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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 219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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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파계 219화

파계 9권 - 19화

 

 

 

 

 

삼차 저지선은 백천맹 내부에 솟아 있는 깔딱산이었다. 그리 크고 높지 않은 산이었기에 중턱까지 나무들을 모두 베어내 적들이 혹시라도 화공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앴으며, 자른 나무들로 날카로운 장애물을 만들고, 높은 곳에서 싸울 수 있다는 이점까지 살린 저지선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은 후퇴할 곳이 없는 최후방의 방어 지역이기도 했다. 즉, 정파인들은 이곳에서 혈천신교와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차 저지선까지 뚫렸어요.”

 

목운교는 약간의 불만과 냉소가 묻어 있는 음성으로 그녀의 옆에 있는 담조응 가주와 진태함 장주에게 말했다. 사실, 그녀는 너무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담조응과 진태함은 총 삼백여 명이나 되는 가문의 무사들을 데리고 백천맹에 합류한 것이다. 그리고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위해 목운교를 길잡이로 요청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후로 이렇다 할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장강을 넘기 위해 사시현으로 가는 일차 이동 행렬에 속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적과 싸우는 데 필요한 여러 물품을 운반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담씨 일가와 녹류산장은 아주 열심히 일했으니까. 하지만 혈천신교에 성이 포위되고 나서부터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활을 통해 장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담씨 일가는 노백 등의 무리가 안전하게 성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할 때와 그 이후로 두세 번의 공격 외에는 화살이 바닥났다는 이유로 더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지 않았다. 물론 이해는 하지만, 시위를 풀면 훌륭한 봉으로 변하는 단단한 대궁을 가지고도 뒤로 물러나 있기만 하는 것은 어찌 된 노릇인가.

 

게다가 다른 이들이 이차 저지선까지 물러날 때, 이곳 삼차 저지선까지 물러나야 한다는 억지 주장에 못 이겨 같이 온 목운교는 수백 개의 화살이 이곳에 비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거기다 이들은 산 위로 올라가 나뭇가지들을 구해서 부실하지만 화살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왜 화살이 있는데도 사용하지 않았느냐, 왜 진작 화살을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 하는 물음에는 정신이 없었다는 핑계를 대서 그녀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목운교를 더욱 화나게 하는 것은 녹류산장의 무리였다. 그녀의 눈에는 장주 진태함을 비롯해서 장원의 무사들 모두가 매우 강해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싸우지 않았다. 그들은 적들이 두렵다고 했다. 처음 혈천신교의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두렵다는 이유로 싸움을 회피하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나서지도 않고 뒤쪽에서만 간헐적으로, 미미한 지원을 하는 것 외에는 담씨 일가와 같이 뒤쪽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다른 이들의 비난 섞인 시선에도 말이다. 그리고 결국 두 가문은 함께 이곳에 먼저 후퇴해와 있는 것이다.

 

‘그럼 난 뭐지?’

 

목운교는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그녀는 두 가문의 길잡이 역할을 맡고 있었다. 상부의 지시였고, 그녀도 얼마 전까지는 크게 불만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에 이르러 보니 너무나 화가 나고 부끄러웠다. 두 가문의 행동을 비난하면서도 결국 그들을 따라 움직였다는 것은 그녀 자신도 적들이, 싸움이, 그리고 죽음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두 가문이 원활한 정보 공유를 위해 그녀에게 붙여준 여인들이, 그것도 분명 무공 실력이 뛰어나 보이는 여인들이 울먹이면서 옆에 있어달라고 애원했다 해도 그래서는 안 되었다. 또한 깊은 부상을 당한 노백과 녹음월 등의 무리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설득에도 넘어가서는 안 되었다. 그녀 자신은 그 모든 것을 뿌리치고 앞으로 나가서 싸워야만 했다.

 

“이제 난 당신들의 길잡이가 아니에요. 그러니 더 이상 내게 무엇도 바라지 마세요.”

 

“알겠소, 목 소저.”

