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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 169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7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파계 169화

파계 7권 - 19화

 

 

 

 

 

‘가만, 그 괴물 이름이 초왕성이라고 했지? 초왕성… 어디서 들어 봤는데… 초왕성… 아! 그 칠절신군(七絶神君)의 천부신군(千斧神君) 초왕성! 그 괴물이 천부신군이었구나!’

 

채주는 뒤늦게야 초왕성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수십 명이나 되는 수하들을 잃은 것이 그럴 만하다 여기게 되었다. 아니, 달리 생각하면 자신과 같은 무명소졸이 그런 엄청난 고수와 싸웠다는 것부터가 자랑할 일인 것이다.

 

‘만약 흑천맹에 입맹했는데 백천맹과 큰 싸움이라도 난다면?’

 

채주는 생각만으로도 오금이 저려왔다.

 

그가 알기로 초왕성은 구대문파의 장문인들과 비견된다고 했다. 그렇게 따져보니 도저히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다. 자신이 흑천맹에 가려는 것은 좀 더 윤택한 삶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최소한 여기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지만 초왕성과 오칠을 겪고 보니 자신의 행동이 그냥 죽으러 가는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개똥밭을 뒹굴어도 이승이 낫다고 하질 않던가.

 

‘그래, 여기서 입에 거미줄 치는 것은 아니니까.’

 

그저 화산파 등등의 강성한 정파문들 때문에 세력을 늘리지 못하고, 기를 못 펴고 사는 것뿐이지 먹고사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더구나 이곳, 소화산에 산채가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들은 토벌 할 생각도 않고 있었다. 그들과 연계된 표국들이 존립하려면 필요악처럼 산적들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욕심을 버리자. 이 험난한 세상에서 배에 기름칠하며 사는 것만 해도 어디냐.”

 

욕심과 포부가 없다면 더 나아갈 미래가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채주는 이 정도가 자신의 그릇에 담을 수 있는 한계치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보통 사람의 어쩔 수 없는 삶이라고 말이다.

 

채주는 그렇게 생각하며 몇 명 남지 않은, 살아서 도망친 수하들을 찾아서 오칠 등이 사라진 곳과는 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움직였다.

 

 

 

 

 

제69장. 바다가 강으로 흘러간다

 

 

 

 

 

장강에서 가장 큰 호수를 꼽으라고 한다면 누구나 동정호(洞庭湖)를 가장 먼저 꼽는다.

 

하지만 호남성의 동정호만큼이나 큰 호수가 호북에도 있었다.

 

동호(東湖).

 

장강 중류의 물줄기를 가득 받아들이고서 눈에 다 담을 수도 없는 넓이로 펼쳐진 동호. 그래서 바다를 보지 못한 호북의 사람들은 동호를 두고 상상 속에서나 보았던 대해를 머릿속에 그리곤 했다.

 

그러나 실상 동호는 하나의 호수가 아니었다. 청초호(靑草湖), 동호(洞湖), 그리고 적사호(赤沙湖)라는 세 개의 호수가 합쳐져 있는 것이다.

 

다만, 점점 수량이 많아지고 수면이 높아지면서 각각의 호수를 구분 짓는 경계가 모호해져서 이곳에서 고기를 잡고, 선박을 운행하고, 혹은 수적질을 하는 생업인들이 아니라면 인식하지 못하게 되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그중에서 가장 크고 잘 알려진 동호라는 이름으로 세 호수를 함께 묶어서 부르게 된 것이다.

 

“야, 이 길로 가는 거 맞는 거야?”

 

독룡방 방주, 아니 지금은 혈천신교 오관지옥대(五官地獄隊)의 오관대왕(五官大王)을 맡고 있는 구니마쓰 야마오는 대형선의 뱃머리에 서서 검게 물들어 있는, 칠흑 같은 어둠이라고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는 정면을 바라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근방의 물길이라면 제가 속속들이 꿰고 있으니 염려 마십시오, 오관대왕님.”

