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하마제 8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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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82회 작성일소설 읽기 : 혈하마제 82화
혈하-第 82 章 정보사냥꾼
군림성(君臨城).
현 무림에 그와 같은 문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황과 혈사마녀는 군림성을 언급하면서 살기를 뿌렸다.
군림성.
대하교처럼 어둠에 잠자고 있는 거대세력임은 틀림없었다.
천황은 천천히 손가락으로 혈사마녀의 구멍 살을 비볐다.
부드러운 살결.
그 푹신푹신하고 말랑거리는 감촉은 무척 예민했다.
“하악!”
혈사마녀의 몸이 자지러졌다.
지분, 지분.
손가락이 닭벼슬 같은 구멍살을 만질 때마다 파르르 떨리는 전율.
그녀의 구멍은 다시금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지금쯤 패왕보의 개파선언이 끝났겠군.”
“만학대학사가 서성거리던데……하윽! 괜찮을까요?”
“이미 지시는 내려 봤다. 장기룡, 그 장난꾸러기 노인네가 서성거리면 차라리 데려오라고 했다.”
질걱. 질걱.
“하윽! 하아~ 거, 거긴……”
혈사마녀의 눈동자가 돌아갔다.
“장기룡을 데려오면 알지?”
“하윽! 알았어요. 그 자를 섭혼술로 조종해 볼 게요.”
“정신 차려야 할 거다. 그 자는 유림의 대종사다. 정신력이 강해.”
“나……아욱! 마녀에요……기필코 잡아먹을 테니……어서 넣어줘요.”
“그래, 당신은 마녀지.”
천황은 손가락 장난질을 하면서 비릿하게 웃었다.
**
2월 말.
초봄의 싱그러움이 움트는 계절.
붉은 노을이 아름답게 질 무렵.
두두두두……!
급박한 마차 소리가 석양을 받으며 점점 다급히 들려왔다.
한 대의 마차를 끄는 두 필의 말이 거품을 물고 달려왔다.
말들은 무척 지친 듯 땀을 비 오듯 흘렸다.
더는 더 달릴 수 없었는가?
히히히힝!
두 마리 말이 구슬픈 비명을 지르더니 앞발이 팍! 꼬꾸라졌다.
달리는 가속도에 의해 마차는 쓰러진 말의 엉덩이를 밟고 휘청! 하더니 길옆에 쳐 박혔다.
콰다당!
마차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벌렁 뒤집혀졌다.
“아악……!”
마차 안에서 구슬픈 소녀의 비명이 들렸다.
그와 동시 여섯 줄기의 인영이 날아오더니 마차를 포위 했다.
그들은 모두 영준한 청년들이었다.
그 중 금삼 청년이 입을 열었다.
“홍살마희(紅殺魔姬), 이제 도망갈 길은 없다! 나와라!”
끼익!
부서진 마차의 문이 열리며 두 명이 나타났다.
홍의 소녀와 건장한 황의 대한이었다.
황의 대한은 40대로 몹시 위맹한 인물이었다.
수중에는 핏빛 도끼를 쥐고 있었다.
하나 그는 전신이 피투성이에다 거의 탈진되어 있었다.
흑백 분명한 지혜로운 눈을 가진 홍의 소녀는 오히려 대한을 부축하고 있었다.
금삼 청년은 황의 대한을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후후…… 철탑(鐵塔) 거용(巨鏞), 다 죽어가는구나.”
금삼 청년이 음산하게 조롱하듯 말하자 황의 대한, 철탑 거용은 눈을 부라렸다.
“제갈청곤(諸葛靑昆), 자네가 어찌 이토록 비열한 짓을 할 수가 있단 말이냐?”
금삼 청년 제갈청곤은 입술을 말아 올렸다.
“비열하다고? 말 다했느냐?”
“크크…… 아무리 공(功)이 필요하다 하지만 강호에서 정보나 팔아먹고 사는 우리 편복당(蝙蝠堂)이 무슨 잘못을 지었다고 우리들의 터전과 형제들을 죽인단 말이냐? 우리가 제갈세가의 정보를 패왕보에 팔아먹는다고? 차라리 우릴 밟고 그 공을 인정받고 싶어서 그런 짓을 한다고 남자답게 말해라! 더러운 놈!”