 

평소 별로 말이 없는 담 가주가 어깨에 걸치고 다니던 대궁에 시위를 걸며 대답했다. 그리고 뒤쪽으로 손짓을 하자 백여 명의 담씨 일가 무사들이 그의 오른쪽으로 길게 늘어섰다. 마치 활을 쏘기 위해 자리를 잡는 궁수들처럼.

 

“목 소저께 깊이 사과드리겠소.”

 

왼쪽에서 다가온 진태함이 진정 미안해하는 얼굴로 포권을 해 보이고는 죽봉을 어깨에 걸쳤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강렬한 눈동자로 저 아래쪽, 후퇴하는 정파인들의 뒤로 파도처럼 밀려오는 혈천신교의 무리를 노려보았다.

 

“무림 초행이라 하여 지금껏 겁을 먹고 있던 내가 참으로 한심하게 느껴지는구려. 그러니 이제부터는 용기를 내보려고 하오. 일족의 무사들도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이오이다.”

 

그의 말과 함께 이백여 녹류산장의 무사들이 힘 있는 걸음으로 진 장주의 뒤쪽으로 다가와 섰다. 심지어 얼마 전까지 그녀에게 울먹이며 곁에 있어달라고 매달린 여인들까지도 말이다.

 

“그러니 이번엔 목 소저를 실망시켜 드리지 않으리다.”

 

“…….”

 

목운교는 어찌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도대체 이 갑작스런 변화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하지만 그녀는 그런 당황스러움을 오래 느낄 수가 없었다. 후퇴하는 정파 무림인들이 어느새 깔딱산 밑자락까지 당도해 있었고, 바로 옆에서 담 가주를 비롯한 담씨 일가의 무사들이 대궁에 화살을 걸고 정파인들의 뒤쪽으로 바짝 쫓아오는 적들을 향해 일제히 화살을 날렸기 때문이다.

 

 

 

 

 

제88장. 은시정마대전(恩施正魔大戰)

 

 

 

 

 

쉬쉬쉬쉬쉬-

 

백여 개의 화살이 일제히 하늘을 가르고 깔딱산 밑자락으로 쏟아져 내렸다.

 

푹- 푸푸푸푹- 푸푸푸푸푹-

 

“큭!”

 

“악!”

 

담씨 일가의 궁수들이 쏘아 보낸 화살은 단 하나의 빗나감도 없이 적들의 몸에 틀어박혔다. 갑작스런 공격이었기에 적들이 피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날아간 화살들의 정확도와 속도가 엄청나기 때문에 생겨난 상황이었다.

 

“멈추지 말고 놈들을 쫓아라!”

 

하지만 화살 공격은 그 정확도에 비례하여 커다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심장이 정확하게 관통되거나 머리에 구멍이 난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몸에 화살을 달고 계속해서 전진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그 미약한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화살 공격은 멈춰지지 않았다. 단 몇 명이라 해도 계속해서 죽고 있었고, 화살의 파괴력으로 인해 팔다리가 떨어져나가는 적들도 생겨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겨나는 사망자와 부상자들의 증가만으로도 적들에게 나름의 타격이었고, 맞서 싸워야 하는 정파인들에겐 기뻐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바짝 쫓아오는 적들의 이동에 방해를 줌으로써 정파인들의 퇴각을 수월하게 만들어주고 있기도 했다.

 

“야만족과 움직임이 느린 자들을 집중적으로 노려라!”

 

담 가주는 다른 누구보다 강하고 빠르게 화살을 날리며 일족 무사들에게 소리쳤다.

 

그 침착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며 목운교는 머릿속이 더욱더 혼란스러웠다. 저 모습이 반 시진 전까지 화살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했던 그 담 가주가 맞단 말인가.

 

“모두 준비됐겠지?”

 

진 장주가 앞으로 나섰다. 후퇴하는 정파인들이 거의 올라오고 있었으며, 수많은 화살 공격에도 추격을 멈추지 않는 적들이 산자락으로 진입한 상태였다.

 

“어쩌시려고요?”

 

목운교가 진 장주에게 물었다. 그러자 진 장주는 죽봉을 꽉 움켜잡으며 웃었다.

