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천화 30화 | 성인 무협 소설 | 무료소설.com

성인소설, 음성야설, 무협소설, 판타지소설등 최신소설 업데이트 확인
무료소설 검색

무료소설 고정주소 안내 👉 무료소설.com

귀환천화 30화

무료소설 귀환천하: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3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귀환천화 30화

30화

 

 

혁무천이 나름대로 구상해서 만든 노의 끝은 일반 노보다 배는 더 넓었다.

돛이 없는 이상 노를 저어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리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못해서 속도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노에 대한 활용법이 익숙해졌다.

거기다 공력마저 적절히 실어서 저으니 노가 한번 저어질 때마다 뗏목이 돌고래처럼 바다 위를 달렸다.

무작정 서쪽으로 방향을 잡은 혁무천은 쉬지 않고 노를 저었다.

한나절이 지나도록 지나가는 배가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밤이 되면서 구름이 별을 가렸다.

자신이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방향이 조금만 틀어져도 목적지에서 멀어질 터, 불안감이 밀려들었다.

 

다음 날, 다행히 구름이 걷히고 시뻘건 해가 떠올랐다.

혁무천은 해를 등지고 노를 저었다.

그런데 해가 뜨고 한 시진쯤 지났을 때였다.

‘응?’

주위를 둘러보던 혁무천이 남쪽에 시선을 고정하고 눈빛을 빛냈다.

까마득한 곳에서 배로 보이는 물체가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형체가 뚜렷해졌다. 커다란 쌍돛을 단 배였다.

함선? 아니면 상선?

어쨌든 크기로 봐서 일반 고기잡이배는 아닌 듯했다.

배는 바람을 타고 그가 있는 쪽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막 오시에 접어들 무렵에는 거리가 삼백 장도 안 될 만큼 가까워졌다.

그 배에 타고 있던 자들도 뗏목을 발견하고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처음에는 두세 명이었는데 금방 대여섯 명으로 늘었다.

그러는 사이 거리가 백 장 이내로 줄어들었다.

 

그로부터 이각쯤 지나자 거리가 십 장까지 가까워졌다.

배 위에 있던 자들의 숫자는 이제 열 명도 넘었다. 그런데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내려다보며 웅성거리기만 했다.

“뭐하는 새끼지?”

“미친놈 아냐? 이 먼 바다에 뗏목을 타고 나오다니.”

“꼴에 검을 차고 있는데?”

혁무천은 비상하는 갈매기처럼 뗏목을 박차고 솟구쳤다.

유유히 십 장을 날아간 그가 선창에 내려서자, 선상에 있던 자들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급급히 물러섰다.

혁무천은 선상에 서 있는 자들을 둘러보았다.

대부분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칼을 든 자들이 가장 많았고, 일부는 검과 창, 도끼를 들고 있었다.

복장은 제각각 자유로웠는데, 결코 병사나 상인의 호위무사는 아니었다.

돛대에 매달린 채 해풍에 휘날리는 깃발에 엉성하게 적힌 ‘해마(海魔)’이라는 글자. 문득 한 단어가 떠올랐다.

‘혹시…… 해적?’

물론 혁무천은 그들이 해적이라 해도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정체야 어떻든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들이니까.

“누가 수장이지?”

혁무천의 말에 해적들이 서로 눈치를 봤다.

전이었다면 일단 팔다리 하나를 자르든가, 아니면 주둥이를 뭉개놓고 봤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전, 뗏목에서 멋지게 몸을 날려 배 위로 올라오는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무인. 그것도 강호의 고수였다.

“이 부광춘이 배의 주인이다.”

바짝 긴장한 자들의 뒤에서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섰다.

의외로 젊은 자였다.

잘해야 이십 대 중반 정도?

제법 큰 덩치에 거칠게 자란 수염, 얼굴에 길게 그어진 상흔. 옆구리에 매달린 커다란 칼.

겉모습만큼은 해적으로서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다.

말투도 제법 해적다웠고.

“너는 누구냐? 뭐 하는 놈인데 바다에서 저런 엉성한 뗏목을 타고 있는 거냐? 뒈지고 싶어서 환장한 놈이 아니고서야…….”

“그거야 네가 알 것 없고. 이 배, 지금 어디로 가지?”

“이 건방진 새끼가……!”

발끈해서 한마디 하려던 부광춘은 혁무천과 눈이 마주치자 입을 꾹 다물었다.

호랑이 눈을 본 적은 없지만, 아마 늑대새끼가 호랑이와 마주한다면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

‘뭐야, 이 새끼?’

선실에서 뒤늦게 나온 터라 혁무천이 뗏목에서 배로 올라올 때의 경공을 보지 못한 그는 자신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다시 묻지. 여기서 영파까지 얼마나 되지?”

“백오십 리 정도 북서쪽으로 가야…….”

부광춘은 자신도 모르게 대답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자신이 비록 지금은 바다를 떠돌아다니고 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만경방에서 촉망받는 기재였다.