“후후후! 다 지껄였느냐? 너희 박쥐들이 본 세가를 염탐한 것은 분명 사실! 그거 하나면 너희 박쥐들이 죽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제갈청곤의 눈에는 살기가 흘렀다.
이때 해맑은 음성이 들렸다.
“잠깐!”
홍의 소녀의 음성이었다.
제갈청곤의 눈에서 밝은 빛이 일어났다.
그는 탐욕의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홍의 소녀는 그를 빤히 보며 물었다.
“제갈청곤, 우리 편복당이 제갈세가를 염탐했다는 증거라도 있나요?”
철탑 거용이 거칠게 말했다.
“아가씨, 증거는 무슨 증거요? 저놈은 공이 탐나 우리들을 이용하려는 것입니다.”
“닥쳐랏!”
제갈청곤은 호통 쳤다.
그는 은근한 눈으로 홍의 소녀를 아래위로 보며 말했다.
“그건 그대, 홍살마희 담여운 낭자, 자신이 더 잘 알 텐데? 지금이라도 낭자의 품을 뒤져보면 본 세가에서 빼낸 정보가 수두룩하게 나올걸?”
철탑 거용의 눈에 분노가 일어났다.
“음탕한 놈!”
쌔애애액!
거대한 도끼가 하늘을 쪼갤 듯 제갈청곤의 면상을 쳐갔다.
철탑 거용의 분노 어린 도끼였다.
“그 따위 녹슨 도끼는 장작도 패지 못한다!”
제갈청곤의 허리춤에서 백선이 뻗었다.
번쩍!
“크윽!”
철탑 거용의 왼팔이 뚝 잘라졌다.
시뻘건 피가 호선을 그리며 잘린 어깨에서 쭉 뽑아졌다.
“아앗……!”
홍살마희 담여운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 얼굴을 감쌌다.
“크으윽! 네놈이……”
철탑 거용은 팔이 끊어진 채 신음을 흘렸다.
“후후후…… 또 덤비면 그때는 목이 없어질 것이다.”
제갈청곤의 음흉한 괴소에 철탑 거용은 분노와 수치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담여운이 나섰다.
“잠깐만!”
그녀는 체념한 듯 말했다.
“정말 제품을 뒤져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를 놓아 주나요?”
그 말에 제갈청곤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후후후…… 물론. 제갈세가는 결코 무고한 자를 괴롭히지 않는다.”
“비열한 놈!”
철탑 거용은 더는 듣지 못하겠는지 열화같이 분노하며 남은 한 팔로 도끼를 휘둘렀다.
하나 그를 포위하고 있던 다섯 명의 청년이 일제히 검을 휘둘렀다.
“미친 놈! 어디서 감히 지랄이냐?”
차차차창!
눈 깜짝할 사이에 철탑 거용은 그들에 의해 가로 막혔다.
위기의 순간까지 맞았다.
“손을 멈추게 해요! 당신의 뜻에 따르겠어요.”
담여운이 다급히 외쳤다.
하핫…… 진작 그럴 것이지.”
제갈청곤은 다섯 명의 청년들을 향해 외쳤다.
“검을 거두어라!”
그의 명에 청년들이 뒤로 물러났다.
제갈청곤이 오만하게 우뚝 서서 음흉한 웃음을 발한 채 담여운을 보았다.
“너희 박쥐들은 강호의 해악한 무리들이지만, 혐의가 없으면 놓아줄 것이다.”
담여운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뒤져보아요.”
“크으으윽……아가씨……”
수치와 분노에 철탑 거용은 피 거품을 물었다.
담여운은 눈물을 떨구었다.
“아저씨…… 어쩔 수 없는 일이예요. 우리의 결백을 밝히지 않으면 우리뿐만 아니라 강호에 활동하는 형제들까지 위험해요.”
“수치스러운 삶을 택하느니 차라리!”
“아저씨……”
그들 두 사람이 분함과 비통함에 몸을 떨 때 제갈청곤이 다가왔다.
그는 은근한 음성으로 말했다.
“담여운, 이런 곳에서 낭자의 자존심을 다치게 할 생각은 없지. 숲으로 들어갑시다.”
그는 그녀의 대답도 듣지 않고 앞장 서 숲 속으로 들어갔다.
