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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천화 92화

무료소설 귀환천하: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5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귀환천화 92화

92화

 

 

혁무천은 노인이 문을 닫는 동안 그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모두 일곱.

건물 그림자 속에 서 있는 자들까지 합하면 열대여섯 명쯤 되었다.

혁무천은 그들과 일 장 반쯤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나와 있는 사람 중 은설은 보이지 않았다.

‘안에 있나?’

그런데 서 있던 사람 중 사십 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학사 차림의 중년인이 말했다.

그가 바로 유가장의 주인인 유연천이었다.

“무천이라 하셨나? 은 소저를 찾아왔다고 하셨고?”

“그렇소. 안에 있소?”

“은 소저가 여기에 온 걸 어떻게 아셨는가?”

혁무천은 의심하는 투의 말이 신경에 거슬렸지만 은설을 생각해서 꾹 참았다.

“양주에서부터 사람들에게 물어봤소. 그리고 양화진에 들어와서도.”

그런데 한쪽에 서 있던 장한이 질문을 했다.

“듣기로는 철혈마련에서 열린 마룡선발대회에 출전했다고 하던데, 맞소?”

“그렇소.”

“왜 출전한 거요? 강동일화를 얻기 위해서요? 아니면 철혈마련에서 한 자리 얻으려고?”

혁무천의 시선이 그자를 향했다.

“뭘 알고 싶은 거지?”

“우리는 마도를 좋아하지 않아. 그런데 마도의 비무대회에 나간 자가 찾아왔으니 물어볼 수밖에.”

말이 점점 거칠어졌다.

그런데도 주위의 사람 누구도 그를 말리지 않았다. 마치 어떻게 흐르는지 보고 싶다는 듯.

혁무천은 장한에게서 시선을 떼고 그 옆에 있는 사람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살펴보았다.

오십 대로 보이는 중노인, 사십 대 중년인, 삼십 대 장한, 그리고 이십 대로 보이는 청년 등 나이가 다양했다.

한번 죽 둘러본 그의 시선이 다시 장한에게도 돌아왔다.

“동생이 나를 찾아오기를 바라고 나갔지. 대답이 됐나 모르겠군.”

“훗, 그걸 믿으란 말이지?”

장한이 콧소리를 내며 조소를 지었다.

혁무천은 짜증이 났지만 한 번 더 참았다. 여기서 싸움이라도 했다가 은설에게 피해라도 가면 안 되었다.

“나는…… 말장난 하러 온 게 아니야. 동생을 찾으러 온 거지.”

그때 다른 자가 말했다.

“친동생도 아니라던데.”

혁무천은 기분이 상했지만, 사실이니 아니라고 할 수 없었다.

“그건 맞아. 하지만 설아는…….”

그런데 키가 큰 중년인이 혁무천의 말을 끊고 끼어들었다.

“우린 솔직히 그대를 믿을 수 없다. 그러니 돌아가라. 은 소저는 우리가 보호할 테니까.”

“그대들이 설아를 보호한다고?

“최소한 그대 옆에 있는 것보다는 안전할 거다. 무엇보다 우리는 은 소저가 그대 같은 마도의 인물 옆에 있는 걸 원치 않는다.”

“당신들의 힘을 너무 과신하는군.”

“뭐라?”

혁무천의 말에 중년인이 발끈했다.

“나는 천기회에 설아를 지켜줄 수 있는 힘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

혁무천의 입에서 ‘천기회’라는 단어가 나오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불빛을 등지고 서 있던 자들 중 몇몇 사람에게서는 살기가 피어났다.

그들 중 오십 대 중노인, 일필신객 상은곡이 혁무천을 노려보며 물었다.

“네가 어떻게 본 회의 이름을 아는 거냐?”

“설마 세상이 아직도 천기회를 모르는 걸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물론 회의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있겠지. 하지만 그대가 알 정도로 흔히 알려진 이름은 아니니라.”

뒤이어 사십 대 중년인이 눈빛을 빛내며 말했다.

“우리가 회의 사람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으면 걸어서 나갈 수 없을 거다.”

혁무천도 표정이 싸늘해졌다. 대답하는 목소리도 무심하게 깔렸다.

“나중에 이척이란 분에게 물어보면 내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알 거요.”

“뭐? 네가 이 장로님을 안단 말이냐?”

“남양으로 가던 길에 만났소. 아, 종사승이라는 사람에게도 물어보시오. 그 사람도 말했으니까.”

