸 뒤늦게 인정한 국주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거절이오.”

 

“흠, 거절이라. 이곳으로 오면서 벌써 두 번이나 들었지만, 이 말은 아무리 들어도 익숙하지가 않군.”

 

‘도대체 무슨 대화를 하는 거지?’

 

초왕성은 오칠과 국주의 대화를 들으면서도 그 뜻을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오칠은 반말을 하고, 나이가 많은 국주는 경어를 쓴다는 이 황당하면서도 당혹스러운 대화 방법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했다. 이는 마치 젊은 주인과 전대부터 가문에서 일해온 늙은 가신의 대화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

 

‘그런데 왜 계속 대화를 안 하지?’

 

계속 듣다 보면 뭔가 더 알 수 있는 말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데, 오칠의 말 이후로 두 사람은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다.

 

그래서 이 넓은 공터에 사람이 스무 명이 넘는데도 어떠한 말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기묘하고, 싸늘한 광경이 연출되었다. 물론 초왕성은 더욱 몸을 사려야 했다. 주변이 조용한 만큼 그의 존재감이 드러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니까 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은신에 관한 무공도 좀 익혀둘 걸 그랬군.’

 

초왕성은 스스로도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반성을 하며, 장내를 조금 더 세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왜 계속 대화를 나누지 않는지 알게 되었다. 아니, 사실은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자신이 들을 수 없는 것뿐이었다. 말은 오가지 않는데, 국주의 눈동자와 표정이 미세하게 변화하고 있는 걸로 유추해볼 때 두 사람은 소리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이다.

 

전음.

 

오칠과 국주는 두 사람 외에는 들을 수 없는 전음을 통해 대화를 하는 중이었다.

 

―오행교군(五行敎軍)의 의무를 저버리겠다는 거냐?

 

오칠의 전음에 국주의 표정이 더욱 딱딱하게 굳었다.

 

하지만 약간의 당혹스러움과는 별개로 그는 곧바로 반박했다.

 

―이백여 년 전, 교주의 죽음과 함께 오행교군은 의무를 이행할 이유를 잃었소.

 

―그건 누가 판단한 거지? 지금의 교군수인 너냐? 아니면 이백여 년 전, 칠 대 교주의 죽음을 뒤로하고 여기 천양에 처박힌 맹담이 판단한 것이냐?

 

국주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오칠이 언급한 맹담은 그들 천양표국의 전신인 철혈금교군(鐵血金敎軍)을 데리고 이곳 천양에 터를 잡은 교군수(敎軍首)의 이름이었다. 즉, 천양표국의 시조를 오칠이 언급한 것이다.

 

―고하라! 누가 오행교군의 의무를 이행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냐!

 

오칠은 전음에 노한 기운을 담고 소리쳤다.

 

그리고 국주는 저도 모르게 긴장되는 몸을 이완시키려 노력하면서 대답했다.

 

―우… 우리 모두가 판단했소.

 

국주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변명처럼 말을 이었다.

 

―맹담 조사께서는 오행교군으로서의 의무에 대해서 어떠한 유언도 남기지 않으셨소. 또한 그 후대의 교군수들께서도 그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으셨소. 그러니 우린 맹담 조사 때 이후로 교군으로서의 이름을 잊은 것과 다름없는 것이오.

 

―웃기는 일이군.

 

―…….

 

―교군의 이름을 잊었다는 너희들이 왜 아직도 교군수의 지위를 이어오고 있지?

 

―그… 그건…….

 

―됐다. 어떤 말도 너희들의 직무유기를 정당화할 수 없어. 그러나 나도 너희들에게 과거를 들먹이면서 밑으로 들어오라는 말은 않겠다. 하지만 오행교군이 새로운 교주를 어떠한 방식으로 인정하는지는 알고 있겠지?

 

―……!

 

―의무를 벗어나고 싶다면, 배화교의 이름을 지우고 싶다면, 나를 교주로서 인정할 수 없다면 초대 교주와 너희 맹 가 일족이 맺은 맹약에 따라 정당하게 요구하라! 나를 상대로 그대들의 힘을 증명하고, 나를 이 말에서 끌어내려 땅바닥에 무릎 꿇린 뒤에 당당하게 떠나란 말이다!