담여운은 한숨을 내쉬었다.
홍살마희(紅殺魔姬) 담여운(曇麗雲)
그녀는 편복당의 당주 흑편복(黑蝙蝠) 담종편(曇淙片)의 딸이다.
편복당은 강호의 정보장사꾼 무리다.
그들이 취급하는 정보는 다양했다.
하나 사실 그들이 취급하는 정보 중 일급 정보는 없다.
그건 그들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진정 세상을 뒤집어엎을 정도로 무서운 정보나, 일급비밀들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남의 눈에 절대 들키지 않는 은신술, 추종술, 은둔법, 역용술 등등 정보를 캐는 작업에는 많은 수법이 동원되지만 그 수법이 뛰어나야 들키지 않고 정보를 캐는데 그렇지 못해 그들은 삼류다.
그런 삼류 정보를 취급하는 편복당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여의신룡(如意神龍) 제갈청곤.
제갈세가의 소가주다.
제갈청곤을 비롯한 사대세가의 후계자들을 강호인들은 사룡(四龍)이라 한다.
사룡들은 서로 우호를 돈독하게 가지면서도 경쟁의식을 지녀 공(功) 세우기에 급급해 있다.
제갈청곤은 공을 세우고자 만만한 편복당을 노린 것이다.
제갈세가를 염탐한다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편복당의 실력이 그 정도까지 높지 않다는 것을 제갈청곤도, 담여운도, 강호인 모두 다 안다.
그러나 어찌하리.
강호는 힘이 우선하는 세계다.
담여운은 한숨을 내쉬며 그를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
다섯 명의 청년들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침을 삼키고 있었다.
***
담여운은 수치심으로 얼굴을 붉힌 채 눈을 감고 서 있었다.
그녀의 앞에는 제갈청곤이 탐욕 어린 눈으로 그녀의 볼록한 젖가슴을 보고 있었다.
그는 서서히 손을 내밀었다.
“후후후…… 이러고 싶지는 않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오.”
그는 서슴없이 담여운의 가슴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파르르.
담여운의 몸이 경련했다.
그녀의 눈꼬리에는 눈물방울이 맺혔다.
가슴속에 들어온 제갈청곤의 손은 그녀의 젖가슴을 더듬고 있었다.
“후후후…… 낭자의 살결은 곱기도 하구려.”
그는 희롱하듯 그녀의 젖가슴을 주물렀다.
어느 새 그의 손은 담여운의 옷을 벗겨 내리고 있었다.
상의가 흘러 내렸다.
제갈청곤은 젖가슴을 희롱하다가 그녀의 아랫배로 내려갔다.
“후후후…… 정보를 적은 쪽지를 더 깊은 곳에 숨겨 두었을까?”
그의 손은 담여운의 매끄러운 아랫배를 지나 신비의 언덕으로 내려갔다.
그때 담여운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녀의 왼손은 제갈청곤의 등 뒤로 돌아가 있었다.
그런 그녀의 손에는 날카로운 비수가 들려져 있었다.
비수 끝은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런 사실도 모른 채 제갈청곤의 얼굴은 아래로 향해 있었고, 손이 그녀의 깊숙한 계곡으로 파고들었다.
담여운은 입술을 깨물었다.
슉!
예리한 비수가 전광석화처럼 날았다.
“흥! 어딜……!”
제갈청곤의 냉소가 울렸다.
동시에 그는 몸을 돌렸다.
그녀의 비수는 허망하게 빚나갔다.
오히려 제갈청곤의 손에 의해 담여운의 옷이 길게 찢겨져 나갔다.
찌익!
젖가슴이 출렁이며 나타나며 아찔한 그녀의 배가 드러난다.
“흐윽!”
담여운은 암습이 빗나가자 얼굴을 가리고 오열을 터뜨렸다.
“후후…… 그 정도에 당할 내가 아니다.”
제갈청곤은 찢어진 그녀의 옷자락을 움켜쥐곤 비아냥거렸다.
그의 눈은 담여운의 젖가슴과 하복부를 열기 어린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후훗…… 날 암살하려 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편복당은 이 땅에서 사라질 명분은 충분하지!”
그는 중얼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담여운은 뒷걸음질을 쳤다.
하나 그녀는 곧 거목에 등을 부딪쳤다.