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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 212화

무료소설 파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63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파계 212화

파계 9권 - 12화

 

 

 

 

 

스스스.

 

그림자조차 볼 수 없게 은밀히 움직일 수 있다는 귀영백변신법(鬼影百變身法)으로 견봉생은 격렬한 싸움터를 둥글게 돌아 움직였다. 아직 칠 할 정도에 불과한 성취였지만, 견봉생은 이곳에서 자신을 볼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래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빠른 속도로 염 태보가 거처로 삼고 있다는 누각으로 가 가장 꼭대기인 삼 층으로 벽을 타고 올라갔다.

 

‘저리 큰 소란이 생겼으면 일어나 있어야 정상이지.’

 

창문에 드리워진 천을 따라 등불의 은은한 불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하지만 견봉생은 염 태보가 깨어 있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았다. 학자 출신의 육십이 넘은 늙은이가 깨어 있어 봤자 제대로 반항도 못할 테고, 설사 호위가 붙어 있다고 해도 그의 존재를 눈치 챌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혹 그의 존재를 눈치 채는 호위가 있어도 죽일 자신이 있었다. 그는 이제 절정의 경공을 통해 상대를 이기고, 죽이는 법을 확실히 깨닫고 있는 진정한 경공고수가 되어 있었으니까.

 

‘호위가 한 명?’

 

방이라기엔 너무나 거대한 공간 안으로 들어선 견봉생은 저 방 끝 침상에 불안한 얼굴로 앉아 있는 노인이 염 태보라는 것을 우선 확인하고, 방 안에 있는 또 다른 존재에게 시선을 돌렸다. 등에 멘 곤이라 짐작되는 무기로 유추해볼 때 호위무사가 확실했다. 다만, 얼굴이 놀랍도록 아름다운 사내라는 것과 침상 앞에 삼엄한 기세로 서 있지 않고 탁자 옆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차를 홀짝거리고 있다는 것이 조금 거만하게 보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운이 좋은 줄 알아라.’

 

견봉생은 호위무사를 그냥 지나쳐 염 태보를 죽이기로 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곳을 떠날 생각이었다. 목숨 하나 더 취했다고 해서 크게 만족할 상황이란 이미 물 건너 가버렸으니까.

 

‘……!’

 

하지만 견봉생은 왼쪽으로 움직이면서 이상한 점을 알게 되었다. 호위라 짐작되는 자가 계속 자신이 있는 방향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엔 그저 창문을 주시하고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 호위의 시선이 돌아가고 있질 않은가.

 

‘착각인가?’

 

괜한 생각이라고 여기며 견봉생은 좀 더 신중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그는 곧 방금 전의 생각이 착각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반장만 더 가까이 오면 공격할 거다.”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던 오칠의 음성이 방 안을 조용히 울리며, 견봉생의 심장을 덜컥 내려앉게 만들었다.

 

‘어떻게?’

 

귀영백변신법으로 몸을 감추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먼저 견봉생의 머릿속을 두드렸다.

 

하지만 의문은 그저 의문일 뿐, 견봉생은 즉각적으로 오칠을 향해 빠르게 다가가며 소매에 감춘 비수를 날려 보낼 준비를 했다. 아니면 오칠의 목을 그어버리거나, 혹은 미간에 쑤셔 박아도 될 것이다.

 

“상황 판단이 빠르네.”

 

오칠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앉은 그대로 탁자를 발로 차 견봉생을 향해 날려 보냈다. 그리고 그대로 벌떡 일어나 활짝 펼친 오른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상대를 보고 판단해야지, 복면 아저씨.”

 

오칠이 내민 손바닥에서 강렬한 기운이 뿜어졌다.

 

‘복면 아저씨?’

 

견봉생은 귀영백변신법으로 몸을 감추고는 있지만 복면은 쓰고 있지 않았다. 더 이상 만리신투(萬里神偸)로서 살 수 없게 된 그날, 소림사에서 의뢰받은 일을 실패하여 감숙으로 도망쳐야만 했던 그날 이후로 복면을 쓴 적이 없었다. 그러니 그가 복면을 쓴다는, 과거에 복면을 쓰고 일을 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그날 이전에 그를 알고 있는 자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날아오는 탁자를 해결해야 하고, 그 뒤쪽으로 쏘아진 장력을 피해야만 했다.

