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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천화 179화

무료소설 귀환천하: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5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귀환천화 179화

179화

 

 

백리혜는 입술을 살짝 씹었다. 생각을 해보긴 했는데, 너무 허황되게 느껴져서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혁무천이 답을 기다리듯 바라보고만 있자, 용기를 내서 말했다.

“혹시… 천화상단과도 싸우실 생각이신가요?”

“못할 것도 없지.”

백리궁과 백리양의 눈이 커졌다.

반면 백리혜는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역시 그렇군요. 그럼 천룡방을 이용하실 생각이신가요?”

“그들이 천룡방과 손을 잡는다면, 그 순간부터 우리에게 명분이 생긴다. 아마 그들도 그걸 알고 있을걸?”

“그걸 알면서도 손을 잡을 거라는 겁니까?”

백리양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는 황금 운용에는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다. 하지만 대세를 보는 눈은 아직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다.

더구나 천하를 놓고 벌어지는 물밑의 전쟁은 수많은 변수가 있었다.

“천룡방이 지닌 황하상선이 탐나서라도 천룡방과의 연수를 포기하지 못할 거다. 우리를 얕보는 마음도 있을 것이고.”

이번에는 백리혜가 말했다.

“천화상단에게서 천룡방의 상권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 보나요? 너무 자신만만하신 거 아니에요?”

“뭘 잘못 알고 있군.”

“제가 뭘 잘못 알고 있다는 거죠?”

“내가 원하는 건 천룡방의 상권이 아니다. 물론 힘의 균형을 맞추려는 것도 아니고.”

“예?”

의아해하던 백리혜의 눈이 점점 커졌다. 목소리도 가늘게 떨렸다.

“그럼… 설마……?”

“그래, 내가 원하는 건 천화상단이야.”

혁무천은 그 말을 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너무 담담한 목소리여서 그냥 농담을 한번 해본 것처럼 들릴 정도였다.

“천화상단이 어떤 곳인지 알긴 아세요?”

얼마나 어이가 없었던지, 백리혜의 목소리가 뾰족하게 튀어나왔다.

그럼에도 혁무천은 어깨만 슬쩍 으쓱했다.

“조금은. 양에게 열심히 배웠거든.”

“하아아아…….”

백리혜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백리궁은 언쟁 아닌 언쟁을 조용히 지켜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자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게나. 나는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네.”

“아버지!”

“왜? 그럼 네가 해볼래?”

“…….”

백리궁의 농담조 말에 백리혜는 붕어처럼 입만 뻐끔거렸다.

말 한마디로 백리혜의 입을 막은 백리궁이 혁무천에게 다시 물었다.

“원하는 거라도 있나? 말해보게.”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역성에 지부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게.”

그때 백리혜가 말했다.

“아! 얼마 전에 단주님 동생이라는 사람이 찾아왔어요.”

“동생?”

“은설이라고…….”

혁무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지요.”

빠르게 말을 한 그가 밖으로 달려 나갔다.

어찌나 빠른지 어? 했을 때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

“허어…….”

방 안에 있던 백리궁과 백리양, 백리혜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활짝 열린 문만 바라보았다.

 

***

 

객당의 뒷마당에서 검을 수련하던 은설은 뒷마당을 오갔다.

드디어 오빠가 도착했다.

달려가서 만나고 싶은데, 마음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설마 마음대로 왔다고 뭐라고 하진 않겠지?’

그러진 않을 것이다. 힘들면 언제든 오라고 했는데 뭐.

그녀는 싱숭생숭한 마음을 털어버리기 위해 다시 검을 들었다.

쉬쉬쉭! 휘리릭!

무명도에서 혁무천에게 배운 비화십삼검이 그녀의 손끝에서 줄줄이 펼쳐졌다.

아름다운 검화가 그녀를 중심으로 가득 피어났다.

비화십삼검은 화산의 매화칠절검과 비연선자의 비연신검이 혼합된 검법이었다.

무명도 동굴 속에 남아 있는 검법구결이 완전치 않아서 혁무천이 두 검법의 장점만 추려 재창조하다시피 한 검법.

그런데 절묘하게 서로가 모자란 부분을 적절히 보완해주어서 보타암의 신니조차 상승의 검으로 인정할 정도였다.

그녀가 익힌 수준은 칠성 정도. 완성시키려면 아직 멀었지만 지금만으로도 능히 일류고수 수준이었다.