 

“그동안 겁을 먹고 움츠려 있었던 만큼 열심히 싸울 생각이오.”

 

진 장주는 그 말과 함께 잘라놓은 나무들을 굴릴 수 있도록 쌓아놓은 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일족 무사에게 신호를 주었다. 일족 무사가 신호를 받아 나무를 고정시켜두었던 말뚝을 뽑자, 수백 그루의 나무들이 일제히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지며 혈천신교의 무리를 무지막지한 기세로 뒤덮어갔다.

 

“가자!”

 

적들이 순간 움츠러드는 것을 본 진 장주는 앞장서 산 아래로 뛰어 내려갔다. 그리고 다른 이백여 무사들도 그의 뒤를 따라 망설임 없이 몸을 날렸다.

 

‘나는 왜 보고만 있지?’

 

목운교는 문득 자신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과거 오칠이 주었던 검을 뽑아들고 아래로 뛰어 내려갔다. 진 장주 등이 산을 올라오는 적들과 정면으로 격돌한 곳을 향해서 말이다.

 

“절반은 남아서 목 소저에게 위협이 되는 적들을 노려라.”

 

목운교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을 갖고 있는 담 가주는 오십여 명의 무사들과 함께 아래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나머지 오십여 명은 가주의 명령대로 목운교를 중심으로 화살을 겨냥하여 적들을 쏘기 시작했다.

 

 

 

 

 

* * *

 

 

 

 

 

“잔뜩 기세가 올라 있군.”

 

오칠은 혈천신교의 무사들로 가득한 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안쪽에서 전해져오는 사악한 기운을 느끼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 기운의 강렬함만큼이나 혈천교주의 힘이 강하다는 의미였으니까 말이다.

 

“후방부터 차근히 밟아서 한 놈도 남김없이 쓸어버리는 거다.”

 

“존명!”

 

오칠의 진군 명령에 이천오백여 명의 배화교 무리가 성을 향해 이동했다. 그리고 이제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텅 빈 마을을 지나 산산조각이 나서 뻥 뚫려 있는 정문에 다다랐다.

 

“웬 놈들이냐!”

 

뒤쪽에 남아 죽은 정파인들이 완전히 죽었는지 확인하고 있던 혈천신교 무사들 수십 명이 앞장서 들어온 오칠 등을 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곧 그 뒤를 따라, 혹은 성벽을 뛰어넘어 나타나는 수많은 배화교 무리를 보고는 당황한 얼굴로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적이……!”

 

고함을 지르려고 했던 혈천신교 무사의 머리가 수부에 맞아 박살이 나고, 뒤이어 나머지 무사들을 향해 이천오백여 명의 배화교 무리가 성난 파도처럼 덮쳐 들어갔다.

 

“먼저 앞으로 갈 테니, 뒤를 맡아.”

 

오칠은 묵철곤을 빼들고 경모혁에게 지휘를 맡기고는 땅을 박차며 앞으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초왕성을 비롯한 초가 일족 백여 명이 호법가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오칠의 뒤를 따라 빠르게 달려갔다.

 

 

 

 

 

* * *

 

 

 

 

 

펑!

 

소림 방장이 날린 장력에 맞은 혈천신교 무사의 신형이 그대로 쓰러졌다. 금령단으로 인해 질긴 생명력을 가졌다고 해도 내부가 완전히 박살이 났기 때문에 즉사해버린 것이다.

 

‘너무 차이가 크다.’

 

방장은 왼쪽에서 달려드는 두 무사의 공격을 연달아 피하며 주변 상황을 빠르게 살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형이었고, 지금껏 겁쟁이처럼 굴던 녹류산장과 담씨 일가의 무리들이 믿기 힘들 만큼의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적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또한 적들의 주력 무사들은 오 일간 쉬지 않고 싸워야 했던 정파인들처럼 체력이 떨어지지도 않았으며, 무공 실력 또한 우습게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스악.

