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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천화 61화

무료소설 귀환천하: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2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귀환천화 61화

61화

 

 

우문척은 그 시간까지 자지 않고 탁자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생각지 못한 혁무천의 등장에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곧 묘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저었다.

“물러가라.”

잠깐 멈칫했던 그림자들이 살기만 남겨두고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 시간에 어쩐 일인가?”

“일전의 약속이 유효한지 알아보려고 왔지.”

“물론 유효하다.”

“다행이군.”

“그래, 누굴 만나고 싶으냐? 시간이 많이 늦긴 했지만, 만남이 성사되도록 최대한 노력해보지.”

“우문학.”

우문척의 눈이 조금 커졌다.

그 이름이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했다.

“네가 셋째 조부님을 어떻게 알지?”

“내가 그분을 어떻게 해서 알았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내가 만나려는 사람이 우문학이라는 거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다. 어차피 물어볼 것도 많지 않으니까.”

“흐음, 셋째 조부님이 요즘 몸이 안 좋긴 한데, 대화를 나누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언제까지 대답해주면 되느냐?”

“지금 바로.”

우문척이 그 말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 하. 번갯불에 콩 튀겨먹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긴 했다만, 실제 보기는 처음이군.”

“설마 웃으라고 한 이야기는 아니겠지?”

“뭐, 꼭 웃으라는 건 아니야.”

“그럼 가서 말씀드려 봐. 썰렁한 농담 그만하고. 아마 장염이란 분 때문에 왔다고 하면 알아들으실 거다.”

거침없는 말투에 우문척이 묘한 웃음을 지었다.

어느 누구도 자신 앞에서 혁무천처럼 말한 자가 없었다. 그런데도 너무 자연스럽다 보니 건방지다는 생각보다는 재미있는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지. 잠깐만 기다려라.”

 

우문학은 나이가 들면서 외부 사람들을 잘 만나지 않았다. 그런데 장염이라는 이름을 듣더니 잠자리를 털고 득달같이 달려왔다.

그러한 우문학의 반응에 우문척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무 늦은 밤이어서 안 올지도 모른다 생각했거늘, 도대체 장염과 어떤 사이기에…….

그는 일단 호기심을 접어놓고 인사부터 올렸다.

“오셨습니까, 조부님.”

우문학은 우문강천과 같은 핏줄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체구가 무척 작았다.

몸이 좋지 않다는 우문척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는 검버섯이 듬성듬성 피어 있었다.

하지만 살짝 늘어진 눈꺼풀 속의 눈빛만큼은 잘 벼린 칼날 같았다.

“장 형의 이름으로 나를 만나러 온 사람이…….”

방 안을 둘러보던 우문학의 시선이 혁무천에게서 멈추었다.

“저 아이냐?”

“예, 조부님. 여쭤볼 것이 있다 해서 밤이 늦었는데도 모셨습니다.”

혁무천을 살펴보던 우문학의 두 눈에서 이채 띤 눈빛이 반짝였다.

“그놈, 잘 생겼군. 이 늙은이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고?”

“그렇습니다.”

“장 형과는 어떤 사이냐?”

“그분의 손자 되는 사람이 제 아우입니다.”

“그럼 그 아이가 오지 않고 왜 네가 왔지?”

“이곳은 아우가 오기 힘든 곳이어서 제가 아우를 대신해 왔습니다.”

“너는 장 형에 대해서 어느 만큼이나 아느냐?”

“솔직히 만나 뵙지 못해서 아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우문학의 아쉬운 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흐음, 장 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왔거늘…….”

“제가 물어보고자 하는 것도 그분과 관련된 일입니다.”

“그래? 어디 말해봐라, 이 늙은이에게 뭘 알아보고 싶다는 거냐?”

혁무천은 대답을 하기 전에 우문척을 바라보았다.

“옆에 빈 방이 있던 것 같던데, 사용해도 되나?”

우문척은 피식, 실소를 흘렸다.

“내가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인가?”

“빈 방이 없으면 그대가 잠깐 나가 있든가. 호위무사들도 좀 물러가 있으라 하고.”

혁무천의 일방적인 요구에 우문척은 어이가 없었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화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젠장, 누가 이곳의 주인인지 모르겠군.”

투덜댄 그는 옆방을 손으로 가리켰다.

