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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천화 129화

무료소설 귀환천하: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8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귀환천화 129화

129화

 

 

당가기는 어릴 적의 아명을 가명으로 댔다. 당씨는 너무나 유명했다.

“저는 가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친구는 운학이라 하지요.”

“내일 아침 진시 말쯤 출발할 것이니 그때 보세.”

 

다음 날, 아침식사를 마치자 출발준비를 서둘렀다.

북풍표국의 표두와 표사들은 객잔에 남아서 부상을 치료하기로 했다.

송비는 표두 이현강을 불러서 몇 가지 지시를 내렸다.

“표국은 당분간 휴업할 생각이다.”

“예?”

“지금 상태로는 영업을 할 수가 없잖아. 여기저기서 들쑤실 텐데.”

“그건 그렇죠.”

“표사들에게는 일인당 은자 백 냥씩 나누어줘. 그 정도면 당분간 사는데 지장이 없을 거야.”

“알겠습니다. 그런데 언제 돌아오실 겁니까?”

이십 년 넘도록 함께 지낸 이현강은 누구보다 송비를 잘 알았다.

송비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러는지도 눈치 채고 있었다.

“한 일 년쯤 바람 좀 쐬고 돌아갈 거다.”

“정말이죠?”

“그렇다니까.”

“일 년이 지나도 안 돌아오면 표국 팔아서 날라버릴 겁니다. 그때 가서 때려죽인다고 쫓아오지 마십쇼.”

“걱정 마. 그때까지는 돌아갈 거니까.”

송비도 이현강을 잘 알았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이현강은 절대 표국을 팔지 않을 것이다. 그랬다가는 자신에게 맞아죽는다는 걸 잘 아니까.

어쨌든 그렇게 표국을 정리한 송비는 속이 시원했다.

짐을 덜어냈으니 이제 그토록 원하던 강호주유를 할 수 있으리라.

그때까지도 그의 속마음을 모르는 사람들은 표정이 밝은 그가 이상하게만 보였다.

그렇게 진시 말, 모든 준비를 마친 표행은 객잔을 나섰다.

표행에 나선 사람은 혁무천 일행과 송비, 구원과 한유림, 그리고 당가기와 운학까지 모두 열두 명이었다.

 

당가기는 붙임성이 좋아서 하루도 지나지 않아 여러 사람과 호형호제 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운학은 도를 닦는 듯 말없이 걷기만 했고.

특히 당가기와 자주 말을 하는 사람은 목량이었다.

당가기도 뭔가 께름칙한 사람들보다는 수더분한 목량을 상대하는 게 나았다.

솔직히 말하면, 목량이 제일 만만해 보였던 것이지만.

“하하하, 목 형은 성도에 대해서 잘 아시오?”

“사실 저는 성도에 처음 가봅니다. 하지만 숙부님께서 성도를 잘 아시니 별다른 걱정은 없습니다. 그런데 가 형은 성도에 많이 가보셨습니까?”

“많이 갔다고 하기는 뭐하고, 한 예닐곱 번쯤 가봤습니다.”

“호오, 그럼 성도에 대해서 잘 아시겠군요.”

“하하, 뭐, 남들이 아는 만큼은 알지요.”

“저희는 일행 중 송 선배님을 제외하면 성도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가 형이 잘 아신다니, 다행이군요. 앞으로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거야 당연하지요.”

당가기는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답하고는 넌지시 물었다.

“그런데 성도에는 무슨 일로 가시는 거요?”

“대형께서 마천문에 볼 일이 있어서요.”

“마천문?”

당가기의 안색이 급변했다. 하지만 곧 태연함을 가장하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마천문에는 무슨 일로 가시는 겁니까?”

“대형께서 볼일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무슨 볼일이냐고!

당가기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은근슬쩍 핵심을 피해가는 목량의 답변에 짜증이 났다.

하지만 그럴수록 미소로 무장하고 집요하게 캐물었다.

“아는 분이 계시는가 보군요.”

“하하하, 아는 사람이야 있죠. 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사람이 누군데……?”

“서천마룡 공손두도 알고…….”

당가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무 형이 공손두를 아신단 말입니까?”

“철혈마련에서 벌어진 마룡선발대회에서 만나셨지요.”

그제야 당가기는 무천이라는 이름에 얽힌 소문을 기억해냈다.

