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9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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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92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94화
혈하-第 94 章 기관의 대가
손이 찌르르 울리는 반탄력과 함께 쇄도해 오던 물체가 튕겨나갔다.
하나 놀랍게도 다시 파공성이 일며 이번에는 좌우에서 동시에 날카로운 예기가 쏘아 오는 것이 아닌가.
카-앙! 캉!
불꽃이 퉁기며 잠시 밝아졌다.
검은 연기가 흐르고 있어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타원형의 륜(輪)이 튕겨나가는 것이 잠시 보였다.
“파-앗!”
사군보는 기합과 함께 신형을 날렸다.
슈슈슈슉-!
사방에서 빗발치듯 암기가 그의 몸으로 집중되어 쏘아져왔다.
‘억!’
사군보는 전신에서 식은땀이 쫙 흘렀다.
시야가 막힌 데다 빗발치는 암기세례!
설사 모두 막는다 해도 계속 쏟아진다면 방어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는 검을 든 손목을 빠르게 비틀며 회전시켰다.
휘이이잉-
검 앞으로 커다란 방패 모양의 강기막이 형성되었다.
그 어떤 규범이나 절차, 규칙 없이 순수한 내공과 검기로만 이뤄진 방어막이다.
쐐액애애액-!
검이 수 없는 빛의 그물을 이루었다.
탕! 탕! 탕!
암기가 어지럽게 튕겨나갔다.
사군보는 한 올의 머리카락과 같은 틈이라도 허용할 수가 없었다.
몸을 허용한다는 것은 곧 암기를 맞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후……훅……!”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내력이 딸렸다.
하나 실은 그는 내력을 5성 가량 스스로 감하고 있었다.
자신이 지닌 내공 전부를 개방하면 금방 정체가 발각 당한다.
그는 암기의 우박을 뚫고 계단이라고 짐작되는 곳에 떨어졌다.
“헉!”
텅!
그는 발밑이 허전해져 기겁했다.
계단이 꺼진 것이었다.
그는 당황하지 않고 왼발로 오른쪽 발등을 찍으며 솟아올랐다.
그는 숨 가쁘게 계단을 스쳐 3층으로 솟구쳤다.
펑!
3층의 문은 그의 장력에 폭음을 내며 활짝 열렸다.
번쩍.
그 순간 너무나 강렬한 빛이 눈을 찌르는 바람에 그는 한 동안 비틀거리며 눈을 감았다.
이어 서서히 눈을 뜨고 사방을 살펴보았다.
“이건 또 뭐야?”
눈을 뜬 그는 아연함을 금치 못했다.
사방의 벽면은 무수한 동경으로 되어 있었다.
수천 개의 동경이 자신의 몸을 반사하고 있었고, 따라서 수천 명의 사군보가 우뚝 서 있었다.
‘허~ 별 게 다 설치되어 있네.’
제갈세가는 기관 진식의 대가다.
이 정도의 함정과 덫, 기관은 그들에게는 그저 어린아이 장난 같은 것이다.
사군보는 찬 숨을 삼켰다.
번쩍, 번쩍!
눈부신 광채가 자신을 향해 집중되었다.
수천 개의 환영이 자신을 비추고 있는 광경은 너무나 현기증 나는 광경이었다.
이때였다.
문득 동경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사라지며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새까만 흑의를 뒤집어 쓴 흑영이 나타났다.
흑영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날카로운 검을 곧추세웠다.
“웃……!”
사군보는 수천 개의 흑영에게서 전신이 토막 날 것 같은 무시무시한 살의를 느꼈다.
이때다.
흑영이 도깨비불 같은 복면 사이의 눈을 번쩍이며 그를 향해 검을 찔렀다.
가히 번개같이 빠른 검법이었다.
쌔애-
검기는 하나다.
그러나 수 천 개의 동경으로 인해 그 검기가 수천 개로 늘어났다.
대체 어느 게 진자고, 어느 게 동경이 비친 가짜인지 구분이 안 갔다.
‘지랄 맞은 기관이군.’
사군보는 수천 개의 검이 자신의 몸을 관통하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어느 방향에의 검을 차단해야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는 수중의 검으로 그저 검망을 일으킬 뿐이었다.
