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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하마제 64화

무료소설 혈하마제: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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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혈하마제 64화

혈하-第 64 章 기구한 운명

 

기녀의 육신은 신의 걸작이었다.

솟을 곳에 솟고, 퍼질 곳은 알맞게 퍼진 육체의 선.

너무도 아름답고 고혹적이었다.

수줍었던지 기녀는 오른 손으로는 젖가슴을, 그리고 왼손으로는 하복부를 가렸다.

그 자태가 더욱 유혹적이었다.

사군보조차 호흡이 흐트러질 정도였다.

“저어…… 제 몸이 마음에 드시나요.”

기녀의 질문에 사군보는 문득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이 기녀는 무엇인가 틀리다! 아까 그 여인들에 비해 악에 물들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그는 입을 열었다.

“이리 가까이 오너라!”

기녀는 움찔하며 다가섰다.

그녀는 결심한 듯 사군보의 무릎 위에 입술을 씹으며 올라탔다.

사군보는 기녀의 육향과 물컹한 느낌에 전율을 느꼈다.

‘이 기녀는 철저히 노리개로 훈련을 받았다.’

그는 눈앞의 팽팽히 여문 젖가슴을 응시했다.

연 분홍 빛 유두는 두려움 때문인지 수치심 때문인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젖가슴 사이를 타고 내려 미묘하게 치솟았다가 꺼지는 아랫배를 흘러, 은은한 비림이 엮어진 기녀의 종착지까지 그의 한 눈에 들어왔다.

기녀가 주저하다가 팔을 뻗어 그의 목을 휘감았다.

“저를…… 가져주세요.”

사군보는 아찔함을 느꼈다.

그는 이토록 노골적인 유혹은 처음 당했다.

총각의 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꾼도 아니다.

아직 경험이 일천한 그가 어찌 이런 유혹에 가슴이 떨리지 않으랴.

그는 한 손으로 기녀의 등과 둔부를 쓰다듬었다.

“네 이름은 무엇이냐.”

“민화(旻花)에요.”

“그것 말고 본명 말이다.”

“그건……”

기녀의 육체가 잔 경련을 일으켰다.

사군보는 내친 김에 한 걸음 더 나갔다.

“왜 밝히지 못하겠다는 거냐.”

“그게 아니오라……”

기녀의 눈에서 눈물이 글썽거렸다.

“소녀는 오직 나으리를 즐겁게 해드리기로만……”

“흥! 내가 즐겁지 않다면?”

그 말에 기녀의 안색이 겁으로 새파랗게 질렸다.

“그러면 소녀는 죽습니다. 나으리, 무엇이든 시키는 대로 할 테니 제발……”

사군보의 뇌리에 문득 영감이 떠올랐다.

“흥! 나는 좀 더 각별한 취미가 있다. 네 과거를 알아야 더 즐거움을 느낀단 말이다.”

“제발……”

기녀는 눈물을 쏟았다.

애원했다.

사군보는 바짝 고삐를 당겼다.

그의 또 다른 한 손은 기녀의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다.

“이래도 말하지 않겠느냐? 내가 너를 거절하면 어찌되느냐?”

“흐흑…… 나리…… 그것만은……”

기녀의 눈물과 호소에 사군보는 확신을 가졌다.

그는 싸늘하게 물었다.

“그러니까 본명을 말하란 말이다!”

마침내 기녀는 체념한 듯 대답했다.

“소녀는…… 벽하선(碧河善)이라 해요.”

“벽하선, 좋은 이름이군. 출신은?”

“그, 그건……”

“흐흐…… 정녕 내가 화를 내야 한단 말이냐.”

사군보가 으름장을 놓자 마침내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그걸 발설하면 소녀의 목숨은……”

“내가 보장하마! 뿐만 아니라 네 몸도 건드리지 않겠다.”

실로 뜻밖의 말이라 벽하선은 두 눈에 놀라움을 떠올랐다.

사군보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라. 나는 오늘 몸이 좋지 않다. 네가 원한다면 내가 너와 만족스럽게 놀았다고 말해 주마.”

사군보는 그 말을 하며 다소 모험이라고 생각했다.