“이 옆방이 비어있다. 조부님, 옆방으로 가셔서 이야기를 나누시지요. 시비에게 곧 차를 준비하라 하겠습니다.”

우문학은 그 모습을 보고 기이한 눈빛을 반짝였다.

우문척의 성격과 능력을 잘 알고 있는 그로서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내가 저 아이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었나?’

오죽하면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자신이 아는 우문척이라면 조소를 지으면서 무천이란 아이의 목을 따야 옳거늘.

오만한 행동을 용서해줄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사이란 건가?

아니면 그만큼 대단한 놈이든지.

호기심이 동한 그는 순순히 우문척의 말에 따랐다.

“알았다. 옆방으로 가자꾸나.”

 

혁무천은 우문학과 함께 빈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방은 탁자 하나와 침상을 제외하면 장식이 거의 없어서 을씨년스런 느낌이 들 정도였다.

두 사람이 방 한가운데에 있는 탁자의 양편에 앉자마자 시비가 차를 들고 들어왔다.

우문학이 차로 입술을 축이더니 먼저 말문을 열었다.

“장 형이 저 세상으로 간 지 벌써 반년이 넘었는데 나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니, 어디 말해봐라. 뭘 알고 싶으냐?”

혁무천은 자신의 진기로 음파를 차단해서 목소리가 흘러나가지 않도록 했다.

“아마 장 어르신이 어르신께 맡긴 물건이 하나 있을 겁니다. 삼 년쯤 되었다 들었습니다.”

우문학의 눈빛이 흔들렸다.

솔직히 의심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로 장염과 깊은 관계인 듯했다.

그 일을 아는 사람은 장염과 자신뿐이니까.

“그래, 맡긴 것이 있지. 뭔지 아느냐?”

마지막 시험이라 해도 좋을 질문이었다.

모른다면 옛 친구의 이름을 이용하여 자신을 속이려 한 죄로 사지를 찢어 죽이리라.

질문을 던진 우문학은 탁자 밑의 두 손에 공력을 응집시켰다.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혁무천은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우 말로는…… 얇은 책자라 하더군요. 아우를 대신해서 그걸 찾으러 왔습니다.”

본래 혈천여록은 얇지 않았다. 그러나 셋으로 나누었다면 얇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했다.

우문학은 그 말을 듣고 한 점 남은 의심마저 접었다.

두 손에 응집된 공력을 흐트러뜨린 그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처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는 정말 병든 노인처럼 보였다.

“맞아. 얇은 책자였다. 아무도 볼 수 없게 밀봉되어 있었지. 그 친구는 그 책자를 맡기고 나중에 찾아갈 거라 했는데, 그만 세상을 떠나서 그 책이 영원히 주인을 못 만날 줄 알았다.”

혁무천도 책이 밀봉되어 있는 것은 알지 못했다. 아마 장대산도 그에 대해선 모르는 듯했다.

“남에게 밝히기 어려운 이야기가 적혀 있다고 했습니다. 혹시나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사라질까봐 믿을 수 있는 분께 맡겨놓으신 거라 들었지요.”

“흐으음. 그 친구, 어릴 때부터 그랬지. 도대체 무슨 비밀이 그렇게 많은지…….”

“그 책을 돌려주셨으면 합니다.”

혁무천의 요구에 우문학의 눈빛이 미미하게 흔들렸다.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데…… 조금 문제가 생겼다.”

문제?

혁무천은 되묻지 않고 우문학이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

우문학의 말투와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그 친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듣고 밀봉을 뜯어보았다. 네 말대로 일지처럼 보였는데, 간혹 알 수 없는 내용이 적혀 있더구나.”

당연히 알아볼 수가 없을 것이다.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게끔 글자를 배열해 놓았으니까.

그런데 우문학이 말했다.

“그래서 잘 아는 친구에게 해석을 부탁했지.”

혁무천의 표정이 무심하게 가라앉았다.

우문학은 그의 변화를 모른 채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그만 살해당하고 말았다.”

이런!

혁무천은 싸한 느낌이 들었지만, 최대한 냉정을 유지했다.

“책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 친구의 거처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 친구라는 분, 어떤 분입니까?”

“강호에서는 그 친구를 삼뇌자라 부른다. 나는 우가 멍청이라고 부르지만.”