누명을 쓰지만 않았다면, 천방지축 제멋대로 행동하다 찍히지만 않았다면 후계자로까지 거론되었을지 몰랐다.

그런 자신이 부하들 앞에서 기 죽은 모습을 보이다니. 자존심이 상했다.

‘아, 씨바. 쪽팔리게…….’

그의 기분이야 어떻든 혁무천은 눈을 가늘게 좁혔다.

‘생각보다 멀리 벗어났군.’

아마도 뗏목이 해류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간 듯했다.

그래도 최악은 아니었다.

해적선이라도 만난 것은 더욱 다행이고.

“지금 영파로 갔으면 하는데.”

이번만큼은 부광춘도 순순히 대답하지 않았다.

“우린 해마도로 돌아가는 길이다. 영파에 가고 싶으면 뗏목을 타고 가. 아마 내년 이맘때쯤 되면 도착할 수 있을 거다.”

한쪽에서 구경하던 자들 중 두엇이 낄낄거리며 웃었다.

혁무천은 그들과 농담 따먹기 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아무래도 말로 해서는 안 될 것 같군. 내가 조금 급해서 그러니 심하게 손을 써도 이해해라.”

“뭐?”

부광춘이 흠칫한 순간, 혁무천이 성큼 발을 내딛었다.

불길함에 온몸의 신경이 곤두선 부광춘이 발작하듯 소리쳤다.

“보통 놈이 아니다! 조심……!”

그가 경고를 마치기도 전에 퍼벅! 하는 소리와 함께 두 명이 뒤로 훌훌 날아가서 나뒹굴었다.

“배를 움직여야 하니 죽이지는 않으마.”

무심한 목소리와 함께 타격음과 비명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으악!”

퍽! 쾅!

“켁!”

그야말로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는 사이 칠팔 명이 바닥을 굴렀다.

반사적으로 칼을 빼든 자들과 도끼를 들고 있던 자들이 혁무천을 향해 달려들었다.

“죽어, 개자식!”

“두 쪽으로 쪼개주마!”

나름대로 용기를 내서 소리쳤지만, 그들의 신세 역시 나뒹굴고 있는 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혁무천은 도끼의 날을 맨손으로 잡아서 옆으로 밀치고 가슴에 일장을 내쳤다. 그러고는 빼앗은 도끼의 손잡이로 칼을 든 자의 어깨를 찍었다.

“악!”

칼을 든 자가 비명을 내지르며 칼을 떨어뜨리고 주저앉았다. 뼈가 부서진 듯 어깨를 움켜쥔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혁무천은 쓰러진 자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다음 먹이를 덮쳤다.

“멈춰!”

마침내 부광춘이 소리치며 몸을 날렸다. 어느새 빼들었는지 그의 손에는 한 뼘 넓이에 도신이 석자나 되는 커다란 칼이 들려 있었다.

콰아아아아!

그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칼을 휘둘렀다. 면이 넓은 도에서 일어난 도기가 폭풍이 몰아치듯 혁무천에게 밀려갔다.

혁무천이 그를 향해 몸을 돌리며 일장을 내쳤다.

그가 뒤집으며 뻗은 손바닥에서 한 줄기 강맹한 장력이 뻗어나갔다.

휘돌 듯 뻗어나간 장력이 폭풍 같은 도세의 중앙을 파고든 순간,

쾅!

폭음이 터져 나오는가 싶더니, 부광춘의 몸이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혁무천은 고요히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계속 거부하면 배를 움직일 최소한의 인원만 남겨놓고 모두 죽여줄 수 있어. 그러길 바라나?”

부광춘은 칼을 가슴 높이로 들었다.

칼을 든 손이 바르르 떨렸다. 가슴은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답답했고, 안색은 햇살에 탄 얼굴인데도 창백한 기가 역력했다.

‘뭐 이런…….’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단 일수에 이런 꼴이 되다니.

설사 방주라 해도 이렇게 강하진 않을 것이다.

더구나 상대는 감정이 없는 자인 듯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수십 명의 죽음을 말하고 있었다.

“정말…… 영파까지만 데려다 주면 되는 거……냐?”

부광춘은 자신도 모르게 존댓말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눌렀다.

그로서는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다.

혁무천은 신경 쓰지도 않았지만.

“물론. 그거면 충분해. 아, 먹을 것 있으면 조금 주고. 이틀을 굶었거든.”

부광춘은 어이가 없어서 욕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씨바 새끼, 지금 장난하나? 사람을 저렇게 두들겨 패놓고 배고프다는 말이 나와?’

하지만 약자의 비애에 대해서라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그였다. 누명을 쓰고 쫓겨난 것도 약자였기 때문이었다.

힘 센 놈이 대장이라는 것도 잘 알았고.

그래서 전대 선장을 때려눕히고 선장이 되었지 않은가.

“뭐해! 주방에 가서 음식 좀 갖고 와!”