마룡선발대회에서 한바탕 바람을 일으킨 사나이. 팔대마룡을 눈앞에 두고 홀연히 사라진 의문의 절세미남.

‘이런 멍청한! 내가 왜 그걸 기억 못했지?’

그만큼 그는 수천 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마룡선발대회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그는 속마음을 최대한 감추고 담담히 말했다.

“이제 보니 공손두를 만나러 가시는 길이었군요.”

“꼭 그것만은 아니지만, 더 이상은 제가 이야기하기 그렇군요.”

목량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당가기는 그런 목량이 왠지 얄밉게 느껴졌다.

입술이 닳도록 떠들었는데도 결국 알아낸 것은 미미했다.

무천이 마룡선발대회의 무천이라는 것.

그가 공손두를 잘 알고 있다는 것.

그 외에는…… 없었다.

종일 시시껄렁한 이야기만 나누었을 뿐.

그렇다고 더 깊이 들어가자니 자칫하면 수상하다는 인상만 줄 수 있었다.

잘못하면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지도 모르고.

‘젠장! 생긴 건 순박하게 생겼는데, 속은 여우 같은 자군.’

그때 혁무천이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사천 무림에 대해서 잘 아는 것 같은데, 혹시… 한때 잘 나갔던 당가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나?”

“예? 아, 하하. 뭐, 잘 안다기보다… 그냥 흘러가는 소문 정도만…….”

“혹시라도 생각나는 것 있으면 언제든 말해주게. 궁금한 게 있거든.”

“아… 예…….”

그 후 당가기는 입을 여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

 

표행은 해가 질 즈음 검문관(劒門關)을 통과했다.

어쩌면 이제야 사천성에 본격적으로 들어선 거라 할 수 있었다.

검문관을 지나면 촉도를 지나는 사람들이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하룻밤을 쉬었다 가는 마을이 나왔다.

그 때문에 제법 큰 객잔이 몇 개나 있어서 표행도 이틀 만에 편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날 밤, 뜻밖의 방문객이 혁무천을 찾아왔다.

 

“공자, 한유림입니다.”

혁무천은 한유림이 늦은 밤에 찾아온 이유를 알 수 없어 의아한 마음이 들었지만 만남을 거부하지 않았다.

“들어와.”

문을 열고 들어온 한유림은 혁무천의 일장 앞까지 걸어오더니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혁무천은 그런 한유림을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공자, 가르침을 내려 주십시오.”

“나에게 무엇을 배우겠다는 거냐?”

“저는 강해지고 싶습니다. 아니, 강해져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어려서 강해지는 방법을 모릅니다.”

“천구문의 무공을 배우지 않았단 말이냐?”

“애석하게도 조부님께서 일찍 돌아가시면서 외아들인 아버님께 천구의 절학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혁무천은 그제야 왜 천구문이 몰락하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천구문의 무공은 구결만 안다고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비록 마도로 취급받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심득을 얻으려면 오랜 수련과 깨달음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깨달은 자의 가르침이었다. 그런데 조부가 일찍 사망해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면 천구의 비기가 이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

“그럼 천구삼절은 구결만 전해졌겠군.”

“예…….”

한유림은 대답하면서도 의아한 마음이었다.

어떻게 무천이 천구삼절을 아는 걸까?

하지만 놀랄 일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천구의 보물이 천구삼절이 적힌 동판이었나?”

“…….”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다. 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있어서 유추해본 것이니까.”

그때 방문 밖에서 방울소리가 들리더니, 방문이 열리고 구원이 들어왔다. 딱딱하게 굳은 표정이었다.

“그대가 어떻게 그걸 아시오?”

“예전에 천구일마 한등산이 태백산의 한 고묘에서 동판을 얻어 고수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요.”

구원의 눈이 커졌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래도 어쨌든 아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니 그걸로 무천이란 자를 의심할 수도 없었다.

더구나 무천은 그들을 구해준 은인 아닌가. 천구의 보물도 중하지만 은혜를 저버릴 수는 없었다.

“소주, 그만 가시지요. 문일지십(聞一知十)의 기재인 소주시라면 머지않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거요.”

그런데 한유림이 고집을 부렸다.

“아닙니다, 장로님. 천구의 힘은 장로님과 저의 능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습니다. 과거 선조께서도 하늘의 이치를 깨달은 분의 도움이 있었기에 천구삼절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구원도 그 사실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열심히 연구하고 수련하면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저는 무 공자님께 머리 숙여 부탁드리려는 겁니다.”

