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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천화 294화

무료소설 귀환천하: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7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귀환천화 294화

294화

 

 

철명군은 찻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그가 위험한 줄 알면서도 이곳으로 올까?”

“그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자가 아니오.”

천궁환의 말을 들으며 차를 한 모금 마신 철명군이 찻잔을 내려놓았다.

“하긴 백경과 중리안이 밀릴 정도라면 보통 인물은 아니라고 봐야겠지.”

“솔직히 지태상과 인태상이라면 그를 처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소. 그런데 아쉽게도 실패하고 말았소.”

“그 일은 우리도 아쉬운 일이네. 그렇다고 우리가 전적으로 책임질 일 또한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네.”

“그를 처리하지 못하면 천화상단의 미래 역시 보장할 수 없소.”

“의외군. 항상 자신만만하던 자네가 그런 말을 하다니.”

“나 역시 믿기지 않지만, 일 년 만에 팔대마세에 버금가는 힘을 얻은 자요.”

“대단하군.”

“오죽하면 내가 철 태상께 이런 말을 하겠소?”

철명군은 천궁환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그도 천궁환이 비천에 아쉬운 소리 하는 걸 싫어한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리 말한다는 건 그만큼 절실하다는 뜻.

“그럼 자네가 손을 잡은 마세에 도움을 청하지, 왜 껄끄럽게 생각하는 나에게 그 말을 하는가?”

천궁환은 흠칫하며 순간적으로 눈빛이 흔들렸다.

자신이 팔대마세 중 몇 곳과 암암리에 맺은 협약을 알고 있는 듯했다.

“외부의 일이라면 그들의 도움을 요청했을지도 모릅니다만, 이번 일은 내부의 일이기 때문이지요.”

철명군은 잠시 생각하더니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그런데 우리가 그를 처리하면 우리에게 뭘 줄 건가?”

“비천은 천화상단과 한 몸이오. 꼭 무언가를 주어야만 움직일 수 있단 말이오?”

“한 몸이라…….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 그래도 뭔가 보상이 있어야 우리도 전력을 다하지 않겠나?”

천궁환은 철명군이 무엇을 요구할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힘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요구를 들어줄 건지 여부는 조건을 들어본 다음에 판단해도 될 일.

“말씀해보시오.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들어주겠소.”

“우리가 그를 처리하면…… 선대의 맹약을 파기해주게.”

“……?”

생각지 못한 조건에 천궁환은 바로 답을 못했다.

“왜? 자네도 우리가 간섭하는 걸 싫어하지 않았나?”

철명군이 그 말을 한 후에야 천궁환은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되물었다.

“정말 그게 조건이오?”

“우리도 이제 울타리를 벗어나서 자유롭게 날고 싶네. 이유는 그게 전부야.”

천가와 비천은 오래 전에 맹약을 맺고 하나가 되었다.

마음이 갈라선 지금도 비천이 천화상단과 함께 하는 것 역시 그 맹약 때문이었다.

최근 들어서 비천의 힘이 강해지자, 천궁환은 그들이 맹약을 어기고 엉뚱한 욕심을 품는 것 아닌가 짐작했다.

천화상단을 장악한 후 강호무림을 제패하겠다는 욕심 말이다.

그들이 대표로 내세운 황승의 태도만 봐도 분명 그런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단 말인가?

그럼 지금까지 자신이 우려한 건 뭐라 말인가.

허탈감이 들 지경.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천궁환은 마음을 다잡았다.

천화상단을 욕심내지 않고 단순히 강호에 나가는 거라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다.

어차피 천화상단은 자체적으로 키운 사대천화와 천화오대가 있지 않은가.

그들만으로도 상단을 유지하는 건 어렵지 않다. 모자라는 무력은 돈으로 고수들을 사들이면 되고.

나름 계산을 끝낸 천궁환은 힘들게 입을 열었다.

“그를 처리하면…… 받아들이겠소.”

“좋아, 그럼 그는 우리가 맡지.”

철명군은 담담히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 그래도 체구가 커보였는데, 일어서니 앉아 있을 때보다도 더 장대한 체격이었다.

“혹시 오해하고 있을지 몰라서 하는 말인데, 우리도 돈이야 많으면 좋긴 한데…… 장사에는 관심이 없다네.”

담담하게 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서 천화대전을 나섰다.

대전의 문이 닫힐 때까지 천궁환은 앉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

 

짙은 회색빛 구름으로 뒤덮인 제남의 하늘에서 솜털 같은 눈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둠이 짙어질 때쯤에는 함박눈으로 변해서 시야가 더욱 분간하기 어려워졌다.