츠츠츠츠츠……!
불꽃과 함께 식은땀이 쭉 흘렀다.
간신히 검을 차단하기는 했으나 어느 새 옆구리 옷자락이 길게 베어진 것이었다.
“크크크……!”
차가운 괴소가 사방팔방으로부터 들려왔다.
슈슈슉……!
수천 개의 검이 일직선으로 찔러왔다.
그것은 오직 죽이기 위한 살검이었다.
‘이것은 모두 허(虛)다. 실(實)은 단 하나!’
사군보는 눈을 질끈 감았다.
환영은 사라졌으나 파공성은 여전히 사방팔방으로부터 들려왔다.
사군보는 자신감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소리도 수천 방향에서 들리다니!’
그는 눈을 뜨지 않았다.
명경지심(明鏡之心)!
혜진으로부터 전승된 불가 선공의 요체.
그는 마음을 부동(不動)으로 가라앉혔다.
스르르.
그는 검을 쥔 채 서서히 한 바퀴를 돌았다.
검풍이 전신을 압박했다.
그 시간이 가히 섬전일순이었다.
하나 사군보에게 그 시간이 한없이 길게 만 느껴졌다.
이때다.
그는 배심혈(背心穴)로 파고드는 검기를 느꼈다.
검을 들어 막음과 동시 손목을 틀어 상대방을 찔렀다.
번-쩍!
“윽!”
참담한 비명이 터졌다.
사군보는 검극에 살을 파고들고, 뼈를 가르는 감촉을 느꼈다.
‘찔렀다.’
기관 속의 암습자를 드디어 격퇴시킨 것이다.
사군보는 눈을 번쩍 떴다.
동경 속이 수천 명의 흑영이 어깨를 감싸며 동경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크르르릉-!
굉음과 함께 동경이 벽 속으로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4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나타났다.
사군보는 검을 거두고 계단으로 올라갔다.
‘대체 다음에는 또 무슨 관문이 있을까?’
그는 마음을 굳게 먹으며 4층으로 올라갔다.
그는 4층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음……”
그는 어리둥절했다.
4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했기 때문이었다.
바닥에는 온통 천축산 융단이 깔려 있고, 천장에는 주옥으로 장식한 궁둥이 휘황하게 빛났다.
어디 그뿐인가?
휘장은 윤기가 흐르는 비단이었다.
이때였다.
“호호호……!”
느닷없이 도발적인 여인의 웃음소리가 가득 찼다.
사군보는 흠칫했다.
문득 기이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해 왔다.
그 향기를 맡은 그는 머리가 어지러워지며 숨이 가빠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급히 숨을 멈추었지만 내심 크게 놀랐다.
‘이것은 환락연이다!’
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이번 관문은 색의 관문인가?’
그때였다.
가볍게 옷깃 스치는 음향과 함께 그의 눈앞이 환해졌다.
도원경(桃源境)인가?
느닷없이 안쪽으로부터 여덟 명의 나삼 미녀들이 나타났다.
하늘하늘……
투명한 나삼으로는 만지면 터질 것 같은 육체가 그대로 육봉이 출렁거렸다.
두 다리 사이의 비림이 은은한 그늘을 이루어 폭발적인 유혹을 불러 일으켰다.
“그대들은 누구냐?”
사군보의 입에서 싸늘한 음성이 흘러 나왔다.
그의 표정은 서릿발같이 차갑게 변해 있었다.
“호호호…… 공자……안아 주세요……“
“호호…… 이곳은 오직 즐거움만 있는 곳이랍니다.”
여덟 명의 미녀들은 허리를 묘하게 흔들며 다가왔다.
전신의 선은 흘러내릴 듯 매끄러웠고 엄청난 색향을 발산하고 있었다.
“물러가라!”
사군보는 차갑게 외쳤다.
“호호호……!”
“소녀들의 환락무를 감상하세요.”
스르륵……!
미녀들은 춤추듯 몸을 빙글 돌렸다.
나삼이 걷혀 올라가며 보기에도 아찔하고 현란한 하반신이 환히 드러난다.