 

국주는 순간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오칠의 전음에 담긴 강대한 기백에 놀라서 저도 모르게 물러난 것이었다. 하지만 곧 자신의 실태를 깨닫고 다시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좋소! 당신을 이긴 뒤에 철혈금교군의 이름을 버리고 본래의 맹 가 일족으로 돌아가겠소!

 

국주는 아주 잠깐뿐일지라도, 자신이 오칠의 기백에 겁을 먹고 물러났다는 상황에 화가 난다는 듯 강하게 전음을 보내고 뒤로 몸을 돌렸다.

 

“철기단을 준비한다!”

 

“……!”

 

뒤에 있던 표두들은 국주의 말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국주이자, 교군수인 그의 명령은 그들에게 절대적인 것이기에 반문은 없었다. 그들은 곧바로 국주와 함께 공터를 가로질러 어딘가로 사라졌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아무리 그가 칠절신군에 이름을 올리는 고수라고 해도 전음을 엿들을 방법은 없었기에, 국주가 왜 사라진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응?’

 

한데, 초왕성은 순간 가슴을 찌르르하게 만드는 느낌을 받고 긴장했다.

 

그리고 그러한 느낌을 받게 한 근원을 찾아 신경을 집중했다.

 

‘설마, 저놈이?’

 

오칠의 시선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

 

마치 너 거기 있는 거 다 안다, 하는 시선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오칠의 고개는 곧바로 돌려졌고, 초왕성은 더욱 기묘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이 감시탑 위에 있는 놈들도 눈치 채지 못하게 들어왔는데, 저놈이 나의 존재를 알아채고 있었다는 건가?’

 

하지만 우연히 이쪽으로 시선이 돌려진 것인지도 몰랐다.

 

공터에는 오칠 혼자서 말을 타고 있었고, 뻘쭘하고 심심해서라도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초왕성은 오칠이 그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었다. 어떤 정확한 이유는 없었지만, 왠지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이건 또 뭐야?’

 

순간, 초왕성은 땅으로부터 전해지는 진동을 느끼고 의아해했다.

 

하지만 곧 그 진동이 많은 수의 말이 움직이면서 생겨난 진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국주 등이 사라진 곳으로부터 이십은 족히 되어 보이는 말무리가 나타났다.

 

‘저게 철기단이군.’

 

천양표국이 마상무공이 뛰어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리고 철기단이라고 하는 이름의 기마단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외에는 크게 알려진 사실이 없었다. 그저 타고 있는 말부터 시작해서 온통 검은색 일색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정도. 그들이 천양표국의 힘을 대변한다는 정도만이 초왕성이 알고 있는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 모습을 드러낸 스무 마리의 검은 말과 그 위에 탄 검은 갑주의 기수들을 본 초왕성은 또 한 번 이곳, 표국의 드러나지 않은 힘에 대해 놀라고 말았다.

 

‘저건 군대의 중장 기마대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군.’

 

질긴 소가죽을 겹겹으로 붙여서 만든 가죽 투구와 갑옷, 돌격할 때 사용하는 철장창과 말허리에 달린 두꺼운 쌍수도.

 

말에게까지 가죽으로 만든 마갑(馬鉀)을 입혀서 견고함을 더욱 높인 기마단이었다. 게다가 기수들은 군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무공을 익힌 무림인이었다. 저 이십 기의 기마단은 그 역량으로 볼 때, 그 몇 배의 숫자로 구성된 기마대와도 견줄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저 녀석도 창과 쌍수도를 준비해두고 있었군.’

 

오칠의 말허리에는 철기단에 비해 질이 떨어져 보이는, 끝에만 날을 박아 넣은 나무창과 투박한 모양의 쌍수도가 걸려 있었다.

 

좋은 무기는 아닐지라도 분명 오칠은 지금의 싸움을 미리 예상하고, 저 철기단과 마상 대결을 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이거 진짜 재미있겠는데!’

 

초왕성은 생각지도 못한 마상 대결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다.

 

왜 오칠과 철기단이 저런 싸움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나중에 알아보면 되는 것이고, 지금은 이 싸움을 구경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이건 당신이 선택한 것이니 목숨을 잃어도 후회는 마시오!”