그때 한 사람이 천화상단의 담장을 날아 넘었다.

그는 어둠과 함박눈에 녹아든 채 어딘가로 빠르게 이동했다.

경비를 서고 있던 자들 누구도 그의 움직임을 눈치 채지 못했다.

정원의 나무와 지붕을 넘나든 그는 순식간에 작은 동산을 우회했다.

‘저기군.’

혁무천은 천화상단 본채의 건물이 있는 곳과 동 떨어져 있는 전각군을 바라보았다.

특별히 경비를 서고 있는 무사는 없었다.

은신하고 있는 자도 없었다.

말 그대로 무방비상태.

그럼에도 혁무천은 그곳에서 칼날 같은 예기를 느끼고 신중을 기해 움직였다.

그가 지닌 경공술 중 등천을 펼쳐 솟구친 그는 환무신법을 펼치며 전각군으로 날아갔다.

함박눈 사이를 누비며 날아가는 그는 한 마리 야조나 다름없었다.

설령 누군가가 고개를 들어서 봤다 해도 그저 바람이 함박눈을 쓸어내는 것만 보였을 것이다.

함박눈 사이를 뚫고 이십 장을 날아간 그는 깊숙한 곳에 있는 전각의 지붕 위에 내려섰다.

눈이 내려 하얗게 쌓여 있음에도 그의 발밑에는 발자국조차 남지 않았다.

그 상태로 서서 기감을 퍼뜨려 주위를 살펴보았다.

곳곳에서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능히 절정경지에 오른 기운이었다.

그 중에는 절정경지를 넘어 초절정경지에 이른 기운도 간간이 섞여 있었다.

어느 순간, 혁무천의 눈빛이 반짝였다.

언젠가 한번 대해본 기운이 느껴졌다.

그 기운의 주인은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세 번째 전각에 있었다.

‘중리안이라고 했던가?’

그리고 그 옆쪽의 전각에서는 백경의 것으로 보이는 기운이 감지되었다.

이제 둘.

삼태상이라 했으니 절대경지의 기운을 지닌 자가 한 사람 정도는 더 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정면의 전각을 훑어보던 그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대단하군.’

빙천관에서 깨어난 후 지금까지 대해본 그 어떤 기운보다 강한 느낌이었다.

황촛불에 비친 그림자가 창문가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

그리고 곧,

덜컹.

창문이 열렸다.

방 안에 있던 자가 창밖을 보며 말했다.

“선자불래라 했거늘, 이 밤에 손님이 오셨군. 뉘신가?”

지붕 위에 서 있던 혁무천의 모습이 유령처럼 흔들리더니 사라졌다.

<알고 싶으면 따라 오시오.>

한 줄기 목소리가 철명군의 머릿속에서 울렸다. 전음 중에서도 최상위의 능력인 심어(心語)였다.

지붕 위를 바라보던 철명군의 모습도 거품이 터지듯 사라졌다.

 

천화상단 동쪽은 작은 야산으로 겹겹이 이어져 있었다.

담장에서 삼백여 장 떨어진 야산 사이의 새하얀 공터에 두 사람이 나타났다.

먼저 혁무천이 모습을 드러내고, 셋을 세었을 때쯤 철명군이 내려섰다.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여 가던 함박눈이 조금 약해진 상태였다.

“그대가 무천인가?”

철명군이 먼저 물었다.

“그렇소. 귀하가 비천의 주인이오?”

혁무천이 돌아서며 물었다.

“비천에는 주인이 없네. 그저 동료만 있을 뿐이지.”

철명군이 담담히 답하며 걸음을 내딛었다.

쏴아아아아.

바닥에 쌓였던 눈이 원을 그리며 파도처럼 밀려났다.

철명군은 걸음을 내딛으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인근 백 장 안에서는 고수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한밤중에 먹을 것 찾아 나온 날짐승 몇 마리. 강아지인지 뭔지 모를 네 발 달린 짐승 한 마리. 술에 취해서 길을 잃은 두 발 달린 짐승 한 마리가 전부였다.

“혼자서 나를 불러내다니. 자신감이 대단하군.”

“혼자 불러내지 못할 건 또 뭐요?”

“하긴……. 그럼 이제 왜 나를 불러냈는지 말해봐라.”

“조호이산(調虎離山).”

“호랑이를 산에서 내려오게 만든다?”

“그렇소. 아마 지금쯤 또 다른 호랑이 한 마리가 산을 떠나고 있을 거요.”

