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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 156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9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파계 156화

파계 7권 - 6화

 

 

 

 

 

오칠의 대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장년인의 눈가가 찌푸려졌다.

 

하지만 그는 생긴 것만큼 막무가내의 성격은 아닌 모양이었다.

 

“난 너같이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녀석은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지금처럼 빤히 쳐다보는 것도 싫고.”

 

장년인의 말에 두 사람을 향해 시선을 집중하고 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오칠은 재밌는 말을 들었다는 것처럼 싱글거리며 웃었다.

 

“당신이 나와 합석하길 원치 않는 두 번째 이유는 해결된 것 같소. 그리고 첫 번째 이유는 나로서는 납득하기가 힘든 이유요.”

 

“뭐가 납득하기 힘들어?”

 

“태어나길 이런 얼굴로 태어난 것을 두고 문제를 삼는데, 어찌 납득할 수 있겠소?”

 

“그거야 네 사정이지! 사내놈이면 사내놈 같은 얼굴을 하고 다니란 말이야. 그렇게 계집 같은 얼굴로 태어났으면 얼굴에 두어 개 칼질이라도 해놓던가! 스스로 하기 겁나면, 이김에 내가 큼직한 걸로 하나 만들어줄까!”

 

장년인은 억지스러운 말로 버럭 고함을 쳤다.

 

그 우렁우렁한 목소리가 워낙에 커서 객잔 내부를 가득 채웠고, 사람들은 장년인이 위험한 놈이라는 자신들의 짐작이 역시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이런, 당신은 사내라고 자부하는 나의 자존심을 매우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것 같소. 혹시 과거에 나처럼 잘생긴 남자에게 연모하던 여인을 뺐긴 경험이라도 있으시오?”

 

순간, 장년인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오칠은 그저 장난스럽게 말해본 것인데, 그게 예상치 못하게 숨겨진 진실을 집어낸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런 기미는 오칠만이 알아챌 정도로 순간에 불과했다.

 

“어린 녀석이 오냐오냐 해주었더니 아주 막나가는구나.”

 

장년인의 눈동자에 분노한 기운이 어렸다.

 

하지만 사태를 조심스럽게 주시하던 손님들의 얼굴에 우려하는 표정이 생겨나는 것과 달리, 오칠은 싱글거리며 웃었다.

 

“그런 경험이 없다면 화낼 이유가 없지 않소? 그리고 생긴 것을 두고 사내니, 뭐니 하면서 먼저 모욕을 준 것은 당신이었소. 대체 생긴 것으로 사내의 진위 여부를 따지는 근거가 무엇이오?”

 

“난 내 눈을 믿는다!”

 

장년인은 분노의 기운을 지우지 않고, 등에 멘 양날 도끼 중 하나를 움켜잡았다.

 

이곳저곳에서 여인들이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터져 나오려는 비명을 막기 위해 손으로 입을 가렸다. 장년인의 흉악스런 양날 도끼가 그녀들을 황홀경에 빠져들게 만든 아름다운 사내를 두 쪽으로 갈라버릴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그녀들을 슬프게 만들고 있었다.

 

“그 말은 당신이 나보다 사내답다는 뜻이요?”

 

오칠은 금방이라도 도끼를 빼들어 내리칠 것 같은 장년인을 보고도 개의치 않고 계속 질문을 던졌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장년인은 오칠의 이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오칠의 이어지는 말이 너무도 황당하여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그럼 나보다 당신이 사내답다는 걸 증명해보시오.”

 

“하! 증명해보라고?”

 

“그렇소. 단순히 생긴 것으로 나의 사내다움을 깎아내리지 말고, 누구나 알 수 있게 증명해보란 말이오.”

 

“지금 나하고 한판 붙어보자는 거냐? 좋다! 밖으로 나와!”

 

장년인은 벌떡 일어났지만, 오칠은 고개를 저었다.

 

“이 추운 날, 밖에서 싸움을 하는 것만이 사내다움을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오. 그것보다는 지금 이 자리에서 증명할 좋은 방법이 있소.”

 

“그게 뭐냐?”

 

“누가 더 사내답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 내기를 합시다.”

 

“뭐?”

 

장년인은 진담으로 하는 이야기냐? 하는 눈으로 오칠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오칠은 진지한 눈으로 장년인의 시선을 받아들였고, 장년인은 더욱 황당한 기분만을 느껴야 했다.

 

“넌 싸움을 하는 것보다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더 사내답다고 말하는 거냐?”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지금은 그게 더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드오. 난 지금 무척 허기가 져서, 싸움보다는 먹는 것에 더 마음이 끌리고 있소.”

 

‘이놈이 지금 나하고 장난을 하나?’

