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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 183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60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파계 183화

파계 8권 - 8화

 

 

 

 

 

제74장. 말로 설득될 놈과 주먹으로 설득될 놈

 

 

 

 

 

강소성.

 

춘추시대(春秋時代)에는 오(吳)나라의 도읍지였으며, 지형의 대부분이 평탄하며 약간의 구릉이 솟아 있을 뿐, 평야와 하천이 많이 분포된 지역이다.

 

그리고 그 강소성에서 가장 큰 두 개의 호수 중 하나인 홍택호(洪澤湖)에서 시작된 물줄기를 따라, 하루 거리도 되지 않는 보응현(寶應縣)의 중심에 위치한 삼류 사파문 귀혼각(鬼魂閣)의 심처에는, 삼십 후반의 중년인을 중심으로 몇 명의 사람이 나름대로 심각한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귀찮은 문제를 만드는 것보다는 그냥 소수 인원이라도 보내서 생색을 내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수하의 의견을 가만히 듣던 귀혼각 각주 엽종은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하지만 각주, 괜히 무사들을 보냈다가 오히려 큰 문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놈들이 우리의 무공을 알아볼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삼류로 알려진 우리 문파의 무사들이 강한 모습이라도 보이면 어찌하겠습니까? 아무리 감추려고 애를 써도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곳에서 저도 모르게 실력을 드러낼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모용세가의 요청을 계속해서 모른 척하고 있을 수도 없잖아. 다른 방도라도 있어?”

 

“그냥 기다리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그냥?”

 

“예. 그냥 버티는 겁니다. 싸우느라 정신이 없을 테니 산서의 싸움이 다 끝날 때까지 조용히 숨죽이고 기다리는 겁니다.”

 

“나중에 뒷감당은 어떻게 하고?”

 

“예? 뒷감당이요?”

 

“그 자식들이 흑천맹 동원령에 왜 응하지 않았냐고 하면 뭐라고 그럴 건데? 지금 상황으로 봐선 사파가 유리한 상태인데, 산서를 굴복시키고 모용세가가 기세등등하여 개선하면 그 위세를 어찌 감당할 건데? 아니지, 혹시라도 산서 공략에 실패하기라도 하면? 완전히 악이 바쳐 있을 모용세가한테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하느냐고.”

 

대답을 요구하는 엽종의 시선에 수하들은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각주의 시선은 고정된 채 움직이지 않았고, 수하들은 그러한 시선을 참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슬며시 입을 열었다.

 

“그때는 사생결단을 내버려야죠.”

 

“맞습니다. 자꾸 성질을 건드리면 쓸어버리면 되는 거 아닙니까.”

 

몇 마디의 대답이 이어지면서 수하들은 슬슬 흥분하기 시작했다.

 

“모용세가 정도는 문제없습니다!”

 

“몽땅 죽여 버리면 입을 열 새끼들도 없어질 겁니다!”

 

수하들은 목에 핏대를 세우고, 손을 꽉 움켜쥐고, 탁자를 쾅쾅 내리치면서 지금 당장이라도 모용세가를 치러 가자고 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런 수하들을 각주 엽종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생각은 하고 그런 말들을 하는 거냐?”

 

“…….”

 

“내가 지금 그 자식들이 무서워서 이러는 건 줄 알아? 나도 안 무서워. 지금이라도 모용세가를 싹 불태워버릴 수도 있어. 하지만 모용세가가 어떤 곳이냐? 거긴 흑천맹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오대 가문의 하나야. 다른 문파라면 그냥 쓸어버리고, 문파 간의 세력 다툼으로 벌어진 불미스런 사건이라고 하면서 적당히 돈으로 무마시킬 수가 있지만, 모용세가를 건드리는 건 흑천맹을 건드리는 거고, 다른 오대세가는 우리의 변명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공격해올 거라 이 말이야. 그리고 우리 귀혼각이 어떤 곳이냐? 삼류 사파문이잖아. 삼류 사파문이 무림의 거파, 흑천맹의 중추인 모용세가를 멸문시켰다고 하면 누가 믿겠냐? 당장에 의심을 받게 되고, 우리의 숨겨진 정체를 알아내려고 혈안이 될 것은 누가 봐도 뻔한 일이야. 그런데 일이 틀어지면 모용세가를 쓸어버리자고? 이 대가리에 돌만 찬 자식들아! 지금 너희들이 생각을 하고 입을 놀리는 거야!”

 

엽종은 마지막에 이르러서 눈에 살기를 줄기줄기 뿜어내며 고함을 질렀다.

 

엽종의 기세는 세상에 알려진 삼류 사파문 귀혼각의 각주라고 생각할 수 없는, 말투는 천박해도 그 외의 모습은 그야말로 고수의 풍모가 느껴지는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수하들은 그런 엽종의 기세에 잔뜩 겁을 먹고, 머리를 탁자에 박아버릴 듯이 숙이고서 대꾸도 못하고 있었다.