 

눈만 보이게 만든 투구를 써서 알아보지 못했는데, 철기단의 선두에는 국주인 맹철탁이 있었다.

 

그만큼 그들이 오칠을 비중 있게 여긴다는 뜻이었다.

 

“고작 이십으로 날 상대하려는 건가?”

 

국주의 경고에도 오칠은 별달리 염려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십 기밖에 되지 않는 철기단을 비웃었다.

 

원래 천양표국의 철기단 정식 구성원은 백 기였다. 그리고 사실상 맹 가 일족의 남자들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마상무공을 익혔기 때문에, 표사들을 비롯한 맹 가 일족 모두가 합세한다면 철기단은 이백 기 이상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오칠을 상대로 하는 이십 기는, 숫자는 적어도 일족의 고수들로만 구성되었다. 더구나 이곳 공터가 넓긴 하지만, 기마단의 효용성을 높이는 싸움을 위해서는 이 정도의 숫자가 오히려 더욱 알맞은 것이다.

 

“난 준비되었다.”

 

오칠은 말허리에서 나무창을 빼들고는 앞으로 겨누며 말했다.

 

그리고 국주를 선두로 한 철기단도 그들 특유의 검은 철장창을 빼들어 하늘로 세웠다.

 

“출!”

 

길게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다.

 

국주의 명령에 이십 기의 철기단은 하늘로 향했던 철장창을 앞으로 겨누며, 오칠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실질적으로 중장기병은 이 정도의 거리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속도를 내기 힘들었다.

 

하지만 철기단은 갑옷을 철이 아니라, 가죽으로 만들어 중량을 최대한으로 줄였다. 마갑의 재질 역시도 그랬기에 그들은 군대의 중장기병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단시간에 가속도를 낼 수 있었고, 마주 달려오기 시작하는 오칠과 격돌하는 순간 강력한 돌격력을 가질 수 있는 속도에 다다랐다.

 

“양분!”

 

오칠을 그대로 꿰뚫어버릴 것 같던 이십 기의 철기단이 오칠을 중심으로 각각 열 기씩 좌우로 갈라졌다.

 

그리고 그들의 사이로 지나가는 오칠을 향해 이십 개의 철장창이 송곳처럼 찔러 들어갔다.

 

티티티팅―

 

몇 개의 장창은 오칠의 창끝에 튕겨 밀려나고, 나머지는 말 위에서 이리저리 몸을 뒤트는 오칠의 신형 사이사이로 허망한 공격만을 성공시켰다.

 

“반회!”

 

국주는 일차 공격이 실패한 것에 대해서 크게 실망하지 않고, 다음 공격을 위해 방향을 선회하도록 명령했다.

 

“……!”

 

하지만 방향을 틀고 다시 오칠을 노리려고 했던 이십 기의 철기단은 순간 당황했다.

 

오칠은 진작 방향을 선회하여 그들을 향해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기마술에 관해서는 흔들림 없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철기단은 그들보다 더욱 빠르게 회전한 오칠을 보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그런 기분과는 별개로 그들은 금세 코앞으로 다가온 오칠을 막아야 했다.

 

“산!”

 

가속도를 얻지 못한 밀집대형의 기마대는 약점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국주는 말들의 간격을 넓혀 오칠의 공격을 한 곳에만 집중시켜 차단하고, 나머지 기수들로 그를 둘러싸려고 했다.

 

“단순한 작전이군.”

 

오칠은 국주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챘다.

 

하지만 돌진하던 속도를 줄이지도 않았다. 그는 철기단과 지척으로 맞닿은 순간, 차갑게 웃으며 앞으로 내민 나무창을 빠르게 좌우로 휘둘렀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579 파계 1569
578 파계 1537
577 파계 1580
576 파계 1521
575 파계 1566
574 파계 1563
열람중 파계 1460
572 파계 1429
571 파계 1495
570 파계 1526
569 파계 1498
568 파계 1505
567 파계 1595
566 파계 1491
565 파계 1602
564 파계 1490
563 파계 1581
562 파계 1439
561 파계 1715
560 파계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