기름진 두 다리의 육감적인 선과 허벅지 안쪽의 그늘……
“핫핫핫……! 썩은 고깃덩이로 무얼 보이겠다는 것이냐? 얼마든지 춤추어 보거라!”
사군보는 광오한 웃음을 터뜨렸다.
“호호호……”
“하아음……”
비음과 교소, 그리고 춤!
여덟 명의 미녀가 추는 춤은 지극히 음탕했다.
춤출 때마다 나삼이 젖혀지며 알몸이 드러났다.
어디서 흐르는지 분홍빛 향연이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사군보는 중앙에 우뚝 선 채 무표정했다.
지금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나무토막이나 다름이 없었다.
지금 그에게 있어 색정 따위는 전혀 영향을 줄 수가 없었다.
“으하하하……!”
그의 앙천광소가 장내를 뒤흔들었다.
“아……흑……!”
춤을 추던 미녀들은 충격을 받은 듯 비명과 함께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사군보는 그녀들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선 그는 흠칫했다.
**
안은 화려하게 꾸며진 침실이었다. 황후의 침실에나 있을 법한 상아침상이 있고 그 위에 반라의 흑발 미녀가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나이는 20세 가량 되어 보인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흑발이 어찌나 긴지 허리춤을 지나 허벅지 사이로 들어가 있었다.
우물인가? 아니면 요화인가?
너무도 아름다웠다.
처절할 정도로 요기를 뿜는 반라미녀의 피부는 백설보다 희었다.
그 피부와는 대조적으로 검은 흑발이 허벅지 사이로 흐르고, 흑색 비단 천이 아슬아슬하게 젖가슴과 하반신만을 치고 있었다.
사군보는 그만 숨이 멎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흑발미녀는 이국녀(異國女)였다.
그래서인지 몸매는 중원여인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풍만했다.
젖가슴은 터질 듯했고 두 알의 포도송이가 천을 뚫고 나올 듯했다.
“호호…… 과연 대단하시군요. 심관(心關), 암관(暗關), 살관(殺關)을 모두 격파하고 색관(色關)까지 이르다니요.”
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꿀보다도 달콤했다.
그 음성을 들은 사군보는 피가 빠르게 흐르는 것을 느꼈다.
‘내가 흥분하다니……!’
그는 즉시 부동심결을 운용해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호호…… 이번 색관은 소녀를 넘어가야 통과할 수 있는 관문이어요. 이리 가까이 오세요.”
흑발미녀는 섬섬옥수를 흔들었다.
사군보는 마치 홀린 듯이 그녀가 누워 있는 침상으로 다가갔다.
그는 침상 앞으로 다가가 섰다.
그의 눈은 활활 타오른 채 흑발미녀의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젖가슴에 고정되었다.
“이리 가까이 앉으세요.”
미녀의 음성은 일종의 주술과 같은 효험이 있었던지 사군보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는 미녀의 곁에 앉았다.
출렁……!
침상이 어찌나 푹신한지 파도처럼 흔들렸다.
“호호…… 공자는 참 얌전하시군요. 어머, 이 손은 여인보다 부드럽고 곱군요.”
미녀는 사군보의 왼손을 녹아내릴 듯 감미로운 손으로 만졌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자신의 터질 듯 부푼 가슴으로 가져갔다.
찌르르……!
사군보는 솜처럼 부드럽고 뜨거운 젖가슴을 접촉하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사군보의 눈에서 더욱 불길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호호……어때요? 제 머리가 탐스러운가요?”
미녀는 그의 손을 끌어다 가슴 앞으로 굽이쳐 내리는 흑발을 만지게 했다.
사군보는 자신도 모르게 그 흑발을 쓸어내렸다.
마치 비단결을 만지는 감촉이었다.
사르르……
그의 손길은 풍성한 머리카락을 훑어 내렸다.
그리고 아랫배를 지나 흑발을 따라 그의 손은 미녀의 허벅지 안쪽으로 흘러 내렸다.
흑발은 미녀의 허벅지 안쪽으로 사라져 있었다.
사군보의 손이 흑발을 쓸어내리다가 그녀의 하복부의 언덕에 이르렀다.
“흐으응……”
미녀는 슬쩍 허벅지를 벌리며 신음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