 

사사사사사사삭-

 

귀영백변신법을 풀고 감추어졌던 신형을 드러낸 견봉생은 양손에 뽑아든 비수로 탁자를 수십 조각으로 잘라내고, 바닥을 차며 방의 천장으로 솟구쳐 올랐다. 그 빠르고, 단순한 동작으로 오칠의 공격을 모조리 피해낸 것이다.

 

“옛날보다 확실히 실력이 늘었네.”

 

오칠은 천장에 떠 있는 견봉생을 향해 웃었다. 하지만 그건 비웃음이었다.

 

‘확실히 날 안다!’

 

공중에 뜬 채로 당혹스러워하는 견봉생의 양손에서 비수가 날아갔다. 빠른 손목 움직임만큼이나 비수가 날아가는 속도도 엄청나게 빨랐다. 하지만 오칠은 빛살처럼 날아오는 비수를 너무도 가볍게 양손으로 움켜잡아서는 종잇조각처럼 우그러트렸다.

 

핑그르르르.

 

견봉생은 그가 날린 비수가 우그러지는 걸 곁눈으로 확인하며 오칠의 왼쪽으로 접근해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바로 옆구리에 바짝 다가섰다.

 

스윽.

 

어느새 다시 비수를 꺼내든 견봉생의 양손이 오칠의 옆구리를 짧고 날카롭게 그어 올렸다. 아니, 그어 올렸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그저 옷이 찢겨나가는 수준의 효과밖에 발휘하지 못했다.

 

“역시 빨라졌어.”

 

오칠은 다시 한 번 칭찬하는 말을 던졌다. 하지만 역시나 비웃음이 담긴 표정이었다.

 

‘이놈이!’

 

공격이 실패한 순간 뒤로 공중제비를 돌며 물러난 견봉생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네놈은 누군데 날 아느냐!”

 

오칠은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엔 나도 몰랐어. 그래서 이 의외의 만남에 꽤나 놀랐지. 사실 지금도 댁의 정확한 정체는 모르고 있어. 하지만 날 도와준 혈천신교의 고마운 아저씨란 것은 알지. 물론 날 죽이려고도 했던 얄미운 아저씨이기도 하고.”

 

“무슨 소리냐!”

 

방벽을 타고 오칠의 뒤쪽으로 돌아선 견봉생은 일순간에 네 개의 비수를 내던지며 소리쳤다. 오칠은 그 네 개의 비수를 모두 손으로 잡아채고, 여지없이 우그러트리며 대꾸했다.

 

“잘 생각해봐. 내가 어떻게 댁의 귀영백변신법을 눈치 챘는지 말이야.”

 

“……!”

 

견봉생은 마치 도마뱀처럼 벽에 달라붙은 상태로 오칠을 멍하니 쳐다봤다. 그리고 뭔가를 기억해냈다는 듯 커다랗게 떠진 눈으로 비명처럼 소리쳤다.

 

“너! 내 경공총람을 가지고 절벽으로 떨어졌던 그때 그 거지 놈이구나!”

 

어떻게 귀영백변신법을 알고 있는지, 어떻게 그의 번개 같은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비수들을 막아냈는지, 견봉생은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그가 보물처럼 아끼던 경공총람과 배화교전록을 가지고 절벽으로 떨어져서 죽었다고 생각했던 소림사의 거지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 오칠이라는 것을 말이다.

 

“너 이놈!”

 

오칠 때문에 겪어야 했던 고초가 한꺼번에 떠오른 견봉생은 공중으로 떠올라 그대로 양팔을 활짝 펼쳤다가 오칠을 향해 마구 휘둘렀다.

 

쉬쉬쉬쉬쉬쉬쉬쉭-

 

소매는 물론, 품 안에 감추고 있던 수십 개의 비수가 거센 빗줄기처럼 오칠을 향해 쏘아졌다. 견봉생이 지금껏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던 필살의 비도술이었다. 이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분노가 만들어낸 그의 일생일대 최고의 공격이었다.