 

수호채 채주 귀발표는 야마오의 옆에서 지금은 캄캄해서 보이지 않지만 저기엔 뭐가 있고, 또 저기엔 뭐가 있다느니 하며 자세하게 설명까지 해주었다.

 

수호채(水虎寨)는 동호를 구성하는 세 호수 중에서 가장 작은 청초호(靑草湖)에 기반을 두고 있는 수채였다. 그리고 장강 하류부터 수채들을 제압하면서 올라온 오관지옥대에게 두 팔 들고 앞장서서 항복한 뒤, 근방에서 가장 강성한 동호패왕채(東湖覇王寨)를 공략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말로써는 오관지옥대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동호패왕채 대신, 장강 중류의 지배권을 넘겨받기로 단단히 약조를 받고서 말이다.

 

“대략 얼마나 남았습니까?”

 

오관지옥대의 책사이자, 이인자인 이마이 츠바사(김만해)는 늘 그렇듯 입가에 살포시 미소를 그리고 있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물었다.

 

귀발표는 야마오를 대할 때보다 조금 더 긴장감을 가지고 입을 열었다.

 

“이 정도의 속도라면 한 식경 정도 안에 당도할 것입니다.”

 

귀발표의 별호가 수호리(水狐狸:간사하고, 영리한 사람을 비유)인 것은 그만큼 눈치가 빠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츠바사가 겉으로는 미소를 잃지 않는 호인처럼 보이지만, 야마오와 달리 아부나 뇌물로 어찌할 수 없는, 냉철함을 가슴에 숨기고 있는 철두철미한 사람임을 진작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해적들이 그를 야마오 만큼이나, 아니 어찌 보면 그 이상으로 두려워하는 것만 보아도 함부로 대할 사람이 아니라는 근거로 삼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동호패왕채 같은 거채라면 입구에 경계할 수 있는 수적들 정도는 배치해놓았을 것 같은데, 이렇게 불을 끄고 갈 필요가 있습니까?”

 

‘역시 머리가 있군.’

 

귀발표의 생각대로 무조건 공격하라고 소리를 높이는 야마오와 츠바사는 생각하는 것 자체가 극명하게 차이 났다.

 

“불을 끄고 운행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동호엔 순시를 도는 군의 선단이 있습니다. 우리처럼 대형선 다섯 척에 중형선이 스무 척이나 되는 거대 선단이 불을 켜고 갔다가는 곧바로 들키게 되죠. 뭐, 평소라면 뇌물로 적당히 무마시킬 수 있었겠지만, 이 정도의 규모면 그들도 그냥 외면할 수가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두 번째는 최대한 동호패왕채에 가까이 접근할 때까지 소란 없이 가기 위해서입니다. 경계서는 놈들에게 들킬 때쯤에 우린 최고의 속력으로 안으로 진입해야 하는 거죠. 어차피 스물다섯 척의 배에, 천오백이나 되는 숫자가 은밀하게 공격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흠, 설명을 듣고 보니 수긍이 가는 것 같습니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묻는 것이었군!’

 

귀발표는 츠바사의 담담한 표정을 통해, 그가 왜 등불을 끄고 가는지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불을 끄고 이동하는 이유를 알면서도 굳이 물어본 것은 귀발표 자신이 어느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만큼 머리를 굴릴 줄 아는지 판단해보기 위해서일 것이었다.

 

‘확실히 이자 앞에선 몸을 사려야겠어. 너무 똑똑하게 구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귀발표는 그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했고, 츠바사는 그 속내를 짐작할 수 없는 여유로움으로 캄캄한 동호의 수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거의 도착한 것 같구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에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고서 의미 없이 한참 동안을 뱃머리에 서 있는데, 뒤에서 둥글둥글 사람 좋게 생긴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은 혈천신교의 이 장로 장손율이었다. 현 교주인 위지무성의 재능을 알아보고, 교로 데리고 온 사람이 바로 그인 것이다. 보기에는 욕심 없고 인심 좋은 노인같이 생겼지만, 위지무성의 재능을 알아볼 정도로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나고, 위지무성이 교주가 되는 데 큰 힘을 보탤 정도로 야욕도 큰 사람이었다.

