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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 214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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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파계 214화

파계 9권 - 14화

 

 

 

 

 

퍽! 퍼퍽! 콰직! 으드득! 퍽!

 

오칠의 진입으로 인해 중심에서 일어나는 싸움이 보다 강렬하고 단순해졌다. 그가 같이 싸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배화교 무사들의 기세를 높이는 것이고, 그의 단순한 손짓과 발질에 핏덩이가 되어 날아가는 적의 모습은 약에 취해 공포에 둔감한 적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는 것은 물론, 기세까지 꺾이게 만들었다.

 

‘이거 생각했던 것보다 쉽지 않네.’

 

하지만 적들은 오칠의 무리보다 배는 많은 숫자였다. 더구나 쉽게 죽지도 않는 종자들이었다. 좌우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중심에서 오칠이 싸우고 있지만, 적들의 공세는 아직까지도 약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금령단이란 것이, 그리고 그 약효가 가진 힘이란 것이 오칠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가늠했던 것 이상의 위험성을 가졌다는 뜻이었다.

 

‘괜히 금지한 것이 아니었군. 이런 약들을 조제해서 사용했다면 과거에 무림 일통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겠어. 그러고 보면 역대 배화교의 교주들은 참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야. 이런 지식을 알고도 쓰지 않았으니까.’

 

심지어 크나큰 배반을 당한 분노에 냉정이 흔들렸던 칠 대 교주조차도 끝내 사용하지 않았으니, 무림이 생각하는 배화교에 대한 시선은 참으로 거짓되고 편협하며, 많이 왜곡된 것이라 아니할 수 없었다. 물론 그렇게 위험한 약을 만든 것도 그들 배화교 교주들이거나 배화교인이었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힘이란 것은 아무에게나 가서는 안 되는 거야.’

 

지배에 대한 욕망에 빠져 선조의 금약(禁約) 유언을 무시한 혈천교주가 바로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또한 유유자적한 생활을 원하는 오칠이 무림을 향한 하나의 크고 잔혹한 계획을 세우게 된 것도, 목운교와 함께 있지 못하고 떨어져 이렇게 나돌아 다녀야 하는 것도, 엄청난 규모의 싸움을 하면서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것도 결국 혈천교주의 욕망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혈천교주, 빌어먹을 자식아! 단단히 각오하고 있어.’

 

“한 방 크게 먹여주마.”

 

우웅!

 

괜히 열이 뻗친 오칠은 묵철곤을 번쩍 쳐들었다. 그러자 끝에서 붉고 푸른 기운이 넘실거렸다. 마치 곤을 타고 양각되어 있는 용들이 불꽃을 입에 머금은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꺼져버려.”

 

후우우우웅-

 

내리쳐지는 묵철곤을 따라 무겁게 공간이 밀려나가고, 세차게 떨어지고 있던 굵은 빗줄기는 사방팔방으로 튕겨나갔다. 그리고 그 강력한 기운이 아무런 여과 없이 우르르 몰려 있는 적들의 중심으로 내리꽂혔다.

 

광-

 

너무도 강력한 충격에 소리조차 질척한 땅으로 내리눌렸다. 비명도 없었다. 마치 투명하고 둥근 막이 생겨난 것처럼 사 장여의 공간이 빗줄기로부터 차단되고, 그 안에 자리하고 있던 적들을 압사시켜버렸다.

 

“…….”

 

잠시 동안 주변이 침묵 속에 잠겨들었다. 배화교 무사들이나 오관지옥대 무사들이나 오칠이 보여준 위력에 경악하여 할 말을 잃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건 곧 배화교 무사들의 함성으로 이어졌다.

 

“무림의 평화를 지키자!”

 

“무림의 평화를 지키자!”

 

오칠의 말대로 그들은 구호에 재미를 느낀 모양이었다. 아니면, 그것이 오칠이 원하는 것이란 걸 모두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 느낌 없어.’

 

일순간에 삼십여 명의 적들을 몰살시킨 오칠은 차갑게 식어 있는 가슴을 향해 말했다. 스스로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자위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아무 느낌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의 이런 행위를 누군가 욕하고 비난해도 할 수 없었다. 아무리 뭐라고 해도 그것이 자신의 현재 감정이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으니까.

 

“싸울 줄 아는 놈들이옵니다.”