 

몸을 뒤로 빼는 방장의 어깨를 스쳐가는 칼끝이 옷깃을 베고 피부에 작은 자국을 남겼다. 하지만 방장은 그대로 몸을 띄워 항마연환신퇴 발길질로 두 무사의 가슴을 동시에 함몰시켰다.

 

“뒤로 물러나라!”

 

오른쪽에서 광죽 노승의 음성이 쩌렁하게 울렸다. 그들을 둘러싼 적들의 포위가 두꺼워졌기 때문이다. 주변에 있던 정파인들이 소림 방장을 중심으로 뭉쳐가며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이쪽이오!”

 

녹류산장의 진 장주가 방장의 옆에서 달려들던 적의 머리를 죽봉으로 깨부수며 손짓했다.

 

‘저런 상승의 봉법을 익힌 자가 어찌…….’

 

지금까지 겁을 먹고 움츠려 있었을까?

 

방장은 늘 함께 뭉쳐 있는 녹류산장과 담씨 일가의 무리를 보며 의문을 느꼈다. 시위를 풀자 단단한 몽둥이가 된 대궁으로 진 장주 못지않은 무공을 선보이는 담 가주 역시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런 갑작스런 행동 변화도 그렇고, 이 정도의 고수들이 지금까지 크게 알려지지 않은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방장은 그들과 힘을 합해 적들의 파상적인 공격을 막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라 더 이상의 의문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

 

한데, 방장은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이한 느낌을 받으며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그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혈천교주!”

 

적들의 포위가 좌우로 갈라지고, 그 중심으로 전신이 검은 안개에 휩싸인 혈천교주 위지무성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등장은 정파인들의 의지를 급속도로 하락시켰다. 사시현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가공할 힘을 직접 눈으로 목도한 정파인들의 두려움이 주변으로 퍼지고, 직접 겪어본 적이 없는 이들은 그 두려움을 전해 받으며 같은 두려움에 휩싸여가고 있었다.

 

“…….”

 

모든 싸움은 순간적으로 정지됐고, 유일하게 움직이던 존재인 위지무성도 걸음을 멈추고 정파인들을 둘러보았다. 전신이 검은 안개에 휩싸여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정파인들은 분명 위지무성이 그들을 둘러보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네놈이 교주냐?”

 

왜소한 몸집의 노승, 광죽이 정파인들 사이를 빠져나와 육 장여 앞에 서 있는 위지무성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늙은이, 제법이구나.”

 

위지무성은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 그지없다는 듯 말했다. 그리고 오른팔을 앞으로 들어올리고는 말했다.

 

“죽어라.”

 

후우웅-

 

오른팔에 모여 있던 검은 안개가 앞으로 뿜어져나가 순식간에 광죽 노승을 향해 덮쳐들어갔다.

 

꽝-

 

검은 기류가 벽에 막힌 것처럼 웅장한 소리와 함께 흩어졌다. 광죽 노승이 내지른 항마복호장과 격돌한 것이다.

 

‘이놈, 진짜구나!’

 

가슴이 진탕되는 충격을 간신히 억누른 광죽 노승은 빠르게 기혈을 안정시키며 방장에게 전음을 보냈다.

 

-나한진을 펼친다.

 

장로와 십팔나한들 중에 절반 이상이 죽어 완벽한 나한진을 구성할 수 없을 테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해서 방장은 곧바로 나한과 무승들에게 각각의 자리를 정해주고, 나한진을 펼칠 준비를 하라는 전음을 보냈다.

 

“산진(散陣)!”

 

광죽 노승이 소리치자, 기다리고 있던 나한과 무승들이 빠르게 모여들며 진을 완성했다.

 

“크크크!”

 

사악한 기운이 진득하게 배어 있는 웃음소리와 함께 위지무성의 손이 들렸다.

 

“모두 죽여라!”

 

혈천신교의 공격이 다시 시작되었다. 위지무성이 있었기에 그들의 기세는 더욱 사납고 강력했다.

 

그리고 위지무성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무형의 방어막이 둘러쳐진 나한진을 향해 양손을 무겁게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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