부운신법을 펼쳐서 허공에 떠오른 그녀는 열두 송이의 검화를 새긴 후 땅에 내려섰다.

그때 뒤에서 혀 차는 소리가 들렸다.

“쯔쯔쯔, 그동안 뭐한 거냐? 열두 송이 검화를 이중으로 피워내야 제 위력을 발휘하지.”

막 땅에 발을 디딘 은설이 휘청거렸다.

“허, 검을 펼치면서 중심도 못 잡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은설이 그 말에 홱 돌아섰다.

“오빠 때문이잖아요!”

그녀는 뒷짐을 지고 서 있는 혁무천을 째려보았다.

나름대로 침착하려 했는데, 눈꺼풀이 떨렸다.

“바보같이, 울기나 하고.”

“누가 울어요!”

다시 소리를 질렀지만, 야속하게도 눈에 눈물이 한가득 맺혔다.

“씨이…….”

쓱쓱.

소매로 눈물을 닦아낸 은설이 검을 한쪽에 내던지고 혁무천을 향해 휙 몸을 날렸다.

“어?”

혁무천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은설을 빤히 보면서도 피하지 않았다.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두 손을 뻗었다.

그 와중에도 입에서는 엉뚱한 소리만 나왔다.

“야, 인마. 무사가 어디서 검을 함부로 버려…….”

덥석.

은설이 몸을 날린 그대로 혁무천의 품에 안겼다.

혁무천은 그녀를 안고 내려다보았다.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 있었다.

뭐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은데 입술이 달라붙은 듯 열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뒤쪽에서 누군가가 후다닥 떠나가는 기척이 느껴졌다.

뒷마당에서 남녀가 끌어안고 있으니 놀라서 자리를 피한 듯했다.

그래도 두 사람은 그 자세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나 안 봤어! 진짜야!”

뒤에서 동대안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금 전 도망치듯 떠난 사람이 그인 듯했다.

그제야 은설이 고개를 들고 배시시 웃었다.

“솔직히 말해 봐요. 제가 와서 기뻐요, 싫어요?”

“……좋다.”

“정말이죠?”

“그래.”

“그럼 저 이제 안 떠날게요.”

“정말이냐?”

“대신…… 나중에 오빠가 제 대신 아버지의 원한을 갚아줘요. 솔직히 제 힘으로는 어려울 것 같거든요. 어려우면…… 안 해줘도 돼요.”

끄덕끄덕.

“그래, 약속하마. 이 오빠가 해주마.”

“그리고…… 오빠도 제 곁을 떠나지 마요.”

혁무천도 그러고 싶었다.

그런데 두려웠다.

자신이 백여 년 전 사람이란 걸 알고도 은설이 곁에 남을까?

만약… 자신이 혈천의 아수라, 마천제라는 걸 알게 되면……?

은설이 그것도 모르고 재촉한다.

“약속해줘요.”

혁무천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하마.”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었다.

자신의 입으로 밝히지만 않으면 은설이 어떻게 알겠어?

“어어? 목가야, 오지 마. 안에 들어가면 안 돼.”

뒤에서 다시 동대안이 누군가를 말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목량이 자신을 찾으러 온 듯했다.

피식, 실소를 지은 혁무천이 은설을 안은 팔을 풀었다.

그제야 은설도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무심코 은설을 내려다보던 혁무천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반짝였다.

은설의 가슴이 지난 몇 달 사이 더 커진 듯했다.

“뭘 봐요?”

은설이 혁무천의 시선이 향한 곳을 짐작하고 눈을 흘겼다.

혁무천은 머쓱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눈에 보이는데 어떡하란 말인가.

‘달려와서 안길 때는 언제고…….’

 

혁무천은 은설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차를 따라준 그는 은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소림사에서는 왜 나온 거냐? 천기회도 함께 나왔어?”

“제가 소림사에 있었던 거, 아셨어요?”

“응? 응. 들었다.”

혁무천은 차마 자신이 몰래 숨어서 봤다는 말은 하지 못하고 대충 둘러댔다.

그 말을 하면 깔깔거리고 웃을지도 몰랐다. 아니면 눈을 흘기며 왜 나타나지 않았냐고 할지도 모르고.

“아무래도… 천기회는 제가 있을 곳이 아닌 거 같아서 나왔어요.”