 

타타타타타타타타탁.

 

하지만 그 엄청난 양의 비수들은 모두 오칠의 손에 잡히거나 튕겨져 나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

 

그리고 갑자기 분노를 쏟아낸 것만큼이나 견봉생의 마음은 금세 차갑게 식어버렸다. 오칠이 그 많은 비수를 가볍게 막아냈듯이 자신도 가볍게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타탁.

 

견봉생은 바닥을 박차고 침상으로 몸을 날렸다. 그 자신이 오칠에게 죽임을 당하기 전에 침상에 있는 염 태보, 아니 그로 위장하고 있던 총관을 죽일 생각인 모양이었다.

 

“목숨보다 임무가 우선이라는 건가?”

 

오칠은 견봉생의 앞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뒤를 공격하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몸을 날렸다. 총관이 죽게 된다고 해도 그에게는 상관이 없기 때문일까?

 

‘빌어먹을!’

 

침상을 향하던 견봉생의 신형은 급작스럽게 방향을 선회하여 천장으로 솟구쳤다. 처음부터 오칠의 이목을 노인 쪽으로 쏠리게 하여 도주할 수 있는 틈을 만들려던 것이었는데, 오칠이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고 자신을 죽이려고 하자 어쩔 수 없이 곧바로 도주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오칠은 그런 견봉생의 의도를 처음부터 간파했던 것이다.

 

사실, 침상 위에 있는 노인이 지켜야 할 염 태보 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도 아주 조금은 있었다. 다만 오칠이 타인의 목숨을 두고 냉철한 선택을 한 것이냐, 라는 것에는 그 누구도 진실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오칠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그저 순간적인 생각과 판단으로 일어난 상황이었으니까.

 

콰직!

 

천장으로 솟구친 견봉생은 그대로 지붕을 뚫고 하늘로 솟구쳤다. 경공이 특기인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도주로였다. 그리고 그의 신형은 마치 새처럼 공중에서 방향을 전환한 뒤, 팔을 기묘하게 움직였다. 한줌의 진기만으로 십 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대붕장천비(大鵬長天飛)를 펼치려는 것이다.

 

‘실패다.’

 

암살 계획은 완전히 실패했다. 저 아래로 그가 데리고 온 혈령무사들이 마지막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의 주인이 명한 잔혹한 살육은 시도하자마자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의 인생을 망친 빌어먹을 녀석을 만나게 되어 분노를 풀 수 있는 호기를 얻기도 했지만, 이제 그가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고수가 되어 역으로 도주해야 하는 지경에 빠져버렸다.

 

‘다음을 위해서다!’

 

모든 것이 실패했지만, 지금 살아 돌아가면 훗날을 기약할 수 있다. 그 혼자라도 북경에서 때를 기다리며 염 태보의 암살을 다시 시도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교주로부터 용서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는 안 되지.”

 

바람을 타고 본격적으로 대붕장천비의 경신법을 발휘하려고 했던 견봉생은 황급히 시선을 뒤로 돌렸다.

 

오칠이었다. 언제 지붕을 뚫고 나왔는지 고작 네다섯 장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와 똑같은 동작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개자식!”

 

오칠이 경공총람을 훔쳐가지고 경신법을 익혔다는 생각을 하자 다시금 분노가 치솟았다. 하지만 분노도 살아남아야 유지될 수가 있는 법. 견봉생은 공력을 극으로 끌어올려 혼신의 힘을 다해 대붕장천비를 펼쳤다.

 

“날 소림사에서 꺼내주었으니 큰 고통 없이 단번에 끝내주지.”

 

“……!”

 

어떻게 머리 위에서 오칠의 목소리가 들리지?

 

바로 방금 전에 다섯 장 거리 뒤에 있는 것을 보았던 견봉생은 깜짝 놀라 시선을 위로 들었다. 그곳에서 오칠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얼굴에 미소를, 싸늘하기 그지없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그를 향해 포개어진 양손을 내밀고 있었다.

 

“죽어라.”

 

우우웅!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온 붉고 푸른 불길이 놀란 눈을 하고 있는 견봉생의 시선을 뒤덮었다.