 

만약 일 장로 좌구염이 크게 욕심이 없는, 시류에 몸을 맡기는 인물이 아니었다면 진작 그를 죽이고 일 장로의 자리를 차지하고도 남을 사람인 것이다.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장로님.”

 

야마오를 비롯해, 뱃길을 인도하는 귀발표까지 뭐가 보인다고 그런 말을 하는 거야? 하는 표정으로 이 장로를 보는데, 츠바사가 홀로 이 장로의 말에 맞장구를 친 것이다.

 

“…….”

 

이 장로는 내심 약간 놀라면서 츠바사를 바라보았다.

 

‘이자도 어둠을 꿰뚫어볼 수 있단 말인가?’

 

이 장로 자신은 확실히 저 멀리, 좌우로 갈라진 절벽을 보았기에 한 말이었다.

 

분명 출발하기 전에 동호패왕채의 입구는 좌우로 갈라진 절벽 안쪽에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야시 능력은 자신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독룡방과 같은 해적 무리에 야시 능력이 가능할 정도의 내공 수위를 가진 자가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아니면 그냥 내 말에 대꾸를 한 것인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이만큼이나 경험 많은 이 장로도 자신의 생각을 근거로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츠바사는 그만큼 완벽하게 자신의 표정을 작은 미소로 감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내심을 파악할 수 있는 어떠한 말도 늘어놓지 않는 무거움을 보였다.

 

“방주님, 준비하시지요.”

 

“츠바사, 오관대왕이라 부르라고 했잖아!”

 

“이런, 죄송합니다. 워낙 입에 배어 있던 말이라 저도 모르게 혀를 놀리게 되는군요.”

 

하지만 이 장로는 그게 실언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확히 왜인지는 모르지만, 츠바사의 말에는 가시가 들어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사실이 그랬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을 뿐, 츠바사는 독룡방을 혈천신교 산하의 오관지옥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야마오의 결정에 의해서 따르고는 있지만, 그 개인적으로는 이 협력 관계에 대해 찬성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혹시 이 장강수로 제압 계획이 교의 명이 아닌, 독룡방 자체의 독립적인 활동이라는 것을 모두에게 인식시키고자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

 

사실, 이 계획을 혈천신교에 제의하여 관철시킨 것이 야마오였으니 독룡방이 그러한 독립성을 주장할 수도 있었다.

 

물론 장강수로 제압에 대한 모든 생각은 어떻게든 해적들의 피해를 줄이고, 다시 남해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츠바사가 깊이 고민한 뒤에 세운 계획이지만 말이다.

 

더구나 츠바사는 혈천신교가 공급한 금령단의 사용까지 제약을 두게 했다. 야마오는 왜 그 대단한 약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지 의문이었지만, 츠바스는 단 한 번도 틀린 말을 하지 않았고, 현재로서는 수적들을 제압하는 데 힘의 부족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츠바사의 조언을 따르는 중이었다.

 

“귀발표, 이쯤 되면 속도를 높여도 상관없겠지?”

 

이곳이 그가 터전으로 삼았던 바다가 아니었기에 귀발표에게 운행을 맡기고는 있지만, 대략적인 상황 파악 정도는 야마오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예, 오관대왕님! 지금이 진격할 때입니다!”

 

“좋아. 전 선박 최대 전진이다!”

 

야마오 등이 타고 있는 대형 선박의 해적들은 야마오의 명을 받자마자 곧바로 꺼두었던 등불을 환하게 밝혔다.