삼뇌자 우등여.

강동 일대에서 가장 뛰어난 세 모사꾼 중 하나로 우문학과는 오십 년 지기였다.

“그분의 거처가 철혈마련 안에 있습니까?”

“그 친구의 집은 연평에 있다.”

연평은 철혈마련에서 남서쪽으로 칠십 리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마을이었다.

“좌우간 장 형의 손자에게는 미안하게 되었구나. 그냥 갖고 있었으면 잃어버리지도 않았을 텐데…….”

“삼뇌자라는 분이 살해당했다면 범인에 대한 조사를 했을 것 같습니다만.”

“물론 조사해봤다.”

철혈마련은 우등여의 살해범을 잡기 위해서 인근 수백 리를 샅샅이 훑었다. 그 와중에 용의자로 체포된 자만 수십 명이나 되었다.

“범인은 잡았습니까?”

우문학은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못 잡았다.”

“그분이 책을 해석했습니까?”

“그 친구가 책을 해석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구나. 뭔가 알아낸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갔다가 시체만 발견했으니까.”

혁무천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아우가 실망하겠지만 어쩔 수 없지요.”

 

혁무천은 아쉬움을 털고 철심원을 나섰다.

우문척과 우문학이 마당에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혁무천의 모습이 안 보일 때쯤, 우문학이 입을 열었다.

“어떤 아이냐?”

“저도 정확하게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보통 놈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문학의 주름진 눈꺼풀 안에서 기이한 광채가 번뜩였다.

“너에게 꼭 필요한 아이냐?”

“필요하다기보다는, 이용할 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아이가 아니라면…… 지금 제거하는 게 나을 것 같다만.”

“마음에 걸리시는 거라도 있는지요?”

우문학은 잠시 생각하더니 모호하게 대답했다.

“느낌이 좋지 않아.”

우문척은 눈을 가늘게 좁혔다.

지금은 활동을 거의 하지 않지만, 한때 우문학은 철혈마련의 두뇌와도 같은 사람이었다.

철혈마련이 팔대마세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힘을 갖게 된 것도 그의 신출귀몰한 모사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그런 사람이 왜 저자를 죽이고 싶어 할까.

대화로 인해 화가 났다면 그때 죽이겠다고 했을 터. 하지만 그때는 화기애애했다.

‘흠, 그렇다면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다는 건데…….’

그렇다면 아직은 죽일 때가 아니다.

우문학의 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죽여선 안 된다.

“너무 걱정 마십시오. 좀 더 지켜보다가 도움이 안 되겠다 싶으면 없애겠습니다.”

우문학은 그에 대해서 뭔가 입을 열려다가 그냥 닫았다.

언뜻 그 모습을 본 우문척은 더더욱 의아했다.

‘이 영감이 왜 그렇게 신경을 쓰는 거지?’

그가 의아해하는 동안 우문학이 몸을 돌렸다.

“그만 가봐야겠다.”

“예, 조부님. 들어가서 편히 쉬십시오.”

우문척은 휘적휘적 멀어지는 우문학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전율이 일었다.

‘저 영감이 저렇게 신경 쓰는 건 처음 보는군. 분명 뭔가 있어.’

우문학은 그에게 셋째 조부인 동시에, 필생의 적인 천화광의 외조부이기도 했다.

상황에 따라서 칼을 겨누어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

‘내 앞을 막으면, 조부님이라 해도 용서치 않을 겁니다.’

우문척이 입술 사이로 하얀 이를 드러내며 냉소를 짓고는, 옆을 향해 나직이 명을 내렸다.

“혈영, 떠날 준비를 해라. 함께 갈 장로들도 모두 오라 하고.”

“예, 대공.”

“한상귀 장로도 불러들여.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말고, 임무 수행을 위해서 내가 도움을 청한다고만 해.”

혈영은 의외라 생각한 듯 우문척을 슬쩍 쳐다보고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우문척은 혁무천이 한상귀와 은밀하게 만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비천마단의 정보수집력은 남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정확했다.

한상귀가 나름대로 은밀하게 움직였다 하나, 그들의 눈과 귀를 속이지는 못했다.

“그가 없어진 걸 알면 무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군. 후후후후.”

아마 머지않아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찾아올 수밖에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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