 

“안 돼!”

 

견봉생의 가슴 저 깊은 곳으로부터 터져 나온 비명과 같은 외침이 처절하게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의 시선과 전신을 뒤덮는 강력한 힘은 그 외침을 일순간에 내리누르고, 흔적조차 남지 않게 산산이 흩어지게 만들었다.

 

휘유우으으! 콰쾅!

 

이미 혼백이 빠져나간 견봉생의 육신은 팔 장여 아래로 추락하여 어느 건물의 지붕을 뚫고 사라졌다.

 

“내가 그때 절벽에서 떨어진 기분을 좀 알겠지?”

 

오칠은 공중에서 천천히 떨어져 내리며 견봉생의 시신이 사라진 곳을 향해 마지막으로 싸늘한 비웃음을 날렸다. 그리고 혈령무사들을 전멸시키고 오칠을 기다리는 초왕성 등에게로 돌아갔다.

 

 

 

 

 

* * *

 

 

 

 

 

오칠은 북경에서 염 태보를 암살하려고 했던 견봉생 등을 처리하고, 암살을 암묵적으로 사주한 정 태사의 약점까지 알려줌으로써 염 태보에게서 자신들이 원하는 요구 사항에 대한 지원을 확실하게 약속받았다. 그리고 다시 호북 서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두두두두두두.

 

“은형 구 조장입니다.”

 

오칠의 왼쪽에서 무리의 이동을 인도하고 있던 은형 칠 조장이 무리가 달리고 있던 드넓은 평야의 우측을 가리켰다. 오칠은 그쪽으로 힐끔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무리의 속도를 조금 늦추었다.

 

“은형 구 조장이 오칠님을 뵈옵니다!”

 

쉬지 않고 달려온 듯 구 조장은 먼지가 뽀얗게 쌓인 모습으로 달리는 말 위에서 깊이 허리를 숙였다. 오칠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구 조장은 경모혁이 보낸 전령일 테고, 그렇다면 서신 같은 것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산서의 일은 거의 마무리가 되고 있는 상태이며, 끝나는 대로 은시로 향할 것이라고 전해 드리라 하셨습니다.

 

서신을 전하고, 달리는 말 위에서 전음으로 기본적인 사항을 전달한 구 조장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는 곧바로 말머리를 돌려 다시 그가 왔던 방향으로 달려갔다.

 

‘장강을 따라 올라가 형문산으로 길을 잡는 놈들이라.’

 

경모혁이 보낸 서신에 쓰여 있는 내용은 혈천신교의 전체적인 이동 사항에 관한 세부적인 정보였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오칠이 해결해주었으면 하는 일이, 장강으로 길을 잡아 은시 남쪽에 위치한 형문산(荊門山)으로 진입하려고 하는 해적과 수적들의 무리라고 했다. 또한 그 무리의 숫자가 삼천에 육박해서, 이미 광명우사가 형문산으로 출발해서 그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것들, 사람 귀찮게 하려고 아주 작정을 했군.’

 

혈천신교가 단순히 힘으로 백천맹을 제압하려고 했다면 이렇듯 골치가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수적으로나, 전술적으로나 방만하게 움직이질 않았다. 분명 이대로의 전력으로도 백천맹을 압사시킬 수 있을 텐데, 엄청난 광신도를 규합하여 움직이고, 권력을 가진 관료를 포섭하며, 우회적인 공격점을 찾아 예상치 못하는 포위 공격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칠이 이렇듯 사방팔방으로 움직이게 된 것이다. 엄청난 숫자의 일반 광신도를 막기 위해 고위 관료를 포섭, 정적으로부터의 위협을 막아주었으며, 그 보답으로 군대를 움직여 수많은 광신도의 호북 진입을 차단하도록 지원을 받는 등등의 일들을 말이다.

 

‘참자. 조금만 참자.’

 

“호북 형문산으로 간다.”

 

“예, 오칠님.”

 

칠 조장은 즉각 말머리의 방향을 조정하여 이동로를 서남쪽으로 잡았다. 그리고 오칠을 선두로 한 오십여 마리의 말 무리가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드넓은 평야를 맹렬하게 질주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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