 

살육의 여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 잠시 주변을 관조하느라 그냥 서 있던 오칠은 왼쪽에서 두 명의 적을 산산이 쪼개버리고 있던 초왕성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공격으로 허해진 공간 뒤쪽으로 수적, 해적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기세를 뿜으며 배화교 무사들을 쓰러트리고 있는 수백의 무리를. 그리고 그 선두에 있는 한 명의 검객을 이미 감지하고 있었다.

 

 

 

 

 

* * *

 

 

 

 

 

스악-

 

츠바사가 휘두른 일 검에 두 명의 배화교 무사가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심장이 보일 정도로 가슴이 크게 벌어지거나 피가 샘물처럼 쏟아지는 것도 아닌데 무사들은 그대로 절명해버렸다. 그래서 그의 뒤쪽에 있는 냉음설과 태산지옥대 무사들은 놀라움 속에서 기세가 올랐고, 배화교 무사들은 당황해하며 무차별적인 진격을 잠시 유보해야만 했다. 그리고 더욱 강력하고 체계적으로 츠바사에게 대항했다.

 

‘이들의 수장은 저자다.’

 

하지만 츠바사의 관심은 앞에 있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 장여 밖에 있는 오칠을 정확하게 향하고 있었다. 더구나 조금 전에 냉음설이 깜짝 놀라 말한 것이 더욱 그의 신경을 쏠리게 했다.

 

“저자에게선 이상하게 대사형의 느낌이 나.”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느낌이라고 했다. 오칠이 곤에 엄청난 힘을 응집시켜 내리친 순간, 냉음설은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두려움, 익숙함, 그리고 경이감과 같은 이해 못할 감정들이 휘몰아쳐서 가슴이 너무 떨렸다고 했다.

 

무슨 이유로?

 

그녀도 몰랐다. 그리고 츠바사가 그 전율의 이유를 꼭 알아야 할 필요도 없었다. 사실, 그도 자신이 보고 느꼈던 혈천교주 위지무성과 조금 전 오칠의 느낌이 유사한 부분이 있다는 걸 내심 인정하고 있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의문이란 것은 이러한 싸움 중에 머리만 복잡하게 만드는 불필요한 감정이었다. 상대를 죽인다는 한 가지의 단순 명쾌한 목적을 가져야만 최상의 힘을 발휘해 상대를 죽이고, 자신의 목숨을 지켜낼 수가 있는 것이다.

 

스악-

 

의문을 접고 휘두른 츠바사의 검에 다시 한 명의 목숨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연이어 네 명이 그의 앞에서 죽었다.

 

그리고 그의 활약에 힘입어 냉음설과 태산지옥대 무사들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며 크게 밀리고 있는 앞쪽의 패색 짙은 분위기를 만회해갔다.

 

“그대, 싸울 만한 상대다!”

 

웅혼한 음성과 함께 츠바사의 정면으로 후끈한 열기가 밀려왔다. 츠바사는 전진해가던 걸음을 멈추고, 앞으로 겨누었던 검을 머리 위로 들었다가 그대로 내리 그었다.

 

스아악!

 

검이 공간을 베어가는 군더더기 없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를 향해 밀려오던 열기는 비단 찢어지듯 좌우로 매끈하게 갈라지며 그대로 흩어져버렸다.

 

“역시!”

 

츠바사의 좌측 삼 장여 안으로 다가온 화웅섭은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츠바사를 향해 탄성을 질렀다. 그리고는 도에 더욱 강력한 기운을 응축시켰다.

 

화르르르.

 

도에 맺혀 있는 불꽃에서 뜨거운 기운이 넘실거렸다. 츠바사는 눈빛을 날카롭게 빛내며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

 

피할 것이라 생각했던 화웅섭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바짝 다가오는 츠바사의 어깨부터 허리를 겨냥하여 도를 휘둘렀다.

 

츠앙-

 

짧고 경쾌한 음이 터지고, 츠바사의 검이 화웅섭의 도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껍질을 벗기듯 도신을 훑고 내려가며 넘실거리는 열기를 허공으로 날려 보냈다. 아니, 그렇게 되는 것처럼 착각이 일었다. 그 정도로 츠바사의 검이 빨랐던 것이다.

 

“……!”

 

‘어떻게?’