철명군은 그 말에 미간을 좁혔다.

무천이 호랑이라고 할 만한 사람은 비천에 두 사람이 남았다.

백경과 중리안.

그 둘 중 한 사람을 더 불러냈다는 말.

“무엇 때문인가?”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위해서요.”

매듭은 묶은 자가 풀어야 한다는 뜻.

혁무천은 철명군을 불러내며 전음을 한 번 더 보냈다.

전음을 받은 주인은 백경.

그는 지금쯤 남쪽의 용산평에 있는 천위를 만나러 가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엮은 매듭을 풀기 위해서.

“호랑이 두 마리를 불러냈으니 다음은 각개격파(各個擊破)의 차례라고 할 수 있지요.”

철명군은 담담한 혁무천의 말을 들으며 가슴이 무거워졌다.

뛰어나다는 말은 들었다.

오죽하면 천궁환이 자신에게 도움을 청할까.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뛰어난 아이구나.’

비천의 호랑이 세 마리 중 두 마리가 산을 나섰다. 그들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비천의 힘은 한순간에 절반이 줄어들 것이다.

‘아무래도 오늘 밤 일진은 길보다 흉이 더 많을 것 같군.’

그렇다면 흉한 일진을 풀어내야겠지.

힘을 써서라도!

어차피 처리해야 할 이유도 있으니.

후우우웅!

장대한 체구의 철명군을 중심으로 회오리가 휘돌았다.

주위 바닥에서 솟구친 눈과 하늘에서 내리던 눈이 회오리에 휘말렸다.

“어디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지녔는지 보자꾸나!”

고오오오오.

혁무천 역시 처음부터 공력을 팔성까지 끌어올렸다.

백마궁에서 생명선 하나가 녹아들기 전에 비하면 구성의 경지나 비슷했다.

하늘에서 떨어지던 눈이 혁무천을 중심에 두고 이 장 반경 밖에서 가루로 변하며 스러졌다.

“나 역시 비천의 천태상이 얼마나 강한지 보리다!”

“오냐! 어디 한번 받아봐라!”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쌍장을 내밀었다.

콰아아아아!

가공할 위력이 담긴 장력이 네 개의 손바닥에서 쏟아졌다.

두 사람 사이 사 장 사이에 있던 바닥의 눈이 쫙 갈라지고,

콰르르르릉!

천둥소리가 지축을 울렸다.

눈이 쓸려나가며 드러난 얼어붙은 대지가 움푹 파이는가 싶더니, 폭발하듯 양쪽으로 터져 나갔다.

콰과과광!

일 장 대결을 펼친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서로를 노려보았다.

장포가 찢어질 듯이 펄럭이고, 머리카락이 폭풍 앞에 선 사람처럼 휘날렸다.

“좋아! 정말 좋구나!”

철명군은 참으로 오랜만에 호승심을 느끼고 절로 흥이 났다.

비천의 이인자인 백경조차 자신보다 한 수 아래였다.

천하의 고수라는 사대천마도 눈에 차지 않았다.

정파의 최강고수 삼성 중 일인도 이십 년 전에 만나본 그였다. 그들 누구도 오늘과 같은 감흥을 주지 못했었다.

천궁환은 무천을 너무나 잘못 봤다.

무천은 이무기가 아니라, 이미 천룡이 된 자였다.

“세상이 너를 너무나 모르고 있었구나!”

“창천을 누빌 수 있는 분이 왜 작은 연못에 만족하고 있었는지 모르겠군요.”

“왜냐고? 우하하하하! 만약 네가 나를 이긴다면 알려주마!”

철명군은 호기롭게 소리치고는 땅을 박찼다.

혁무천도 허공으로 솟구쳤다.

“힘을 아끼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군요!”

어둠 속으로 솟구친 두 사람은 오 장 허공에서 쌍장을 내밀며 격돌했다.

고오오오오오!

하나의 거대한 구가 어둠 속에 떠 있는 듯했다.

그 안에서 두 사람은 찰나간에 팔 장을 겨루었다.

철명군의 천추무신공(天樞武神功)에 혁무천은 무진일선공으로 맞섰다.

쿠구구구궁!

폭음조차 구 안에 갇혀서 밖으로는 둔중한 소음만 흘러나왔다.

그러다 어느 순간!

화아아악!

구가 폭발하듯이 사방으로 폭사했다.

쿠구구구, 콰르르르릉!

천둥이 하늘에서 구르는 소리.

구 안에서 격돌했던 혁무천과 철명군도 양쪽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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