 

장년인은 오칠이 어떤 주장을 펴든 상관하지 말고 도끼를 빼들어 두 동강을 내버릴까, 하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오칠의 또 다른 말이, 고심하는 것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그의 결심을 돌려세웠다.

 

“왜, 질까 봐 겁나시오?”

 

“겁? 이 자식아, 누가 겁을 낸다고 그래! 좋다! 네 녀석이 얼마나 허기가 졌는지 모르지만, 바닥에 대가리를 박고 토악질하게 만들어주겠다!”

 

“진 사람이 음식 값을 치르기로 하는 거요.”

 

“두말하면 잔소리!”

 

“이봐, 점소이.”

 

오칠의 손짓에 점소이가 후다닥 달려왔다.

 

“우리 중 한 명이 바닥에 코를 박고 뭔가를 토해내기 전까지 똑같은 음식으로 두 접시씩 계속 가져와. 물론 매 접시마다 종류는 달라야 해.”

 

객잔 안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에, 점소이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주방으로 달려갔다.

 

“잠시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우리 통성명이나 합시다.”

 

“됐다! 누가 너 같은 놈에게 이름을 알려주고 싶다고 하더냐!”

 

“그럼 관두시오.”

 

오칠은 어깨를 으쓱이며 입을 닫았고, 장년인은 얼굴을 붉게 일그러트렸다.

 

이름을 알려주기 싫다고 했지만, 오칠이 처음부터 관심 없었다는 표정을 짓자 반발심과 분노가 인 것이다. 그가 지금껏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는 것도 분노한 이유 중에 하나였다.

 

“난 초 가라고 한다! 네 녀석의 이름은 뭐냐?”

 

“성만 알려주고 내겐 이름을 말하라는 거요? 나도 성만 알려주겠소. 난 오 가요.”

 

“흥!”

 

초 씨 성을 가진 장년인은 이렇게 건방진 녀석을 계속 상대해야 하는 건가, 하는 인내심의 한계에 봉착했다.

 

하지만 그때 마침 점소이가 음식이 가득 담겨 있는 접시를 들고 나타났다.

 

“소채군. 격식을 차려서 가져오는 건가?”

 

점소이가 탁자에 내려놓은 접시에는 단순한 나물만이 아니라 죽순, 버섯 등을 재료로 한 소채가 담겨 있었다.

 

흔히 내놓는 가벼운 술안주보다 확연히 더 신경을 쓴 소채였다. 아마도 미도객잔의 주방장은 두 사람의 대결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고 싶은 모양이었다.

 

이런 객잔과 달리 고급스런 손님들을 상대하는 곳에선 요리가 나오는 순서와 일정한 격식이 따로 있다.

 

먼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몇 가지의 소채(小菜)가 나온다. 이는 정식 요리가 나오기 전에 차를 마시면서 함께 먹는 가벼운 음식이다. 입맛을 돋우는 전식(前食)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땅콩이나 약간 짠 소찬 등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 다음 정식 음식의 첫 부분으로 양채(凉菜:냉채라고 한다)라고 하는 찬 요리 몇 가지가 동시에 나온다. 양채는 주로 술에 대한 안주의 개념이며, 맛이 담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어서 더운 음식인 열채(熱菜)들이 나오는데 주로 하나씩, 하나씩 나온다. 점소이들이 요리를 탁자에 놓으면서 요리의 이름을 알려주는 것은 당연히 기본적인 요건 중 하나다.

 

열채는 술에 대한 안주의 개념이 아니라, 식사를 위한 요리라 할 수 있다.

 

열채의 끝에는 보통 생선 요리가 나오는데, 생선이 나오면 일단 그 식사는 거의 끝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생선 요리가 나온 다음 나올 것은 몇 가지가 더 있다. 탕이 나오고, 밥이나 국수가 이어 나오며, 가볍게 입가심할 수 있는 후식이 나오게 되면 모든 식사 과정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오칠과 초 가 성을 가진 장년인은 그러한 격식에 맞추어 나온, 적지 않은 양의 음식들을 모두 먹어치우고서도 다음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 접시가 다 비워졌다고요! 얼른 만드세요!”

 

점소이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탁자 한쪽에 수북하게 빈 접시를 쌓아놓은 오칠과 초 가 성의 장년인을 보며, 미도객잔의 숙수(熟手)를 닦달했다.

 

“나도 빨리하고 있으니까 입 다물어, 이 자식아!”

 

주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열기로 인해 땀을 비처럼 흘리고 있던 숙수는 불같이 화를 냈다.