천기회 사람들이 놀라면서 분위기가 또 다시 묘하게 변했다.

이척과 종사승. 모두 천기회의 주요 인물이다.

그들이 무책임하게 천기회라는 명칭을 말하지는 않았을 터, 사실이라면 다그칠 명분이 없다.

또한 혁무천을 마도의 인물이라 판단한 것도 성급한 오판일지 모른다.

가장 연상인 상은곡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으음, 좋네, 그럼 그에 대해서는 넘어가지. 그래도 어쨌든…… 힘을 과신한다는 말은 듣기 거북하군.”

“사실을 말한 것뿐이오.”

“사실이라고?”

“귀하들의 힘으로 팔대마세를 감당할 수 있소?”

“그건…….”

누가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으랴. 일필신객이라는 별호로 강호를 종횡한 절정고수 상은곡조차 말꼬리를 끌었다.

“일단 설아를 만난 후, 이곳에 남든 나를 따라가든, 그 아이의 결정에 맡기겠소. 설아는 어디 있소?”

기분이 상한 혁무천이 무심한 어조로 물었다.

키가 큰 중년인, 여충민이 쏘듯이 말했다.

“은 소저는 지금 이곳에 없다.”

“없다고?”

“그건 몰랐나 보군.”

여충민이 입술 끝을 비틀며 조소를 지었지만, 혁무천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럼 어디에 있소?”

“오늘 오후에 몇 사람과 함께 먼저 이곳을 떠났다. 우린 도 아우의 죽음에 대한 걸 정리하느라 남았지.”

빌어먹을!

소천회 사람들도 들어간 사람만 생각했지 나온 사람들은 생각을 못했나 보다.

게다가 은밀하게 움직였다면 아는 사람도 적을 터.

“어디로 갔소?”

“그건 알려줄 수 없다.”

혁무천은 그간 쌓인 짜증이 한꺼번에 치밀었다.

은설에게 혼나는 한이 있더라도 이들에게 세상 무서운 걸 알려주는 게 좋을 듯했다.

“은설이 지금 어디……!”

하지만 그가 막 폭발하기 전에 상은곡이 말했다.

“내일 만나러 갈 거네.”

여충민이 이마를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장로님, 굳이 저자에게…….”

“이 장로와 종사승이 본 회를 알려줬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거기다 은 소저도 오빠로 생각하는 사람 아닌가. 자네가 참게나.”

“후우, 알겠습니다. 장로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제가 참지요.”

혁무천은 실소가 나왔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설을 찾기 전까지는 이들과 함께 있어야 할 듯했다. 괜히 신경을 건드려서 싸움이 나봐야 좋을 것 없었다.

그랬다가는 은설이 뭐라고 할 테니까.

하지만……

참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

 

혁무천은 자신에게 주어진 방에 누워서 생각을 정리했다.

유가장은 천기회의 비밀지부였다.

유연천 역시 강호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절정 경지에 이른 고수였고.

게다가 유가장에는 묘한 자도 있었다.

와호산장이나 유가장과 같은 숨겨진 힘이 천기회에 얼마나 더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천기회의 무력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하다는 뜻.

물론 그 정도로는 팔대마세 중 하나를 상대하기도 쉽지 않겠지만, 최소한 곤란하게 만들 수는 있을 듯했다.

‘제법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겠어.’

어쨌든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은설과 함께 강호에서 떠날 작정이니까.

그런데 은설이 함께 가지 않겠다고 하면 어떡하지?

혁무천에게는 그게 가장 큰 걱정이었다.

 

아침이 밝아오자 밖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소리가 들렸다.

혁무천은 한 시진 동안의 운공조식이 끝나자 방을 나섰다.

우물가로 간 그가 세수를 하고 방으로 돌아가려는데, 마침 그의 방으로 오던 노인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어제 문을 열어준 노인이었다.

“장주님께서 식사하러 오시랍니다요.”

혁무천은 노인을 따라 장주의 거처로 향했다.

그의 방에서 장주의 거처로 가는 중간에는 작은 정원이 있었다.

그 정원을 반쯤 지나갈 때 혁무천이 말했다.

“이유가 뭔지 모르겠군.”

노인이 고개를 돌리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말입니까요?”

“노인장이 이곳에 있는 이유 말이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요.”

“내가 아는 무공 중에 칠양마수라는 게 있소. 그 무공을 익히면 손가락 끝이 붉게 변하는데, 경지가 높아지면 은은한 자주색을 띠게 된다고 하더군요.”