만일 벽하선이 자신을 의심하여 그 말을 윗전에 보고하면 자신은 크게 의심받을 것이 틀림없었다.

한데 의외로 벽하선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나으리께만 알려 드리겠어요.”

그녀는 문득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더니 말했다.

“원래 소녀는 무가의 후예로서 강남 무림의 황평표국(凰萍鏢局) 대국주의 딸이었어요.”

사군보의 눈이 빛났다.

황평표국.

강남 무림에서 최대의 표국을 자랑한다.

한 쌍의 쌍도로 무림에 그 이름을 떨어 올리던 무적쌍도(無敵雙刀) 벽지(碧至)가 세운 표국이었다.

벽하선은 말을 이었다.

어느 날 밤이었다.

일단의 괴인들로부터 벽하선은 불의의 납치를 당하였다.

그녀는 본래는 나찰시녀라는 활강시를 만드는 용도로 납치된 것이었으나 오는 도중에 그녀는 납치자에게 겁탈을 당해 순결을 잃었다.

그 바람에 그녀는 사내의 노리개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사군보는 벽하선의 기구한 불행을 듣고 내심 분노를 금치 못했다.

“흑흑……집에 가고 싶어요.”

벽하선은 설움이 복받친 듯 오열을 터뜨렸다.

사군보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안됐구나. 내가 한 번 힘써 보겠다. 너를 집으로 돌려보내도록 말이다.”

벽하선은 문득 몸을 부르르 떨더니 고개를 들어 그를 응시했다.

여인의 직감이 작용한 것일까?

“당신은 누구죠?”

“내가 누구라니?”

“당신은 가짜예요!”

갑자기 벽하선은 안색이 파랗게 변하며 소리쳤다.

“흡!”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남자의 두터운 입술이 덮치는 것을 느꼈다.

위기를 느낀 사군보가 그만 입으로 그녀의 입을 막은 것이었다.

벽하선은 그의 품속에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쳤다.

하나 사군보는 그녀를 침상에 쓰러뜨렸다.

이어 그녀를 올라탄 뒤 입술을 떼었다.

“함부로 떠들지 마라. 내가 왜 가짜란 말이냐?”

벽하선의 표정은 확고했다.

“당신은 가짜예요! 절대 진짜일 리가 없어요.”

“왜지?”

“소녀가 아는 한 이곳에 당신 같은 정인군자는 없어요.”

“내가 정인군자라고?”

사군보는 씁쓸하게 웃었다.

이어, 그는 음성을 바꾸었다.

“잘 보았다.”

그의 음성이 갑자기 낭랑하게 변하자 벽하선은 눈을 크게 떴다.

“나는 결코 낭자를 해칠 사람이 아닙니다. 낭자를 이곳에서 구해주지.”

벽하선은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저에게 당신의 본 얼굴을 보여 주세요.”

사군보는 흠칫했다.

“구태여 그럴 필요가 있나?”

“보여 주세요!”

그녀의 태도는 완강했다.

사군보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쩔 수 없군.”

그의 얼굴이 변화했다.

벽하선은 눈부신 표정을 지었다.

‘어찌 이토록 아름답게 생긴 사람이 있단 말인가?’

적어도 그녀의 기억 속에 그런 남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사군보의 본 모습에 넋을 잃었다.

자신의 처지조차 잊었다.

“이젠 됐어요?”

사군보의 담담한 음성이 울렸다.

“나를 믿어요. 나는 우연히 이곳에 잠입했습니다. 이곳은 사악한 집단이고 나는 이곳에서 낭자를 구출해 줄게요.”

벽하선은 문득 무엇을 생각했는지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불가능해요.”

“왜요?”

“그보다 저를 가져주세요.”

실로 뜻밖의 말에 사군보는 흠칫했다.

벽하선은 샐쭉한 표정을 지었다.

“싫은가요? 제 몸이 더럽다고 여겨선 가요?”

“아니. 그게 아니라……”

“흥! 그럼 왜죠?”

벽하선은 오열을 터뜨렸다.

“흐흑…… 틀림없어요! 당신은 저를 더럽다고 여기고 경멸하고 있는 거예요.”