 

미간으로 바짝 다가온 츠바사의 검을 바라보며 화웅섭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의문 자체가 필요 없는 상황이었다. 그의 두꺼운 도가 가볍게 옆으로 밀려나고, 츠바사의 검이 그 틈새로 빠르게 파고들어온 것 외에는 설명할 것이 없었으니까.

 

“물러나라!”

 

화웅섭이 황급히 뒤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미간에 검이 박히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츠바사의 우측에 나타나 한 소리 외치며 도끼를 내던진 초열홍 덕분이었다.

 

스라락.

 

찔러가던 검을 당기면서 뒤로 공중제비를 도는 츠바사의 옆구리로 양날도끼가 스쳐지나갔다. 옷이 찢기고 작은 상처가 생겼지만 거의 완벽한 회피 동작이었다.

 

“조심하시오!”

 

덕분에 살았다는 감사의 말을 하려고 했던 화웅섭은 초열홍의 외침에 도를 맹렬하게 회전시키며 좌측으로 물러났다.

 

스삭- 스사삭-

 

“크!”

 

화웅섭의 팔뚝 어림부터 어깨, 그리고 가슴까지 작지 않은 칼자국이 생겨났다. 일격필살의 정(靜)적인 기법만을 사용하는 줄 알았던 츠바사의 검은 눈으로 좇기도 힘들 만큼 빠르기도 했던 것이다.

 

“그대, 정말 강하구나!”

 

화웅섭은 조금만 늦었어도 자신의 양팔이 잘리고, 가슴이 그대로 쪼개지고 말았을 것이란 걸 인정해야만 했다. 더구나 한마디 말도 없이 조금의 여유조차 부리지 않는 냉정함과 쉼 없이 계속되는 연속적인 공격부터가 절로 감탄하게 만들었다.

 

“어디, 나와 한번 붙어보자!”

 

두 양날도끼를 회전시키며 초열홍이 츠바사의 좌측으로 밀고 들어갔다.

 

츠바사는 화웅섭을 향해 겨냥하고 있던 자세 그대로 힐끔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왼발이 반원을 그리며 돌고, 때를 맞추어 그의 검이 이 장 안으로 들어온 초열홍을 향해 가로로 그어졌다.

 

스아악-

 

검기였다. 내공이 응집된 형상화된 검기가 아니라, 공간을 투명하게 베어버리는 검풍과 같은 검기였다. 그래서 밀착해오던 초열홍의 대응은 조금 늦고 말았다.

 

“크!”

 

옆구리가 길게 베어지는 고통을 참으며 초열홍은 그대로 양날도끼를 연달아 내리찍었다. 그것이 츠바사의 공격을 약화시키는 방법이란 것을 본능과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타탁.

 

머리와 어깨로 떨어지는 양날도끼를 그대로 방관할 수 없었던 츠바사는 그어가던 검을 당기고 뒤로 빠르게 물러났다. 하지만 그는 물러나는 와중에도 왼쪽에 있던 배화교 무사의 목을 자르며 그만의 이득을 챙기기까지 했다.

 

“…….”

 

크지도 작지도 않은 부상을 당한 초열홍과 화웅섭은 서로 시선을 마주쳤다. 츠바사의 검공은 단순하고, 깔끔하면서 대적하기가 힘들었다. 보통 저러한 검공에는 강맹한 내공을 바탕으로 한 그들 유의 무공이 천적인 법인데, 츠바사에게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래서 더욱 밀리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합공.’

 

두 사람은 그들이 가진 힘과 명성 때문에 헛되이 자존심을 세울 생각이 없었다. 그들은 교주의 명령과 배화교가 추구하는 이상(理想)을 위해 싸우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각자 좌우로 퍼지며 츠바사를 압박해갔다.

 

“…….”

 

츠바사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며 뒤쪽으로 손을 흔들었다. 그를 돕기 위해 다가오는 냉음설에게 오지 말라고 손짓을 보낸 것이다.

 

‘저 둘을 혼자 상대하겠다고?’

 

냉음설은 초열홍과 화웅섭이 얼마나 강한지 대략 짐작하고 있었다. 그녀라면 두 사람 중에 하나만 해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둘이라니. 아무리 츠바사가 강해도 그건 힘들다는 것이 냉음설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츠바사를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다고 하면 그렇게 될 것 같다는 믿음이 절로 생겨나기 때문이다.