노인의 걸음이 조금씩 느려졌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저 일을 많이 해서 붉어진 것처럼 보인다나, 어쩐다나.”

혁무천이 말을 마치자, 노인도 걸음을 멈추었다.

노인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입술은 웃고 있는데 눈빛은 심장이 얼어붙을 만큼 차갑게 느껴졌다.

“어찌 아셨는가? 지난 십 년 동안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는데.”

“노인장이 먼저 말하면 나도 말해드리지.”

“어리석은 놈들이 사람을 잘못 봤구먼.”

천기회 사람들이 어젯밤 혁무천을 비웃은 걸 말하는 것이었다.

혁무천은 입술 끝만 살짝 비틀며 웃었다.

“보는 눈이 그것뿐인데 어쩌겠소. 참새가 까치발을 딛고 본들 학보다 멀리 보겠소?”

“클클클, 그놈들이 지금 그 말을 들었으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군.”

“밥 먹으러 가야 하니 빨리 말해보쇼.”

“여기 장주가 죽은 친구의 아들이야.”

“죽은 친구 아들? 그런데 하인으로 있단 말이오?”

“그 친구 놈이 저 죽을 줄 모르고 내 목숨을 구해주었지. 그래서 십 년 동안 신세를 갚기로 했네. 흠, 그러고 보니 이제 닷새만 지나면 십년이 되는군. 요즘은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간다니까.”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아마 노인의 정체를 유연천도 모르나 보다.

그래서 혁무천도 말해주었다. 동대안을 흉내 내며.

“내가 옛날 무공을 좀 압니다. 그리고 눈이 조금 좋지요.”

너무 싱거운 대답에 노인은 어깨만 으쓱하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게. 이 생활도 해보니까 할 만해. 일단 크게 고민할 것이 없으니 마음이 편하더군. 전에는 뭐 하러 그렇게 아웅다웅하며 살았는지 원…….”

마도의 전대고수 칠양신마 운청사가 십 년 동안이나 남의 집 하인으로 있을 줄 누가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천기회와 관련된 곳에.

“나는 동생을 찾으면 먼 곳으로 여행이나 떠날 작정이오. 노인장도 더 늙기 전에 여행을 해보시오.”

“흠, 그럴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장주의 거처에 도착했다.

노인이 다시 어깨를 구부정하게 숙이고 헤픈 웃음을 흘렸다.

“헤헤, 들어가십쇼.”

피식.

혁무천은 정말 오랜만에 진심으로 마음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천기회 사람들이 모두 와있었다.

 

***

 

천기회 일행은 식사를 마치자 곧장 유가장을 출발했다.

혁무천도 그들과 동행했다.

천기회 사람들 중 그를 호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혁무천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관심은 온통 은설에게 쏠려 있었다.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은설과 동행한 자들 중 영검령주는 천기회 회주의 아들이자 이제 이십 대의 청년이라 했다.

그가 은설에게 관심이 큰 듯했다.

물론 그 일도 조금은 마음에 걸렸지만…… 솔직히 약간 짜증이 나긴 했지만, 진짜 불안감의 근원은 그 이유가 아니었다,

무명도에서 은설이 사라졌을 때 언뜻 느꼈던 그런 느낌이랄까. 바다에서 은설의 옷을 발견했을 때의 그런 느낌이랄까.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진정하려 해도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천기회 사람들을 바라보았지만 그들은 조금도 걱정이 되지 않는 듯했다.

‘별 일 아니겠지.’

혁무천은 불안감을 털어내려 노력했다.

은설과 동행한 사람 중 조광유는 천기회 장로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고수라 했다.

영검령주 신도평은 백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기재로 청년고수 중 한손에 드는 고수라 했다.

정말 그 정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저들은 그들을 믿는 듯했다.

‘그래, 괜찮을 거야. 소수의 인원으로 움직였으면 더 안전할 수도 있어.’

 

일행은 한 시진쯤 지났을 때 오십 리쯤 떨어진 형인촌에 도착했다.

걸음 속도를 늦춘 상은곡이 이마를 찌푸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상하군, 여기에서 안내할 사람이 기다리기로 하지 않았나?”

여충민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예, 장로님.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데… 이상하군요.”

먼저 출발한 사람들 중 하나가 남아서 조광유와 신도평, 은설 등의 행로를 안내하기로 했다.

그런데 기다리는 사람이 어디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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