“그, 그건……”

“그렇지 않다면 저를 가지지 못할 이유가 없어요.”

사군보는 진땀이 흘렀다.

“낭자, 고정하고……”

“아니요. 날 가지지 않으면 난 당신을 고발할 거에요.”

“그럼 난 낭자를 죽일 수 밖에 없어.”

“차라리 죽이세요. 이런 삶을 살바에는 죽는 게 나아요.”

“미치겠네.”

사군보의 속이 바싹 탔다.

“왜 그러지? 진짜 이유가 뭐야?”

“난……난 당신에게 안기고 싶어요. 비록 더러운 몸이지만 마음 속에 한 사람 정도는 품고 싶단 말이에요. 그것도 욕심인 줄 알지만……”

“도저히 이해가 안 가네.”

“여자 마음이란 그런 거예요.”

“하~”

사군보는 어이가 없었다.

그는 그녀는 물끄러미 주시했다.

그녀는 그의 눈을 흔들림 없이 빤히 바라보았다.

거짓하나 없다.

진정으로 그에게 안기고 싶은 것이다.

추억이라도 만들고 싶단 건가?

결국 사군보는 긴 숨을 내쉬었다.

“후우~ 별 수 없군.”

그의 한숨에 벽하선이 배시시 웃었다.

“고마워요, 가슴 한 편에 좋은 꿈 갖게 해줘서.”

그녀는 진정으로 기뻤다.

 

벽하선.

그녀는 고운 양털로 속을 해 만든 푹신푹신한 이불에 몸을 뉘이고 있었다.

그녀는 누운 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리를 벌렸다.

벌어진 치마 안에는 아무 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검은 털이 보송보송하게 깔려 있는 언덕.

하얀 피부로 인해 더욱 무성한 검은 밀림을 연상하게 하였다.

그 속에 자리한 붉고 깊은 계곡은 붉은 빛을 띤 채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계곡 입구에 수줍게 떨고 있는 닭 벼슬 모양의 연 분홍 빛 꽃잎.

그것은 그야말로 남자들의 아랫도리를 불끈거리게 할 유혹 덩어리였다.

사군보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벽하선의 개방된 중심부를 노려보았다.

“꿀꺽!”

사군보는 침을 꿀꺽 삼키며 절로 신음했다.

눈앞에 맛있는 상이 차려져 있는 것을 바라보는 어린 아이 마냥 그의 두 눈엔 탐욕이 가득했다.

사군보는 벽하선의 확연히 드러나 있는 하체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만약 눈빛에 날이 선다면 벽하선의 은밀한 부분은 칼로 싹 도려 질 정도로 강렬한 눈빛이었다.

사군보는 자신의 하체 일부가 주체할 수 없도록 불끈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사군보는 침을 꼴깍 삼키며 벽하선 곁에 다가갔다.

벽하선의 몸이 가볍게 떨렸다.

그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녀는 몸을 뒤척인다거나 얼굴을 가린 손을 떼는 등의 거부를 보이지 않았다.

순종의 뜻으로 가만히 누워 있을 뿐이다.

그녀는 처녀가 아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많은 사내를 알고 있는 기녀다.

기녀가 화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운명.

그러나 이번 일은 아니다.

추억 만들기다.

어차피 숱한 사내들의 노리개로 전락한 인생.

한 사람이라도.

기왕이면 꿈의 왕자처럼 한 사람만의 여자로 추억을 갖고 싶은 것이다.

사군보는 그래서 그녀의 주인이기보다는, 은인이다.

“흐윽!”

벽하선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의 몸 위로 사군보의 몸이 덮쳐 올라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녀는 짐짓 부끄럽다는 양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어느 사내건 자신이 안을 여자가 처음이길 바란다.

처음이 아니라 해도 경험이 적기를 바란다.

그걸 잘 알고 있는 벽하선이기에 그녀는 무척 조심스럽고 부끄럽게 행동했다.

“무서워하지 마.”

사군보는 벽하선의 얼굴을 가린 손을 치웠다.

벽하선의 얼굴은 약간의 흥분과 열기로 발그레하게 달아 있었다.

“아름다워!”

사군보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벽하선의 붉은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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