 

“오십시오.”

 

츠바사는 검을 앞으로 겨눈 채로 고정시키고, 시선을 좌우로 미세하게 움직이며 말했다. 상하고하를 안중에 두지 않고, 늘 정중한 츠바사 특유의 말투에 초열홍과 화웅섭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합공에도 츠바사가 변함없이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서 이런 자가?’

 

동시에 떠오른 생각과 함께 두 사람은 일시에 츠바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촤아악-

 

후우욱-

 

굵은 빗방울을 헤치며 도가 휘둘러지고, 양날도끼가 내리쳐졌다.

 

팅-

 

츠바사의 검은 먼저 도를 아래로 밀쳐냈다. 그리고 양날도끼를 옆으로 튕겨냈다. 연검처럼 얄팍하지는 않지만, 결코 튼튼해 보이지 않는 검이 두 개의 중무기를 너무도 가볍게 막아낸 것이다.

 

팅- 팅티티티티티팅-

 

아래로 밀쳐진 도와 옆으로 튕겨진 도끼는 다시 츠바사를 노렸고, 츠바사의 검은 여지없이 두 무기를 막아냈다. 그리고 현란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세 무기의 짧고 강렬한 격돌이 빗방울 소리와 함께 주변을 메아리쳤다.

 

‘도대체 이자는!’

 

무지막지한 힘과 속도로 도를 휘두르고 있는 화웅섭은 정말 놀라고 있었다. 그의 도엔 그냥 힘이 아니라 열화혼원기의 극양기력이 가득 실려 있었다. 대력경혼십절도는 어떠한가. 쾌에 중점을 둔 도법은 아니었지만, 그 속도는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의 빠른 무공이었다. 그렇게 힘과 속도가 합쳐졌으니, 그 파괴력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강력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의 공격을 츠바사는 막아내고 있었다.

 

“…….”

 

초열홍도 화웅섭과 비슷한 심정이었다. 그의 양날도끼가 절반의 무게도 되지 않는 검에 밀려날 때마다 이를 악물고 건양진력(乾陽眞力)의 힘을 끝없이 쏟아 부으며 진산천살부법(鎭山天殺斧法)을 맹렬하게 펼쳐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츠바사의 검이 견제하고 있는 거리 안으로 진입할 수가 없었다.

 

‘저자, 지금껏 실력을 완전히 숨기고 있었군.’

 

이 장로는 오 장여 떨어진 곳에서 소매를 철판처럼 만들어 배화교 무사들을 종이처럼 찢어발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싸움에 집중하기보다 츠바사의 모습을 지켜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 실력이란 것이 짐작하던 것 이상으로 뛰어난 수준이 아닌가. 이전부터 실력을 감추고 있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거의 비등한 힘을 가진 고수를, 그것도 두 명이나 되는 고수와 싸우면서 전혀 밀리지 않을 수 있는 실력을 가졌다고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 장로가 이곳까지 따라와 츠바사를 감시하는 것은 그가 실력을 감추고 있으며, 내심을 파악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진광대왕 공병악의 말과 수적들과의 싸움에서 이 장로가 느꼈던 츠바사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 범상치 않은 실력을 가진 자가 왜 야마오 같은 자의 밑에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 말이다.

 

그런데 그 모든 의문을 뛰어넘는 츠바사의 실력이라니. 그리고 이제는 초열홍과 화웅섭을 압도하기 시작하는 모습에는 정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크!”

 

초열홍의 팔목이 깊게 베어지고, 뒤로 물러나는 그의 오른쪽 어깨를 따라 굵은 검상이 새겨졌다. 그러자 톱니바퀴처럼 짝을 이루어 공격하고 있던 화웅섭의 방어막에도 틈이 만들어지고, 츠바사의 검은 정확하게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허벅지와 옆구리에 큼직한 검상을 새겨버렸다.

 

“죽여요!”

 

뒤쪽에서 기쁨에 찬 냉음설의 뾰족한 음성이 들려왔다. 물론 그 외침이 아니더라도 츠바사는 두 사람을 죽일 생각이었다. 그건 좌우에서 그걸 막기 위해 초가 일족과 광명우사 일족의 무사들이 황급히 달려오는 중이라고 해도 달라질 수 없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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