“소주…….”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쩌면 무 공자님을 만난 것이야말로 저에게 천운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 장로님께서는 저의 결심을 막지 말아주세요.”

지금껏 단 한 번도 한유림이 이렇듯 고집을 피운 걸 본 적이 없던 구원은 당혹한 마음에 혁무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혁무천이 거절해주기를 바랐다.

가르침을 얻으려면 천구삼절의 구결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아무리 은인이라 해도 천구문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는 동판을 내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혁무천은 그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한유림을 보며 말했다.

“정말 힘을 얻고 싶으냐?”

“예, 얻고 싶습니다.”

“힘을 얻어서 무엇을 하고 싶은 거냐? 복수를 하고 싶으냐?”

“신의를 깨트린 자들에게는 당연히 대가를 받아낼 겁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도망 다니는 삶을 살고 싶지 않습니다.”

한유림의 결연한 표정에 그동안 힘들었던 나날이 그대로 투영되었다.

혁무천은 그가 안쓰럽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천구일마 한등산의 후예를 나 몰라라 할 수가 없었다.

“네 뜻이 그렇다면 내가 아는 바를 가르쳐주마. 단, 무엇을 얼마만큼 얻을 것인지는 너의 노력과 능력에 달려 있으니, 얻지 못했다 하여 나를 원망하지는 마라.”

“예… 스승…….”

“잠깐!”

갑작스런 외침에 한유림이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예?”

“스승은 무슨. 그냥 형이라고 불러.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부르니까.”

“그래도…….”

“싫으면 없던 일로 하자.”

“아닙니다! ……대형.”

“봐, 듣기 훨씬 좋잖아.”

혁무천의 너스레에 한유림이 벌게진 얼굴로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아, 그리고 천구삼절의 구결을 따로 알려주려 할 것 없다.”

“예? 구결을 알지 못하면 어떻게……?”

“대신 동판을 보여주면 된다. 천구삼절도 결국은 동판에서 시작된 거니까.”

“그건 안……!”

구원이 다급히 거부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한유림이 말을 잘랐다.

“예, 대형.”

“소주!”

“장로님, 제 아무리 귀한 보물이라 해도 대형이 아니었으면 이미 원수의 손에 넘어갔을 겁니다. 보여드리지 못할 이유가 없지요.”

“그건 그렇지만…….”

“이번 일은 천구문 제 칠대 문주인 제가 결정하겠습니다.”

구원은 한유림이 강하게 나오자 할 수 없이 한발 물러섰다.

“알겠소이다, 소주.”

“한산장으로 가는 것도 취소하겠어요.”

본래 천구의 보물인 동판을 숙부가 사는 한산장에 맡기려고 했다.

하지만 혁무천을 대형으로 모시고 무공을 배우기로 한 이상 굳이 그곳에 동판을 맡길 이유가 없었다.

“동판을 맡기지 않을 거라면 숙부에게 괜한 부담을 줄 필요가 없으니까요.”

자신이 한산장에 가면 무림인들은 어떻게든 자신과 한산장을 연관 지어서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백원방과 북현문만 해도 감당할 수 없는데, 혈왕동마저 연관된 터였다.

물론 혈왕동은 천구의 보물을 노리고 온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혈왕동에서 표행이 천구의 보물을 운반하는 중이었다는 것을 알면 얼마든지 욕심을 내며 달려들 수도 있는 것이다.

구원도 그 점이 걱정이었기에 한유림의 말에 반대하지 않았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하실 거요? 무 공자를 따라가실 거요?”

“하나라도 더 배우려면 그래야지요. 장로님은 불편하시면 따라오지 않으셔도 돼요.”

“그럴 순 없지요. 소문주께서 가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갈 거요.”

 

혁무천이 한유림을 동생으로 삼은 걸 알고 장대산이 제일 좋아했다. 자신에게도 동생이 생긴 것이다.

목량이나 강탁도 동생이 하나 더 생긴 것을 즐거워하며 반겼다.

특히 영추문은 친동생이라도 만난 듯 살갑게 대했다. 평소와 달리 목소리도 부드러웠고.

“누가 귀찮게 하면 언제든 말해, 동생. 이 누나가 해결해줄게.”

누나?

주먹을 무지막지하게 쓰는 저 사람이 여자라고?

한유림은 그날에서야 영추문이 여자인 걸 알고 눈이 동그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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