 

그리고 전진하라는 명령 깃발 신호인 적기와 백기를 동시에 들어 올려서 다른 선박에서도 볼 수 있게 했다.

 

둥둥둥둥둥둥둥―

 

대장선의 신호를 확인한 스물다섯 척의 중대형 선박들은 일제히 등불을 밝히며 배들의 돌진 속도를 정하는 북을 두드리고, 그 북소리에 맞춰 노를 저어가는 배는 곧 최대의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쏴아아― 쏴아아―

 

수면을 좌우로 밀어내며 수십 척의 배들이 빠르게 동호패왕채의 입구 역할을 하는 절벽 안쪽으로 진입했다.

 

쨍― 쨍― 쨍― 쨍― 쨍―

 

좌우 절벽 위에서 시끄러운 징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입구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수적들이 오관지옥대 등이 타고 있는 배들을 보고, 내부에 침입을 알리는 신호 소리였다.

 

하지만 그들이 내는 징 소리는 스물다섯 척의 배에서 두드려대는 북소리에 완전히 뒤덮여버렸다. 물론 징소리를 뒤덮을 정도로 큰 북소리를 통해 동호패왕채의 수적들은 누군가가 그들의 근거지에 침입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뭐야!”

 

“적이라고?”

 

“무슨 일이야!”

 

“어떤 적!”

 

“관군 아냐?”

 

“뭐야, 저 많은 배들은!”

 

잠을 자다가 중요 부위만 대충 가린 채, 무기를 들고 황급히 뛰어나온 동호패왕채의 수적들은 잠시 동안 상황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파악할 만한 것은 별로 없었다. 그냥 적이 쳐들어왔고, 엄청나게 많은 배들이 무지막지한 속도로 선착장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그들이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의 전부인 것이다.

 

 

 

 

 

* * *

 

 

 

 

 

“도대체 저놈들은 뭐야!”

 

채주랍시고 가장 늦장을 부리며 나타난 수패왕(水覇王) 용아독은 도집에서 환도(還刀)를 뽑아들고는 멍하니 선착장을 바라보았다.

 

쿵― 우직! 쿵― 우지직! 쿠쿵― 쿵― 우직!

 

다가오던 속도 그대로 선착장을 들이박은 수십 척의 배에서 오관지옥대(독룡방의 해적들, 독룡방이 장강 하류에서 제압한 수적들, 그리고 수호채의 수적들)의 무사들이 개미 떼처럼 쏟아져 나왔다.

 

‘뭐가 저렇게 많아!’

 

그냥 보아도 선착장에 내려서는 적들의 숫자는 천이 넘었고, 총 인원이 오백이 넘는다고 대외적으로 자랑까지 하던 용아독의 입이 당혹스러움으로 떡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적으로 완전히 밀린다고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

 

“막아! 모두 당장 나가서 싸워!”

 

용아독은 얼굴색이 창백하게 변해서 선착장으로 내려갈 생각도 못하고 있던 그의 측근 수하들에게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 역시도 아래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죽여라!”

 

“와~!”

 

선착장에선 벌써 수백 명이 서로 뒤엉켜서 피터지게 싸우고 있었다.

 

‘다행히 관군은 아니네.’

 

용아독은 환도를 휘둘러서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적의 머리를 뎅강 잘라버리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만약 토벌군이 쳐들어온 것이라면 그라고 해도 앞뒤 볼 것도 없이 도망을 쳐야 했다. 증조부 때부터 이어져 지금까지 전통을 유지한 가업을 통째로 날리게 되는 것이 원통하긴 하겠지만, 관군을 상대로 싸울 수는 없었다. 만약 격퇴하게 되더라도 패배한 관군은 더욱 악에 받쳐서 토벌 계획을 세운 뒤에 다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다행히 상대는 관군이 아니었다. 수적 같은 놈들도 있고, 전혀 아닌 것 같기도 한 괴이한 몰골의 적들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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