그때 선원 중 하나가 쭈뼛거리며 물었다.

“저기…… 그럼… 오늘부터 저분이 대장인 거요?”

끙끙거리고 있던 선원들이 일제히 부광춘을 바라보았다.

눈을 부라린 부광춘은 질문을 한 자를 노려보고는, 곧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최근 들어 만경방의 견제 때문에 이 사업도 힘들어지던 참이었다.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왜구들로 인해 목숨마저 위협받을 때가 많았다.

저런 고수가 있으면 조금 낫지 않을까?

쇠뿔은 단김에 빼야하는 법.

고개를 돌린 그가 말했다.

“어이, 당신이 오늘부터 해마호 대장하쇼.”

뜬금없는 말에 혁무천은 미간을 좁혔다.

“내가 왜 대장을 해?”

“해마호는 힘 센 사람이 대장이거든.”

“싫다. 난 너희들 대장할 생각 없어. 쓸데없는 이야기 계속하면 배 몰 사람만 빼고 다 없애겠다.”

저런 독한 놈!

부광춘의 표정이 이지러졌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보아하니 영파에 급히 가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승부를 걸어볼 만했다.

“씨바, 그럼 다 죽더라도 영파에 가지 않을 거요.”

설마 그렇게 나올 줄이야.

혁무천이 부광춘을 차가운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다른 사람도 같은 생각일지 모르겠군.”

움찔한 부광춘이 슬쩍 부하들을 둘러보았다.

최소 절반 이상이 불만 가득한 표정이었다. 몇 사람은 고개를 저었고.

함께 죽기 싫다는 듯.

사실 부광춘도 부하들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젠장. 좋소, 좋아. 그럼 우리 좀 도와주쇼. 대신 육지까지 태워다 주겠소.”

“나는 해적을 도와줄 생각이 없다.”

“해적은 누가 해적이야!”

부광춘이 버럭 소리쳤다.

혁무천은 그 말에 이마를 찌푸렸다.

“해적이 아니라고?”

“우린 해적들로부터 상선을 지켜주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오.”

그랬나? 그런데 왜 해적처럼 생겼어?

부광춘이 눈치 빠르게 혁무천의 의문을 짐작하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우리 꼬라지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한 모양인데, 이틀 전에 왜구와 한바탕 싸움을 벌여서 이 모양 이 꼴인 거요.”

“좋아, 그럼 뭘 도와달란 거지?”

“이틀 전에 싸운 왜구를 치려고 가던 중이오. 그런데 당신 때문에 부상자가 많이 생겨서 우리 힘만으로는 놈들을 칠 수 없게 되었소. 하지만 당신이 도와준다면 상황이 또 달라지지.”

사실이라면 미안한 일이었다. 해적인 줄 알고 뼈도 부러뜨렸는데.

“얼마나 걸리지? 너무 오래 걸리면 안 돼.”

부광춘이 오른손을 들더니 검지를 펴서 세웠다.

“하루. 어차피 가는 길이니 오래 걸리진 않을 거요. 물론 이긴다는 전제 하에서.”

“다행이군.”

“근데 이름이 뭐요?”

“무천.”

 

***

 

다음 날 통이 틀 무렵.

왜구가 산다는 섬 근처에 도착했다.

움푹 들어간 포구에 형태가 특이한 배 두어 척이 보였다. 왜구의 해적선이었다.

아직 이른 새벽이어서인지 포구에 나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

부광춘은 배를 포구에서 약간 비켜간 곳으로 몰게 했다.

다행히 섬에 바짝 다가갈 때까지 왜구는 해마호의 접근을 눈치 채지 못했다.

부광춘과 그 일행들이 먼저 배에서 내렸다.

본래 서른세 명이었는데,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스물다섯 명밖에 안 되었다. 여덟 명은 혁무천의 손에 뼈가 부러지거나 내상을 입은 상태여서 배에 머물기로 했다.

마지막에 내린 혁무천이 물었다.

“놈들은 몇 명이나 되지?”

“해적만 해도 아마 사오십 명쯤 될 거요.”

“여자와 어린아이는 해치지 마.”

“걱정 마쇼. 우리는 누구처럼 손이 독하지 못하니까.”

혁무천은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마을이 있는 포구 쪽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부광춘도 어깨를 으쓱하고는 뒤따라갔다. 

성인 무협 소설 목록
번호 제목 조회
679 귀환천하 1523
678 귀환천하 1388
677 귀환천하 1354
676 귀환천하 1382
675 귀환천하 1381
674 귀환천하 1334
673 귀환천하 1308
672 귀환천하 1244
열람중 귀환천하 1339
670 귀환천하 1471
669 귀환천하 1266
668 귀환천하 1363
667 귀환천하 1293
666 귀환천하 1340
665 귀환천하 1577
664 귀환천하 1502
663 귀환천하 1412
662 귀환천하 1379
661 귀환천하 1415
660 귀환천하 1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