혁무천은 은설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잘 생각했다. 솔직히 신도평 같은 뺀질뺀질한 놈은 너와 어울리지 않아.”

“흥, 그 재수 없는 사람 이야기는 하지 마요.”

“…….”

뭐지? 이 반응은?

혁무천은 은설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자신이 모르는 뭔가가 있는 듯했다.

“혹시… 그놈이 너에게 무슨 수작이라도…….”

“저보고 후처로 들어오래요.”

“뭐야?! 신도평, 그 개새… 그 놈이 정말로……!”

발끈한 혁무천은 평소 쓰지 않던 쌍욕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그런데 은설이 고개를 저었다.

“신도 공자 말고, 신도 공자의 아버지가요. 근데 신도 공자 표정을 보니 미리 입을 맞춘 것 같았어요.”

버럭 화를 냈던 혁무천은 은설의 말에서 생각지 못한 단어를 듣고 급히 물었다.

“잠깐. 신도평의 아버지?”

“예, 천기회의 회주요. 이름이 신도명산이에요.”

천기회의 정예고수가 나온 것은 혁무천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천기회의 회주까지 직접 소림사에 갔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신도평의 아버지가 그렇게 말했단 말이지?”

“예.”

“나이깨나 먹은 사람이 속이 없군. 아들이나 아비나…….”

“그래서 나왔어요. 그곳에 더 있으면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요.”

누구에게 하소연하기도 쉽지 않은 이야기였다. 그런데 오빠에게 다 털어놓으니 속이 시원했다.

“잘했다. 정말 잘 생각했어.”

혁무천도 근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선택을 반겼다.

“이제 오빠가 책임져요.”

응? 갑자기 왜 이야기가 그쪽으로 흐르지?

어쨌든 싫지는 않았다.

다만 문제는…….

혁무천이 바로 대답을 하지 않자, 은설이 다시 흘겨보았다.

“왜요, 싫어요? 약속했잖아요, 제 곁에 있어준다고요. 오빠도 제가 별 볼일 없는 계집이어서 마음에 안 들어요?”

“아니, 아니. 싫긴…. 나야 좋지! 설아가 나와 함께 하겠다는데, 내가 왜 싫어?”

“근데 왜요?”

“나하고 너,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괜찮겠어?”

어이가 없다는 듯 은설이 실소를 지었다.

솔직히 그녀는 오빠도 신분 때문에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걸까 싶어서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기껏 이유가 나이 때문이라니.

“피이, 누가 이상하게 봐요?”

“전에 신도평이 나이 차가 많이 나면 여자가 안 좋아한다고 그러던데…….”

“예? 그럼 혹시 그때…….”

“음, 그래서 그냥 떠난 거다.”

“후우우, 오빠도 참.”

은설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혁무천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닫고 찻잔 속의 동그라미만 세었다.

“오빠.”

“어.”

“울 할아버지하고 할머니하고 스무 살 차이 났는데도 잘 사셨대요.”

“그, 그래?”

“옆집 아저씨도 열다섯 살인가, 열여섯 살인가 차이 나셨어요. 거기에 비하면 오빠와 난 양호한 편이죠 뭐.”

그건 그렇다. 기껏해야 띠동갑이니.

문제는…… 건너 뛴 백십 년이란 세월이다.

그건 절대 말할 수 없었다.

 

***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만마성에서 대규모 무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 중에는 마천문과 혈왕동의 무사들도 있었다.

모두 일천오백 명.

그들은 북쪽으로 길을 잡고 하루 이백여 리 속도로 전진했다.

수주 일대에서 만마성을 지켜보던 자들은 자신들이 속한 문파에 급박하게 소식을 전했다.

곳곳에서 전서구 십여 마리가 창공으로 날아갔다. 전서구로 연락할 수 없는 자들은 직접 달려가기도 했다.

철혈마련이 주축이 되어 움직인 마도 삼파에 이어, 이번에는 만마성을 비롯한 삼파가 움직인 상황이었다.

제일 먼저 목표물이 될지 모르는 제갈세가와 무당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대기했다.

하지만 만마성이 주축이 된 무리는 그들이 생각지 못한 곳으로 향했다.

그들이 노리는 곳은 등주였다. 정확히는 등주성에서 백 리 정도 북쪽에 있는 대장원.

그곳에 정은맹의 주력이 웅크리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온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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