 

똑똑.

 

살기로 인해 무거운 침묵에 휩싸인 방의 싸늘한 고요함을 깨트린 것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그리고 조심스레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와 부복한 무사는 각주를 향해 말했다.

 

“사내 둘이 각주를 뵙겠다고 찾아왔습니다.”

 

엽종의 날카로운 시선이 무사를 향해 직선으로 꽂혔는데, 마치 이런 분위기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느냐는 시선이었다.

 

하지만 무사는 용기 있게 그 시선을 받아들이며 꿋꿋하게 대답을 기다렸다. 이내 엽종은 물었다.

 

“누구라더냐?”

 

“무한의 오가랍니다.”

 

“……!”

 

순간, 엽종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고, 방에 있는 다른 이들도 고개를 번쩍 들고, 표정을 살짝 일그러트리면서 좋지 않은 기분을 드러냈다.

 

무한의 오가, 즉 찾아온 자 중 하나는 오칠이란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물론 또 다른 한 명이 누구인지는 모르고 있지만 말이다.

 

“만날 생각도 없으니까, 꺼지라고 그래.”

 

엽종의 시선은 그의 좌측, 그러니까 왼팔처럼 여기고 있는 수하에게로 향했다. 아무래도 그 정도는 되어야 무게감이 있을 듯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이 직접 나서는 것이 더 좋겠지만, 왠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제… 제가요?”

 

한데, 그 왼팔의 수하가 왜 하필 나냐는 얼굴로 망설임을 보였고, 다른 수하들은 자신을 지목하지 않아서 안도했다는 표정들이었다.

 

엽종은 그런 수하들의 표정을 보고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이해했다. 그들 선조로부터 들어온 전설 속의 존재를 문전박대한다는 게 어디 생각처럼 쉬운 일이겠는가. 아닌 말로, 자기도 하기 싫어서 수하에게 미룬 것이 아닌가 말이다.

 

“너도 같이 가.”

 

엽종은 수하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그래서 배려한다는 마음으로 오른팔처럼 여기고 있는 수하에게 눈짓을 했다.

 

오른팔 수하 역시 꺼림칙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는 왼팔에 비해 무게감이 더욱 큰 인물이었다. 입도 무겁고, 엽종의 말이라면 두말 않고 따르는 자였다. 지금 꺼림칙해하는 표정을 짓는 것만으로도 그답지 않은 모습인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평소처럼 명을 따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여전히 망설이는 표정의 왼팔과 함께 방을 나갔다.

 

“두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이번 모용세가의 소집령에 관한 해결책을 생각해.”

 

오칠을 쫓아 보내기 위해 나간 왼팔과 오른팔이 돌아올 때까지 지금껏 논의하던 일에 대해 고민하라는 명을 내리고 엽종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그 자신도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겠다는 듯 눈을 감았다.

 

 

 

 

 

* * *

 

 

 

 

 

침묵은 어느 상황에든 그리 좋은 분위기라 할 수 없었다. 공부에 전념하는 서생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면, 사람 여럿이 모여 아무 말도 않고 있게 되면 늘 어색하고 썰렁한 분위기에 휩싸이기 마련인 것이다.

 

그리고 그건 귀혼각의 심처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각주의 오른팔, 왼팔이 나가고 나서부터 쭉 그런 분위기의 고요함이 계속되고 있었으니, 분위기는 더욱 무겁고 어색했다.

 

‘왜 이리 안 와?’

 

엽종의 감겨 있는 눈동자가 드러나지 않게 흔들렸다.

 

쫓아 보내라고 내보낸 수하들이 일각이 넘고 한 식경이 다 되도록 감감무소식이었으니 불안한 것이 당연했다.

 

수하들에게 모용세가와 관련한 해결책을 생각하라고 명을 내리고 나서 이렇게 눈을 감고, 입을 꾹 다문 채로 있는 것도 수하들이 그의 불안한 속내를 알아챌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상대가 전설의 존재라고는 해도 수하들 앞에서 수장답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일이니까.

 

‘오는구나.’

 

엽종은 눈을 감고 있기에 더욱 예민해져 있는 감각을 통해서 두 사람이 방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걸음의 느긋함으로 볼 때, 분명 일이 잘 처리되었음이 확실했다.

 

‘그런데 너무 쉽게 포기한 것 같은데?’

 

방문하겠다고 서신까지 보낸 자가, 그것도 이백여 년 만에 나타나 굴복할 것을 요구한 자치고는 너무도 쉽게 물러난 것이다. 하지만 엽종의 그러한 의구심은 방문이 열리면서 곧 해답을 얻었다.

 

“……?”

 

처음 엽종의 반응은 의아함이었다.

 

익숙한 얼굴의 수하가 아니라,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있는 지저분한 몰골에다가 얼굴까지 생소한 두 사내가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다.

 

“……!”

 

그러나 엽종은 곧 사태를 깨닫고 당황했다.