 

그가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이미 다 만들어서 내보냈다. 그런데도 오랜만에 그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준 저 두 사람은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저 방법만을 알지, 제대로 만들어본 적도 없는 음식을 요리해야 하기 때문에 숙수의 신경은 잔뜩 예민해져 있었다. 맛이고, 격식이고 간에 어떻게든 음식을 만들어서 내보내야 자신이 욕을 먹지 않을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 * *

 

 

 

 

 

‘조그만 녀석이 많이도 처먹는군!’

 

불룩해진 배가 허리띠를 밀어내기 시작하자, 초 가 성을 가진 장년인의 이마로 작은 땀방울이 맺혔다.

 

하지만 겉으로는 애써 담담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칠은 여전히 느긋한 신색으로 있는데, 자신이 힘들어하는 표정을 지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아니지, 혹시 저 자식도 배불러 죽겠는데 태연한 척 연기하는 것인지도 모르잖아?’

 

장년인은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덩치와 오칠의 덩치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고, 배의 크기만 따져보아도 반 배는 더 넓은 것이 자신이었다. 더구나 자신은 나름대로 대단한 식욕과 그만큼의 식성을 자랑한다. 그런 자신이 배가 부른데 오칠이 멀쩡할 리가 없는 것이다.

 

“어이, 음식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술이라도 마시고 있는 것이 어때?”

 

“술?”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으니 입도 심심하고, 속도 허한 것 같아서 말이야. 왜, 넌 먹을 자신이 없나?”

 

장년인은 그렇게 연기해보았자 배부른 걸 숨길 수는 없을 거다, 하는 눈으로 오칠을 보며 비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오칠은 슬며시 웃으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난 오히려 당신이 걱정이오. 하지만 굳이 원한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지. 이봐, 점소이!”

 

오칠이 점소이를 불러서는 술 단지 두 개를 가져오라고 시켰다.

 

‘배부른 게 아니었나? 아니면 이것도 연기인 건가?’

 

오칠의 표정만으로는 그 진실을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술을 마시자고 한 것을 물릴 수도 없는 일.

 

장년인은 오칠이 앞에 놓인 술 단지에 큰 사발을 집어넣어 술을 가득 퍼서 쭉 들이켜기 시작하자, 모른 척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도 자신의 앞에 놓인 단지에 사발을 넣어 술을 가득 퍼 올렸다.

 

“캬! 시원하고 좋네.”

 

입을 쓱 닦아낸 오칠이 히죽 웃으며 탄성을 터트렸다.

 

장년인도 뒤질 수 없다는 듯, 한 잔 가지고는 성이 안 찬다고 소리치며 연거푸 석 잔을 더 퍼마셨다. 당연히 오칠도 똑같이 석 잔을 마셨다.

 

“음식 나왔습니다!”

 

점소이가 따끈따끈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접시 두 개를 들고 나타났다.

 

“계혈탕포입니다.”

 

점소이는 주방장이 알려준 이름을 그대로 전했다.

 

하지만 장년인은 계혈탕포(鷄血湯包)라고 하는 이 요리가 진짜 계혈탕포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자신이 예전에 먹어보았던 계혈탕포와 모양은 비스무리한데, 왠지 향이 달랐던 것이다.

 

그리고 한 젓가락 집어먹은 장년인은 이것이 절대 계혈탕포일 리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그것도 매우 맛이 없는 가짜 계혈탕포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은 맛을 따지며 먹는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많이 먹고, 끝까지 버틸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장년인은 오칠이 그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맛에 둔감할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오칠은 지금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생고기만을 먹었던 일 년을 포함한 수년의 시간 동안, 그저 배를 채운다는 의미밖에 되지 않는 것들을 먹으면서도 꿋꿋이 이겨낸 적이 있었으니까.

 

더구나 그로서는 전혀 상상치도 못할 정도로 오칠의 식탐과 식욕은 엄청난 수준이었다.

 

와구와구.

 

오칠은 다른 사람이라면 절대 먹지 않을 계혈탕포를 참으로 맛나게 잘 먹었다.

 

하지만 장년인은 쑤셔 넣는다는 말 그대로, 꾸역꾸역 입 안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새로운 음식이 나오는 사이사이마다 술을 마셨다.

 

꿀꺽꿀꺽.

 

장년인은 자신이 술을 마시는 중에도 오칠이 혹시라도 술을 흘리면서 먹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하지만 오칠은 느릿하게 마시긴 했지만, 술을 한 방울도 낭비하지 않았다. 처음과 다름없는 눈동자로, 장년인의 살피는 시선을 마주하면서 그와 똑같은 양의 술을 뱃속으로 흘려 넣었다.

 

“여기 술 단지 두 개 추가.”

 

몇 접시의 음식을 먹는 사이에 술 단지는 비워졌고, 오칠은 지체할 수 없다는 듯 술을 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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