 

낯선 얼굴의 두 사내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주변에 깔린 놈들이 몇 명인데, 이자들이 이렇게 태평하게 들어와?’

 

거기다 나갔던 두 수하는 오지도 않고, 지금까지 밖에서 아무런 소란스러움도 없었다는 것이 엽종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거봐라, 역시 이 방이 맞잖아. 원래 윗대가리들이 모여 있는 곳엔 지키는 놈들도 많다니까.”

 

당당히 문을 밀고 들어와서 벌떡 일어나 놀란 눈을 한 엽종 등을 바라보며 오칠이 뒤쪽의 초왕성에게 말했다.

 

“누가 뭐라고 그랬습니까?”

 

초왕성은 오칠의 시선을 슬며시 외면하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이 방이 아닌 거 같다며?”

 

“…….”

 

“넌 무식함을 인정하지 않는 그 고집이 문제야. 그리고 너, 갈수록 태도가 불량스럽다. 보름도 안 지났는데 길현에서의 일을 벌써 잊은 거냐? 내가 다시 또렷하게 기억나게 해줄까?”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완전히 무시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오칠을 보다 못한 엽종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무한의 오가요?”

 

초왕성에게 훈계를 하고 있던 오칠은 말을 멈추고 엽종을 돌아봤다.

 

“그래. 내가 무한의 오가다.”

 

“밖에 있는 수하들은 어찌하고 왔소.”

 

“귀찮게 해서 잠시 쉬게 만들었지.”

 

죽이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엽종의 얼굴은 전혀 밝아지지 않았다. 그 많은 숫자의 수하들을 그렇게 은밀하고 조용히 처리했다는 것이, 그것도 죽이지도 않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가능한 능력은 아니기 때문이다.

 

“네가 엽종이냐?”

 

“그렇소. 내가 귀혼각의 엽종이요.”

 

“그럼 시간 끌 것 없군. 마중 나왔던 놈들의 반응으로 봐선 나올 대답은 뻔한 것이니까. 왕성.”

 

“왜 그러시오?”

 

오칠에게 한 소리를 듣고 나서도 초왕성의 말투는 전혀 공손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행동 등은 상대적으로 기세가 많이 죽은 것이 길현에서처럼 오칠에게 두들겨 맞기는 싫은 모양이었다.

 

“딴 놈들이 끼어들려고 하면 망설이지 말고 도끼로 찍어버려.”

 

“알겠소.”

 

엽종은 오칠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른 귀혼각의 수뇌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이든 상관없이 오칠은 그대로 엽종을 향해 몸을 날렸다.

 

“무슨 짓이냐!”

 

고함을 지름과 함께 엽종이 허리에 꽂힌 협봉검을 뽑아든 것은 거의 동시였다. 그리고 무식할 정도로 정면으로 달려드는 오칠을 향해 협봉검을 찌르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쉭-

 

달려드는 오칠의 속도와 찔러가는 협봉검의 속도가 맞물려 장내에 금방이라도 핏물이 가득 퍼져나갈 듯했다. 하지만 격렬하게 부딪치는 쇳소리와 잔상이 생길 정도로 움직이는 오칠의 모습만 가득할 뿐, 바닥엔 피 한 방울 튀지 않았다.

 

“각주를 보호하라!”

 

당황하여 놀라고 있던 귀혼각의 수뇌들이 다급히 오칠을 향해 몸을 날렸다. 아니, 날리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의 앞으로 광폭한 바람이 일고, 큼직하고 두꺼운 양날 도끼가 빙글빙글 회전하면서 그들은 제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나 누군 줄 알지?”

 

양손에 잡은 양날 도끼를 빙글빙글 돌리며 초왕성은 상처 자국 가득한 얼굴로 사나운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무사들은 멍한 눈빛을 보냈다. 다짜고짜 도끼를 휘둘러대고는 자신을 아냐고 하면 누구나 그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뇌 중 한 명이 갑자기 탄성을 지름과 동시에 내뱉은 이름을 듣고 멍한 눈을 하던 이들은 번쩍 정신을 차렸다.

 

“천부신군!”

 

“천부신군 초왕성?”

 

“이 자식이 그 칠절진군의 초왕성이라고?”

 

수뇌들의 머릿속에 잠시 생겨났던 의구심은 초왕성이 손에 들고 있는 두 개의 양날 도끼와 함께 그들의 각주와 견줄 수 있을 것 같은 살기를 초왕성이 뿜어내면서 금방 사라졌다.

 

그들은 협봉검을 꺼내들고서 신중한 모습으로 앞을 막고 선 초왕성을 견제했다.

 

“귀혼각의 전신이 탈명수교군(奪命水敎軍)이라고 하더니, 그 이름값을 하는구나.”

 

자신의 살기를 느끼고도 겁내지 않고 오히려 투기를 뿜어내는 귀혼각 수뇌들을 보며 초왕성은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무사들은 탈명수교군이라는 말에 얼굴을 더욱 딱딱하게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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